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일 대표가 오큘러스 코리아 지사장에서 보다 넓은 VR 시장을 위해 ‘볼레 크리에이티브’를 차린지 2년이 조금 넘었다. 그간 VR 시장 가능성을 알리기 위해 각종 강연, 협회 등을 다닌 서 대표는 이제 국내 VR 시장 확산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 됐다.
그런 서 대표가 이제 자사의 VR 콘텐츠 2종을 들고 지스타 2017 B2B 부스를 찾았다. KBS와 함께 하는 방탈출 게임과 TCG 장르 등으로 수익과 개발력을
각각 강조한 게임이라고 서 대표는 설명했다. 많은 곳이 VR 게임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볼레 크리에이티가 공개한 게임 2종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배틀
서머너즈 관련
디스이즈게임: 먼저, 게임에 대한 제작 배경을 듣고 싶다. 어떤 이유로 개발하게 됐나?
서동일 대표: 오큘러스를 나오고 나서 느꼈던 것은, 많은 회사가 시도할
것이고 VR 콘텐츠가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봤다. 예측은
맞았으나, 콘텐츠를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만드는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 어떻게 만드는 것이 사용자에게
재미있을까 하고.
이기훈 PD와 함께 고민한 것은 ‘왜
VR 게임이 주로 FPS로 나올까’라는 것이었다. 좋은 장르이기는 하지만, 이동과 멀미 해소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중소 스타트업에 가까운 입장에서 다른 장르를 구축해 보기로 했다.
<배틀 서머너즈>는 그러한 생각에서 시작된 게임이다. TCG 장르로, 마니아 층도 강한 만큼 게임성을 강조하기 충분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배틀
서머너즈>는 어떤 게임인가? 조금 더 소개해달라.
이기훈 PD: 위에서 설명한 대로 TCG 장르다.
앉아서 카드를 통해 즐기는 게임이 아닌 직접 서서 즐기는 보다 활동적인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대전 위주의 모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카드 하나하나에 크리쳐의 실제 크기를 부여, 수집하는 재미를 높였다. 크리처의 퀄리티도 매우 높다. 유저는 저마다 고유의 스킬을 보유한
캐릭터를 선택해 게임을 이끌어갈 수 있다. 현재 스팀 얼리억세스 중이다.
위에서 말한, <배틀 서머너즈>를 통해 한 ‘고민’은 어떤 것들이 있나?
이기훈 PD: 일단 FPS와 마찬가지로 멀미가 없고, 장시간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카드만 보는 것이 아니라
VR로 주는 혜택도 주면서 재미를 제공해야 보다 오래 플레이한다. 보통
VR 게임들은 자극적이고 VR 요소를 살리는데 주목했다. <배틀 서머너즈>는 이와 더불어 게임성을 한 층 강조했다.
모바일게임 환경도 마찬가지이듯, 처음 VR 하드웨어가 등장했을 때 해상도나 사양, 움직임 등 모든 것이
불편했지만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 스펙에 대한 개선은 계속 이루어지겠지만, 이제는 그보다는 어떻게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까 하는 고민을 더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제대로 된 스케일의 게임을 선보이고 싶었다.
스팀 얼리억세스 단계 반응도 나쁘지 않다. VR TCG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의견부터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는 반응들도 있다. 단순 카드만 강조한 것이 아니라 카드 게임과 순발력을
조합해 벌이는 실시간 승부에 대한 호평도 받았다.
개발기간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기훈 PD: 처음 VR에서 TCG 장르를
만들 때에는 고유 플레이 방법처럼 테이블 형태로 기획했으나, 굳이 VR에서
테이블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전환했다. 카드 말고 실제 크리처를 끄집어내기로 변경했다. 그 뒤 1년 정도 개발한 뒤 지난
5월 얼리 억세스 출시 후 유저 피드백을 받고 있다.
위에서 대략 설명한 대로, 기존 VR
게임이 싱글 기반, 전략을 써서 진득하게 하는 게임이 없어서 전략을 구사하며 유저 간 대전을
하는 게임으로 만들기로 논의했다.
서동일 대표: 기존 VR 카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도 착안 요소
중 하나다. <배틀 서머너즈>는 적은 움직임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어서 공간 제약이 덜 한 편이다. 플레이 타임도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위에 언급한 유저 피드백 외에 추가 의견으로는
어떤 것이 있었나?
이기훈 PD: 처음에는 전장에 주인공이 앉아서 왕처럼 크리처를 내려놓는 패턴을 생각했는데, 그러다
보니 원근감 때문에 재미가 감소된다는 의견이 있어서 지금은 보다 잘 보이도록 플레이 위치를 개선했다. 또한
전장에 직접 들어가서 소환을 하게도 했는데, 너무 어수선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 오히려 전장의 긴장감을
주는 요소로 좋다는 반응이 있어 어느 정도 시점을 전환하게 허용했다.
서동일 대표: 캐릭터 2개를
만들 때 남, 녀로 하려 했을 때 캐릭터에 특성이 강조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해 각각 특징을 부여했다. 남성 캐릭터는 필드에 소환한 가장 강력한 적을 한 방에 제압하고 방어력 버프를 준다. 여성 캐릭터는 광역 대미지를 줘서 동시에 주변 적에게 피해를 줌과 동시에 그룹에게 공격력 증가 버프를 준다.
얼리억세스를 통해 유저에게 얼마나 어필될 수 있을까와 유저 피드백을 통해 게임 콘텐츠 보강 등의 목적을 달성할
것이다. 크리처가 강해지면 외형이 변화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TCG인
만큼 전략적인 부분이 얼마나 추구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카드 수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나?
이기훈 PD: 크리처 수는 다양하게 준비할 것이다. 몬스터부터 생물, 건물, 마법 등 다양한 전략을 추구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단순 카드 형태가 아니라 모두 3D 크리처로 보여져야 하기 때문에
모든 카드가 소중하게 여겨지도록 밸런싱했다. 버릴 카드는 없다. 수십
종을 늘려 종류로 승부하기 보다는 개별 카드의 특성을 강조시켜 가치를 많이 부여할 것이다.
향후 추가될 추가 콘텐츠 요소는?
이기훈 PD: 일단 싱글 모드는 재미보다 훈련에 가깝다. VR로서 전략 게임이 어떻게
구현되는가에 중점을 두고 유저가 충분히 익숙해지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 다음 PvP로 유저 간 경쟁으로 유도할 것이다. 향후 궁극의 콘텐츠이자 확장
개념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서브 퀘스트 등 추가 캠페인은 PvP가
활성화된 다음 고민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장은 PvP 등급 별로 테마가 바뀔 예정이다. 지형 등이 변해 게임 플레이에 전략적인 측면을 더해줄 것이다. 크리처가
특정 맵에서 강해지는 특징도 있다.
수익 구조는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가?
이기훈 PD: 계획 중인 것은 부분 유료화 패키지 게임인데, 아무래도 유저 활성화가
먼저인 만큼 부분 유료화 부분은 차후 고민할 것이다. 유저가 확보돼서 정상적인 PvP를 할 수 있으면 상자를 지급해 무작위 카드를 얻을 수 있다. 커먼, 유니크, 에픽, 레전드
등 다양한 카드를 획득 가능하며 동일 카드를 합치면 레벨 업을 할 수 있다. 낮은 등급이라도 강화시키면
높은 등급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향후 출시 계획은?
서동일 대표: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PvP 활성화를 위해서는 하드웨어 보급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존 유저 만족시키는 부분에 조금 더 포커스를 둬야할 것 같다.
향후 게임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IP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목적은 위에서 말한 대로 ‘VR로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상업적인 성공 보다 VR게임을 제대로 만드는 회사가 될 것이다. 콘텐츠를 뽑아내는 능력도
탁월하다는 평을 듣고 싶다.
# 전설의
고향: 목각귀 관련
마찬가지로 개발 의도를 물어보고 싶다.
이기훈 PD: <배틀 서머너즈>가 게임성을 강조했다면, <전설의 고향: 목각귀>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다. 방탈출 카페 게임으로, 방탈출
카페 보급용으로 개발 중이다. KBS와 업무 협약을 맺어서 관련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현재 전국에 250개 이상의 방탈출 카페가 있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카페의 사정을 들어 보면 실사로 구성해야 하다 보니 인테리어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테마도 수시로 변경해줘야 하고. 비용
투자에 비해 손익분기를 넘기도 어렵다. 아무래도 마니아들은 어려운 퍼즐을 원하니까.
이를 VR로 대체하면 공간과 콘텐츠는 무한대로 설정할 수 있다. 교체도 어렵지 않다. 때문에, 마니아층
커버와 방탈출 카페에 안정적인 수익을 도모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다.
게임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이기훈 PD: 원작 ‘목각귀 인형’의
스토리, 캐릭터 특성을 그대로 가져왔다. 방탈출에 앞서 스토리
연계성을 넣기 위해 스토리와 배경지식을 전달하고, 인트로도 삽입된다.
지스타 2017에서는 관람객들이 간단히 시연할 수 있는 버전이다. 방탈출 난이도로 하면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으므로 난이도도 낮췄다. 힌트도
직관적으로 조절했고.
게임은 김추서라는 사악한 캐릭터가 천연두를 치료하려고 어린아이를 실험체로 쓴다는 설정으로, 어린아이의 귀신이 원한이 생겨서 이와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게임에서
설정된 여러 방에서 힌트를 풀면서 전개하는 방식이다.
최종 모델은 2인이 플레이하는 것으로, 한 사람은 먼저 ‘성황당’이라는
우물에서 끌려가면서 시작하며, 다른 한 명은 먼저 진행한 캐릭터의 이후 시점으로 시작해 천연두에 걸린
아이들을 묶어서 걸어 놓는 풍작나무로 이동한다.
두 명의 유저는 모두 김추서에게 끌려가게 되고 갇힌 비밀의 방에서 탈출해야 한다. 게임은 여러 분기를 만들어서 다수의 엔딩을 구성했다. 진엔딩을 위해서는
다시 플레이해야 할 수도 있다. 물리적으로 서로 다른 방에 놓이게 되나, 마이크로 의사 소통이 가능하다. 서로 방으로 힌트를 주거나 물리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방탈출 카페들의 반응은 어떻던가?
서동일 대표: 마스터키라는 곳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9개 정도 방탈출 카페 가맹점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카페 운영과
콘텐츠 제작을 동시에 한다. 건설비용과 테마 교체비용, 직영점을
늘리는 것들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만든 VR 콘텐츠를
보고 소자본 창업, 빠른 직영점 확산, 여러 콘텐츠 제작
가능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설의 고향: 목각귀>를 필드 테스트로 시작할 예정이다.
추가로 기획 중인 점들이 있다면?
서동일 대표: KBS와 업무협약을 맺은 만큼 게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다. 여러 부분에 있어 인지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에는 노하우를 쌓아서 새로운 IP를 개발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다.
<전설의
고향: 목각귀>를 통해 볼레 크리에이티브가 추구하는
점은?
서동일 대표: <배틀 서머너즈>가
개발력을 어필하기 위함이라면, <전설의 고향: 목각귀>는 이를 기반으로 상업적 성공 케이스를 만들고자 한다. KBS 별관에
내년 2월 체험관이 오픈되는데, 게임이 거기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3~4월 중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