네오플이 만든 3D 던파 <던전앤파이터: 혼>(이하 던파: 혼)이 지스타 2016에서 시연 버전을 공개했다. <던파: 혼>은 네오플이 <던전앤파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3D 모바일 액션 RPG다.
하지만 <던전앤파이터> IP를 사용했음에도, 게임이 지난 10월 CBT에서 보여준 액션은 원작과는 미묘하게 달랐다. 작게는 원작의 초창기와 캐릭터 구성이 다른 것부터, 크게는 다른 방식으로 구현된 스킬과 전투 흐름까지…. <던파: 혼>은 모바일에서 어떤 꿈을 꾸는 것일까? <던파: 혼>을 개발한 네오플 박진욱 디렉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던파: 혼, 원작과는 다른 액션을 추구한다
게임이 3D다. 2D와 3D는 구현할 수 있는 것도, 그것이 주는 느낌도 많이 다른데, 굳이 3D로 개발한 이유가 있는가?
박진욱: 이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귀검사편>이나 자체 개발 중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2D>(가칭) 등 2D 모바일 액션은 많다. 이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원작 팬들을 겨냥해 만들어졌는데, 반대로 3D 액션으로 원작 팬과 시중의 모바일 액션 게임을 즐기는 유저 모두를 잡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원작 <던전앤파이터>는 PC MORPG라는 것을 감안해도 빡빡한 액션을 구현한 게임이었다. <던파: 혼>은 이런 액션을 어떻게 모바일로 구현했나?
박진욱: 기본적으로 PC와 모바일 간 플랫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원작 액션을 그대로 재현하기 보다는 모바일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액션을 모토로 게임을 제작했다.
예를 들어 원작에서는 액션 하나하나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고 여기에 캔슬 등으로 맞지 않는 톱니를 우겨 넣어 톱니가 돌아가게끔 하는 것이 재미였다. 하지만 모바일 버전은 조작 환경 상 이런 섬세한 운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킬 판정을 극도로 넓혀 빡빡한 조작이 아니더라도 편하게 스킬 콤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원작의 액션이 캔슬 등을 통해 액션을 강제로 우겨 넣을 수 있어 스킬 콤보를 만들었다면, <던파: 혼>은 아예 처음부터 쉬운 스킬 콤보를 모토로 만든 셈이다.
파격 잡기 스킬인 열파참이 100% 풀 히트 되지 않는다거나, 바베큐의 '띄우고 강제 타격' 기능이 없어지는 등 원작과 다른 방식으로 구현된 스킬이 눈에 띈다.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박진욱: 말한 것처럼 <던파: 혼>의 스킬은 대부분 실시간 판정이다. 바베큐를 써도 어떤 타이밍에 쓰느냐에 따라 무릎으로 뛰운 적이 개틀링건 사격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맞더라도 100% 모든 탄이 다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원작에서 확정적으로 들어가는 액션이 일부 불가능하긴 하지만, 역으로 이런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일반공격 연타로 새로운 콤보를 이어가는 등의 선택지도 생겼다. 이 부분은 원작과는 다른 <던파: 혼>만의 액션 콘셉트라고 생각해 달라.
원작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모바일 게임치고는 전투 중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굉장히 많은 편이다. 이 때문에 조작이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의견도 많던데….
박진욱: 이것은 어떤 유저냐에 따라 의견이 나뉘는 것 같다. 원작 유저들이라면 아직도 스킬이 부족하다는 이들도 많다. 그들은 캐릭터 하나에 스킬이 수십 개가 있는 게임을 플레이 했으니까. 심지어 원작은 스킬 슬롯 외에도 커맨드 입력 등으로 훨씬 더 많은 스킬을 전투에 사용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우리도 스킬 슬롯을 늘리고 '혼 스킬'도 추가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더라. 꾸준한 업데이트로 해결하려 한다.
반대로 원작을 접하지 않은 유저들은 질문처럼 많은 스킬을 어려워하더라도. 조작 시 신경쓸 것도 많고, 스킬 하나하나에 익숙해지기도 어려우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간을 들여 해결하려 한다. 홈페이지에 스킬 정보나 전투 영상 등을 추가해 유저들에게 스킬을 자연스럽게 안내하려 한다.
일부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느낌이 너무(?) 원작과 비슷해, <던파: 혼>을 플레이 하느니 차라리 원작을 하겠다는 이도 있더라. 이런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진욱: 먼저 우리 게임이 그 정도로 원작과 흡사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굉장히 기쁘다. (웃음) 아무래도 모바일 플랫폼 한계 상, 처음부터 원작 이상의 액션을 만든다기 보다는, 원작의 느낌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액션 게임을 추구했다. 그런 면에서 원작과 너무 흡사해 차라리 원작을 하겠다는 평가는 굉장한 영광이다. 일단 모바일로 비슷한 느낌을 줬다는 것이니까. 그것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플랫폼으로….
<던파: 혼>은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액션 게임이다. 짬짬이 <던전앤파이터>의 액션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 참고로 <던파: 혼> 외에도, 내부에서 따로 2D 모바일 액션 게임을 개발 중이다. 모바일에서 원작 이상의 액션을 느끼고 싶으신 분은 이쪽 타이틀을 기대해 달라.
# 논란의 캐시 SP 구매, "개선할 예정이다"
제공되는 캐릭터 구성이 독특하더라. 남성 귀검사, 남성 마법사, 여성 거너, 여성 격투가로 구성돼 있는데, 시리즈 최고 인기 캐릭터인 '여성 마법사'가 없더라.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박진욱: CBT, 지스타 버전 캐릭터는 유저 선호도를 토대로 구성되었다. 다만 한국보다는 중국 유저들의 수가 많다 보니 그쪽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것 같다.
OBT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캐릭터를 추가할 예정이다. 다만, 많은 분들이 원하는 '여성 마법사'의 경우, 캐릭터 간 밸런스 등의 이유로 빠른 시일 내에 추가되긴 어려울 것 같다. 이점 양해 부탁 드린다.
CBT에서는 캐시로 '스킬 포인트'(SP)를 구매할 수 있어 논란이 되었다. 혹시 정식 버전에서는 이것이 바뀔까?
박진욱: 말 그대로 CBT이니만큼 다양한 것을 시도했다. 질문에 나온 비즈니스 모델 또한 그것의 일환이었다.
CBT 이후, 유저 분들이 캐시 SP에 대해 어떤 점을 우려하는지도 충분히 전달 받았다. 그리고 이것은 개발팀 내부에서도 논란이 많은 사안이다. 아직 명확한 답을 할 순 없지만, 이후 버전에서는 1차 CBT보다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OBT 버전에는 실시간 레이드가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던파: 혼>의 경우, 원작과 달리 캐릭터 4명이 모두 '딜러'인데, 레이드에서 어떤 전략과 시너지를 체험할 수 있는가?
박진욱: 정교한 합(合)을 고민하진 않았다. <던파: 혼>은 모바일 액션 게임이다. 모바일은 플랫폼 특성 상 섬세한 조작이 힘들고, 네트워크 환경도 불안하다. 때문에 우리는 설사 레이드라고 할지라도, PC처럼 섬세한 협업 요소를 넣는 것은 오히려 재미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던파: 혼> 실시간 레이드가 집중하는 것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화끈한 화력전이다. 물론 오픈 이후, 시스템이 발전하고 유저 분들 수준도 높아지면 다른 방향의 콘텐츠가 추가될 순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시원시원한 화력전을 기대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