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영향력은 영화 산업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뻗어 있다. 채찍과 주먹을 휘둘러 나치를 무찌르는 ‘문무겸비’의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는 후대 여러 가상 캐릭터의 원천이 됐다. ‘라라 크로프트’, ‘네이선 드레이크’와 같은 게임계 굵직한 인기 캐릭터들 역시 ‘인디아나 존스’에 영향받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미스터리, 액션, 코미디, 서스펜스, 스펙터클을 아우르는 상업 블록버스터로서의 면모는 <인디애나 존스>가 다양한 인접 미디어로 재해석되는 이유가 됐다. 게임 업계에서 특히 활발했던 시도로, 1982년부터 계속 작품이 만들어져 왔다. 다만 대중적 히트작으로 일컬을 만한 사례는 없었으며 그마저도 2011년을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어지고 말았다.
불씨를 되살린 것은 베데스다 대표 토드 하워드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열혈 팬을 자처하는 하워드의 추진력에 힘입어, 베데스다 산하 머신게임즈 스튜디오는 신작 <인디아나 존스: 더 그레이트 서클> (이하 ‘더 그레이트 서클’) 출시를 오는 12월로 앞둔 상황이다.
인게임 시네마틱과 플레이 영상만 공개되어 왔던 <더 그레이트 서클>을 직접 플레이할 기회가 최근 주어졌다.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베데스다 APAC 지사를 방문해 직접 확인해 본 <더 그레이트 서클>의 매력, 그리고 리드 게임 디자이너 이지키엘 바이런트(Ezekiel Virant)와 나눈 짧은 대담을 여기에 옮긴다. / 디스이즈게임 방승언 기자
체험은 총 세 구간에 걸쳐 진행됐다. 첫 구간은 존스가 재직 중인 애리조나 대학교 박물관을 무대로 한 게임 도입부다. 깊은 밤 거구의 괴한이 박물관에 침입해 존스를 때려눕힌 뒤 미상의 전시물을 훔쳐 달아나고, 존스는 문제의 괴한이 바티칸 소속임을 알아낸다. 두 번째 구간은 거한을 파견한 교황청의 속셈을 파악하기 위해 바티칸 시국에 잠입한 존스의 여정을 뒤쫓는다.
가장 오래 체험 시간이 주어졌던 세 번째 구간은 인게임 스토리가 상당히 진행된 시점으로 기자 피라미드 인근이 배경이다. 해당 구간에서 플레이어는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나치의 방해를 피해, 피라미드 유적에서 그레이트 서클에 관련된 단서를 찾아내야 한다.
게임 첫인상에서 가장 먼저 두드러지는 것은 다름 아닌 ‘소품’의 활용이다. 공들여 만든 시대극이 자주 그렇듯, <더 그레이트 서클>은 시기적 배경에 어울리는 사물의 배치와 생활상 묘사로 당대에 발 디딘 듯한 착각을 유도하고 있다.
제작진은 이번 작품에서 배경이 되는 1937년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철저한 시대 고증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런 디테일은 구태여 눈에 담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계속 화면을 채운다. 당대를 특징짓는 역사적 요소들에 대해 뚜렷한 식견이 없더라도, 그 시각적 다채로움과 정교함만으로 몰입을 충분히 자아낸다.
더 나아가 주 무대가 바뀔 때마다 대부분의 소품도 함께 전환되면서 게임의 분위기를 전혀 새롭게 바꾸는데, 이런 노동력 투자(?)는 게임이 추구하는 아트적 지향점을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체력을 부스트 하는 단순한 기능의 ‘음식’ 아이템들마저 지역적 특색을 반영해 매번 달라지는 식이다. 개발진은 서른 종 이상의 음식이 게임에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섬세함을 오롯이 전달하기 위한 기술적 뒷받침에도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박물관에 널린 팸플릿이나 칠판 위에는 실제로 읽을 수 있을 정도의 고해상도 활자가 가득하며, 잡동사니 가득한 창고 안에서 물건을 마구 쓰러뜨려도 버벅댐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시연에 매우 고성능 PC가 동원됐다는 사실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머신게임즈가 이번 작품에서 공들여 묘사한 것은 비단 시대적 요소들뿐만은 아니다. 게임은 전성기의 해리슨 포드가 해석한 인디아나 존스 교수를 스크린에 놀라운 일치율로 재현하고 있다.
원작 팬들을 특히 감상에 젖게 할 만한 요소는 주연을 맡은 업계 스타 성우 ‘트로이 베이커’의 열연이다. 능청맞고 냉소적이지만 동시에 진지하고 열정적인 존스(를 연기한 해리슨 포드)의 웅얼거리는 말투를 마치 본인인 것처럼 소화해 낸다.
캐릭터 묘사에서 배우의 연기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대본이다. 이번 게임에서 존스는 시네마틱 컷씬은 물론 주요 NPC들과의 대화, 환경 및 적과의 상호작용 와중에도 끊임없이 다양한 대사를 읊는다. 이러한 부가적 대사들 역시 대부분 존스의 캐릭터에 어울리는 것들이어서, 영화에 대한 제작진의 존중을 짐작하게 한다.
‘존스가 되는 경험’을 강화할 또 하나의 요소는 주인공의 모션이다. 80년대 시리즈인 만큼 영화에서 존스는 다소 고전적(?)이고 어색한 액션을 선보이곤 하는데, 게임에도 이것이 반영돼 주인공의 모션은 여느 액션 게임 주인공들만큼 부드럽지는 못하다. 이는 영화에 묘사된 시점까지는 전문적 전투 훈련을 받지 않았던 존스의 설정에도 부합한다.
한편, 이번 게임이 일인칭으로 기획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캐릭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부정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제작진 역시 이를 의식한 듯, 다양한 방법으로 공들여 만든 존스의 모습을 게임 속에서 확인시킨다. 장애물을 통과하거나 사다리를 타는 등의 상황에서 카메라가 삼인칭으로 전환될 뿐만 아니라, 곳곳에 주인공을 비추는 조명을 의도적으로 배치, 존스의 아이코닉한 실루엣을 자주 드러낸다.
이번 체험은 다소 우려되었던 <더 그레이트 서클>의 전투 경험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유의미했다. 기존 공개된 여러 영상 자료에서 존스는 총기보다는 격투 기술과 채찍을 더 많이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영화에서의 묘사에 부합하는 것이지만, 1인칭 게임에서 대중적인 방식은 아니다.
실제로 경험해 본 <더 그레이트 서클>은 우려와는 달리 박진감과 다양성을 모두 갖추고 있었는데, 이는 첫째로 뛰어난 조작감 및 타격/피격 묘사 덕분이다. 우선 맨손 격투에서는 약·강 공격과 함께 적의 주먹을 막는 ‘패링’을 활용할 수 있다. 공격이 서로의 가드에 막히거나 결정타를 먹였을 때 나오는 사운드/그래픽 피드백의 임팩트가 강해 만족감을 느낄 만했다.
박진감 넘친다
더욱 전투를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다양한 상황적 선택지다. 게임 곳곳에는 다양한 환경이 마련되어 있으며, 존스가 손에 들고 던지거나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오브젝트도 즐비하다. 여기에 적의 행동을 제약하는 존스의 시그니처 무기 ‘채찍’까지 더해지면 총기 없이도 생각보다 더 다각적인 전투 시나리오를 펼칠 수 있다.
가령 작은 물건을 던져 소음을 내거나 직접 적에게 맞춰 혼란을 유도한 뒤 무거운 둔기로 적을 내려쳐 제압할 수도 있고, 채찍의 긴 리치를 이용해 손에 든 총기를 떨어뜨린 뒤 접근해 주먹다짐을 벌일 수도 있다. 난간이나 함정 등 환경적 요소를 이용해 적을 손쉽게 처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구사할 수 있는 다양한 동작들이다. 적을 단순히 밀거나, 발로 걷어차 균형을 무너뜨리거나, 채찍을 감아 넘어뜨리는 등의 트릭으로 유불리를 뒤집어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식이다. 잠입 메커니즘을 적극 활용한다면 빈곤한 무장으로 다수의 적을 차례차례 제압하는 재미를 더 확실히 느낄 수도 있다.
채찍으로 적을 끌어당겨 자세를 무너뜨릴 수 있다.
이러한 전투 기획 의도에 맞춰, 총기가 매우 비효율적으로 구현된 점을 특기할 만하다. 기본 무장인 리볼버를 제외하면 모든 총기는 품에 넣을 수 없고, 탄약을 추가로 주울 수도 없다. 따라서 장탄된 탄알을 모두 소진한 뒤에는 바닥에 버리거나 둔기로 사용하는 선택지만 남는다.
총기는 제압력 측면에서도 별로 믿음직하지 못하다. 체력이 높게 설정된 일부 적은, 기관단총 수 발을 맞고도 멀쩡히 접근할 수 있다. ‘정조준’ 기능이 존재하지 않아 탄약 낭비 또한 심한 편. 게다가 총을 발사하면 소음을 듣고 적이 빠르게 모여들기 때문에, 곤경에 처하기 쉽다.
지형을 이용하자
<더 그레이트 서클>은 세미 오픈월드 방식의 모험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는 맵을 돌아다니면서 사이드 미션을 찾아 수행하고, ‘스킬 책’을 발견 혹은 구매하고, ‘모험 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
사이드 미션들의 경우 메인 미션과 구분되는 별도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심부름’으로 느껴지지 않으며, 게임 플레이를 유의미하게 확장한다. 고유한 전투 및 레벨 디자인, 퍼즐,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모험 콘텐츠 전반은 캐릭터 성장 수단이기도 하다. 맵을 돌아다니다가 발견하는 스킬 책은 저널에 새로운 능력을 등록시켜 준다. 능력은 다시 ‘모험 포인트’를 투자해 해금해야 하는데, 모험 모인트는 사이드 미션 수행, 수집품 획득, 사진 촬영 등의 모험 활동으로 획득할 수 있다.
모험은 더 나아가 미션 수행 방식의 다양성을 확보해 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맵에는 숨겨진 다양한 경로가 존재하며, 이를 이용하면 적을 덜 마주친 채 목표에 도달하거나, 더 쉽게 적을 제압할 수 있다. 그 과정 중에서 책이나 수집물 등의 추가 콘텐츠를 발견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이렇듯 게임은 캐릭터와 시대상 묘사, 모험 콘텐츠의 풍성함, 전투의 다양성 등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성공을 완전히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가장 중요한 스토리 연출의 완성도 및 볼륨을 확인하기에 다소 부족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영화적 경험에 방점을 찍은 <더 그레이트 서클>은 선형적 이야기 구조를 지니고 있다. 사이드 퀘스트를 통해 추가적인 스토리 콘텐츠를 발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유저가 직접 바꾸는 등의 자율성은 없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이런 이야기 구조에서는 유저와 주인공 사이의 거리감이 생기기 쉽다. 그 괴리를 극복하고 직접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선사하려면, 몰입감 강한 스토리 연출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체험 분량에서 이 지점을 고려한 듯한 연출 장치를 꽤 자주 만나볼 수 있었다. 가장 주요한 건 퍼즐 메커니즘이다. 플레이어는 인물들과의 대화, 수집한 고고학 자료, 사진 촬영 등을 통해 고대 유적에 숨겨진 비밀을 풀고 이야기를 진전시킬 수 있다. 이 구조는 원작 영화들과의 공통적 얼개와도 상통한다.
그런데 체험 분량에서 마주친 사이드 퀘스트 퍼즐은 그 난도가 상당히 낮아 이러한 ‘고고학 미스터리’ 해결의 쾌감을 선사하지는 못했다. 물론 개발진에 따르면 퍼즐은 입문 난이도에서부터 심각하게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 미스터리까지 다양한 난이도가 존재하며, 퍼즐의 난이도 조절 역시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만 <인디아나 존스> 영화 시리즈의 이야기적 쾌감은 단순히 영화 속 수수께끼의 난이도에 비롯한 것은 아니라는데 유념할 만하다. 미스터리와 함께 정교하게 쌓아 올린 서스펜스가 해소되는 데서 오는 이야기적 카타르시스까지 재현해 내는지에 따라 <더 그레이트 서클>의 최종적 평가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Q. 디스이즈게임: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다. 원작 IP 홀더인 루카스 필름이 스토리 구상에도 직접 개입했는지 궁금하다.
A. 이지키엘 바이런트 리드 게임 디자이너: 개발 과정 내내 루카스 필름 게임즈와 긴밀하게 협업했다.
그러나 게임 자체는 토드 하워드 대표에 의해 시작된 것이다. 하워드는 일생에 걸친 <인디아나 존스> 광팬이다. 오래전 하워드가 (루카스 필름 게임즈에) 프로젝트를 피칭했고, 얼마 뒤 우리(머신게임즈)에게 이 프로젝트가 넘겨져서 추가 피칭을 한 뒤 개발을 맡게 됐다. 그 이후로 스토리와 게임 개발을 함께 해왔다.
이지키엘 바이런트 리드 게임 디자이너
Q. 전투와 탐험 측면에서 유저 자유도가 높은 것 같은데, 스토리 측면에서도 자유도가 주어지는지 궁금하다. 예를 들어 유저 선택에 따라 엔딩이 달라진다던지?
A. 게임의 다양한 콘텐츠에서 자유도를 가질 수 있지만 스토리는 선형적으로 진행된다. 물론 원한다면 이전 미션을 다시 수행할 수는 있다.
그 외에는 게임의 각 지역에 잘 어울리나 메인 스토리와는 관계없는 사이드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이들 미션은 꽤 규모가 크고, 별도의 시네마틱, 퍼즐, 액션을 선사하지만 그 결과가 메인 미션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엔딩 역시 하나의 메인 엔딩으로 귀결된다.
Q. 1937년의 시대상을 비주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퀘스트나 퍼즐에도 고고학적 역사적 사실들이 반영됐는지?
A. 게임에 표현된 기자, 수코타이, 바티칸 등의 지역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조사와 깊이 있는 연구를 했다. 실제 그 장소와 시대의 모습과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각 지역에 나오는 음식 및 과일, 주민 복식과 언어 등이 지역 특색에 실제 일치할 수 있도록 수많은 영상과 자료를 살펴봤다. 각 지역의 유적을 제작하는 데도 마찬가지다. 실제 해당 지역의 수천 년 전 모습이 유적들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게 많은 조사를 했다.
Q. 체험 중에 스킬 목록을 살펴봤더니, 스태미나 최대치 증가, 펀치력 향상 등 주로 수치적 버프에 관련된 것이었다. 새로운 메카닉을 더해주는 스킬도 있는지?
A. 그런 스킬들이 꽤 있다. 그중 하나는 ‘럭키 햇’인데, 체력이 다해 쓰러진 상태일 때, 주변에 떨어진 모자와 상호작용하면 다시 일어나 싸울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이다. 그 외에 은신 상태에서 맨손으로 적을 기절시킬 수 있게 해주는 능력, 혹은 채찍으로 목을 휘감아 기절시키는 능력도 있다.
혹은 기존 능력을 변형시키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들어 손에 들고 있는 무기가 내구도를 다해 부서지는 순간에 적에게 조금 더 큰 대미지를 주도록 하는 등의 스킬이 있다. 모든 스킬이 단순히 ‘10% 대미지 증가!’같은 단순 버프인 것은 아니다(웃음).
Q. 인디아나 존스의 인게임 동작이 해리슨 포드 배우의 동작과 매우 비슷하다고 느꼈다. 해리슨 포드 특유의 습관 같은 것을 재현하기 위해서 들인 노력이 있는지?
A. 처음부터 인디아나 존스는 ‘슈퍼히어로’에 반대되는 캐릭터다. 현실에 발붙이고 있는 칠전팔기형 인물이지 않나. 위기에서 도망칠 때도 많고,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도 없으며, 심술궂기도 하고 그 외에도 인간미가 넘친다.
그런 면에서 벽면 오르기, 전투 동작, 그 외 움직임 전반에 있어서 항상 ‘실제 영화 속 인디아나 존스라면 이 동작을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면서 구현했다.
Q. 전투가 아닌 모험 측면에 변화를 주는 스킬(능력)들은 없는지?
A. 앞서 말한 것처럼 스킬 책(정식 명칭은 모험 책)들은 주로 캐릭터의 핵심 능력들을 강화하는 것이다. 헬스 수치라거나 아이템 소지량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얻는 새로운 장비들이 있다. 라이터, 호흡기, 카메라 같은 물건들을 얻게 된다. 이것들이 모험 콘텐츠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퍼즐을 새로운 접근으로 풀어볼 수 있는 식이다.
Q. 캐릭터를 육성하려면 스킬 북과 모험 포인트를 찾아야 하며, 따라서 모험이 필수적인 셈이다. 그러면 일부 유저들은 게임 클리어에 모험이 강제된다고 느끼지 않을까?
A.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인지에 있어서 꽤 여유를 뒀다.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적이 점점 상대하기 어려워지기는 하지만, 유저들의 게임 숙련에 상응하는 수준의 매우 자연스러운 난이도 진척에 가깝다. (스킬 습득 등) 추가 콘텐츠를 반드시 섭렵하지는 않아도 되도록 매우 너그럽게 디자인했다.
유저가 추가 콘텐츠를 즐기지 않는다고 해서 패널티를 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반대로 게임 완전 공략을 즐기는 유저, 구석구석 파헤치기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멋진 순간들과 새로운 퍼즐, 시네마틱 등을 선물해 정말 게임 속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고, 지역별로 벌어지는 일을 다 파악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Q. 방금 체험 분량에서 경험한 사이드 미션 퍼즐은 솔직히 말하면 아주 쉬웠다. 실제 게임에는 여러 난이도의 퍼즐이 등장하는지?
A. 일단 퍼즐 난이도 조절 옵션이 있다. 아마 방금은 ‘쉬움’ 퍼즐 난이도로 플레이했을 것 같은데, 이 모드는 퍼즐에는 큰 흥미가 없는 유저들을 위한 옵션이다 보니 그렇게 느꼈을 수 있겠다.
만약 퍼즐 풀이 중에 막힌다면 카메라 아이템으로 주변을 찍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힌트가 하나씩 모일 때마다 처음에는 퍼즐에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정보를 더 많이 얻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풀이법까지 알 수 있다.
퍼즐을 난이도별로 이야기하면, 먼저 입문용 퍼즐은 게임플레이 메카닉을 이해하기 위한 장치로 존재한다. 하지만 게임을 점점 진행함에 따라 개별 퍼즐들의 난이도와 복잡성은 점점 더 올라간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미스터리’라고 불리는 요소를 게임 전반에 흩뿌려 놓았는데,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수준의 수평적 사고(lateral thinking)와 단서 연결, 깊은 사고가 필요하다. 이 콘텐츠는 정말 골치 아픈 문제, 일상 속에서도 계속 생각해야 간신히 풀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로 준비했다.
Q. 이번 게임은 원작 팬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게이머 중에는 <인디아나 존스>를 잘 모르는 더 젊은 유저층도 많은데, 이들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가 있을까?
A. 사실 게임을 여기저기 보여주고 여러 사람과 이야기한 결과, <인디아나 존스>가 꽤나 시대 초월적인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디아나 존스> 영화를 사랑하고, 또 주인공을 사랑하는 것 같다.
게임 영상과 트레일러를 공개할 때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디아나 존스를 사랑하고, 직접 그가 되어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어 하는지 확인하면서 정말 큰 힘을 얻었다.
따라서 특정한 소비자층을 노려서 게임을 만들기보다는 ‘우리 게임은 남녀노소 좋아할 만하구나,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