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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가 너무 좋아서 배구 게임을 만드는 고등학생 개발자 '오식' 인터뷰

"<더 스파이크>는 상업성보다는 배구의 매력을 담아낸 게임으로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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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슬(토망) 2018-01-30 14:05:24

지난 11월, 한 인디 게임 커뮤니티에서 <더 스파이크>를 처음 봤다. 배구를 소재로 한 스포츠 게임도 드물었지만, 2D 카툰풍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경기처럼 느껴지는 현장감이 인상적이었다. <더 스파이크>는 이후 2017 글로벌 인디 게임 개발 대회에서 학생부 장려 수상작으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응? 학생? 

 

<더 스파이크> 개발자 '오식'은 곧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인디 게임 개발자다. 학교 배구 동아리에서 선수로 뛰고, 유튜브에서는 인기 배구 만화 <하이큐!!>부터 V리그 선수들의 뛰어난 점을 알리는 영상 채널을 운영한다. 여러 게임 행사에도 부지런히 참여하며 자신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덤이다. 궁금했다. 이 사람의 하루는 48시간인가. <더 스파이크> 개발자, 닉네임 ‘오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


 

 <더 스파이크> 개발자 ‘오식’. 사진은 본인의 요청으로 편집했습니다.

 

 

# 배구가 좋아서 만드는 게임, <더 스파이크>

 

디스이즈게임: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식: 저는 오식이라는 필명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고요, 개발팀으로는 ‘O-NEW’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요. 고등학교 2학년이고, 배구를 주제로 하는 유튜브 채널도 같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 스파이크>는 어떤 게임인가요?

 

혹시 배구 게임이 얼마나 있는지 아세요? 정말 몇 개밖에 없는데, 그 중에서도 제가 생각하는 배구의 매력을 담아낸 게임이 별로 없더라고요. 3년 동안 배구 동아리 부장을 할 정도로 배구를 정말 좋아하는데 게임은 없다니 답답해서 내가 만들어봐야지, 하고 시작했어요. 상업성보다는 배구의 매력을 담아낸 게임으로 만들고 싶어요.

 

 

배구의 어떤 점을 게임에서 볼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스파이크의 타격감과 연출이에요. 경기를 하면서 공을 올렸을 때 관중석의 환호나 여러 효과음을 직접 녹음했고, 최대한 경기 현장을 사실적으로 만들려 노력했어요. 제가 배구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경험했던 일을 스토리로 많이 담았고요. 배구를 해봤던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상황이 많을 거에요.  

 

 

효과음을 직접 녹음하셨다고요?

 

공 올릴 때마다 나오는 “오오” 소리, 환호나 박수 소리는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교실에서 녹음했어요. 운동화 소리나 공을 튕길 때 나는 소리도 제가 배구 동호회 가서 직접 따왔고요. 제가 배구를 하니까 그 점은 어렵지 않았어요.

 

 

직접 땄다고 하는데 굉장히 깔끔하게 들어갔네요?

 

맞아요, 분명 음질이 안 좋아야 하는데 (웃음) 처음에 그냥 해보자 싶어서 별 장비 없이 녹음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잡음 제거를 해보니까 정말 깔끔하게 나온 거에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제가 효과음을 직접 녹음해서 쓰고 있어요. 모든 효과음을 녹음한 건 아니지만요.

 

사실 아쉬운 건 그 지점이에요. 프로 배구는 진짜 응원이 확실하거든요. 선수가 서브를 할 때도 “서브 에이스 문성민!” 이런 식으로 구호 맞춰주는 문화가 있어요. 만약에 현대캐피탈 팀이면 리시브할 때 “현” 토스할 때 “대” 이어서 “파이팅” 해주고요. 

 

그것도 <더 스파이크>에 담고 싶었는데 잘 안 됐어요. 막상 게임으로 만들려고 하니 선수 이름마다, 팀마다 목소리를 다 녹음해야 해서 좀 그렇더라고요. 배구가 실내에서 경기를 진행하다 보니 응원하기도 좋은 스포츠라 이걸 살려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죠.

 

 

  

게임은 어떻게 플레이하는 건가요?

주인공이 고등학교에서 동아리를 만들어 대회에 나가는 스토리를 따라가요. 주인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선수를 데려올 수도 있고요. 훈련을 시키면 능력치가 올라가는 대신 시간이 소모돼요. 그리고 경기에 나가서 팀을 조작해 이기는 거에요. 

조작은 터치와 가상 버튼이고, 스파이크와 이동, 블로킹, 리시브 모두 버튼이 따로 있어서 살짝 복잡해요. 사실 모바일은 간단한 게 좋잖아요? 그런데 저는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선 처음엔 버튼도 더 많았는데 결국 모바일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어느 정도 덜어내고 간단하게 만들었어요. 실시간 온라인 플레이나 컨트롤 요소는 PC 버전에 집중해서 넣을 예정이에요.

그리고 배구 규칙을 다 넣은 건 아니에요. 네트터치 같은 건 넣을 수가 없잖아요. 또 너무 세밀하게 만들면 플레이하는 사람들을 짜증나게 할 것 같아서 생략한 것도 있어요. 

솔직히 게임은 조금 어려운 게 맞아요. 조작이나 시점도 살짝 어렵고요, 애초에 타겟을 좁게 잡았어요. 최우선적으로는 배구를 좋아하고 실제로 하는 사람들이에요. 게임을 정말 좋아하거나 조금 어려워도 즐기실 수 있는 분들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배구를 소재로 한 게임이 많지 않은데, 참고한 작품이 있나요?

 

처음엔 참고 작품 없이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세 번 정도 갈아엎었거든요. 맨 처음 버전은 위에서 본 시점으로 만들었는데 스파이크 타격감이 너무 안 나오더라고요. 두 번째는 쿼터뷰. 그건 공간감을 만들기가 어려웠고 결국 지금과 같은 2D 횡스크롤이 됐어요. 

 

이 시점에서 <파워 스파이크>라는 고전 게임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에요. 닮았어요. 제가 생각하는 배구의 매력을 제일 근접하게 구현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경기 시점 이동 방법을 조금 참고했어요. 

 

시점 이동은 지금도 지적 받는 부분인데, 처음에는 스파이크 치기 전에 줌인 효과가 있어요. 화면이 가까워졌다가 때리는 순간 확 넓어지는 효과인데 반응이 별로였어요. 화면이 좁아지니까 공이 안 보인다고 해서 뺐고, 지금은 공을 따라가는 시점에 있다가 플레이어가 리시브 같은 조작을 하면 플레이어에게 시점이 고정되도록, 가능한 편하게 만들고 있어요.​

 

 1991년 출시된 횡스크롤 배구 게임 <파워스파이크>

 

 

PC 버전도 생각하고 있다고요.

 

모바일은 이펙트나 조작 모두 한계가 있고 온라인 플레이도 힘드니까요. 처음엔 모바일이 메인이었는데 화면도 좁고 생각했던 조작으로 개발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거에요. 그래서 지금은 PC를 메인으로 개발하고 있고요, 스팀 유료 출시를 생각하고 있어요. 

 

모바일 버전 출시 4개월 후에 PC 버전을 내려고 하는데, 힘들 것 같긴 해요. 원래대로라면 모바일 버전은 작년 10월에 출시하고, 올 3월에 PC 버전을 낼 생각이었는데 너무 늦어져서 일정이 깜깜해졌거든요. 이제 대학 입시 준비도 해야 해서… 수시를 노리고 있으니까 8월부터는 자유에요. 그때부터 PC 쪽을 더 다듬어야죠. 

  

 

대회에서 상도 여러 번 받았고 유튜브에서 평도 좋은데, 아직 걱정되는 부분이 있나 봐요.

 

시점이랑 조작은 여전히 지적 받고 있으니까요. 지금 출시해도 그 부분은 욕 먹을 것 같은데, 굳이 관심 없는 사람들을 붙잡기 위해 제가 담고 싶은 걸 포기하고 싶진 않고 배구의 매력은 알리고 싶으니까 고민도 되죠. 돈 많이 버는 게임이 되고 싶은 건 아니에요. 배구 하는 사람들이 소소하게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고 싶은 건데. 

 

개발 기간이 1년 정도 되는데 중간에 구멍이 좀 있어요. 시험 기간엔 한 달, 통째로 손을 놓게 되니까요. 실 개발 기간은 9~10개월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제가 느끼는 진척도는 90% 정도 됐는데 1월 초에 독감에 걸려서 거의 손을 못 댔어요. 이런저런 이유로 출시일이 계속 밀리니까 유튜브 채널에서도 악플이 늘어가고 있어서 스트레스를 좀 받고 있어요. ​

 

 

우선 모바일 버전이 먼저 나와야 하니까요. 출시 방식이나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구글 플레이에서 무료로 출시할 예정이고요, 리더보드 외에 별도의 온라인 대전이나 경쟁 요소는 없을 거에요. 수익 요소는 정말 고민 중이긴 한데요, 아예 안 넣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사실 공부할 시간을 줄여서 하는 일인데 수익을 아예 안 내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지금도 게임으로 버는 돈은 문제집을 사거나 학원비로 쓰거든요. 

 

최대한 보상형 광고, 게임에 방해되지 않도록 할 거에요. 제가 싫어하는 것이 돈을 써서 게임을 쉽게 깨는 거라 스킨 정도로 인앱 결제는 구성할 예정이고요. 약간 상업적인 면인데 게임에서 듀스 상황에서 패배하면 광고를 보고 기회를 받는 방법… 도 생각은 하고 있어요. 

 

 

절묘한데요. 직접 경기 뛰면서 그런 상황이 있었나 봐요.

 

저희 배구 동아리 첫 패배가 듀스 상황에서 진 거에요. 그렇게 지면 너무 아깝고 짜증나거든요.

 


 

 

# 하루가 48시간? 배구하고 공부하고 영상 만들고 게임 개발까지 

 

 

배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중학교 2학년 말부터 시작했어요. 프로배구 중계를 우연히 봤는데 마침 선수의 스파이크가 빵 하고 터지는 장면이 나왔거든요. 그게 너무 시원해서 저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계기에요.

 

 

직접 배구 동아리를 만들고 아마추어 고교 대회에 나간 거죠? 학교에서 운영하는 체육팀이 아니라. 

 

네, 제가 만들고 싶어서 만든 동아리에요. 저희 동아리가 기적인데. 처음엔 몇 천 원 하는 싸구려 공 들고 저 혼자서 시작했어요. 먼저 제가 시작하고. 친구들 꼬드겨서 하나씩 데려왔죠. 농구부에서 제일 잘하는 애 데려오고 축구부에서 데려오고, 아무튼 학교에서 운동 잘 하는 애는 다 꼬드겨서 팀을 만들었어요.

 

별다른 지원이 없어서 운동장에서 배구 하다가 제가 돈을 모아서 배구 네트를 사서 연습했어요. 그러다 시 대회에 나가서 1등 했죠. 정말 기적이었고, 그 다음부터는 학교에서 인정을 받아 점점 커지고 있어요. 이제 고3 되니까 후임에게 물려줬죠.

 

 

조금 사적인 질문이긴 한데, 지금 하는 일이 굉장히 많으시거든요. 공부도 해야 하고 게임도 만들고 배구도 해야 하는데,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나요?

 

학기 중에는, 학교 끝나고 야자 끝나면 밤 10시에요. 그러면 그 때부터 다음날 1시까지 개발하고 2시까지 공부하고 자요. 평일은 그렇고, 토요일에는 하루 종일 공부하고 일요일은 성인 배구 동호회에 가요. 학교 배구 동아리는 아침에 2시간 연습하고요.

 

 

게임도 오래 전부터 제작했던 것으로 아는데. 보호자께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부모님은 제가 게임 개발하는 걸 좋아하세요. 어머니는 하고 싶은 거 하라 식으로 이야기하시고, 배구 하는 것도 딱히 뭐라고 하지 않아요. "원하는 걸 해라, 당연히 공부는 하고." 평소에는 아무 말씀 없으시다가 갑자기 저녁 먹으면서 툭 꺼내세요. "성적이… 1등급이 아니네?" 뭐 그런 방침이세요. 

 


 

 

이렇게 다방면에서 활동하면 특별히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을까요?

 

글쎄, 있었나? 아, 유튜브 활동 하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배구 경기 편집해서 올려놓고, 게임도 홍보하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더 스파이크>도 거기서 몇 차례 홍보했는데, 그걸 봤다는 분들이 가끔 있어서 신기해요.

 

 

국내에서 인디 게임 개발자가 유튜브를 주요 홍보 채널을 쓰는 경우는 많이 없는데, 사실 신기하긴 합니다.

 

유튜브는 재미로 시작했어요. 배구 관련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채널인데요. <하이큐!> 를 보고 배구에 관심이 생긴 분들도 많이 오세요. 딱히 게임을 홍보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냥 ‘이런 걸 만들고 있어요’ 하고 보여줬더니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유튜브 쪽으로 소식을 전하고 있어요.

 

 

유튜브 채널 운영이 게임 개발에 미친 영향이 있나요?

 

리우 올림픽에서 김연경 선수가 화제가 되면서 배구가 떴어요. 그리고 <하이큐!!>. <더 스파이크>를 만들게 된 계기도 이 시점인데요. 배구가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걸 알아주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지금 만들면 게임을 즐겨줄 사람이 많을 것 같았어요. 가끔 <더 스파이크>가 <하이큐!!> 팬 게임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아니에요. 

 


 

 

화제를 바꿔서, 게임 개발은 어떻게 배우셨나요? 플레이스토어에 퍼즐 게임을 여러 개 출시하셨는데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을 했어요. 어떤 카페에서 누가 자작이라면서 게임을 보여줬는데 그게 인상적인 거에요. 나도 저런 걸 만들고 싶어서 뛰어들었는데,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어요. 그런데 뭔가 만들어 내니까 정말 멋진 거에요. 내가 이 나이에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싶어서.

 

 

… 초등학교 4학년 때 이야기죠?

 

네. 게임메이커 카페였는데요. 아는 분들이 많이 생겼고 여러 방면에서 도와주셨어요. 딱히 학원을 다니거나 책을 사서 공부한 적은 없고, 주로 인터넷으로 검색하면서 강좌 찾고 물어보면서 배웠어요. 제가 어렸을 땐 게임메이커 입문이 쉬웠어요. 한글로 된 강좌 글도 많았고 커뮤니티도 활발했거든요. 

 

<더 스파이크>도 저 혼자 만든 게임은 아니에요. 시작은 혼자였는데, 친한 친구들이 만든 리소스를 보고 “이거 빌려서 써도 돼?” 물어보고 계속 빌리다가 결국 “그럴 바엔 같이 만들자”고 해서 지금은 여러 명에게 조금씩 도움을 받고 있어요. 굳이 따지자면 몇십 인 개발? 제가 혼자서 개발하는 편은 아니고, 여럿이 왁자지껄하게 같이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평소엔 어떤 게임을 하세요?

 

스스로도 좀 웃긴데, 게임 개발은 하는데 게임을 잘 하지도 않고 좋아하는 게임도 별로 없어요. 개발을 하기 위해서 참고 삼아 하는 게임은 있는데. 제가 좋아해서 하는 게임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해본 게임도 적고 PC방도 잘 안 가요. 그런데 현재는 남의 재미를 보는 것보다 제 재미를 사람들에게 펼쳐주는 데에 바쁜 것 같아요. 

 

 

재미있는 지점이네요. 게임은 별로 안 좋아하고, 시간 대비 주는 재미가 적은 취미라고 생각하는데 정작 배구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니까요.

 

그렇죠. 제가 생각해도 모순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게임이란, 개발자가 자신이 느끼는 재미를 게임이라는 형태로 담아서 플레이어에게 전달해주는 거에요. 사람들은 그 포장을 뜯어서 개발자가 전달해준 재미를 얻고요. 저는 제가 만든 게임에 누군가가 재미를 느껴주면 만족감을 느껴요. 그런데 현재는 남의 재미를 보는 것보다 제 재미를 사람들에게 펼쳐주는 데에 바쁜 것 같아요. 

 


 

 

대화를 할수록 오식 님은 정말로 배구를 좋아해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 잘 느껴져요.

 

제 자부심 중 하나인데 배구 이야기만 10시간 할 수 있고요. 개발하면서 여러 배구 화면도 띄워 놓고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군가요?

 

전광인 선수요. 국내 탑 선수라고 생각해요. 제가 처음 배구를 시작하게 된 스파이크도 전광인 선수였어요. <더 스파이크> 주인공도 전광인 선수가 모티브에요. 등 번호도 같고. 게임 캐릭터들은 전부 모티브가 된 선수가 있어요. 

 

제 개인적인 경험이나 배구를 알면 재미있을 부분이 <더 스파이크>에 많아요. 실제 이름을 그대로 넣어도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게임 속에 등장하는 라이벌 학교나 선수들이 전부 대회에서 저희 동아리와 붙었던 실제 팀이에요. 

 

마지막 스테이지 ‘하늘고등학교’는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스카이’를 따서 만든 학교에요. 이런 식으로 이스터에그처럼 알면 재미있는 것, 배구 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많이 담으려고 했어요. 

 

 

배구 좋아하는 분 앞에서 흑역사 하나를 이야기해볼까 하는데요. 지난해 V-리그 공식 모바일게임이 나왔는데 소감은?

 

<V-리그 콜렉터즈>요. 실망스러웠죠. V-리그 애청자인데, 게임 광고가 나오니까 깜짝 놀랐어요. 봤는데 AR 게임이네? 그런데 좀 이상하네? 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제 생각엔 <포켓몬GO> 유행하니까 깊은 고민 없이 만든 것 같아요. 

 

 

V-리그에서 공식 게임을 또 만든다고 하면 어떤 게임이면 좋을 것 같아요?

 

<더 스파이크> 같은 게임이면 좋겠지만 제가 낼 거니까 안 되고. V-리그 선수 팬이 많으니까 그 선수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게임이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AR은 아니에요. 그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한참 진로에 대해 고민하실 때인데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배구는 계속 하실 건가요?

 

당연하죠. 대학 가면 동아리 만들 거고요. 배구 심판 자격증도 따고 코칭도 해보고 싶고 게임 개발도 계속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요. 우선 배구 쪽에서 일을 하면서 인디 게임 개발을 계속 하고 싶다, 지금은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 게임 개발을 계속 한다면, 어떤 개발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재미를 주는 개발자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생각하는 게임 개발은, 제가 느끼는 재미를 포장해서 전달하는 일이에요. 가끔 이런저런 게임을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재미를 주고 싶은지 잘 와닿지 않는 것이 있어요. 최소한 저는 전달하고자 하는 재미가 뚜렷한 게임을 만드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더 스파이크>는 언제 볼 수 있을까요?

 

제 경우 학원도 가고 공부도 하고 해야 하니까 개발에만 매진해서, 문제가 생겨도 바로 수정할 수 없어요. 올해도 독감에 걸려서 일정이 많이 엉켰고요. 그래서 솔직하게 말하면, 출시일을 구체적으로 정했다가 사람들이 실망하면 안 되니까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워요. 지금까지 제 일정을 이유로 출시 연기도 많이 해서 죄송스러운 것도 있고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더 스파이크>는 딱히 돈을 벌려고 만드는 것이 아니에요. <더 스파이크>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게임임을 알아주고, 이걸 통해서 배구에 빠지거나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배구가 더 많이 흥하면 더할 나위 없고요. 어느 배구 선수가 인터뷰에서 “<더 스파이크>를 해보고 배구를 시작했다”고 말해주는 것이 제 꿈이에요. 

 

  일러스트: @ㅍ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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