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들의 금속 심장을 찢어라. 황량한 세계를 달리며 끊임없이 싸우는 바이크 액션 게임 <그리퍼>(Gripper)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개발사 하트 코어(Heart Core)는 3월 29일 출시를 예고하며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것이 부서진 근미래 디스토피아 세계 안에서 주인공 'None'은 일본 애니메이션 <아키라>가 연상되는 커다란 바이크를 타고 달린다. 부모님께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내기 위해 떠난 여정에서 수다스러운 고양이의 조언에 따라 터널을 달리고, 거대한 적들을 조우한다. 'Zero'에 의해 조종당하는 기계들 사이에서 주인공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퍼>의 데모 버전을 플레이해보았다.
장르: 로그라이크 액션
개발사, 배급사: 하트 코어
출시일 및 플랫폼: 3월 29일- PC(스팀, 에픽게임즈 스토어, GOG, 험블 스토어), 닌텐도 스위치
차후 출시 예정- PS4, PS5, Xbox One, Xbox 시리즈 X·S
언어: 한국어 인터페이스 및 자막 지원
데모 버전 플레이를 기준으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정식 출시 버전은 데모 버전과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부서진 디스토피아 사이버펑크 세계 안에서 주인공은 바이크 한 대에 의지해 살아간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뿔뿔이 흩어진 주인공은 가족은 서로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떤 존재가 세계를 파괴한 것인지, 무엇이 주인공의 가족을 위협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된다.
데모 버전은 주인공 'None'의 부모님이 보낸 안부 문자들로 운을 띄우며 시작된다. 마지막으로 남겨진 문자에는 정보 출처가 손상되었다는 이유로 더 이상 같은 연락처로부터 송수신이 불가능하다는 경고 문구가 있다. 주인공은 보라색 포탈을 지나, 거대한 얼굴의 형상을 한 'Zero'를 만나게 된다. 'Zero'의 무자비한 공격에 주인공은 쓰러지고 정신을 잃는다.
None이 눈을 떴을 때 눈앞에 있던 건 이상한 고양이 캣킷(Cat-Kit)이다. None은 이제 파트너 캣킷과 함께 부모님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None의 유일한 자산이 바이크인 것처럼 본거지 또한 바이크를 두는 차고다. 주인공은 캣킷과의 대화 끝에 Zero의 추적을 피하며 부모님의 흔적을 찾아나선다. 차고의 옆에는 더 먼 세상으로 연결해주는 포탈이 있다. 플레이어는 이 포탈을 통해 다음 스테이지를 선택해 진행하게 된다.
하나의 스테이지는 긴 터널 안에서 바이크로 장애물을 피해 달리는 구간과 도착한 공간을 탐색하는 과정, 보스와 전투를 벌이는 보스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터널을 달리는 동안 WASD로 바이크를 움직이며 여기저기서 솟아나고 튀어나오는 장애물들을 피한다. QTE 액션 또한 등장하는데 좌클릭으로 갈고리를 발사해 커다란 장애물을 부수고 Ctrl키로 슬라이딩해 낮은 틈으로 회피한다.
그렇게 도착한 곳에는 기계 심장이 있었다. <그리퍼>의 세계관 안에선 이 기계 심장을 얻는 자는 더욱 강력한 새로운 힘을 획득하기 때문에 Zero의 하수인들도 이를 노리고 있다. 그렇게 첫 번째 전투가 시작된다.
플레이어는 전투에서 바이크에 달린 갈고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키보드로는 이동과 지뢰 설치 등 특수 공격을, 마우스로는 갈고리의 상호작용 대상을 지정한다. 바닥에는 크고 작은 바위, 폭발하는 가스통, 자폭하는 소형 로봇 등이 잔뜩 있다. 갈고리로 이 물체들을 보스에게 던져 맞춰야 한다.
첫 번째 보스의 약점은 다리를 끊어 이동을 봉쇄하는 것. 갈고리로 다리를 직접 잡아 뜯어 부위를 파괴해야 한다. 다리를 붙잡은 채로 반대 방향으로 달려 게이지를 채우면 해당 부위가 파괴된다. 그러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근거리로 접근해야 하는데, 체력은 네 칸 뿐이지만 보스의 자폭과 오브젝트 폭발에 한 번 피격 당할 때마다 체력이 한 칸 이상 줄어들기 때문에, 끊임없이 이동하고 피해야 한다.
독특한 점은 뜯어낸 보스의 다리도 집어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스에게 맞추는 것으로는 근소한 피해밖에 주지 못해 큰 효과를 보기 어렵지만, 맵에 있는 바위에 던져 체력 충전 아이템을 얻는 쪽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바위를 직접 갈고리로 잡아 뽑아도 같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지만, 보스의 다리를 던지는 쪽이 훨씬 빠르다. 이렇듯 오브젝트 활용 방식이 획일화되어 있지 않아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재미가 있다.
바이크를 메인 콘셉트로 내세운 만큼 끊임없이 회피하고 이동하는 전투에 맞춰 주인공과 보스의 크기에 비해 맵을 크게 설정해뒀다. 그래서 시야 밖에 보스가 위치할 때가 종종 있는데, 이럴 때는 아이콘으로 보스의 방향을 알려준다. 다리를 뜯기고도 계속해서 총을 쏘는 보스의 패턴을 피하는 과정은 탄막 슈팅 게임과 유사한 경험을 주기도 한다.
바이크엔 슬라이딩, 점프, 부스트 등의 이동 기능이 있지만 초반엔 Ctrl키로 조작하는 슬라이딩만 해금되어 있다. 보스의 패턴을 피하면서 공격할 오브젝트를 집어 들기 위해 종횡무진 달리는데, 바이크의 전면부로 들이받으면 자폭하는 소형 로봇은 튕겨낼 수도 있다. 정식 출시 이후에는 바이크 액션의 차별성을 더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개발사 하트 코어는 <그리퍼>에 등장하는 보스의 이름들을 감정의 원형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개발사는 첫 번째 보스인 충격(SHOCK) 외에도 분노(ANGER), 우울증(DEPRESSION)을 비롯해 여러 보스가 등장할 것이라 예고했다. None은 이런 적들로부터 기계 심장을 뜯어내 더 많은 스킬을 얻게 된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면 누적되는 업그레이드 포인트를 활용해 스탯과 스킬들을 강화하고 다음 전투를 맞이한다.
<그리퍼>는 전투 못지않게 내러티브의 비중이 높은 게임으로 디스토피아 세계 안에서 미스터리와 비밀들을 마주하게 된다. 스테이지 전후에 선 굵은 그림체로 직관적인 연출의 애니메이션 컷씬을 배치해 스토리에 대한 이해와 몰입감을 높여줬다. 과연 주인공 None은 이 여행의 끝에 무사히 가족들을 만날 수 있을까? 바이크 액션 게임 <그리퍼>가 정식 출시 버전에선 어떤 스토리와 전투를 보여줄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