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가 지난 31일,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으로 진행되는 e스포츠 대회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 시즌1과 시즌2의 리플레이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국내외 관계자들과 팬들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먼저 국내 팀 관계자들은 대체로 블리자드의 결정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스타테일 김광복 감독과 FXO 이형섭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불만의 글을 남겼다. 블리자드가 선수들이나 팀의 동의없이 리플레이를 공개해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GSL, 스타리그, 프로리그 등 국내 리그에서는 선수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그동안 리플레이를 공개하지 않았었다.
반면, 해외에서는 블리자드의 서비스에 만족하며 선수들의 리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게 되어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해외 <스타크래프트 2> 커뮤니티인 팀리퀴드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WCS 리플레이 공개를 반기는 반응 일색이다.
WCS 리플레이 공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이형섭 감독과 김광복 감독의 트위터.
현재 WCS 포인트 상위 16명 중 15명이 한국 선수다.
■ ‘한국판’이 되어 버린 WCS, 블리자드의 고민
블리자드가 리플레이를 공개한 배경에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선수와 해외 선수 사이의 실력 차이를 줄이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WCS 포인트 상위 16명 중 15명이 한국 선수이며 <군단의 심장>으로 넘어와 해외 선수가 우승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외국에서 말하는 소위 ‘김치판’이 탄탄하게 형성돼 있다.
특정 국가가 대회를 독식하게 될 경우 흥행 저조와 유저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단적인 예로 해외 팀들은 WCS 출범 이후 경쟁력이 약화된 <스타크래프트 2> 종목 선수들을 줄이거나 팀 자체를 해체하기도 했다. 블리자드로서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든 풀어 나가고 싶었을 것이다.
어쨌든 블리자드는 선택을 했다. 그 선택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블리자드가 WCS 리플레이 공개를 결정한 취지와 배경, 우려의 목소리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를 바란다. 소통 없이 일방적인 리플레이 공개가 지속될 경우 한국 팀 및 선수들과 블리자드 사이의 갈등은 깊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