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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보보보 이후 3년간 조사한 공정위, "확률 오류 아닌 기만 행위!"

넥슨코리아에 116억 원 과징금 부과 전자상거래법 적용 사례 중 최다 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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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현(춘삼) 2024-01-03 12:05:08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3일 넥슨코리아에 시정명령과 더불어 과징금 116억 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메이플스토리> 및 <버블파이터> 내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였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렸다는 이유다.

넥슨은 2010년 5월 <메이플스토리>에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도입했다. 큐브는 캐릭터가 장착하는 장비에 부여되어 있는 잠재옵션을 변경하거나 상위 등급으로 올릴 수 있는 확률형 상품으로, 출시 이후 <메이플스토리> 수익을 견인하는 대표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큐브 매출은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한다.

넥슨의 기획서 - 기능성 아이템 아이디어 모음


큐브 상품 도입 당시 넥슨은 옵션 출현 확률을 균등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넥슨은 2010년 9월 15일부터 큐브 사용 시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가중치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확률구조를 변경했고, 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한 넥슨은 2011년 8월 4일부터 2021년 3월 4일까지 큐브 사용 시 '보보보', '드드드' 등 선호도가 높은 특정 중복옵션이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구조를 변경했으며, 그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2011년 8월 4일 공지에는 큐브의 확률 구조 변경 사실에도 불구하고 "큐브의 기능에 변경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지를 거짓으로 한 것이다. 
넥슨의 2011년 8월 4일 공지사항 발췌

출현확률을 변경한 주요 인기 옵션


2013년 7월 14일 넥슨은 장비의 최상위 등급(레전드리)을 만들고 장비를 해당 등급으로 만들 수 있는 블랙큐브를 출시했다. 

넥슨은 최초 블랙큐브의 등급 상승 확률을 1.8%로 설정하였으나, 이후 5개월에 걸쳐 (2013년 7월-12월)까지 그 확률을 1.4%까지 매일 조금씩 낮추고, 2016년 1월에는 그 확률을 다시 1%로 낮추고도 그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넥슨은 2021년 3월 '환생의 불꽃' 사태 당시 확률 공지에 대해 검토하면서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확률이 변경된 사실은 '최대한 숨겨야 하는 부분'이라며 블랙 큐브의 확률이 변경된 사실을 소비자로부터 은폐했다.

넥슨의 블랙큐브 확률 공지 사전 검토 자료

넥슨의 <버블파이터>와 관련한 소비자 기만행위도 적발됐다. 넥슨은 <버블파이터> 내에서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빙고 이벤트는 매직바늘을 사용하여 일정확률로 골든 숫자카드 1개를 획득하고, 빙고판에서 골든 숫자카드를 오픈하는 방식이다.


넥슨은 애초 매직바늘을 사용하면 언제나 골든 숫자카드가 나올 수 있도록 확률을 부여했으나, 10차 이벤트부터 29차 이벤트까지는 매직바늘을 5개 사용할 때까지는 골든 숫자카드가 출현하지 않도록 설정하고, 6개 이상 사용해야 골든 숫자카드를 얻을 수 있도록 설정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또한, 넥슨은 이벤트 관련 공지에 "매직바늘 사용 시 골든 숫자가 획득 된다"고 거짓으로 공지했다.


넥슨은 이후 올빙고 이벤트의 확률구조가 공개될 시 문제가 될 것으로 판단해 '오류 수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확률구조를 변경했다.


<버블파이터> 관련 넥슨 내부자료


공정위는 이러한 넥슨의 행위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의 거짓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넥슨에게 <메이플스토리> 관련 행위에 대하여 과징금 115억 9,300만 원, <버블파이터> 관련 행위에 대하여 과징금 4,9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관련 매출액의 추후 확정 과정에서 최종 과징금액은 일부 조정될 수 있다. 본 사건은 2002년 전자상거래법 시행 이후 최초의 전원회의 심의 사건으로, 게임사의 이용자 기만행위 등에 대해 역대 최다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이기도 하다. 


공정위는 2024년 3월 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게임사가 공개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가 거짓으로 의심되어 문화체육관광부가 추가 검증 등 조사를 의뢰할 경우 거짓·과장·기만적인 행위가 있는지 살펴보는 등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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