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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스도 전기 온라인, 소설뿐 아니라 로도스섬 자체를 보여주겠다”

<로도스도 전기 온라인> 개발한 남택원 대표, 이영찬 개발이사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5-06-17 11:41:53

<로도스도 전기 온라인>이 18일부터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다. 게임은 미즈노 료의 유명 판타지소설 <로도스도 전기>를 소재로 해 이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타이틀이다. 허나 지난 5일 공개된 게임은 놀랍게도 2D 쿼터뷰 MMORPG. 최근의 MMORPG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는 형태였다.

 

개발사 엘엔케이로직코리아는 어떤 의도, 어떤 목표로 게임을 개발했을까? <로도스도 전기 온라인>의 개발을 총괄한 남택원 대표와 이영찬 개발이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왼쪽부터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대표, 이영찬 개발이사

 

 

 120% 반영한 <로도스도 전기> 이야기

 

<로도스도 전기>는 80년대 말 발매된 작품이다. 유명한, 그리고 굉장히 오래된 IP로 게임을 만든 만큼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유명한 IP니 성공 기대는 큰데 옛 IP라 정작 IP의 효력을 얻긴 힘드니까.

 

남택원 대표: 맞다. 정말 고민이 많았다. (웃음) 그런데 이것은 우리가 게임 만들 때마다 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첫 작품인 <거울전쟁> 시리즈부터 회사를 성장시킨 <붉은보석>까지 우리 주력은 2D였다. 그런데 시대는 점점 3D로 흘러가고 우리가 잘하는 것은 점점 뒤떨어진 것이 되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인연이 닿아 <로도스도 전기> IP를 얻게 되었다. 다행히(?) 옛날 IP라 팬들도 2D에 거부감 없을 30대 이상 유저가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오히려 2D 쿼터뷰 MMORPG를 만든다는 것 자체에 대한 고민은 적었다. 어차피 30대 이상의, 옛날 명동 지하에서 비디오 테이프 찾아 헤매던 이들이 주요 타깃이니까.

 

 

요즘 트렌디한 이야기들에 비해 <로도스도 전기>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예스러운 작품이다. 원작을 살리기 위해서, 그리고 <로도스도 전기 온라인>만의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고민이 많았을 텐데….

 

남택원 대표: IP를 빌린 만큼 원작 이야기를 가장 충실히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로도스도 전기 온라인>의 주인공은 원작의 주인공들 곁에서 원작의 이야기를 같이 체험하는 역할이다. 일단 OBT 기준으로 <로도스도 전기> 1권 ‘회색의 마녀’ 이야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물론 소설의 경우, 주인공인 판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게임에서는 원작에서 지나간 뒷이야기나 배경 이야기도 주인공 캐릭터를 통해 다룬다.

 

이를 위해 <로도스도 전기> 본편뿐만 아니라 <하이엘프의 숲>과 같은 외전이나 <로도스도 전설>같은 프리퀄, <크리스타니아>같은 같은 세계관을 사용한 다른 작품까지 참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원작에서 온전히 다루지 않은 이야기는 물론, 로도스 섬을 살아가는 주변 인물들의 삶까지 모두 다뤘다. 단순히 <로도스도 전기> 이야기를 따라가는 게임이 아니라, 로도스 섬이라는 세계를 그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야기에 예스러운 면이 있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IP를 빌린 게임이 이야기를 바꾸거나 재구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최근 일본에서 <로도스도 전기> 신장판이 나왔는데 미즈노 료 작가가 이야기를 보강하고 문체도 요즘 문체에 맞게 바꾼 이야기다. 한국에서 개정판이 나온 후 발매된 물건이라 국내 팬들은 대부분 접할 수 없었는데, 게임에서는 이를 충실히 반영했다. 생각만큼 예스럽진 않을 것이다.

 


 

 

CBT에서 주인공 일행 외에 잭슨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적극 다룬 것도 그런 측면인가?

 

남택원 대표: 맞다. 사실 원작에서 잭슨 마을 부분은 말 그대로 프롤로그에 가깝다. 그런데 비쥬얼 노벨도 아닌데 이런 것도 따르는 게 맞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오히려 RPG라면 그들이 사는 세계를 충실히 묘사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래서 이를 적극 강화했다. 단순히 주민 A가 주는 서브 퀘스트가 아니라, 이곳에서 판이나 슬레인 등 원작 인물들이 어떤 생활을 했고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그리고 싶었다. 단순히 원작을 아는 이들에게만 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원작을 모르는 이들도 왜 주인공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지 자연히 알기를 바랬다. 

 

이 과정에서 맨날 중요한 장면을 원작 주인공들에게 뺏기는 주인공도 부각시키고 싶었고. 어찌 보면 패키지게임 같은 감성이다. (웃음)

 

 

서브 퀘스트가 많다 보니 CBT 중반부에는 퀘스트 동선이 엉키는 문제도 발생했다.

 

남택원 대표: 원작 외의 이야기도 조명하려면 결국 서브 퀘스트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대해 고민이 많다. 예전에는 메인 퀘스트 중간중간 서브퀘스트도 배치했었지만, 도리어 메인 퀘스트의 전달력이 떨어져 CBT처럼 메이 퀘스트가 일단락 된 뒤 몰아서 등장하는 것으로 바꿨다.

 

덕분에 메인 퀘스트 자체의 전달력은 높였지만, 이 때문에 지적한 것처럼 잭슨 마을의 메인 퀘스트가 끝난 후 동선이 복잡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퀘스트 아이템을 모험가 협회에서 파는 등의 방법을 적용했지만, 안내가 미흡해서 그런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 OBT 때는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옛 MMORPG와 같은 전투방식, 커뮤니티를 위해 그렇게 만들었다

 

전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게임이 2D 쿼터뷰 MMORPG로 개발되었다. 그래픽은 물론 전투 방식까지 굉장히 옛날 느낌이 강한데 요즘 시장에서 먹힐 수 있을까?

 

이영찬 이사: 2D가 3D보다 못난 방식도 아니고 쿼터뷰 시점이 백뷰 시점보다 열등한 방식도 아니다. 나도 얼마 전 쿼터뷰 게임을 해봤는데 오랜만에 정말 즐겁게 즐길 수 있었다. 최근 보기 힘든 화풍과 방식인 만큼 이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던 이들에게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게임의 주요 타깃부터가 3040세대다.

 

남택원 대표: 2D 쿼터뷰 시점은 최근 MMORPG의 3D 백뷰 시점보다 개발자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다 명확히 안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직접 주인공 뒤를 비추고 시야를 옮길 수 있는 3D 백뷰는 세계를 탐험하고 여행하는 데 좋은 효과를 보여준다. 반면 2D 쿼터뷰 시점은 개발자가 보여주고 싶은 ‘흐름’을 안내하는데 특화되어 있다. <로도스도 전기 온라인>처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작품에서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2D 쿼터뷰 시점은 더 접근성 높고 유저들의 나이대도 높은 웹 MMORPG에서 이미 충분히 선보여져 있다. 클라이언트 게임인 <로도스도 전기 온라인>이 웹 MMORPG에 비해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

 

이영찬 이사: 웹 MMORPG의 가장 큰 강점은 설치가 필요 없어 접근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속을 보면 매번 웹브라우저 안에서 새로운 에셋을 다운받고 실행하느라 반응이 느리고 굼뜨다는 단점이 있다. 접근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로도스도 전기> IP가 있는 우리 게임이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고, 플레이의 쾌적함이라는 측면에서는 당연히 웹 MMORPG보다 훨씬 좋다.

 


 

 

빠른 반응은 플레이의 쾌적함에도 큰 영향을 끼치지만 전투의 조작감이나 속도감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CBT에서 체험한 <로도스도 전기 온라인>의 전투는 조작 템포가 굉장히 늦었다.

 

이영찬 이사: 사실 지금 버전보다 더 액션성이 강화된 버전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조작감이나 액션성을 강화하고 나니 정작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 않더라. 조작할 것이 많고 전투에 신경 쓸 것이 많으니까 도리어 소통이 없어진 셈이다.

 

온라인게임이라면 화려하고 손맛 있는 액션보다 유저 간의 커뮤니티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멋진 액션은 패키지게임에도 좋은 작품이 많지 않은가. 그래서 아예 조작 요소를 줄이고 템포도 다소 느린 지금 방식으로 결정했다. 

 

대신 조건부 발동 스킬이자 조건부 패시브 스킬이라고 할 수 있는 ‘리액션’ 시스템을 넣어 조작은 적게 해도 보여지는 화면은 속도감 있고 화려하게 만들었다. 물론 추후 공개될 ‘로그’처럼 조작이 많이 필요한 캐릭터도 존재하지만, 다른 게임에 비하면 템포가 느릴 것이다.

 

 

느린 템포의 전투도 그렇고 인스턴스 던전이 아닌 오픈형 던전, 느린 재정비 시간과 재정비 시간을 줄여주는 장소인 ‘마파 여신상’ 등 전반적으로 옛날 MMORPG를 연상시키는 구성이다.

 

남택원 대표: 노리는 연령대가 높기도 하고, 또 그렇게 오픈되고 사람들이 부대낄 수 있는 공간이 사람들과의 교류를 촉진시킨다고 생각한다.

 

이영찬 이사: 사실 예스러운 콘셉트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필드 상의 숨겨진 요소를 찾을 수 있는 ‘다우징’ 기능도 옛 패키지게임과 같은 감성을 위해 추가한 시스템이다. 보통은 필드 중 반짝이는 곳에 사용해 퀘스트 아이템을 얻는데 사용되는 기능인데, 특정 인물의 집에서 사용하면 그 인물의 숨겨진 면모가 나타난다는 식의 이스터 에그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초반 퀘스트 중 실비아라는 NPC 집에 들어가는 퀘스트가 있는데 이 때 책상에서 다우징 기능을 사용하면 그가 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얼핏 보여준다. 이외에도 친밀도에 의해 소소하게 변하는 대화 내용이나 추가 대화 키워드 등 유저가 직접 찾아 다닐 수 있는 즐길거리를 만드는데 신경 썼다.

 


 

 

 정식 서비스 콘텐츠는 회색의 마녀, 연내 불꽃의 마신까지 선보이겠다

 

이야기만 들으면 옛 MMORPG와 옛 패키지 게임을 더한 감성을 추구하는 것 같다.

 

남택원 대표: 아무래도 노리는 유저층 자체가 높다 보니. (웃음)

 

 

지난 CBT에서도 3040 세대 유저가 가장 많던가?

 

남택원 대표: 30대 유저가 가장 많았고 그 뒤로 40대 유저, 그리고 20대 후반 유저가 뒤를 이었다. 이들이 전체 유저의 80% 가량 차지하더라. 다행히 좋은 반응도, 나쁜 반응도 우리가 예상했던 범위 안에서 나왔다. 전반적으로 <로도스도 전기 온라인>이 추구하는 감성에 대해서는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다.

 


 

 

서버나 그래픽 측면에서는 혹평도 많았을 것 같은데….

 

남택원 대표: CBT 뿐만 아니라 게임이 공개되면서 정말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웃음) 사실 2D 쿼터뷰를 추구하며 각오했던 부분이다. 더군다나 엘엔케이로직코리아가 대단한 회사도 아니니 그래픽에 많이 투자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고.

 

때문에 처음부터 소설 일러스트의 화사한 색감을 살리는데 주력했다. 처음에는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보려고 3D 모델링을 만들어 2D로 바꾸는 등 별별 시도가 많았지만, 결국은 디자이너가 직접 그리는 지금 방식이 가장 나은 모습을 보여주더라. 그 때문에 최근 게임에 비하면 그래픽이 추구하는 방향이 많이 달라졌다. 그래도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 내에서는 최적의 결과를 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버에 대해서는 할 말 없다. 첫 테스트이다 보니 굉장히 많은 오류가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CBT 마지막 날에는 거의 다 문제를 잡을 수 있었다. 오픈 전까지 FGT를 실시해 보다 완벽을 기하도록 하겠다.

 


 

 

18일 시작되는 정식 서비스의 콘텐츠 볼륨이 궁금하다.

 

남택원 대표: <로도스도 전기> 1권 ‘회색의 마녀 시나리오가 모두 들어가 있다. 1권의 에필로그 부분은 물론, 그 이후 각 캐릭터들의 소소한 이야기까지 다 제공될 예정이다. 메인 퀘스트만 따라간다고 가정했을 때 약 100시간 분량의 플레이 타임이 나온다.

 

물론 이러한 원작 재현 외에도 잭슨 마을이나 알란 등 로도스 섬 안에서 벌어진 아기자기한 이야기들도 서브 퀘스트의 형태로 제공된다. 또한 CBT에 선보인 에스콰이어, 매직유저, 오라클 3개 주인공 외에도 ‘로그라는 제 4의 주인공도 추가된다. 귀여운 여자 그레스러너(포세리아에 존재하는 낙천적인 소인 종족. 뾰족한 귀와 어린 아이와 같은 외형이 특징)이니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 (웃음)

 

이영찬 이사: 이후 올해 안에 2권 ‘불꽃의 마신’에 해당하는 이야기와 신규 직업 1개를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로도스도 전기 온라인>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남택원 대표: <로도스도 전기>를 아는 사람들이건, 모르는 사람들이건 우리 게임을 통해 로도스 섬이라는 세계를 알아가고 모험했으면 좋겠다. ‘로도스 섬이 이런 곳이었구나’, ‘주인공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구나’만이라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들어와서 같이 보고 탐험해 주시길 바란다.

 

이영찬 이사: 2D 쿼터뷰 MMORPG라는 것이 많이 이슈가 되더라. 개인적으로는 최신 기술을 이용한 작품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옛 방식을 이용한 작품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 3D 효과가 없다고 시대에 뒤떨어진 영화인 것은 아니니까.

 

사실 겉모습만 보면 다른 화려한 게임들에 비해 소박해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 옛 소설과 패키지게임, 그리고 온라인게임 본연의 감성을 담고자 많이 노력했다. 게임도 가벼우니 부담 없이 받아 주시고 즐겨 달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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