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연고를 통해 구단이 운영되고, 여러 구단이 시즌 동안 벌이는 ‘리그 경기’는 스포츠 팬이라면 익숙할 것이다. 블리자드가 e스포츠 최초로 <오버워치>를 통해 도시 연고제 기반의 글로벌 e스포츠 리그인 ‘오버워치 리그’를 지난 7월 12일 발표했다.
이는 서울을 비롯해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올랜도, 뉴욕, 샌프란시스코, 상하이 등 7개 도시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가의 ‘도시’가 한 팀을 대표하며, 이 팀들이 글로벌 대회를 벌이는 개념이다. 넷이즈, 뉴욕 메츠 COO, 미스핏츠 게이밍, NRG 이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팀을 맡게 됐다. ‘오버워치 리그’ 서울 팀에는 북미 모바일게임사 카밤의 공동 설립자인 케빈 추가 대표로 발탁된 바 있다.
이들은 연내 북미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막하는 첫 리그를 통해 데뷔하게 된다. 첫 리그는 모든 팀이 로스앤젤레스에서 리그를 벌인다. 공식 홈, 원정 경기를 할 수 있는 현지 경기 시설, 운영 등 각 팀 셋팅이 완료된 내년 리그부터는 각 국가 지역을 이동하면서 벌이는 '홈 & 어웨이' 경기를 벌인다. ‘오버워치 리그’ 경기는 매주 목, 금, 토요일에 진행된다.
블리자드는 오늘(3일), 서울 삼성동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오버워치 리그’ 서울 팀을 이끌어 갈 케빈 추, 공동 창업차, 부회장인 필립 현, 그리고 ‘오버워치 리그’의 커미셔너 역할을 맡은 네이트 낸저와 함께 공동 간담회를 가졌다. 케빈 추 공동 창업자는 “서울은 e스포츠의 시작점이사, 최고의 팬과 선수가 밀집한 곳이다. 서울과 한국의 e스포츠 문화를 널리 알려서 최고의 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첫 리그의 우승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네이트 낸저 오버워치 리그 커미셔너(오른쪽)
디스이즈게임> e스포츠가 세계적인 산업으로 발전하는 시기다. ‘오버워치 리그’ 서울 팀을 통해 어떤 비전을 바라보고 있나?
케빈 추 대표: 훌륭한 비즈니스를 이끄는 동력은 바로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꿈을 계속 추구하다 보니 카밤 등 여러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것을 보고 학업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부모님께 게임 산업에서 성공할 거라고 말씀 드렸는데 운이 좋게도 이뤄진 것 같다.
말 한 대로, e스포츠는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5~10년 후에는 NBA, MLB와 같은 프로 스포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보면 오늘날 코치와 선수들은 좋은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비전을 보고 e스포츠를 사업,
운영적인 측면에서 좀 더 새롭게 접근, 전문 프로 스포츠 리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하고
싶다.
‘오버워치 리그’ 서울 팀에 어느 정도 투자를 할 계획인가?
케빈 추 대표: 약 8억 달러(약 9,017억 원)에 카밤을 넷마블게임즈에 매각했다. 개인 자금 외에 실리콘밸리에서 여러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오버워치 리그’ 서울 팀을 위해 수천 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필립 현 부회장: 개인적으로 다른 회사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공동 창립멤버로서 그 동안 한국에서 수년 간 사업한 경험을 기여하고 싶다. 서울 팀을 창단하면서 우리의 목표는 ‘서울’ 프랜차이즈를 미국화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한국인의 훌륭한 요소를 강조해 멋진 프랜차이즈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새로운
e스포츠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린다.
케빈 추 대표: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디지털적인 요소’고
두 번째는 ‘물리적인 요소’다. ‘디지털’은 <오버워치>가 온라인 기반 게임이다 보니 전세계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오버워치
리그’는 전세계 팬, 커뮤니티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다. 야구나 축구 등 스포츠 종목은 보통 최고의 선수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도 한다. 우리는 선수에게 투자해서 이 선수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스포츠도 10년 정도 지나면 누구나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떠올려질
것 같다.
두 번째 ‘물리적인 요소’는, ‘오버워치 리그’는 도시 연고를 두는 프랜차이즈다. 그를 위해 여느 스포츠처럼 세계적인 훈련 시설을 서울에 만들 것이고 홈, 원정 경기도 치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적인 요소도 추가해서 온 가족이 즐기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e스포츠에 혁신을 주고 싶다. TV, 온라인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실제로 경기장에서 관전하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 기존 한국에서 보는 e스포츠와는 많은 변화된 모습일 것이다.
수익이
1순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언제쯤 수익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케빈 추 대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보다 한국 시장에 투자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팬 기반을 확대하고 운영하는 팀에 대한 관심을 더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투자를 진행한 후 강력한 팀을 꾸려서 LA나
세계 곳곳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좋은 성적을 얻으며 팀을 전세계에 알리고 싶다.
훌륭한 팀이 있고 팀워크가 좋아서 우승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많은 관심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 수익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버워치 리그’ 서울 팀의 선수단, 감독, 코치 진은 어느 정도 구성되어 있나?
케빈 추 대표: 3주 동안 APEX 시즌에
있으면서 많은 팀, 선수들과 얘기했다. 현재 로스터를 작성하는데
마지막 작업을 하고 있다. 몇 주 후에 공식 발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은 '오버워치 핫식스 APEX' 시즌2에서 우승한 루나틱 하이 팀.
‘오버워치 리그’ 서울 팀을 만든다고 했을 때 한국에서 관심을 보인 기업은 없었나?
네이트 낸저 커미셔너: 지난 2월 서울에
와서 많은 미팅을 가졌다. 가장 중점적으로 본 것은 리그에 대한 플랜과 어떻게 팀을 운영할지, 산업과 유저에 대한 지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였다.
검증된 팬 기반으로 팬들을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봤는데, 케빈
추 대표는 과거 카밤을 통해 팬 기반 유저 확장을 한 경험이 있었기에 함께 할 수 있었다.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로 검증된 이들이 내정됐다. 케빈 추 대표에 대해서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선수를 영입하는 등
팀을 전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여러 국가의 도시에서 팀이 생긴다. 한국에서 ‘서울’을 팀으로
운영하기로 한 이유는?
케빈 추 대표: 여러 도시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서울’이 최적의 도시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일단 최고의 선수, 코치진이 풍부하다. e스포츠 탄생지가 한국인 것도 메리트고. 현재 한국의 e스포츠 생태계를 보면, 선수였던 이가 코치, 캐스터가 되면서 여러 세대가 교체됐다. ‘오버워치 리그’는 한국 선수끼리 겨루는 것이 아니라 유럽, 중국 등 다른 국가 팀과
겨뤄야 한다. 그래서 최고의 선수와 코치가 있는 서울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한국만의 특색을 강조하고 싶다. 필립 현과 나 모두 한국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한국
시장을 더 이해하면서 좀 더 색다른 접근으로 e스포츠를 운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팀 창단을 생각하게
됐다.
필립 현 부사장: 한국 사람들을 보면 스스로를 위해 노력하는 부분도 대단하지만, 구성원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도 크다. 다른 곳보다 특히 강한 것 같다. 팀이라는 콘셉트를 생각했을 때 유저 간 협업을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열정’이 뛰어나다. 스포츠 분야는 협동심과 더불어 선수들의 열정이 중요한데, 그걸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들이라고 생각했다. ‘오버워치 리그’에서 한국인의 위대함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기반으로 리그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향후 다양한 지역의 팀이 생겨날 수 있을까?
네이트 낸저 커미셔너: 그렇다. 첫 시즌이
시작되기 전 새로운 팀에 대해 발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첫 시즌이 ‘홈 & 어웨이’가
아니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이유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어렵지 않을까 우려되는데.
네이트 낸저 커미셔너: 지역 별 팀들이 현재 각 지역에서 인프라를 갖추고 팀 운영
준비, 경기장 설립, 마케팅 등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 첫 시즌에는 위와 같이 운영하게 됐다.
국가 이동에 대한 선수 컨디션 등에 대해서는, 그런 점을 최대한 고려해
선수들에게 최소한의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프로
선수라면 지역, 국가 이동에 대한 컨디션 조절도 업무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추후 구체적인 일정을 발표하겠지만 그런 부분들은 잘 논의할 것이다.
스포츠와 더불어 토토 등 부가 사업과 연계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네이트 낸저 커미셔너: 그 점은 현재 블리자드의 방향과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럴 계획은 없다.
‘오버워치 리그’ 서울 팀을 어떤 팀으로 만들고 싶나?
케빈 추 대표: 기본 철학은 ‘커뮤니티와
함께 한다는 것’이다. 이를 핵심 기반으로 커뮤니티와 팀을
함께 꾸려 나가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스포츠이고, 리그에
소속된 팀이니까 최강의 팀을 꾸려서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e스포츠는
게이머 위주의 시장으로 형성되어 있다. 온 가족이 함께 하는 e스포츠를
추구한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케빈 추 대표: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여러분도 경험했듯이, e스포츠 게임을 관전하면 현장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라이브 경기를 경험하면 현장의 에너지를 경험하고 이것이 커뮤니티 소속감으로 이어지는
계기를 주는 것이다. 물론 온라인 시청도 좋지만, 라이브
경기 관람이 온라인 관람보다 더 낫고 다르다는 것을 만들도록 고민하겠다. 경기장에서 응원할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e스포츠 저변 확대에 대해서는, 미국은
아이를 데리고 이벤트를 가는 이유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이기 때문이다. 가족형 이벤트를 한국에서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다. 다양한 이벤트로 가족이 함께 경기장에 와서 소속감도 느끼고
유대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들을 보여드리겠다.
필립 현 부회장: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TV 드라마,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잘 알려져 있다. 스포츠 이외에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도 최고의 요소로 선보이고 싶다. 연예인 등과 함께하는 등 온 가족인 함께 할 수 있는 즐길
거리로 만들겠다.
블리자드가 오버워치 리그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네이트 낸저 커미셔너: 많은 시간을 고민한 끝에 ‘오버워치
리그’를 구상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e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함께 공감, 공유하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다. 7개의 팀이 발표됐지만, 첫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추가로 발표될
팀들도 모두 우리의 열정과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 단체라고 생각한다.
블리자드는 모든 팀과 협력 관계를 도모할 것이고 리그 성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오버워치 리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먼저, ‘흥행
가능한 재미, 경쟁 요소를 가진 게임’이 있어야 한다. <오버워치>가 적합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지속, 성장 가능한 리그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오랜 고민 끝에 만들어낸 ‘오버워치 리그’가 그 결과물이 될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비전과 열정을 함께 할 팀 대표’가 필요하다. 현재 함께 하는 팀 대표들은 팀을 성공시킬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이들이기 때문에 훌륭한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오버워치 리그’가 성공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