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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설존

[디톡스 사업①] 혈액을 통한 인터넷 게임 장애 진단에 대한 특허, 어떤 의미일까?

5억원 넘는 예산 집행된 연구 바탕으로 출원 신청 ... 정 교수 "가능성에 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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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상(무균) 2020-02-17 17:27:07

혈액을 통해 인터넷 게임 장애를 진단할 수 있을까? 특허청이 이에 대해 특허를 인정하며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상업적 적용 가능성 또는 제조 허가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인터넷 게임 장애 혈액 검사 논란은 정연준 가톨릭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인터넷 게임 장애 진단용 조성물 및 진단을 위한 정보제공 방법'으로 특허를 받으며 시작됐다. 해당 특허는 인터넷 게임 장애를 판단하는 바이오마커와 바이오 마커를 채취하고 판단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 관련 기사


[디톡스 사업①] 혈액을 통한 인터넷 게임 장애 진단에 대한 특허, 어떤 의미일까? (현재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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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액으로 인터넷 게임 장애 가능성 파악? 정 교수, "연구 결과 바탕으로 특허 신청"

 

바이오마커는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로 단백질이나 DNA, RNA 등이 쓰인다. 정연준 교수 연구팀은 바이오마커로 마이크로RNA(miRNA)에 주목했다. 

 

정연준 교수 연구팀은 자신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인터넷 게임 장애와 관계있는 miRNA의 발현 정도를 판단했다. 그리고 특정 과정을 거친 뒤, 알게 된 miRNA의 발현 정​도에 따라 인터넷 게임 장애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특허 신청서에 따르면 특정 miRNA들의 발현 정도가 낮을 경우, 인터넷 게임 장애의 위험성이 정상인보다 최대 22배까지 높아진다.

 

이에 대해, 정연준 교수는 중앙일보를 통해 "연구 결과가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해 특허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발명에 대해서는 "이번 연구 결과물은 게임 중독 여부를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중독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라며 "적절한 관리를 해줘야 할 사람을 선별하는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 정 교수의 특허 신청서에 포함된 발명에 대한 설명.

 

# 특허청, "특허가 혈액 검사 효과를 보증하는 것이 아니다"

 

연구팀은 발명에 대한 근거로 자신들의 연구인 "혈액시료기반 인터넷.게임중독 특이적 유전 변이체 마커 발굴"을 포함했다. 여기에 특허청의 심사관은 "인터넷 게임 장애와 혈액 내 miRNA 발현의 관계성(Blood microRNA expressions associated with the internet gaming disorder)" 포스터 발표 자료를 추가로 인용하여 특허를 심사했다.

 

하지만, 두 연구 모두 연구 표본 자체가 크지 않다. 

 

정연준 교수의 연구는 87명(인터넷 게임 장애 45명, 대조군 42명)로, 특허 신청서에 소개된 특정 miRNA에 대한 발현 정도와 인터넷 게임 장애 위험성의 상관관계 모두 해당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포스터 발표 자료는 51명(인터넷 게임 장애 25명, 대조군 26명)을 조사하여 특정 miRNA 발현 정도와 인터넷 게임 장애가 관계있다고 결론 내렸다. 

 

▲ 두 연구 모두 정 교수의 연구 결과다. 즉, 이번 발명의 판단 근거는 모두 정 교수로부터 나온 셈이다.

 

정 교수의 특허를 심사한 심사관은 부족한 연구 표본 논란에 대해, "해당 특허 설명에 따르면, 'DSM-5(미국 정신의학 협회의 매뉴얼'에 따라 인터넷 게임 중독 환자를 선별했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연구 결과에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추가 인용에 대해서는 "해당 자료를 인용하여 한 차례 특허를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해당 자료에 정 교수의 기술적 특징이 모두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터 발표 자료 역시 정 교수가 참여한 연구였다. 특허청을 이를 고려해 특허 거절을 취소했다.

 

심사관은 게임 장애에 관한 혈액 검사 특허 논란에 대해서는 "(특허는)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 기준이나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 평가 기준 등 다른 부처 판단과는 별개의 판단이다"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의 발명 자체가 "산업상 이용 가능성, 신규성 및 진보성 등 특허요건을 충족"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혈액 검사 결과나 검사에 따른 효과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심사관은 특허청은 등록 요건을 만족하면 특허로 등록해준다며, "특허가 등록됐다고 하여 상업적 적용 가능성 또는 제조 허가를 보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확실하게 밝혔다. 

 

즉, 이번 정 교수의 발명에 대한 특허는 단순히 어느 정도 기틀을 잡은 새로운 기술이기에 받은 것이지 상업적으로 이용할 만한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특허의 근거가 된 정 교수의 연구는 정부 사업의 일환이다.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인터넷 게임 디톡스 사업)' 과제로​ 진행된 그의 연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총 12억 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다시 말해, 인터넷 게임 중독에 대한 기틀을 정부가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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