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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 2010 뉴스

“테라, 북미에서 성공할 가능성 충분하다”

엔메스 엔터테인먼트 패트릭 와이엇 COO 인터뷰

정우철(음마교주) 2010-06-18 20:16:38

논타겟팅 MMORPG <테라>는 액션을 좋아하는 미국 유저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E3 2010에 참여한 이유도 이들의 호응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8 11월 블루홀 북미지사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시도했고, 얼마 전에는 엔메스(En Masse) 엔터테인먼트로 이름을 바꾸고 북미 퍼블리셔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엔메스의 COO(최고 총괄 책임자)를 맡고 있는 패트릭 와이엇(Patrick Wyatt)은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 봤을 인물이다.

 

그는 블리자드와 아레나넷을 거치면서 <워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2>의 책임 프로듀서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의 메인 프로그래머로 유저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또한, 블리자드를 나와서 <길드워>를 만든 아레나넷의 공동 설립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E3 2010 현장에서 그를 만나 <테라>의 북미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 봤다. /LA(미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블루홀 미국법인 엔메스(En Masse) 엔터테인먼트의 패트릭 와이엇 COO.


 

엔메스 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명에 의미가 있는가?

 

패트릭 와이엇: 엔 메스(En Masse)는 ‘한 묶음’이라는 라틴어로 영어권에서는 자주 쓰는 말이다. 모두가 함께하는 회사를 만들자, 우리가 서비스하는 게임을 모두가 즐기는 게임으로 만들자는 뜻으로 회사명을 지었다.

 

처음에 사용했던 블루홀이라는 이름은 미국에서 쓰기에는 조금 생소한 면이 있다. 퍼블리셔로 업무를 진행하면서 모두에게 익숙한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테라>의 북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미국 유저들은 지난 10년 동안 거의 동일한 타입의 게임을 하다 보니 새로운 게임을 찾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는 온라인 게임도 마찬가지이다.

 

<테라>는 논타겟팅 MMORPG로 참신한 게임 플레이를 강조했다. 이런 부분에서 북미 유저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또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기존의 온라인 게임 유저 외에 콘솔 게임 유저들에게 어필한 부분도 있다.

 

 <테라>를 플레이하고 있는 E3 2010 관람객들.(왼쪽 끝 유저를 주목!)

 

 

한국에서 테스트한 것과 달리 <테라>의 북미 버전은 게임 컨트롤러로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이 역시 미국 시장에서 다른 온라인 게임과 차별화를 주기 위함이다. 컨트롤러 유저를 위한 별도의 시장조사를 했고, 일반 PC 유저들의 30% 정도도 별도의 컨트롤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유저가 콘솔 게이머이기 때문에 컨트롤러에 익숙하다. <테라>는 액션 중심의 플레이다 보니 컨트롤러를 사용함에 따라 전투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미국 버전을 위해 한국 개발팀에 별도로 요청해서 게임 컨트롤러를 적용했다. 아마 한국 버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미국 유저들은 액션을 중시한다. <테라>가 미국 유저들의 성향에 어울리는 게임이라고 보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서구권 유저들이 액션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이를 일반화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시장 자체가 크고 다양하기 때문에 유저 성향을 단정 짓기는 힘들다. 물론 아시아권 유저와 성향이 다른 것은 확실하다.

 

예를 들면, PvP를 좋아하는 유저도 있고 싫어 하는 유저도 있다. <테라>의 게임 시스템은 다양한 성향의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일단 <테라>의 액션은 미국 유저들이 접근하기에 쉽다.

 

특히 미국 유저들은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중요하게 본다. 이를 위해 현지의 작가 10명이 참여해 별도의 스토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에는 ‘던전앤드래곤(D&D)’의 스토리 작업을 진행한 유명 작가도 포함되어 있다.

 

 액션을 좋아하는 유저가 많은 미국에서 논타겟팅 MMORPG는 접근성이 높다.

 

 

별도의 스토리 작업을 위한 작가가 있다면, 미국 버전만의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인가?

 

전체적인 스토리는 유지하지만 서브 스토리 등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현지화 작업은 현지 문화를 반영해야 한다. 이런 스토리 텔링은 한국 개발팀의 작가들과 공동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우리의 스토리가 좋다면 반영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한 블루홀의 미국법인이 아닌 북미 퍼블리셔의 입장에서 한국의 MMORPG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꼽아 본다면?

 

몇 가지 있다. 현지화 부분에서는 이미 말했다. 일단 스토리가 중요한데 현지 유저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또 아시아 유저들은 캐릭터 레벨링에 훈련이 잘 되어 있다. 즉 레벨을 올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서구권 유저들은 게임 플레이 시간이 적기 때문에 레벨링 밸런스를 잘 생각해야 한다. 조금만 쉽게 레벨링이 가능하다면 그만큼 접근성이 높아진다. 아트의 스타일도 어떤 게임은 받아들이기 쉽지만, 어떤 것은 어색하게 느껴진다.

 

캐릭터를 생성할 때 서구권 유저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모양을 만들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트 스타일의 경우 <테라>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포포리가 좋은 사례가 된다. 포포리의 경우 한국에서는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아예 플레이할 마음이 들지 않게 만들 수도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가 사용자 저변을 확대하는 면에서는 색다른 캐릭터로 보여지고 있다. 반면, 휴먼의 경우는 <테라>만의 색을 가지면서도 서구권 유저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즉 게임의 아트 스타일 자체가 다양성을 포함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말한다면 <테라>의 아트 스타일은 한국 개발자가 만들었지만 서구권 사용자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테라>의 캐릭터는 수많은 유저 취향을 위한 다양성이 존재한다.

 

 

한국에서는 베타테스트 결과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미국 유저들의 반응은 좋고 나쁨으로 나누면 각각 어떤 의견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아직 미국에서 베타테스트를 진행하지는 않았다. 현지화 작업을 하면서 몇 차례 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받았는데, 이를 좋고 나쁨으로 구분하기는 힘들다. 피드백을 받아 두개의 의견의 평균점을 찾아 전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놀라운 사실이 있다. 피드백을 받은 결과를 그래프로 그려서 한국의 데이터와 비교해 보니 거의 동일한 의견이 나왔다는 점이다. 즉 한국 유저들과 미국 유저들이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에서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려면 먼저 인프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테라>와 같이 클라이언트의 용량이 크면 더욱 많은 고민을 해야 할 텐데.

 

질문한 것처럼 미국의 인터넷 인프라는 형편 없을 정도다. 그래서 지금도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인터넷 속도가 빠른 사람은 다운로드할 것이고, 중간 정도의 속도라면 잠자기 전에 다운로드를 걸어 놓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은 리테일 시장에서 패키지를 구입하길 원할 것이다. 이를 위해 클라이언트를 패키지로 선보여 공급하려고 준비 중이다.

 

물론 오프라인 상점에서 구입이 어렵다면 온라인 마켓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또한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스팀 서비스 등과 연계할 수도 있다.

 

(첫 번째 사진의) 왼쪽 끝 유저는 거의 1시간 이상 플레이하면서 맵을 정복했다.

 

 

퍼블리셔의 입장에서 현금거래 등의 이슈에 대처해야 할 텐데, 방법을 찾았나?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 내가 GDC에서 강연했던 내용이 ‘온라인 게임에서 개발자들이 사이버 범죄와 어떻게 싸워 나갈까’라는 것이었다.

 

현금거래나 골드파밍(작업장), 계정도용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양한 방법이 적용돼야 한다.

 

특히 미국에는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처럼 개인을 인지하는 제도가 없다온라인 공간의 모든 유저가 익명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개인을 인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계정도용 등의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운이 좋게도 많은 개발자들이 도움을 주고 아이디어를 받아서 방법을 찾아 가고 있다. 이 방법이 구현된다면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이나 아시아 지역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테라> E3 2010 반응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상당히 흥분된다. 일부 관람객은 한 시간 이상 부스를 떠나지 않고 필드 전체를 클리어하는 경우도 있다. 내년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시점에서 앞으로 할 일이 많다. 부스를 찾은 유저들이 다들 즐겁게 플레이하는 것 같아서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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