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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집주인이 너무해’, 도박 모사로 이번엔 '완전 퇴출'될 뻔했다

‘슬롯머신’ 등장하는 로그라이크 덱빌딩 게임

방승언(톤톤) 2025-01-03 16:23:52
인디 게임 <집주인이 너무해>의 모바일 버전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퇴출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어 입점에 앞서 이뤄지는 등급 분류 자가 설문에서 개발사가 '게임에 도박 요소가 없다'고 답했으나, 사후 점검을 통해 구글이 해당 답변을 '거짓'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발사 트램펄린테일즈는 1월 1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받았던 경고 내용을 밝혔다.

구글이 보낸 경고 메일에는 “귀사 앱에 부여되어 있는 콘텐츠 연령 등급은, 앱에 들어간 도박 묘사(실제 도박 표현 및 모방[simulation] 표현을 모두 포함)를 반영하지 않았다. 아동이 접근할 수 있는 앱은 반드시 아동에게 적합한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고 명시 되어있다.

그러면서 만약 개발사가 7일 내에 적절히 조처하지 않을 경우, <집주인이 너무해> 앱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완전히 삭제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이에 트램펄린테일즈는 “지난 몇 달 동안 게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내 게임에 ‘도박이 포함’되어있다고 한다”며 “나는 전에도 똑같은 문제로 구글 플레이와 여러 번 실랑이를 벌였고, 그 결과 13개 국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집주인이 너무해>는 차단된 상태다. 따라서 현 상황이 아주 새롭지는 않으나, 훨씬 무섭다!”고 덧붙였다.

트램펄린테일즈의 말대로 게임 콘텐츠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왜 구글은 뒤늦게 삭제 경고를 보냈을까?

구글은 구글플레이 스토어 입점 게임의 연령 등급을 정하는 데 있어, 자체 설문 방식을 활용 중이다. 개발사에게 연령 등급 판단에 도움이 될 만한 설문 작성을 요구한 뒤, 답변 내용을 근거로 등급을 부여하는 것.


자체 설문 방식을 사용하면 등급 분류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다만 개발사의 답변이 부정확하거나 부정직하다면 게임에 적절한 등급이 부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은 앱을 사후 검토한 뒤, 실제 콘텐츠와 부여된 등급 사이에서 불일치가 포착될 경우 이번과 같이 개발사에 수정을 요구할 수 있다.

트램펄린게임즈는 이전에 이뤄진 등급분류 자가 설문에서 ‘도박 포함’ 여부를 묻는 항목에 부정 답변을 남겼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트램펄린테일즈는 ‘도박 포함’ 항목에 대한 답변을 ‘그렇다’로 바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게임의 글로벌 차단을 막기 위한 결정이다. 이전에도 게임에 도박이 없다고 구글에 이야기해 봤으나, 그때마다 구글은 게임 스크린샷을 첨부하고는 ‘이건 도박이다’라고 회신해 왔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집주인이 너무해>는 실제로 도박을 모사한 게임일까?

<집주인이 너무해>는 ‘슬롯머신’과 유사한 메카닉을 가지고 있다. 5줄의 결과 창에 무작위로 심볼이 하나씩 등장하며, 등장한 심볼들의 효과에 따라 게임 결과도 달라진다. 다만 유저가 결과 창에 등장할 수 있는 심볼의 종류를 사전에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랜덤에 의존하는 실제 카지노의 슬롯머신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게임 결과에 따라 유저가 받게 되는 ‘골드’의 양이 달라지는 구조다. 획득한 골드는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집주인에게 집세를 내는 데 사용된다. 구글은 이렇듯 슬롯머신을 모방한 기본 메카닉, 그리고 이를 통해 인게임 재화인 ‘골드’를 획득하는 과정이 '실제 도박' 표현이 아니라도 도박의 모사(simulation)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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