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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돌아온 마스터 치프, 기대해도 좋을까? '헤일로 인피니트'

'헤일로 인피니트' 사전 플레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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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4랑해요) 2021-12-06 18:34:12
마스터 치프가 돌아온다.

<헤일로 인피니트>는 첫 공개 때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헤일로 인피니트>에 붙은 수식어만 세 보아도 셀 수 없이 많으니까. Xbox 진영의 대표작이자, 차세대기인 Xbox series X/S로 발매되는 <헤일로> 시리즈 첫 작품이고, 최초로 PC 동시 발매될 예정이며, 멀티 플레이는 P2W다. 또한, 기존 팬들에게 호불호가 크게 갈렸던 <헤일로 4, 5> 이후로 발매되는 작품이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2020년 7월 첫 게임플레이 트레일러를 공개했을 때는 팬들의 혹평이 대다수였다. 그래픽은 심심했고, 게임플레이는 뭔가 답답해 보였다. 엉성함의 연속이었다. 개발사 343 인더스트리는 거듭 사과문을 올리며, 개발 일정을 연기하고 퀄리티 향상을 약속했다.

다행히 무료로 선 출시된 <헤일로 인피니트>의 멀티플레이가 호평을 얻으면서 평가는 반전되기 시작했다. 이제, 마지막 핵심인 캠페인 발매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운 좋게 사전에 게임을 체험할 기회를 얻었고, 즉시 엔딩까지 플레이했다.

과연, <헤일로 인피니트>의 싱글플레이는 어떤 모습일까? 긴 글이 번거로울 독자를 위해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기대해도 좋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스파이더맨이 된 마스터 치프, 핵심은 갈고리총

 

멀리 갈 것 없이, <헤일로 인피니트> 싱글 플레이의 핵심은 '갈고리총'이다.

주인공 마스터 치프의 묠니르 전투복이 3세대로 교체되고 여러 변화가 생기며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었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기능은 기본 지급되는 갈고리총이다. 컷씬에서도 치프가 꽤 자주 활용하곤 한다.

갈고리총은 말 그대로 오브젝트에 고리를 걸어 이동하기 힘든 지형으로 올라가거나, 빠른 속도로 고지대의 적들에게 접근하는 데 사용된다. <에이펙스 레전드>의 그래플링 훅 정도로 빠른 것은 아니지만, 가속도를 받거나, 각도를 비틀어 먼 거리를 단번에 이동하는 행위가 가능하다. 충분한 가속도를 받는다면 착지 후 슬라이딩을 통해 미끄러질 수도 있다(스피드런 유저라면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갈고리총을 통해 고지대에 손쉽게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헤일로 인피니트>는 기존 일자형 샌드박스식 게임 진행에서 벗어나 세미 오픈 월드 방식을 도입했다. 넓은 전장에서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전투 방식을 제공하는 것이 <헤일로> 시리즈의 핵심이기에 기존 맵 크기도 작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헤일로 인피니트>는 더욱 넓어진 세미 오픈 월드와 갈고리총의 배합을 통해 더욱 다양한 전투 방식을 제공한다.

 

먼저 치고 빠지기가 굉장히 용이해졌다. 스파르탄처럼 적 사이로 돌격해 한바탕 일전을 벌인 후, 방어막이 모두 소모되면 재빨리 갈고리총으로 자리를 이탈해 회복한 후 다시 돌아오는 식이다. 맵이 넓어진 만큼 고지대에서 치프를 저격하는 자칼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 갈고리총을 통해 자칼에게 접근해 스나이퍼 라이플을 탈취한 후, 고지대에서 안전하게 적을 저격할 수도 있다.

 

전장이 넓어진 탓인지, 자칼 스나이퍼는 꽤 먼 거리에서 치프를 괴롭힌다. 최우선 제거 대상

 

무엇보다도 다섯 번 사용 제한이 있는 멀티플레이와 달리, 싱글플레이는 갈고리총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스피디한 전투가 가능하다. 갈고리총을 업그레이드할 경우 쿨타임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도 하는데, 가능하면 해당 업그레이드를 먼저 하길 추천한다. 그만큼 체감이 남다르다.

지형을 이동하는 것 외에도 상대방에게 직접 갈고리총을 사용할 수도 있다. 첫 업그레이드를 거치면 갈고리총에 맞은 적은 감전돼 짧은 경직 상태에 빠지는데, 이것 하나로도 만들어 낼 수 있는 교전 구도가 꽤 많다.

 

내 갈고리총엔 자비가 없지

 

단순히 생각하면 브루트에게 훅을 걸어서 접근해 근접 공격으로 마무리하는 식이지만, 적당한 거리에서 훅을 걸고 즉시 끊은 후, 경직이 걸린 것을 이용해 수류탄을 맞춰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처치하는 식으로 싸울 수 있다. 자칼을 상대할 때도 유용한데, 자칼의 에너지 방패를 훅으로 맞추면 빈 틈이 생긴다. 이를 통해 에너지 방패를 든 적도 손쉽게 처치할 수 있다.

외에도 신호 탐지기를 설치해 적들의 위치를 파악하거나, 임시 방벽을 설치해 엄폐물을 만들 수도 있다. 특히 엘리트는 실드가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은신을 한 후 에너지 소드를 들고 돌격해 오기에 신호 탐지기를 통한 위치 파악이 필수적이다.

그만큼, 오픈월드 시스템과 갈고리총이 조합돼 발생하는 교전의 다양성, 갈고리총 외에도 사용할 수 있는 특수 능력의 배합을 통해 느껴지는 전투의 손맛이 꽤 좋다. 적들의 종류도 이전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고, 등장하는 무기도 똑같지만 이 덕분에 FPS의 기초에 집중했던 기존 <헤일로> 시리즈에서 한 단계 발전한 느낌을 준다. 간단히 말하면, 전투가 재밌다.

 

멀티플레이에서 등장한 갈고리훅을 이용한 차량 탈취는 싱글플레이에서도 유효하다

 

이 차는 이제 제껍니다.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죠

 

은신엔 스캔이 효과적

 

마지막으로, 갈고리총은 오픈 월드를 돌아다니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가령 오픈 월드 게임을 즐기다 보면 종종 짜증나는 순간이 있다. 산만 넘으면 목적지인데, 앞에 나타난 산이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가파른 절벽이라 먼 구간을 빙 돌아가야 하는 식이다. <헤일로 인피니트>에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쿨타임 감소가 적용된 갈고리총 하나면 등산도 거뜬하다. 덕분에 지형의 제약이 적어 오픈 월드 게임에서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답답함이 없다.

 

마치 스파이더맨이 된 것마냥 제타 헤일로를 활보하다 보면 왜 지금까지 오픈 월드 게임에 왜 갈고리총을 도입한 게임이 적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탑승 장비도 따로 부를 필요가 없다.

 

이런 절벽과 마주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갈고리총 하나면 다 된다

 

# 언뜻 보면 흔한 오픈월드지만, 느낌이 좋다

 

오픈월드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가자.

 

<헤일로 인피니트>도 대부분 오픈월드 게임이 지향하는 구조와 일치한다. 지역마다 핵심이 되는 근거지가 있다. 여기서는 '전진작전기지'로 호칭한다. 전초 기지를 점령하면 주위에 있는 장소가 맵 마커에 표기되며, 해당 장소에서 전투를 완료하면 새로운 무기가 주어진다.

 

전진작전기지를 점령하면

주위에 있는 마커가 해금된다

 

무기 외에도 <헤일로 인피니트>에는 용맹 점수라는 시스템이 있다. 제타 헤일로 곳곳에 흩어진 해병을 구출하고 많은 기지를 점령할수록 전초 기지에서 징발할 수 있는 해병이나, 장비가 늘어나는 식이다.

 

아울러 제타 헤일로에서 즐길 수 있는 핵심 콘텐츠는 관문 공략이다. 전초 기지 외에도 제타 헤일로 곳곳에는 배니쉬드의 대규모 기지(관문)가 존재하는데, 플레이어 입맛대로 관문을 공략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파르탄'에 빙의해 홀로 난입해 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도 있고, 전초 기지에서 해병과 같이 이동해 차근차근 관문을 점령해 나갈 수도 있다.

 

전진작전기지에서 무기나 차량을 요청할 수 있다

 

관문 공략은 꽤 재미있다

 

차세대기로 넘어오며 보다 다양화된 코버넌트의 행동도 눈에 띈다. 주위에서 아군이 사망하면 울부짖으며 도망가는 그런트나, 마스터 치프가 도망가면 "겁쟁이!"를 외치는 저힐라네를 보다 보면, 코버넌트 녀석들도 참 여전하다고 느껴진다. 외에도 재장전한 모습을 보면 "악마 녀석, 총알이 떨어졌다!"라고 외치거나, 차량을 훔치면 "내 차 돌려내!"라고 악을 쓰는 등 등 유머스러운 반응도 눈에 띈다.

<헤일로> 시리즈 특유의 메인 퀘스트도 빼놓을 수 없다. 메인 퀘스트는 지도에 위치한 지역에서 퀘스트를 시작하면 오픈 월드에서 전투를 벌이다가, 별도의 로딩 후 실내 구간으로 진입해 전투를 이어나가는 식이다. 메인 퀘스트는 30분 ~ 1시간 이상 분량의 긴 호흡으로 진행된다.

 

오~ 쓰빠르으으으딴

 

성형 수술한 크레이그

메인 퀘스트는 꽤 긴 호흡으로 진행된다


# 온전히 마스터 치프에 집중하는 서사

 

 

엠바고 조항도 많고, 원치 않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서사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헤일로 인피니트>는 마스터 치프에 서사를 집중하면서, 새롭게 시작될 스토리에 대한 강렬한 희망을 품어냈다.

극초반 부분만 잠시 설명하자면, <헤일로 인피니트>는 <헤일로 5>와 <인피니트>의 시간대 사이에 발생한 공백을 메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코타나에 대한 저항을 이어나가던 마스터 치프는 배니쉬드의 수장 '에이트리옥스'에게 패배해 우주 공간으로 내쫓긴다. 약 6개월 동안 의식을 잃고 우주를 떠돌던 치프는 밴시 조종사 에코-216에게 구출된다. 정신을 차린 치프는 코타나와 대적하기 위해 설계된 AI  '무기'(Weapon)를 회수하고 제타 헤일로로 향한다.​

<헤일로 5> 이후로 6개월의 공백 기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고, 제타 헤일로를 둘러싼 음모를 해결하는 것이 <헤일로 인피니트>의 주된 스토리다. 그만큼 <인피니트>는 마스터 치프와 에코-216, AI '무기', 세 인물에 서사를 집중하고 있다.

 

 

<헤일로> 시리즈의 주인공은 마스터 치프다. 누가 이걸 부정할까

 

디자인이 과거로 돌아간 치프의 모습, 그리고 온전히 세 인물에게만 서사를 집중했단 것을 보면 <인피니트>는 '신, 구의 조화'를 통한 새로운 서사의 시작을 꿈꾼 것으로 보인다. 기존 팬들의 비판이 많았던 <헤일로 4, 5>의 요소들은 과감히 쳐낸 느낌이다. 올드 팬들을 만족시키면서도, 새로운 서사를 끌어나가겠다는 343의 의도가 강하게 느껴진다.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에 불안감을 느낄 유저도 있겠지만, 343은 <헤일로 인피니트>의 등장인물을 묘사함에 있어서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치프를 돕는 새로운 AI인 '무기'는 코타나와 닮았으면서도, 성격은 더욱 활발해 어느 정도 다른 느낌을 준다. 

'무기'는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AI기에 작중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도 보이는데, 어찌 보면 신규 플레이어를 위한 장치로도 느껴진다(그래도 전작을 안 한 사람은 아리송한 내용이 많다).

 


<에이펙스 레전드>에서 '옥테인' 성우를 맡았던 니콜라스 로예가 담당한 에코-216 또한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며, 이를 대하는 치프의 베테랑다운 태도 또한 즐겁게 지켜볼 만 하다. 치프의 주변 인물은 모두 불행한 결과를 맞는다는 '치프의 저주'(?)를 깨고자 고군분투하는 마스터 치프의 모습도 꽤 흥미로운 관람거리다.

 


어떻게 보면, 343이 자신들에게 하는 이야기 같기도


# 다만 짚이는 부분도 있어


약간 불평하고 싶은 부분도 있다.

 

PC로 <헤일로 인피니트>를 체험했기에, 콘솔판 상황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PC에 대한 최적화는 썩 좋다곤 할 수 없다. 기자는 3070Ti에 라이젠 5700x로 게임을 체험했는데, 그래픽 대비 프레임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게임 플레이에 큰 치장을 초래할 수준까진 아니지만, <헤일로 인피니트>의 메인 플랫폼은 Xbox고, 압도적인 그래픽에 집중한 게임이 아니란 점을 생각하더라도 아쉬운 요소다. 보통 리뷰 판은 정식 버전보다 최적화 면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도 있기에, 정식 버전에서는 더욱 개선된 모습으로 나오길 기대한다.

 

 

어떻게 보면 평범하지만, 어떻게 보면 과감한 스토리 진행도 의문을 가질 요소다. 전작에 대한 비판을 수용한 것은 좋지만, 343이 이전과의 연결고리를 너무나 과감하게 끊어내고자 하는 부분도 일부 보인다. 차기작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지만 용두사미로 마무리되는 퀘스트 또한 아쉬운 요소다.

'오픈 월드'의 분량이 만족스러운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물론, 현세대 오픈 월드 게임이 지나친 반복 콘텐츠의 나열을 통해 덩치를 불려 오고 있다는 지적이 많긴 하지만, <헤일로 인피니트>에 등장한 제타 헤일로의 크기는 분명 아쉬움이 있다. 

이 부분은 향후의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되길 기대해 본다. 협동 콘텐츠도 향후에 추가될 예정인 만큼, 업데이트를 기대해 볼 만한 여지도 충분하다.

 

 

 

# 마스터 치프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쭈욱

냉정히 말해, 기자는 이전부터 <헤일로>를 즐겨온 골수 유저가 아니다. <헤일로 3>이나 <헤일로 리치>를 통해 <헤일로> 시리즈가 최전성기를 맞았을 때에는 온게임넷에서 공략 방송을 보며 "와, 저 게임 재밌겠다!"를 연발하던 어린 학생일 뿐이었으니까.

기자의 리뷰가 곧 <헤일로 인피니트>를 체험해 볼 골수 <헤일로> 팬들의 의견과 같을지는 알 수 없다. 서사에 대한 감각이나, 게임 분량에 관한 이야기 올드 팬들과 일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몇 가지는 확신하고 싶다. <헤일로 인피니트>의 전투는 분명 즐겁다. 343이 그려나갈 새로운 서사도 분명 기대할 만하다.

<헤일로 인피니트>는 지나온 과거를 매듭짓고, 다시 돌아온 치프, 혹은 343이 그려나갈 새로운 스토리에 향한 강한 염원을 담은 게임이다. 343 인더스트리 또한 사전 인터뷰를 통해 이번 작품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써 '희망'을 강조한 바 있다. 새로운 희망을 담기 위한 343의 노력은 적어도 헛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마스터 치프의 이야기는 <헤일로 인피니트> 이후로도 계속되리라. 무한히(Infinite), 혹은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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