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중요성을 기본 전제로, 남들과는 다른 게임을 만들기 위해 넥슨이 2014년 만든 인큐베이션실은 많은 인력이 소속돼 독창성 있는 게임을 위해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팀을 이루어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심사를 거쳐 개별의 팀으로 거듭난다.
오는 8일 출시되는, DS 팀의 <리터너즈>도 그런 인큐베이션실에서 탄생한 게임 중 하나. 과거 <프로야구매니저>, <야구9단> 등과 같은 매니지먼트 성격이 녹아 들어간 모바일 RPG다. RPG의 관점에서 운용적인 측면이 강조된 게임이다.
개발을 맡은 함선우 개발디렉터, 장우연 아트디렉터는 <리터너즈> 에 대해 ‘자신만의 한 타를 설계해 가는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적재적소의 운용이 필수인 장르 특성상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한 수, 한 타가 필요하며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게임의 재미라고 소개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수 많은 영웅이 어우러진, 한 타를 만들어가는 <리터너즈>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TIG> 먼저, <리터너즈>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린다. 어떤 게임인가?
함선우 개발디렉터: 자신만의 한 타를 직접 설계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세부적인 컨트롤은 모드마다 다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유저가 전략을 고민하고 구성하는 것에 조금 더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개발 기간은 2년 반 정도 걸렸다.
TIG> ‘매니지먼트 RPG’를 표방하고 있다. RPG, MMORPG가 많이 출시되는 요즘 게임들과 비교하면 다소 과거의 느낌도 나는 것 같다.
함선우 개발디렉터: 단어만 놓고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매니지먼트’라는 단어는 자신의 팀을 보다 전략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유저(감독)의 행동과 고민을 강조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장르는 다르지만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투기장이라던지, <리그오브레전드>도 같은 고민들을 하고 있다. RPG, 매니지먼트 게임은 많았지만, 이들의 장점을 한 데 모은 게임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독특함을 강조한 배경은 2014년 넥슨이 세운 인큐베이션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회사에서는 수익이나 어떤 트렌드, 주류에 꼭 부합해야 하는 게임이 아닌 ‘창의적인, 남들과는 다른 게임’을 주문했다. 고민 끝에 <리터너즈>의 모습이 나올 수 있었다.
TIG> 두 차례 CBT를 진행했다. 지스타 2016에서도 선보였다. 그 동안 반응은 어땠으며, 그에 대한 내부 의견은?
함선우 디렉터: 4월 1차 CBT, 9월 말 2차 CBT를 진행했다. 최초 기획한 것은 ‘매니지먼트 성향이 매우 강한’ 게임이었다. 보다 독창적이기를 바랐다. 빠른 전투도 가능했다. 하지만, 플레이 하는데 정신이 없다는 것, 그리고 컨트롤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운영의 재미에 호응을 보일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이 빗나간 거지.
이후 조작에 대한 운영의 재미를 강화시키기 위해 많은 수정을 가했다. 기존에 컨트롤을 할 수 없었던 ‘탐험’ 콘텐츠를 영웅, 장비의 전반적인 성장 및 시나리오 진행이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전술 카드 등을 통해서도 다양한 개입이 가능한 만큼 조작에 대한 재미를 보다 강조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
TIG> ‘운영’ 하면 간접적인 느낌이 있다. 직접적인 조작이 아무래도 어렵지 않겠나.
함선우 디렉터: 조작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될 것 같다. 물론 유저들이 화면만 보고 게임을 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운영적인 지시를 내리는 것은 마치 농구 감독이 잠깐 작전 타임을 요청하고 마크, 공격 등을 상황에 맞게 지시하듯이, 일정 쿨타임 마다 전술카드로 다양한 버프, 디버프를 주거나 유닛의 지시로 여러 방식의 공격, 방어, 보조 등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보통 탱-딜-힐 조합으로 파티를 꾸리게 되면 회복을 막기 위해 힐러가 보통 먼저 당하게 된다. 이 때 도발 기능을 가진 전술카드를 우리 편 탱커에 사용하면 힐러의 사망을 피할 수 있다. 무작위로 상대편과 내 팀에서 각각 한 영웅씩 제거한 채로 시작하는 전술카드도 있다. 위험 부담이 크긴 하지만, 열세에 있거나 막상막하일 경우 승리의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의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TIG> 과거 매니지먼트 성격의 게임들은 개입에 대한 변수, 서버 처리에 대해 어려움을 겪었다. <리터너즈>는 어떤가?
함선우 디렉터: 기본적으로 경기 도중 난입해서 컨트롤은 불가능하다. 개발 초기에 실시간 개입을 하는 것도 구현해봤는데, 내부에서 시간마다 접속하지 못하는 유저와 너무 공평하지 않다고 하더라. 물론 플레이를 수시로 하는 유저들도 중요하므로 공정성을 위해 중간 개입은 안되지만 사전 세팅만 가능하게끔 설정했다.
서버 처리의 경우는 과거에 비해 많은 점이 개선됐다. 당시 게임들은 CDN에서 서버를 구매해서 서비스를 했다. 유저들이 갑자기 몰리거나 많은 경기를 처리할 때 힘들었지. 우리는 아마존 서버를 이용했다. 갑자기 많은 경기가 몰리면 유동적으로 서버가 늘어나서 과부하 현상을 방지했다.
TIG> 조작을 할 수 있는 모드와, 그렇지 않은 모드로 나뉜다는 것인가?
함선우 디렉터: 그렇다. ‘탐험’ 모드는 팀에 소속된 개별 영웅을 감독의 시점에서 전술적 지시, 조작을 내릴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전술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 영웅과 장비의 성장 및 시나리오 등 게임 전반적인 이해와 성장이 가능하다. 총 30개 지역 300개 스테이지가 있다.
조작보다 팀 단위 운영이 강조된 ‘리그’와 ‘토너먼트’가 있다. CBT에서 호응을 보인 콘텐츠이기도 하다. 리그 시스템의 최종 목표는 점차 실력을 쌓아 상위권 리그에 진입하는 것이며, 리그 등급이 높을수록 더 높은 보상을 얻게 된다. 하루 7번씩 정해진 시간에 자동 진행되는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경기 시작 전에 상대팀의 이전 전적과 상세 정보를 확인하고 적합한 전략 및 전술에 따라 팀을 재정비해야 한다.
각 리그에서 상위 6위 안에 든 유저들은 매주 일요일 열리는 토너먼트에 자동 진출하게 되며, 토너먼트에서는 단순히 아이템 또는 레벨에 따라 승부가 갈리지 않도록 밴픽 시스템(캐릭터 선택 및 상대 금지 캐릭터 지정)을 도입, 유저 간 치열한 전략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독특한 것은 리그 경기가 종료된 다음, 한 주간 편성된 유저가 함께 힘을 합쳐 레이드를 벌일 수 있다는 점이다. 경쟁을 벌였던 관계가 함께 힘을 합하는 관계도 되는 거다. 리그에 높은 격차의 유저가 도움을 주는 또 다른 역할도 할 수 있다. 그밖에 일요일에 벌이는 ‘토너먼트’는 6등 안에 들어가야지만 벌일 수 있는데, 속하지 않은 유저라도 누가 이길지 우승, 준우승 팀을 맞춰서 추가 보상을 얻을 수도 있다.
TIG> ‘리그’, ‘토너먼트’는 과거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의 플레이 방식이 연상된다. 대결 전 작전을 지정하는 등의 전략적인 부분도 가능한가?
함선우 디렉터: 물론이다. 매 대결은 2시간 간격으로 벌어지는데, 이 때 유저는 전술카드 세팅이나 어떤 캐릭터를 공격할 지, 또는 체력이 부족할 때 잠시 후퇴해 체력을 회복하는 등 다양한 액션 등이 가능하다. 과거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모든 전술카드는 게임머니로 구매 가능하며 영구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있다. 보상 측면을 더하기 위해 기본적인 승, 패에 따른 게임머니 획득과 진행한 대전 리플레이를 봤을 경우 탐험을 위해 소비되는 에너지도 얻을 수 있다.
TIG> 팀 단위 성격의 게임들은 구성원이 무엇이냐에 대한 중요성도 있다. 필요한 영웅이 없어서 게임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까?
함선우 디렉터: 물론 그런 상황은 발생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유저들에게 전략에 대한 고민만 하게 하고 싶다. 모든 영웅은 기본적으로 게임에서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물론 업적 등을 달성할 때 얻을 수 있는 조건은 일부 있다.
CBT 때 일부 성능이 좋은 영웅의 경우 구매해서 얻을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유저 의견도 있지만, 일단 론칭 버전에서는 플레이만 하면 자연스럽게 다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 총 40종이 선보인다. 이후 업데이트 영웅의 경우는 조금 고민 중이다.
물론 인기 있는 영웅이 생길 수 있겠지. 하지만 전술 메타를 항상 동일하게 가져가지 않도록 스킬마다 공격 타입에 특화된 공격을 벌일 수 있도록 설계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관우’ 영웅은 스킬 중 무조건 서포터에 1.5배 대미지를 주는 것이 있어서 서포터가 많은 팀에 효과적이다. 물론 관우와 같은 근접 딜러에 추가 대미지를 주는 영웅들도 있다. 물고 물리는 다양한 상성관계가 있어 절대적인 픽은 최소화했다고 보면 된다.
TIG> 영웅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클래스와, 성장방식에 대해 알려달라.
함선우 디렉터: 탱커와 근접 딜러, 원거리 딜러 및 마법 딜러, 서포터 등 5종으로 나뉜다. 성장은 ‘탐험’ 모드로 가능하며, 어떤 영웅이든 자연스럽게 6성, 최고 등급까지 100% 가능하다. 다만, 영웅마다 태생 등급이 조금씩 나뉘긴 한다. 하지만, 태생 4성이 스탯, 스킬이 좋더라도 그보다 낮은 영웅이 궁극기 쿨타임이 빨라 간극을 꽤 줄여준다. 항상 높은 등급 영웅이 모든 상황을 해결해준다기 보다는 낮은 등급 영웅을 점차 키워나가는 것도 유리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스킬은 게임머니로 성장시킬 수 있다. 무기도 마찬가지. 수백 종류가 있지만 모두 확정 성장 방식이며, 무기의 등급은 성장의 시작점이 어디냐의 차이가 크다. 종류를 최소화하고 성장하며 키워나간다는 부분에 중점을 뒀다.
TIG> 캐릭터 외형을 카툰 렌더링 방식으로 제작한 이유는?
장우연 아트디렉터: 최초 기획 당시 관련 장르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외형에 대해 내, 외부 논의 결과 카툰 렌더링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같은 그래픽 풍보다는 아무래도 나을 것 같았다. <리그오브레전드>에도 많은 영감을 받았다. 전투가 급박하게 일어나다 보니 배경과 캐릭터가 잘 구별될 필요가 있더라. 그러다 보니 아웃라인이 있는 카툰 렌더링이 알아보기 쉽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색감도 요즘 게임에 비해 높은 편이기도 하고.
표현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리터너즈>는 동, 서양 그리고 실존과 가상을 넘나드는 다양한 영웅이 등장한다. 하지만 떠올렸을 때 흔히 그려질 법한 모습 보다는 그들을 재해석해서 게임에 표현하도록 노력했다. 예를 들어, ‘홍길동’은 보통 한복을 입은 동양적인 모습을 떠올리지만, 우리는 소설 등을 통해 날렵하고 도술을 썼던 특징 들에 좀더 신경 써서 SF 적인 느낌의 캐릭터로 변화시켰다. 캐릭터에 따라 성별을 바꿔보기도 했고. 알고 있는 이들이 조금 더 색다른 모습으로 여겨질 것이다.
함선우 디렉터: 부연설명을 하자면, <리터너즈>의 영웅에는 누구나 잘 알법한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영향력 있는 이들도 등장한다. 론칭 후 추가될 영웅들도 이런 콘셉트를 가져갈 것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던지, 바이킹의 왕인 롤로, 중국의 항우 등과 같은 이들이 그 예다.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를 넣을 수도 있겠고.
영웅을 선정할 때에는 추가할 클래스를 먼저 선정하고 그 성격에 맞는 다양한 이들을 리스트화한 다음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 이후 팀원들이 인물에 대한 공부를 한 뒤 특징들을 나열해 제작에 들어간다. 재창조의 비중이 꽤 높았다.
TIG> <리터너즈>의 엔드콘텐츠 방향은 리그, 토너먼트 쪽으로 가게 될까?
함선우 디렉터: 아직 서비스 전인 관계로 엔드 콘텐츠 방향이 이것이다 라고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기는 어렵지만 리그, 토너먼트가 중요한 콘텐츠인 것은 맞다. 향후 다양한 콘텐츠도 추가될 것이며, 때에 따라서 상위 리그의 방향성 조정을 위해 룰 자체가 변경되거나, 새로운 룰의 리그가 생성될 수도 있다.
영웅과 장비를 다양하게 성장시킨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다수 선보일 것이다. 보다 다양한 영웅을 조작할 수 있다던지. 물론 탐험 콘텐츠도 시나리오 등 볼륨을 늘릴 것이다.
TIG> 과금모델은? 추가로, 영웅 스킨 등이 추가될 가능성은 있는지 궁금하다.
함선우 디렉터: 과금은 논의 중이다. AOS 방식이기 때문에 영웅은 기본 무료 제공이다. 주력 과금 요소는 아이템 쪽으로 가게 될 것 같다. 위에서 말씀 드린 대로, 얻기 어려운 영웅의 경우 과금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CBT 의견은 논의 중이다. 전술카드는 게임머니로 구매 가능하다.
TIG>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함선우 디렉터, 장우연 아트디렉터: CBT를 통해 유저들에게 많은 의견을 받았으며 덕분에 게임의 방향을 잘 정할 수 있었다. CBT 이후 그 점들을 수정하기 위해 힘썼다. 출시 이후로도 의견에 귀기울여 좋은 게임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좋은 게임으로 선보이겠다. 더불어, 함께 노력해준 팀원들에게도 지금까지 고생한 만큼 앞으로도 좀 더 잘해보자고 격려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