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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나의 어머니 이야기 4

임상훈(시몬) 2016-10-28 23:14:31

아버지를 닮은 그녀는 부지런했고, 건강했다. 성당 산악회에서 남녀 통틀어 가장 먼저 정상에 도착하는 멤버였다. 고기보다 채소를 좋아했다. 건강검진 결과도 늘 매우 좋았다. 2012년 여름에 나온 건강검진 결과도 그랬다.


하지만, 그 검진 결과를 받은 지 2주 후 배에 물이 찼다. 가까운 동네 병원에 갔다.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전남대 응급실에서 복수를 뺐다. 복수에서 암 성분이 검출됐다. 복막과 난소에 악성종양이 자라고 있었다. 4기였다. 그녀는 몰랐지만, 의사는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내렸다.


의사는 복막과 난소의 암은 4기가 되기 전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방사성 물질을 체내에 넣는 PET 촬영을 통해서 검진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녀의 큰아들이 독일 출장에서 돌아왔다. 남편과 아들 둘은 분당에서 모였다. 처음 겪는 일이었다. 울면서 대책을 논의했다. 아산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기로 했다. 종양외과에서는 3개월 판정을 줬다. 복막과 난소 영역의 종양이므로 산부인과로 트랜스퍼해줬다.


첫째 아들은 이 때 암에 관한 책과 자료를 많이 읽었다. 긍정과 희망이 암을 이기는 특효약이고, 낙담과 포기가 독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6개월과 3개월의 진단은 기운을 빠지게 했다. 그녀와 호주에 있던 딸은 아직까지 이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


산부인과 특진의사는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깜짝 놀란 아들들은 나을 수 있냐고 물었다. 의사는 나을 수 있다고 답했다. 암의 모양과 위치가 수술이 용이하다는 이유였다. 희망이 보였다.


3차례의 항암 치료를 했다. 머리카락이 빠졌다. 수술을 했다. 난소와 자궁 등 여성 기관의 상당 부분을 덜어냈다. 다시 3차례 항암 치료를 했다.

그녀는 한없이 긍정적이었다. 항암과 수술을 거치면서도 자신이 낫는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첫째 아들은 그 사이 시베리아산 차가버섯과 아마존 프로폴리스를 공수했다. 실제 효능이건 플라시보건 도움이 되길 바랐다. 막내 아들은 그녀의 섭식을 꼼꼼히 챙겼다. 암 투병환자는 잘 먹는 게 가장 중요했다. 암과 싸우기 위해서는 몸무게를 유지해야 했다.


그녀는 마지막 항암 치료 후 나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제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으면 됐다.

 

다시 등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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