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인기 생존 게임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이하 아크)가 신규 DLC <아쿠아티카>의 트레일러를 GDC 2025에서 공개했다. 그러나 트레일러는 내레이션을 포함해 대부분이 AI를 사용돼 제작된 것으로 보여 팬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아쿠아티카> DLC는 중국에 본사를 둔 '스네일 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있다. 지난 18일 <아크>의 개발사 '와일드카드 게임즈'는 공식 SNS를 통해 "저희는 <아크: 서바이벌 어센디드>와 <아크 2>의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아쿠아티카> DLC는 콜로라도에 위치한 '스네일 게임즈 USA'에서 개발하고 있다"라고 설명하며 거리를 두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스네일 게임즈는 2015년 <아크>를 개발할 당시부터 와일드카드 스튜디오와 여러 방면으로 제휴해 온 개발사다. 유저 사이에서는 스네일 게임즈가 와일드카드 스튜디오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크>의 아시아 서버 서비스를 스네일 게임즈가 담당하거나, VR 게임을 개발하는 등 공식적으로 여러 협력을 진행했다.
팬들이 트레일러를 비판하는 이유는 비단 AI의 사용만이 문제가 아니다. <아크>를 둘러싼 조금 복잡한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2015년 스팀에 얼리 액세스로 출시돼 인기를 얻은 서바이벌 게임 <아크>는 최대 24만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 게임이다. <아크>는 약 1년마다 새로운 맵을 추가한 DLC를 내놓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공식 스토리 DLC와 모더와 협력한 비공식 스토리 DLC로 나뉜다.
2020년에는 후속작 <아크 2>를 공개하고 트레일러에 유명 영화배우 반 디젤의 실사 모델을 내세워 주목받았다. <아크 2>는 전작 <아크>가 인기 게임이었지만 작은 스튜디오에서 출시됐던 만큼 산재했던 버그나 신규 유저의 진입이 어려운 점 등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받았다.
문제는 <아크 2>가 개발 난항을 겪으며 2023년으로 예정됐던 2024년 이후로 연기되고, 인게임에 대한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아 팬들에게 "사실상 취소된 프로젝트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듣고 있다는 것이다. 개발사의 부족한 소통도 오랜 기간 비판거리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와일드카드 스튜디오는 <아크>를 언리얼 5 엔진으로 리마스터한 <아크: 서바이벌 어센디드>(이하 아크 어센디드)를 공개하고 2023년 출시했다. 자금난 해결을 위함인지 <아크 어센디드>는 <아크 2>와 묶여 판매되는 상품을 공개했으며, DLC 또한 별도 판매됐다. 전작 <아크>는 공식 서버 서비스에 대한 종료가 안내됐다.
사실상 유저를 리마스터로 '강제 이주' 시키려 한 셈이다. 결국 반발 끝에 후속작과 묶어 판매된다는 계획은 철회되고, 몇몇 DLC는 본편 판매 금액에 포함된다는 안내문이 공지됐다.
즉, 원작 게임의 개발 과정마저 혼란스럽고, 후속작 출시도 불투명해 불만이 큰 상황에서 갑작스레 AI를 사용한 DLC의 트레일러가 공개된 것이다. 팬들은 혼란스러워하는 동시에 개발사를 비판하고 있다. 한 해외 게이머는 "SNS로 갑작스럽게 새로운 것을 발표하고,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다가 팬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참으로 <아크>답다"고 비판했다.

AI 트레일러에 대한 유튜브 비판 댓글. 여기서 Syntac는 구독자 161만 명을 보유한 유명 <아크> 유튜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