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게임 업계 전망을 이야기할 때 '서브컬처 장르 게임'를 빼놓을 수 없다.
요즈음 많은 사람이 '서브컬처 시장'을 떠오르는 신성이자, 게임 업계의 확실한 미래 먹거리로 여긴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실제로 시장을 들여다보면 절대로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도 '레드 오션'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2025년부터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 게임사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BM에 대해서도 변화의 흐름이 보이고 있다. 간단히 정리하면 '캐릭터 획득 자체'에 대한 BM에서 게임 외적인 부분으로 BM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5년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예상해 볼 법한 것'을 한 번 정리해 봤다.
경쟁 심화는 '장르의 중복'만 보아도 명백하다. 중국에서 개발돼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넷이즈게임즈의 <무한대>, 퍼펙트 월드 게임즈의 <이환>, 시열 네트워크의 <망월>은 모두 '현대 배경의 어반 판타지'를 핵심 콘셉트로 삼고 있다. 장르와 콘셉트가 동일한 게임이 시장에서 모두 성공하리란 불가능에 가깝다.
국내에서도 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관심이 비주류에서 주류 콘텐츠와 별다를 바 없는 위상으로 높아지면서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게임이 상당수다.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이나 웹젠의 <테르비스>,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빅게임스튜디오의 <브레이커즈> 등이 2025년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따라서 2025년부터는 늘어난 공급에 대한 시장의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이루어질 확률이 높다. 뻔한 콘셉트를 답습하거나 소비자의 니즈에 답하지 못하는 게임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신작이 아니라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2025년은 "이 서브컬처 게임을 해야 할 이유"를 명확히 제시해야 하는 해다.
흔히 서브컬처 시장의 소비자들이 '충성도가 높다'고 이야기한다. 뒤집어 말하면 서브컬처 게임 소비자들은 이유를 주지 못했을 때 기존에 하던 것을 버리고 다른 게임으로 잘 이동하지 않는다. 곧 '대체재'로 넘쳐날 시장을 생각하면 더욱 중요한 말이다.
이 시스템은 게임사에게 많은 이익을 안겨 줬지만 소비자에게는 과금에 대한 피로감을 불러일으켰다. 두 번의 반천장에서 픽업 대상 획득에 실패하고 '운이 극도로 없어' 확률 상승의 효과도 누리지 못한 최악을 가정하면, 캐릭터와 전용 무기를 하나씩 획득하는 '명함'에만 359회의 뽑기 시행이 필요한 셈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원신>급의 개발 규모와 퀄리티가 아니라면 성립하기 힘든 BM이라고 볼 수 있다. <원신>은 이런 방식의 BM을 유지하기 위해 6주 단위의 대규모 업데이트와 캐릭터 매력 어필을 위한 여러 고퀄리티의 PV와 애니메이션을 항상 공개해 오고 있다. 여기에 수반되는 여러 SNS 마케팅 및 팬아트 공모전은 덤이다.
그럼에도 서비스가 길어지며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개발사 측에서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원신>과 비슷한 BM를 시도한 게임은 많지만 성공한 게임은 극소수기도 하다.
이에 시장에서 인기리 서비스 중인 주요 타이틀을 살피면 변화의 흐름이 보이고 있다. 일정 시기마다 '효율이 좋은' 패키지를 출시해 소, 중과금 이용자의 캐릭터 획득에 대한 과금 부담을 줄여 주는 것이다.
호요버스부터 최신작 <젠레스 존 제로>에서 달라진 모습을 소폭 보였다. <젠레스 존 제로>는 1.4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캐릭터 재화를 조금 더 값싸게 획득할 수 있는 몇몇 패키지를 출시했는데, 이용자들은 "호요버스가 이런 방식을 시도한 것은 처음"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냈다. 업데이트 이후 게임 콘텐츠 진행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무료 재화의 양도 늘어난 편이다.
다른 게임에서도 캐릭터 뽑기의 부담을 완화하고 캐릭터의 스킨과 같은 '성능 외적인 것'을 유료로 판매하거나, 캐릭터 육성을 빠르고 편하게 해 주는 재화를 '선택에 따라' 구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매출을 증대시키는 방식이 보이고 있다.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나 선본 네트워크의 <소녀전선 2>가 대표적이다.
더불어 이런 게임은 게임 콘텐츠의 원활한 클리어를 위해 '필수 육성'으로 여겨지는 캐릭터를 육성하고 나면, 성능은 떨어지지만 개별 소비자가 선호하는 '애정 캐릭터' 육성을 위한 재료는 부족해지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키워 활약시키고 싶으면 돈을 쓰도록 유도하는 셈이다. 육성에 들어가는 시간을 돈 주고 사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캐릭터 뽑기 자체는 <원신>과 비슷한 반천장 시스템을 선택했지만, <소녀전선 2>도 위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소녀전선 2>에는 '뉴럴 헬릭스'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베이직 정보 코어'와 같은 희귀한 재료를 소모해 캐릭터를 강화시킬 수 있는데, 베이직 정보 코어는 특정 주기로 진행되는 게임 콘텐츠 클리어를 통해 소량만을 제공한다. 게임플레이 외의 방식으로 아이템을 획득하는 방법은 상점의 유료 패키지 구매가 유일하다. 캐릭터 뽑기에 대한 부담은 여러 주간 콘텐츠에서 제공하는 재화로 완화하고 있다.
이처럼 2025년 서브컬처 게임계에서는 캐릭터 획득에 들어가는 과금량이 완화되고, 그 대신 다른 방식으로 매출을 끌어낼 수 있는 BM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게임이 경쟁을 예고한 만큼 남들보다 앞서가기 위해서는 "우리 게임이 더 쌉니다!"와 같은 마케팅이 유리하다는 점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