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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EA 강신철 협회장 “더 강화된, 더 넓어진 자율규제안을 기대해 달라”

K-IDEA 강신철 협회장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5-05-01 12:00:03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K-IDEA) 강신철 협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 4월 8일 취임한 강신철 협회장의 첫 과제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다. 과거 협회가 수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해 유저들의 신뢰를 잃은, 국회에서 법적 규제까지 논의 중이어서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는 안건이다.

 

이에 강신철 협회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1월 공개된 자율규제안보다 더 강한 규제안을 예고하며 상반기 중 반드시 자율규제를 시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과연 그는 국회와 업계, 그리고 유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만들 수 있을까? 협회장 취임 3주차가 지난 그를 만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의 진척 상황, 그리고 협회장으로서 앞으로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K-IDEA 강신철 협회장

 

■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적용 범위와 구체성 모두 강화하겠다

 

협회장에 취임한 지 3주가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강신철: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 덕분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무래도 업체 입장에서는 매출과도 연관될 수 있는 내용이다 보니 회원사 간 협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물론 회원사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나 게임물관리위원회 등 유관부서와도 계속 만나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

 

 

넥스트플로어나 레드사하라 등 중소 개발사를 중심으로 뽑기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면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같은 대형 게임사는 이런 움직임이 없어 유저들의 불만이 크다.

 

강신철: 넥슨과 엔씨 모두 우리 회원사고, 두 회사와 만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에 대해서는 합의가 끝났다. 양사 모두 협회의 자율 규제안을 따를 것이다. 남은 것은 협회가 빨리 자율규제안을 공개하는 것 뿐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지금 이 시간에도 회원사들과 협회가 계속 논의 중에 있다. 조만간 강화된 자율규제안은 물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회까지 개최할 수 있을 것이다.

 


<마법학교 루시드 이야기> <드래곤 플라이트 for Kakao> <불멸의 전사 for Kakao> 등 중소 개발사 작품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확률 공개가 시작됐다.

 

 

유저와 업계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새로운 자율규제안이 기존 안보다 어떤 부분이 얼마나 더 강화되느냐다.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수정하고 있는가?

 

강신철: 대전제를 이야기하자면 기존 자율규제안보다 더 많은 게임을 커버하고 더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기존 전체이용가 게임에 한정되던 대상이 성인 등급 아래 모든 게임으로 확장됐고, 정보 공개 범위도 내용물만 공개하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희귀도 별 확률까지 공개하도록 결정했다.

 

 

법안을 발의한 정우택 의원이 업계의 자율규제안에 만족할까?

 

강신철: 의원실과도 자율규제와 관련해 기본적인 소통은 하고 있으나, 입법 의지가 워낙 강해 협의가 쉽지 않더라. 하지만 자율규제안과 법안 모두 바라보고 있는 목표가 같다. 자율규제안이 잘 정착되면 의원실 측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우택 의원은 물론이고, 유저나 일부 업체에서도 자율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가?

 

강신철: 어디까지나 '자율규제'다 보니 협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보상이나 벌칙을 정할 순 없다. 현재로서는 자율규제를 잘 준수하는 작품을 인증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이 인증은 회원사와 비회원사를 가리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회원사 만이라도 자율규제를 잘 지켜 유저 분들의 바람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6월 중 협회 내 모든 회원사가 자율규제안을 적용할 예정이다. 처음부터 한국의 모든 업체가 자율규제안을 따르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회원사 만이라도 자율규제를 준수하고, 또 이런 게임과 회사가 유저 분들께 사랑받으면 자율규제 또한 점차 퍼지지 않을까? 나는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자율규제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출처: 정우택 의원 공식 블로그)

 

 

국내에는 K-IDEA 외에도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등 여러 게임 단체가 있다. 자율규제안 전파를 위해 이들 단체와 협의 중인 것이 혹시 있는가?

 

강신철: 자율규제안에 대해서는 아직 접촉한 바 없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막연히 협력 업체를 늘리는 것보다, 당장 유저들과 협회 회원사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확실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단체와의 제휴나 협업은 이 다음 단계라고 생각한다.

 

협회 외에 다른 업체도 자율규제를 따르도록 설득하는 것인 분명 중요한 일이다. 협회 또한 이와 관련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만 이것은 자율규제안의 기준이 확정돼 확실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게 된 다음이 될 것이다.

 

 

허나 협회 회원사는 80여 개 뿐이고 한국의 게임사는 1,000개가 넘는다. 자율규제안 전파를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

 

강신철: 확률형 자율규제의 필요성 자체는 모든 게임사가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준을 제시하고 안내하느냐가 아닐까? 자율규제안의 기준은 완성되었다. 조만간 구체적인 기준을 알리고 비회원사들에게도 이를 권할 것이다. 이를 위한 설명회도 계획 중이다.

 

 

■ 중소 게임사도 마음 편히 게임 만들 수 있는 정책 이끌겠다

 

강제적 셧다운제 헌법소원이 기각된지 1년이 지났다. 혹시 이와 관련해 협회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강신철: 당장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급하다 보니, 강제적 셧다운제 헌법소원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당분간은 대중에게 게임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주력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산업 자체가 역사가 길지 않다 보니 이런 법적 규제는 최소화돼야 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자율규제가 가능하면 법을 자율로 돌리고, 가능하다면 규제보다는 진흥 쪽으로 정부를 설득할 계획이다.

 


 

 

취임사 중 정부의 진흥 정책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진흥도 종류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진흥책을 유도할 계획인가?

 

강신철: 산업 생태계가 유지되려면 크고 작은 회사들이 부담 없이 작품을 만들고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이 이뤄져야 한다. 허나 시장이 어려워 중소게임사들의 게임이 마르기 시작했다. 게임산업이라는 생태계 자체의 워험이다.

 

이를 다시 되돌리기 위해서는 규제 철폐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의 세제 감면이나 자금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둘 중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두 방법이 아니어도 괜찮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트업이 탄생하기 쉽고 그들이 게임을 출시하기 쉬운 정책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허나 시장이라는 것이 정부의 정책만으로 움직이긴 쉽지 않다. 더군다나 현재 게임시장은 중국 등 해외 개발사들이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지 않은가.

 

강신철: 중국 게임계의 성장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모두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분명 중국 게임계의 급성장 탓에 국내 게임사들이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허나 한편으로는 우리가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해외 게임계의 성장이나 영향력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들에게 보고 느낀 것을 시도할 수 있도록 건전한 창작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발전이 있고 극복이 있으니까.

 


 

 

허나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시장 점유율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마침 연말에 한중 FTA 협상이 시작되는데, 여기서 게임 또한 논의될 수 있지 않을까?

 

강신철: 중국에 대한 우리 바람은 계속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정부와 접촉을 늘려 이 부분이 의제에 오를 수 있게 노력하겠다.

 

물론 중국 또한 한국처럼 대형 퍼블리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돼, 설사 FTA로 판호 제도가 개편되더라도 얻는 이득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다. 허나 중국 진출을 위해 '반드시' 중국 업체와 손을 잡아야 하는 것과, 이왕이면 중국 업체와 손을 잡는 것이 좋다는 것은 엄연히 다르지 않은가? (웃음) 

 

 

■ 업계 단합의 틀을 만들고 싶다

 

확률형 아이템 등 외부 이슈가 많을 때 협회장이 돼 정신이 없을 것 같다. 협회장 자리를 수락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강신철: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지금처럼 확률형 아이템이 이슈가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것보다는 '내가 이 자리를 맡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고민이 더 컸다.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20년 가까이 업계에 있으면서 많은 것을 받았으니 이번에는 내가 기여해보자라고 마음먹고 간신히 결론 지었다. (웃음)

 

 

처음에 꿈꿨던 것도 많았을 것 같은데. 확률형 아이템과 같은 외부 이슈 말고, 순수하게 강신철 개인이 꿈꿨던 안건이 있는가?

 

강신철: 협회를 업계 단합에 기여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 그동안 협회가 여러 이슈에 목소리를 냈지만, 셧다운제나 중독법과 같은 큰 이슈 말고는 활동이 많지 않았다. 나름 내로라하는 업체들의 모임이지만, 정작 협회가 업계를 대표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떤 것도 아니다.

 

작은 꿈이 있다면 협회장 2년 임기 동안에는 회원사들의 목소리도 모으고, 회원사 아닌 다른 업체들의 이야기도 들어가며 업계의 목소리를 한 곳으로 모으고 함께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을 만들고 싶다.

 

 

 

협회를 중심으로 업계를 하나로 뭉친다면 먼저 협회부터 독립성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현재 협회의 재정 자체가 업체 회비에 의존하다 보니 이전부터 독립성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강신철: 좋은 말이다. 분명 지금의 제정 방식은 그런 약점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협회에서도 독자적인 사업에 대해 고민 중이다.

 

 

넓게 보면 유저 또한 업계를 구성하는 축이다. 게임은 다른 산업보다 소비자(≒유저)들이 상품에 대한 '애증'이 매우 강하다. 단합을 위해 유저들과 소통할 생각도 있는가?

 

강신철: 협회가 정말 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른다면 유저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현재의 협회는 업계를 대표하기 모자란 점이 많아 아직은 시기상조같다. 당장 유저를 대표할 만한 모임을 찾을 수도 없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한다.

 

강신철: 2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지금 꿈꾸고 있는 것을 다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가끔 한다. 허나 설사 이를 다 마무리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임기가 끝났을 때 최소한의 '틀'은 만들었다는 소리는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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