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오늘) 세가퍼블리싱코리아(이하 세가)는 <섬란 카구라 버스트: 리뉴얼>의 한국어판 발매를 기념해 타카키 켄이치로 프로듀서의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몇 차례 외신 인터뷰를 통해 타카키 프로듀서에 익숙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국내에서 공식 간담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강의 가슴이 돌아온다", 캐치프래이즈만큼 솔직함을 내세우는 타이틀 때문일까요. 기자 간담회도 딱딱한 질의응답보다는 팬미팅처럼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습니다. 한국 팬들의 기대 이상의 반응에 감동했다는 타카키 프로듀서에게, 신작 <섬란카구라 버스트:리뉴얼>의 특징을 물어봤습니다./디스이즈게임 김영돈 기자
# 2D에서 3D로, <섬란카구라 버스트:리뉴얼>의 변화
간담회는 세가 송해철 부장의 게임 소개로 시작됐습니다.
<섬란 카구라 버스트:리뉴얼>은 섬란 카구라 메인 시리즈인 <섬란 카구라 -소녀들의 진영->과 <섬란 카구라 버스트 -홍련의 소녀들->를 PS4로 리뉴얼한 작품입니다. 게임 방식은 기존 횡스크롤 2D 액션에서 3D로 진화했으며, 전투와 그래픽 측면도 개선됐습니다.
게임은 선인과 악인 2가지 시점으로 펼쳐지며, 각각의 임무를 달성하면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임무는 노벨 파트, 어드벤쳐 파트, 액션 파트 3가지 파트로 구성 됐습니다. 액션 파트에서는 전투, 노벨 파트에서는 이벤트 CG를 즐길 수 있습니다.
PS4로 출시된 <섬란카구라 버스트: 리뉴얼>에서도 기존 <섬란카구라> 시리즈의 변신과 코스튬 파괴 부분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새롭게 추가되는 시스템은 피부색 변경과 같은 세력 및 적대 세력 멤버 제복 착용 기능입니다. 캐릭터를 꾸미는데 사용되는 액세서리는 DLC 형태로 제공됩니다.
# 오리지널 콘텐츠는 살리고 신선함은 더했다
게임 소개가 끝난 뒤에는 주식회사 마벨러스의 타카키 켄이치로 프로듀서와 본격적인 질의응답이 진행됐습니다. 현장에서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타카키 켄이치로 프로듀서: 안녕하십니까. <섬란카구라> 시리즈의 프로듀서, '폭유P' 타카키 입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지난번 일정에서는 내내 일만 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맛있는 것도 먹고, 멋진 곳도 둘러볼 생각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한국팬 여러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리뉴얼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앞서 출시된 다른 타이틀도 리메이크 계획이 있나요?
새로운 팬들에게 <섬란카구라> 시리즈를 알리기 위해서 원작을 개선한 것입니다. 다른 작품의 리메이크도 생각 중입니다.
원작과 비교해 시스템 부분에서 빠지거나 추가된 부분, 혹은 변경점은 무엇일까요?
<섬란 카구라 -소녀들의 진영->과 <섬란 카구라 버스트 -홍련의 소녀들->은 닌텐도 3DS를 기반으로 한 횡스크롤 게임입니다. 두 타이틀과 이번 신작의 가장 큰 차이는 2D에서 3D로의 변경입니다. 게임 시스템 여러 가지가 바뀌었습니다만,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신경 쓴 부분도 있습니다.
또한,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미소녀 게임이기 때문에 그래픽 개선에 중점을 뒀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가슴’이 아름다운 게임이 되기 위해서 아주 많이 노력했습니다.
<섬란카구라 버스트:리뉴얼>은 전작 1편과 2편의 합본인데, 새로운 스토리가 추가됐을까요?
1편은 아스카와 한조 학원의 이야기고요, 2편은 호무라쪽의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각각의 시간과 배경은 같고,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섬란카구라 버스트: 리뉴얼>의 스토리는 앞서 두 이야기가 기존 시리즈 오리지널 스토리와 합쳐지는 것으로 구상했습니다.
변화 부분에서는 오리지날 스토리를 살리기 위해 원작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유미라거나 새롭게 참여하는 캐릭터가 신선한 스토리를 가져가도록 배분했습니다. 유미뿐만 아니라 미야미도 마찬가지겠죠.
스토리가 크게 ‘노벨’과 ‘어드벤처’로 나뉘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드벤처는 캐릭터들이 서로 대화하는 파트고, 노벨 파트는 독백으로 플롯을 끌어가는 진행입니다. 두 가지 스토리텔링 방식을 함께 담으면, 캐릭터를 보다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팬 투표 결과를 보면 신 학교 캐릭터들의 인기가 좋고, 구 학교 캐릭터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적은데요. 이번 타이틀 스토리는 어떤 학원 캐릭터 위주로 게임을 전개하게 될까요.
일본의 경우에는 구 학교 캐릭터의 인기가 좋아서요... 일본 팬들은 어느 한쪽이 ‘나쁜 놈!’이라는 인식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방금 이 질문을 듣고 사실 놀랐습니다.
이번 타이틀에 다이도우지 선배와 스즈메 캐릭터가 등장할까요? 그리고 빈유 캐릭터를 더 만들 생각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섬란카구라 버스트:리뉴얼> PC판 출시 계획도 있나요?
PC도 나올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PS4가 중심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정용 게임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 "야한 게임이 재미없는 게임보다 낫다"
일전에 기존 팬들이 잊고 있던 ‘멋진 섬란카구라’를 다시 떠올리게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프로듀서가 생각하는 ‘멋진 섬란카구라’는 뭘까요?
제가 말했지만 어려운 말이네요. 조금만 시간을 주십시오. (웃음) <섬란카구라> 시리즈가 벌써 6년 정도 됐는데요. 그동안 각자 유저마다 입문한 작품이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옛날 작품에는 전투의 화려함, 액션성이 도드라졌습니다. 최근 <섬란카구라>는 개그 요소를 중심으로 즐거운 게임이 되고자 합니다. 이 부분이 새로운 유저에게 입문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액션의 재미를 빼놓은 건 아닙니다. 스토리와 액션, 개그까지 모두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PS Vita에서는 중심이 ‘유미’였다면, 이번 타이틀은 '아스카'와 '호무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프로듀서로서 <섬란카구라> 시리즈를 한마디로 표현하신다면?
‘옵빠이’ 아무래도 가슴이죠. 여러 가지 의미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너무 노골적이고 야한 뜻은 아닙니다. 보다 정열적으로 게임을 사랑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주세요.
‘가슴’을 강조하는 게임 콘셉트를 상부에 보고했을 때 처음 반응이 어땠나요?
‘가슴으로 승부한다’고 캐치프레이즈를 잡았지만, 개발자로서 게임의 재미에 대해 충분히 고민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3DS 시절에 가슴이 날아간다거나 하는 화려한 연출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예전엔 일본에 야하기만 하고 재미없는 게임이 많았습니다. 저도 소년 시절에… 플레이한 경험이 있는데요. 게임이 야한 것만 강조하는 건 가치가 없습니다.
저는 야하면서도 충분히 재밌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미소녀가 등장하는 게임에 액션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 조합을 낯설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죠. 이렇게 방심하고 있는 유저를 파고들어서, 미소녀가 등장하는데 액션의 재미도 충분한 게임을 만들면 반드시 성공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의상 파괴 연출에서 중요 부위를 가리는 빛이 있는데, 일부 유저들이 PC에서 이걸 제거하기도 합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런 유저 패치가 있다는 걸 알고는 있는데... 개발사가 나서서 직접 제재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완전한 노출보다는 아슬아슬하게 보이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부분은 유저의 자유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유부남은 집에서 플레이하기 힘듭니다. 위로의 말을 부탁합니다.
아… 더 이상 휴대용 게임이 아니군요...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 저도 딸이 있습니다만… 그 부분은… 같이 고민해봅시다.
E3 인터뷰에서 여성 유저들의 취향을 고려한 콘텐츠를 고민 중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번 타이틀에서 그런 부분이 추가됐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게임이 여성을 타겟으로한 게임이라고 하긴 힘들죠. 하지만 여성 유저들도 위화감 없이 귀여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다만, 충분히 섹시하더라도 오해를 사지 않는 방향으로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여성분들이 상처받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는 항상 하고 있고, 개선의 여지가 있을까 연구 중입니다.
시리즈를 만들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개인적으로는 매너리즘에 빠질 수 없었습니다. 한 타이틀의 개발이 끝났다고 항상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항상 더 잘 만들고 싶은 욕구가 많아서, 빨리 다음 타이틀을 구상하곤 합니다. 최근엔 가슴뿐만 아니라 엉덩이 쪽의 표현을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입니다.
# 3D지만 액션의 재미는 그대로
이전 타이틀에는 터치를 활용한 조작이 많았는데, 최근에 빠진 이유는 뭘까요.
<섬란카구라> 시리즈가 처음 출시할 때는 스마트폰 게임이 유행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때는 조작법 중에 터치에 대한 욕구가 다소 있었고, ‘만진다’는 행위를 강조했던 것도 사실이죠. 최근에는 만진다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캐릭터를 아름답고 예쁘게 구현하는게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PS4와 PC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도 있고요.
플랫폼은 꾸준히 발전하기 때문에, <섬란카구라 VR>을 만든다면 다시 터치가 부활할 수도 있겠네요.
3D로 바뀌며 횡스크롤 액션이 사라졌습니다. 앞으로의 <섬란카구라> 후속작들은 3D로 나오게 될까요?
2D. 기회가 있다면 만들 생각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출시될 타이틀은 대체로 3D로 가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아름다운 캐릭터를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으니까요. (웃음)
2D 횡스크롤 액션의 매력을 잊은 건 아닙니다. 3D쪽이 보기 좋고 아름다운 면이 있다면, 2D가 게임으로 재미를 구현하기 적합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일장일단이 있는 부분인데, 3D의 장점과 2D의 장점을 합쳐서 더 좋은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음악 게임이나 슈팅 게임으로 만들어진 <섬란카구라>도 있었습니다. 대전 액션 장르처럼 앞으로 더 다양한 장르로 만들 계획도 있나요.
사실 장르를 확장하고 싶은 니즈는 있습니다. 하지만 <섬란카구라>는 액션이 메인입니다.
대전 액션은 제가 학생 때부터 좋아하던 장르입니다. 언젠가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에오니 김갑환 선생님이 생각이 나네요. 하지만 대전 액션 게임은 제작에 섬세한 노하우가 필요해서, 당장은 어렵고 적절한 팀과 협업하면 만들 생각입니다. 몇몇 사람들은 대전 액션 게임이 마니아 장르라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세계적 인기를 가진 장르라 생각합니다. 예쁜 캐릭터들이 나와서 격투하는 게임. 얼마나 좋을까요.
캐릭터 중심의 게임인 만큼 해외 진출 시에 문화권에 맞는 신 캐릭터 추가가 필요해 보입니다. 로컬라이징 캐릭터 출시 계획은 없나요.
이미 구상 단계인 캐릭터도 있습니다. 다만, 한국 혹은 중국 일지는 확답하기 어렵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반드시 나온다고 생각해주십시오. 일단은 매력적인 해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특정 지역 여성들의 특징을 연구하는 단계입니다.
지난해 <섬란카구라 7EVEN>이 2018년 가을 쯤 나온다는 정보가 있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는데, 언제쯤 나올까요. 혹시 나오면 한글화는 예정돼있나요?
정확한 발매 시점은 조금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글화는... 여기 계신 세가 관계자분들이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이번 <섬란카구라 버스트:리뉴얼>이 잘 팔려야 제가 설득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이번 <섬란카구라 버스트:리뉴얼>의 흥행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후 작품도 실망하시지 않도록 잘 만들 예정입니다. 뜻깊은 자리 마련해주신 세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섬란카구라 버스트:리뉴얼>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