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반부터 온라인게임계가 심상치 않다. SK 주식회사, SK 텔레콤, 효성 등 대기업의 게임시장 진출부터 그래텍, 버디버디 같이 막강한 자체 유저층을 확보한 인터넷 업체의 게임시장 진출까지 변수들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견 게임개발사들의 퍼블리슁 진출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씰 온라인> <큐링>의 그리곤 엔터테인먼트가 온라인 테니스게임 <겜블던>의 자체 퍼블리싱을 결정하고 새해부터 서비스 준비에 여념이 없다. 또, 지난해엔 <팡야>와 <트릭스터>의 엔트리브소프트(이하 엔트리브)가 자체 퍼블리싱을 선언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작년 말 엔트리브의 퍼블리셔 선언은 향후 계획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품게 만들었다. 라인업은 잘 꾸리고 있을까? iHQ(전지현, 정우성 등이 있는 국내 최대 연예매니지먼트 회사)와 공조플레이가 진행될까? <팡야2>는 나올까?
디스이즈게임은 엔트리브의 김준영 대표를 만나 퍼블리셔로 첫 발을 내딛게 될 2006년의 계획과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TIG> 먼저 엔트리브의 2005년을 정리해 본다면, 매출목표는 달성했나?
지난해 초에는 120억원을 목표로 했었는데, 실제로는 80억 정도 된 것 같다. 목표를 달성에 영향을 미친 주요 변수 중 하나는 <팡야>의 국내 흥행 고전이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팡야>가 큰 성공을 거둔 것도 반가운 변수였다.
지난해는 홀로서기 이후에 제대로 잡아본 최초의 매출목표였고, 올해는 아마도 목표와 실적 사이의 오차가 더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TIG> <팡야>가 곧 서비스 2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배우고 얻은 것은 무엇인가?
해외 서비스 같은 경우에는 준비된 시스템(게임요소)이 10개 있다고 가정하면, 오픈할 때는 5개, 그이 후에는 1개씩 차근차근 업데이트하면서 준비된 컨텐츠를 계획적으로 선보였는데, 국내 쪽은 업데이트 자체에 급급했던 것 같다.
앞으로 신작은 국내 버전을 오픈할 때도 향후 3개월 이상의 업데이트를 미리 준비해 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팡야>도 오픈할 때는 2개월 정도의 컨텐츠가 준비돼 있었는데 갈수록 실탄이 떨어져서 고전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특히 QA(검수과정)에 신경을 바짝 쓸 계획이다.
더욱이 퍼블리셔를 선언한 현재 상황에서는 체계를 잡아나가는 작업이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 부서간 합의 통해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생각이다. 올해 목표 중 하나는 서비스 면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TIG> <팡야>의 해외 상황은 어떤가?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린다.
해외에서 반응이 가장 좋은 국가는 역시 일본(매출액면)과 태국(동접과 유저수)이다. 특히 일본의 게임팟의 유저친화적인 서비스와 운영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게임팟과는 사업적으로 신뢰가 돈독해진 상태라 앞으로도 좋은 관계가 될 것 같다.
두 나라 외에도 현재 <팡야>는 중국, 대만, 싱가폴, 필리핀, 인도네이사, 브라질, 미국 등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올해는 이미 진출한 북미나 앞으로 진출할 유럽 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TIG> <트릭스터>의 근황은 어떤가?
국내는 최고 동시접속자가 1만명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일본도 동접이 ~8,000명 정도 되는데 워낙 구매율이 높아서 매출은 일본 <트릭스터>쪽이 더 좋다.
TIG> 그러고 보니 회사차원에서 일본 매출비중이 상당하다.
맞다. 작년 전체 매출 약 80억원 중에서 일본지역 매출이 5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팡야>와 <트릭스터> 모두 일본이 최대 매출국가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 직접 일본에 진출하는 것도 생각 안 해 본다면 이상할 것이다.
퍼블리싱이 본격적으로 진행돼 컨텐츠가 많이 나오면 일본에 직접 진출할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회사의 자체의 일본 쪽 인지도가 굉장히 높아져서 분위기가 좋다.
TIG> 현재 엔트리브의 조직구성은?
퍼블리싱 및 사업은 내가 직접 해당 팀장들과 이야기 하면서 진행하고, 개발쪽은 서관희 이사가 총괄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업쪽은 국내사업팀, 해외사업팀, GS팀, 웹팀, 기술지원팀, 경영기획실로 구성했다.
그리고 개발본부는 프로젝트 명을 사용해 팀을 구성,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팡야팀’과 ‘트릭스터팀’ 외에 현재 차기작을 위한 2개의 팀이 운영되고 있다. 게임명은 아니며 닉네임인데 사내에선 ‘앨리스팀’과 ‘블루팀’으로 부르고 있다. 잘 보면 팀이 생긴 순서대로 알파벳 이니셜 순서를 따르고 있다. 앞으로 세 번째 차기작 팀이 꾸려지면 알파벳 ‘C’로 시작하는 팀 이름을 붙일 것이다.
TIG> 앨리스와 블루 프로젝트는 언제쯤 공개될 예정인가?
앨리스나 블루는 올해는 아니고, 내년 봄부터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프로젝트 모두 작년 여름을 지나면서 제작에 착수했기 때문에 아직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단계다. 각각 2년 가까이 제작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IG> 최근에 캐주얼게임들의 제작기간이 굉장히 짧아지고 있는데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 같다.
나중에 게임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전혀 없었던 장르는 아니지만 2007년에 앨리스나 블루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보면 ‘역발상!’, ‘신선하다!’는 식의 반응이 나올 것이다. 따라올 수 없는 게임을 내놓고 싶지 아직 덜 된 게임을 내고 싶지는 않다.
TIG> 2006년 엔트리브의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
엔트리브에 있어 올해 가장 큰 목표이자 변화는 우리 손으로 직접 타사의 게임을 퍼블리싱 한다는 사실이다. 올 상반기에 선보일 ‘프로젝트 S’가 첫 번째 퍼블리싱 게임이며 하반기에 외부 게임을 또 하나 런칭할 계획이다
이렇게 올해 총 2개의 게임을 퍼블리싱할 계획인데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직접하면 어떨까?’, ‘잘 해야 될텐데…’ 하는 걱정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서비스 관련 회의를 많이 하고 있다. 하반기에 추가로 퍼블리싱할 게임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두 번째 목표는 연내에 ‘엘리스’, ‘블루’ 외에, 신규 프로젝트를 2개 정도 더 런칭 하는 것이다. 현재 사내에 개발자만 85명 정도 되며, 전체 직원은 120명 정도 된다.
TIG> ‘프로젝트 S’는 어떤 게임인가? 또, 서비스 일정은?
우선 서비스 일정은 올 봄에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일정이 확정되면 정식 제작발표회도 가질 것이다. 그리고 엔플레버에서 개발중인 ‘프로젝트 S’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소재로 한 레이싱 게임이다.
인라인 레이싱이라서 어떤 면에선 <알투비트>와 유사한 느낌도 가질 수 있는데 많은 점이 다르다. 일단 리듬액션이 아니며, 트랙이 개방형이라 꼭 정해진 길로 갈 필요가 없다. 카툰렌더링을 사용한 8등신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굉장히 시원하고 경쾌한 느낌이 묻어난다.
이렇게 보면 ‘익스트림 인라인 레이싱’이 되는 셈인데 그렇다고 지나치게 ‘X-게임’이나 ‘힙합’의 느낌을 강조할 계획은 없다. <팡야>를 처음 만들 때도 골프처럼 안보이게 하면서 재미를 주자는 것이 목표였다. 주제가 레이싱이니까 iHQ나 SK텔레콤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획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TIG> 그렇다면 올해는 iHQ나 SK텔레콤과 뭔가 함께 할 예정인가?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같이 기획들을 펼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예전에는 개발사이다 보니까, 퍼블리셔와 같이 이야기 해야 돼서 이런저런 제약이 많았지만 ‘프로젝트 S’부터는 직접 하기 때문에 iHQ의 소속 연예인들과의 연계해 ‘스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이젠 충분히 진행 할 수 있는 상황이다.
TIG> <팡야>는 지난 ‘시즌2’ 처럼 대규모 업데이트가 준비되고 있나?
내부적으로 ‘시즌3’(가칭)를 준비 중인데, 대규모 업데이트가 준비돼 있으며 올 봄에 런칭할 계획이다. ‘시즌3’에서는 컨텐츠도 대폭 늘어나고, 그 동안 불편했던 부분들을 개선하면서 커뮤니티 기능(메신저) 기능도 보강될 예정이다.
TIG> PSP용 <팡야 포터블>의 출시 시기는 언제쯤인가?
일단 목표는 올 여름~가을 사이에 출시하는 것으로 잡고 있다. 물론 단순히 원작 <팡야>를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골프 포터블>를 뛰어 넘을 만큼의 완성도를 내기 PSP에 어울릴만한 새로운 기획들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PSP에 어울리게 <팡야>를 만들까 기획도 병행하고 있다. 일본 쪽 판매도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TIG> 그런데 이제 RPG는 안 할 것인가? 차기작이 모두 캐주얼게임이다.
맞다. 현재 앨리스, 블루, 프로젝트S는 모두 캐주얼게임이다. 하지만 RPG 할 생각도 있다. 올해 시작하게 될 두 가지 프로젝트 중 하나는 ‘대작형’으로 꾸릴 계획을 하고 있다. 보통 엔트리브의 이미지가 <팡야>로 대변되다 보니까 ‘캐주얼게임 잘 만드는 게임사’로 생각되는 것 같아서, 대작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TIG> 최근 퍼블리셔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퍼블리셔로서 엔트리브의 강점은?
좋은 게임 잡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 최고의 무기는 ‘신뢰’인 것 같다. 엔플레버 같은 경우에도 박승현 대표와 ‘마음을 열고 툭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를 제일 먼저 살폈다. 타사와 제안 조건이 비슷할 때는 개발사에게 “퍼블리셔-개발사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또, iHQ의 소속 연예인과 연계한 스타 마케팅과 한 게임, 한 게임에 집중하는 퍼블리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마케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올해 3월까지 대규모 투자 유치도 실행할 계획이다. iHQ와 SKT를 포함한 외부에서 투자를 받아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TIG> <팡야 2>에 대한 생각도 있는가?
물론 <팡야>의 후속작도 검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일본, 태국, 한국에서의 인지도가 크게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 후속작에 대한 요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만약 실제 개발에 들어간다면 그리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다.
그 동안 <팡야>를 만들고 서비스하면서 아쉬웠던 것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모두 풀어보고 싶다. 특히 게임 엔진을 바꾸면 많은 부분이 변화될 것 같다. 주변에 또 온라인 골프게임 만든다는 소문도 살짝 들리고 하니까 조만간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
TIG> 2006년 게임시장 트렌드를 전망을 한다면?
작년에는 많은 게임들이 특정 스포츠 종목이나 장르에 몰리는 현상이 강했는데 올해도 역시 ‘축구’ 같은 테마를 중심으로 집중화 되는 현상이 나올 것 같다. 반면에 <풍류공작소>처럼 좀 독특한 게임들도 나올 것 같아서 매우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