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14일 창간 이래로 디스이즈게임이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번 창간 20주년을 기회로, 게임 업계가 겪어온 20년 동안의 굴곡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같이 이야기해보는 인터뷰를 여러 차례 선보여드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인터뷰이 물망에 오른 대상은 '유니티'였습니다. 유니티 엔진 또한 2005년 6월 8일 출시 이후 20년의 세월을 겪어 온 업계의 산증인이었기 때문이죠. 이렇게 서로에게 뜻 깊은 때인 만큼, 이번 인터뷰에서는 유니티 코리아 송민석 대표이사와 김범주 본부장을 모시고 게임 씬의 가장 뜨거운 현안들을 가감 없이 함께 이야기해봤습니다.
서문에서 미리 말씀드리면 이번 기사에도 흥미로운 내용이 정말 많이 담겨 있습니다. 유니티는 지난 20년 동안 어떤 변천사를 겪어 왔는지-부터 길어지는 업계의 겨울, PC 콘솔 전향 트렌드, AI 기술의 빠른 발전, 앞으로 중요해질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까지, 재미있는 문답을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유니티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개발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Q. 디스이즈게임: 2005년 TIG 창간, 2005년 유니티 엔진 출시라는 경험을 사이에 두고 이렇게 만나 뵙게 됐네요.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두 분 소개를 해주신다면.
A. 유니티 코리아 송민석 대표: 저는 전산과 출신 개발자로 시작했어요. 학교 다닐 때 게임 제작 동아리였는데, 그때 94년도 당시엔 도스 시절이었잖아요. 게임 개발하는 동아리였지만 기획보다는 공학적인 요소에 더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비디오 메모리를 어떻게 핸들링하느냐 충돌 감지는 어떻게 하느냐 등의 알고리즘 얘기를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건 다 게임 엔진들이 해주는 것들이잖아요. 그때는 그게 전부인 것처럼 시간을 많이 썼죠.
이후에 게임 개발은 아니었지만 일반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을 했습니다. TIG가 창간했다는 2005년이, 제가 개발자에서 프리세일즈 엔지니어로 전환해서, 엔지니어와 세일즈가 접목된 길을 걷기 시작했던 때였어요. 현재는 유니티에서 9년 차로 일하고 있고, 지난 해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유니티 코리아 김범주 본부장: 저는 유니티 오기 전에 애니메이션, 영상, 게임 업계에 있었어요. 그리고 마침 디스이즈게임이 창간하고 유니티가 첫 게임을 만들던 2005년 그 시기에 영화 쪽에서 게임 쪽으로 옮겨오게 됐는데요. 그 시절을 돌아보면, 저는 영화, 애니메이션 쪽에 있을 때 컴퓨터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스토리보드를 잘 만들 수 있을까, 사전 시각화를 잘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과 작업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3D 툴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때 마침 Xbox 360이 나오면서, 사람들이 3D 게임 그리고 스케일이 큰 액션 게임들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컷씬이나 인게임 연출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많이 나오기 시작했던 때고, 그런 흐름을 타서 저도 영상 작업 경험을 가지고 게임 연출 쪽으로 옮겨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후로는 콘솔 게임, 교육용 게임 개발을 15년 정도 하다가, 현재는 유니티에서 애드보케이트 팀을 맡고 있습니다.

Q. 유니티 엔진이 2005년 6월에 출시된 이후로, 20년이 지났어요. 20년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그동안 유니티 엔진이 어떤 발전과 성장을 거쳐왔는지 소개해주시겠어요?
A. 김범주 본부장: 제가 유니티 엔진을 처음 접했을 때 상황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2005년, 2006년 당시만 해도 유니티라는 엔진이 나왔구나, 그리고 인터페이스가 쉽구나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모바일 스마트폰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고, 스마트폰 게임을 유니티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게 개발자 친구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었어요.
그때 친구들이, 회사에서 만들라 그러는 게임 말고, 본인들이 직접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 보겠다고, 유니티가 있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회사 나와서 개인 스튜디오를 차리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리고 C#은 C++보다 상대적으로 배우기 쉽다고 해서 기획자분들 중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워서 개발자로 전직하고 책을 쓰신 분도 있었죠.
이런 사례들처럼 그때 유니티 엔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게임 개발이라는 업계와 생태계 안으로, 이제 우리도 우리가 원하는 걸 만들 수 있겠다고 느끼며 들어오게 되셨고요. 그런 다양성으로 인해서 이 업계의 규모도 많이 커지게 되고, 건강한 창작 문화가 형성되지 않았나, 20년을 돌아보면 그런 기억들이 많이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송민석 대표: 유니티가 사람들에게 와닿았던 부분 중 하나가, 유니티로 개발하면 iOS와 안드로이드가 다 지원된다는 것이었거든요. 예전에는 안드로이드 먼저 출시해보고 괜찮으면 따로 다른 코드로 아이폰 게임을 만들어야 하고 했잖아요. 그 당시엔 지금보단 게임이나 앱이 가벼우니까 조금 빨랐겠지만, 그래도 두 번 출시를 준비한다는 건 굉장히 큰 투자거든요. 그런데 유니티를 써보니까 빌드만 하면 양쪽에 다 돌아가는 게 나왔다고 해서 센세이셔널했죠.
여기에 제 생각을 조금 보태 보면, 그렇게 20년이 지났잖아요. 그런데 20년이라고 하면, 20년 동안 살아남는 기업이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한때 좋은 영화를 누리던 엔진들도 잘못된 선택을 하는 순간들에 의해서 없는 엔진이 될 수도 있는데, 처음에 안드로이드 iOS 플랫폼 지원으로 유명했던 유니티가 지금은 20개 가까운 플랫폼을 지원하는 엔진으로 계속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회사의 저력도 느껴지고, 유니티를 적극적으로 많이 활용해주시고 피드백을 주신 개발자 커뮤니티의 공도 컸다고 느낍니다.
김범주 본부장: 맞아요. 저도 처음에 유니티를 만났을 때는, 나도 게임을 개발할 수 있어-라는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그런 시기였던 것 같은데, 지난 20년을 되새겨 보면, 유니티 엔진으로 다양한 게임을 만들 수 있으니까 이걸 활용해서 영상을 만드는 분도 많아졌어요.
특히 아주 예술적으로 뛰어난 게임을 만들어서 BAFTA 같은 예술 컨퍼런스에 초대 받는 게임도 생기고, 베니스 영화제 그리고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 같은 XR 미디어를 다루는 영화제와 행사에서도 유니티로 만든 작품이상을 타는 걸 보면, 20년 사이에 게임이 특정 영역에서 어떤 포션의 사람들이 즐기던 문화를 넘어서, 메이저한 매체 문화로 거듭나고, 일상에도 깊게 스며든 계기가 된 것 같고, 유니티 엔진이 그 과정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20년에 대한 회고를 해주셨는데, 그 시간 속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랄까, 중요했던 순간이 있다면 어느 때를 꼽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순간이 유니티에는 어떤 영향을 줬을지도 궁금합니다.
A. 송민석 대표: 역시 스마트폰이 게임계에 미친 영향이 지대했죠. 그 전에는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전용 콘솔이 필요하거나, PC도 어느 정도 성능이 받쳐주는 것으로 맞춰야 했거든요. 사운드 카드가 되게 중요했던 때도 있었어요. 조금 더 좋은 사운드 내려면 되게 비쌌어요.(웃음) 근데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이제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됐죠.
특히 아시아 쪽은 대중교통 이용한 출퇴근 길에서도, 짜투리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거죠. 지금이야 동영상 시청하지만, 그때는 데이터 비용이 비싸니까 동영상을 못 봤거든요. 적은 데이터 비용으로 즐길 수 있던 게 당시엔 게임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몰입도 쉽고 하다 보니, 시장 자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죠.
또 다르게 보면 그만한 콘텐츠를 또 수급을 해야 하는데, 유니티가 개발자들 혹은 비개발자들에게도 게임을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게 허들을 많이 낮춰주지 않았나 싶어요. 저희 모토가 "개발의 민주화"였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스마트폰 등장이 큰 변곡점이었고, 서로 좋은 운을 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김범주 본부장: 맞습니다. 서로 좋은 운을 탔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스마트폰 생태계하고 게임 엔진으로 인한 개발의 접근성이 좋아진 부분이, 사실 거의 같은 흐름을 탔기 때문에 이렇게 생태계가 커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정말 훌륭한 게임 만든 개발자분들, 창작자분들도 많이 나오셨고, 그렇게 큰 회사를 차리신 분들도 많이 생기게 됐고요.
지난 20년 동안 지켜보면서 이런 이용하기 편한 도구 그리고 만들어서 쉽게 플레이하고 쉽게 사람들에게 배포할 수 있는 마켓이 생긴 게, 20년 전과 비교해보면 지금의 시대로 바꿔놓은 가장 핵심적인 변곡점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Q. 확실히 CD를 사거나, 오락실을 가는 번거로움 없이도, 이제는 어른들도 아이들도 게임을 많이 즐기고 있죠.
A. 송민석 대표: 프리 투 플레이 자체도 어마어마하게 기여를 했죠. 휴대폰에서 다운로드해서 플레이하다가 필요하면 과금하는 구조로 넘어온 것도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요.
김범주 본부장: 개발 자체도 3D 게임을 만들려면 벡터 행렬 같은 수학부터 배워서 폴리곤을 표현하는 등의 공부부터 했어야 했는데, 저는 미대 출신이라서 그런 걸 잘 못했거든요. 그래서 게임을 정말 만들고 싶지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지난 20년 사이에 정말 많이 바뀌었죠. 물론 수학에 대한 이해를 더 하면 좋긴 하지만, 이제는 개인의 아이디어와 의지만 있으면 원하는 걸 쉽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나 싶어요.

Q. 조금 가벼운 질문을 하나 드리면, 많은 타이틀이 있었으니 하나만 꼽기 어렵다는 걸 잘 알지만 그래도 20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두 분이 가장 인상 깊게 플레이한 타이틀은 무엇이었나요?
A. 김범주 본부장: <철기대전>, <헤일로> 등 여러 게임을 참 좋아했지만, 결국 이 업계에 어떤 임팩트를 주고 어떤 가능성을 보여줬느냐-하는 측면에서 저는 <VR챗>을 꼽고 싶어요. 게임인데, 게임이 아닐 수도 있고 그런 콘텐츠죠. 이게 유니티 엔진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들어와서 즐길 수 있고, 자신들의 예술 작품을 만들고 그 안에서 게임을 만들고 소통하는 곳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참 대단하죠.
이런 것들이 상상으로는 예전부터 있었죠. 예전에 <세컨드 라이프> 같은 것도 있었고, 텍스트 기반 머드게임들도 있었지만, 자유롭게 유니티로 배경을 만들고 아바타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벤트를 만들어 즐기는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건, 저는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저도 요즘 메타퀘스트 같은 VR 헤드셋을 끼고 가끔 <VR챗>에 들어가서 힐링 타임을 가져요. 정말 아름다운 맵들이 많거든요, 갈대밭이 끝까지 펼쳐진 그런 맵도 있고, 신기한 책들로 둘러싸인 도서관도 있고, 어떤 맵은 갤러리인데 사진이 다 <VR챗>에서 찍은 것들인데, 그 사진 안으로 들어가면 월드로 바로 연결되는 경험도 있고요.
새로운 영상, 게임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는 공간이고, 요즘 버추얼 스트리머분들도 많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VR챗>에서 시작된 경우도 많고요. 우왁굳이나 이세계 아이돌도 오디션을 <VR챗>에서 했던 걸 보면, 게임 엔진이 사람들에게 토대를 만들어주고, 그 토대 안에서 새로운 문화가 발생되는 걸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VR챗>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송민석 대표: 저도 여러 타이틀이 떠올랐는데, 모바일로 생각해보면 저는 캐주얼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아쉽게도 국산 게임은 아닌데 <궁수의 전설>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 간단한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로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캐릭터와 아이템을 활용해서 재밌게 하잖아요. 더 놀라운 건 지금 <궁수의 전설 2>가 나왔지만 여전히 1편이 상당히 많이 플레이되고 있다는 거죠.
업데이트와 밸런싱이 어찌 보면 과학이라고도 생각하거든요. 그런 걸 정말 잘 하고 있는 타이틀이고, 저희도 좀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Q. "개발의 민주화", "창작자들에게 많은 자유를 주자"는 것이 유니티가 오랫동안 가져온 모토였는데, 이 말 안에는 업계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늘려주자는 것도 있지만, 개발을 안 해본 일반인도 개발을 해볼 수 있게 해주자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잖아요. 앞선 질문에서도 어느 정도 설명을 해주셨지만, 이 모토가 어느 정도 달성되어 왔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A. 김범주 본부장: 유니티가 게임 개발 문화를 많이 열어주고 허들을 낮춰준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게임 개발자분들 아니면 적어도 게임 업계에 계시는 분들 C#은 상대적으로 공부가 쉬우니까 이걸 이용해서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마음 먹으시면, 그렇게 게임이 나와서 히트를 치는 타이틀도 많이 있고요.
그런데 일반인들, 또는 저희가 애드보케이트 팀을 통해서 학생분들이나 창작자분들을 만나보면 제일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부분도 여전히 C#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부분이에요. 유니티 UI는 아주 직관적으로 되어 있어서, 게임 오브젝트가 뭔지, 컴포넌트가 뭔지 쉽게 알 수 있고 조합할 수 있는데, 결국 본인 나름대로 스크립트를 짜야 원하는 기능을 넣을 수 있으니 그런 건데요. 이것조차도 유니티가 있기 전에 비하면 엄청 쉬워진 것이고 접근성이 좋아진 것이긴 하죠.
저는 향후에는 개발자, 제작자들뿐만 아니라, 요즘은 중학교에서도 게임 개발 배우는 친구들도 많이 있고 한 걸 보면, 배울 수 있는 방법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고, AI 같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서, 지금보다 더 허들이 낮아지고 더 쉽게 개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송민석 대표: 저도 게임 쪽에 네트워크를 하던 중에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본인이 지금 개발하기 전에 어떤 일을 했던 것 같냐고 여쭤보시더라고요. 그래서 "IT 업계에 계신 것 아닌가요?" 여쭤보니 요리사였다는 거예요. 유니티를 써보시면서 나도 게임을 만들 수 있겠다고 느껴서 했더니 진짜 만들어졌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저는 엔지니어 출신이었지만, 비개발자분들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는 엔진이구나 하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Q. 유니티는 특히나 인디 중소 개발사들과 더 긴밀한 인연을 많이 맺어오고 있는데, 유니티에게 인디 씬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A. 김범주 본부장: 저는 인디 씬이라는 것이 사실은 게임 시장의 제일 기반이 되는 토양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시키는 일이 아닌데도 내가 만들고 싶에서, 내가 재밌는 걸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만드는 거죠. 그런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하는 거잖아요. 물론 요즘 인디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그 근본은, 만들고 싶은 것을 창작해서 공유하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니티 엔진을 만드신 분들도 인디 개발자였고 그리고 유니티 엔진을 가장 많이 쓰고 계시는 분들도 역시 인디 개발자분들이기 때문에 저희에게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기반이고 토양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저희가 유뉴트 채널을 통해 라이브 방송도 하고, 인디 개발자분들을 위한 학습 자료, 노하우 공유도 하고, 네이버 카페 등에서 질문에 답을 달아드리고 하는 것도 인디 씬이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고요.
4월 15일에 진행할 유나이트 2025 행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주제를 '인디 개발자'로 잡고 있습니다. 관련 개발자분들 스튜디오분들이 오셔서 도움받으실 수 있는 콘텐츠, 행사 많이 준비하고 있으니 관심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송민석 대표: 아무래도 인디가 상업적인 것과 독립되어 운영된다는 정의가 있는데, 그 속성 중 하나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공학적인 부분도 필요하지만, 미적인 요소에서도 다양한 기능과 요소를 제공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 관점에서 유니티는 인디와 소통하면서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죠. 인디가 가진 다양성을 저희가 계속 지원한다는 건, 유니티가 더 많은 장르나 개발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좋은 인덱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그런 관점에서 인디는 상당히 중요한 개발자 그룹이고, 4월에 있을 유나이트 행사도 세션 아젠다 구성을 할 때 인디의 현실적인 부분들을 돕는 것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실제 인디 개발자로 성공한 사례 또는 그들이 어떤 식으로 우리 기능을 작은 규모의 타이틀에서도 잘 적용했는지 공유할 수 있는 세션을 많이 마련했어요.

Q.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 이후에 게임 업계의 겨울이 길어지고 있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특정 기업만 겪는 현상도 아닌 상황이라, 몸집 줄이기를 하는 업체도 많이 있습니다. 유니티는 겨울나기를 어떻게 하고 계신지, 어느 정도 체감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A. 송민석 대표: 저희가 피부로 가장 먼저 느끼는 회사 중 하나가 아닌가 싶어요. 아무래도 개발자분들이 라이선스 구매를 하고 연간 갱신을 할 때, 프로젝트를 갑자기 접게 됐다든지, 여러 안 좋은 소식으로 갱신이 안 된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접하게 되거든요. 업계가 많이 힘들구나 특히 올해가 더 힘들구나-라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고요.
그런 때일수록 유니티는 좀 더 기본에 충실하는 것 같아요. 본사 차원에서도 그렇고 저희도 여러 비즈니스를 핵심 역량에 집중하려 하고 있고, 저희가 또 지사로서는 좀 더 개발자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려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인력들에게도 개발자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지금 당장 풀지 못하는 문제들도 호흡을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또 그래야 좋은 기회가 될 때 같이 나갈 수 있는 부분도 생기니까, 커뮤니케이션을 꾸준히 하라고 저는 계속 얘기를 하는 중입니다.
김범주 본부장: 맞아요. 저희 팀에서도 개발자분들 창작자분들 많이 만나고 고충 같은 걸 듣고, 저희가 즉각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들은 도와드릴 때가 많은데요. 이번 유나이트 행사도 인디 개발자분들 지원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소미 님, 아스테로이드제이 장원선 대표님,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님 모시고 업계가 어려운 상황을 우리가 어떻게 극복하는 게 좋을 것인지 경험을 나누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어요.
유니티 전체적으로도 개발자분들 지원하고 겨울을 나시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아서 하고 있지만, 특히 또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잘 되는 프로젝트를 저희가 하이라이트해서 더 잘 되게 해드리는 작업도 있죠. 또 일선에 계신 개발자분들에게 더 개발 난이도 허들을 낮추기 위해서 정보나 자료에 더 쉽게 접근하실 수 있게 제공해드리고요. 학교나 기업에서도 더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유니티 활용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실제 업무에 적용하실 수 있게 돕고 있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지만, 저희는 개발자분들이 유니티에 원하시는 게 뭔지 지속적으로 경청하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집중하는 과정으로 이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조금 더 거시적인 얘기긴 한데, 2024년 기준 스팀 플랫폼에서 2024년에 나온 신작을 한 유저는 15%에 그쳤다고 해요. 심지어 이런 신작을 즐긴 사람들도 하던 게임으로 다시 회귀하는 모습도 보이고요. 다시 말해 신작으로 어필하기 어려운 시대라는 것인데요. 뾰족한 답을 내긴 어렵지만, 유니티는 이런 바뀐 소비패턴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게임 업계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A. 송민석 대표: 이건 제 생각이지만, 유저들이 새로운 것보단 기존 게임을 하고 싶다는 것이 학습된 게 아닐까 싶어요. 성향에 맞는 신작 다운 받아서 해봐도 결국 다 비슷하다거나 원래 하던 게임을 뛰어넘지 못한다고 느끼면 신선함이 없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걸 좋아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새로운 시도가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면 시도를 좋아하기 마련인데, 스팀 타이틀 중에 그렇게 비싼 타이틀만 있진 않다는 점을 돌아보면, 신작들이 획일화된 면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봐요.
앞서 인디 씬에 대해 말씀드린 것과도 연결되지만,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 만들던 걸 그만두고 새로운 시도를 하자는 건 아니지만, 또 다른 파이프라인으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토타입 만들고 유저들의 반응을 얻는 사이클이 되게 짧아졌거든요. 큰 회사들은 이미 이렇게 투자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에 하고 있지만 중소 회사들은 사실 힘들잖아요. 그렇다고 안 하면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시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반으로 저희 엔진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고, AI 기술도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해요.
김범주 본부장: 저도 대표님 말씀하신 것과 공감하는 부분이, 사실 비슷한 장르나 비슷한 스타일로 가고 있다고 느껴요. 그럼 기존에 있던 게임 콘텐츠를 뛰어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익숙하기 때문에 편한 마음도 있지만 또 싫증나는 타이밍이 분명 있거든요. 그럴 때 대안적인 재미와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게임, 새로운 형식의 즐거움이 많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빠른 프로토타이핑이 필요하겠죠.
또 기존에 일상적으로 하던 게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서브 게임으로 포지셔닝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TPS 많이 하던 사람이 너무 피곤하면 힐링 게임을 하며 빈 곳을 채우는 거죠. 다양한 취향을 가진 분들이 플레이하고 있기 때문에 시야를 넓히고, 유저층을 파악할 필요도 있어요. 이런 트렌드를 어떤 회사나 몇 개의 게임이 바꿀 수는 없겠지만, 함께 고민해나가는 과정에서 또 새로운 성공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요즘 AI를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딥시크, 비오 2, 그록 3 등 하루가 다르게 툴이 많이 나와서, 적응하고 적용하기 어렵다는 분들도 많거든요. 이런 때일수록 엔진에 내재된 AI 솔루션이 더 주목 받을 수 있는 때이기도 한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A. 김범주 본부장: 확실히 저도 챗GPT나 클로드, 코파일럿 같은 외부 툴을 쓰는 것과 유니티 안에 있는 뮤즈 챗을 쓰는 건 경험이 많이 다르다고 느껴요. 예를 들어, 게임 오브젝트나 에러 메시지를 클릭하고 "해결하는 방법 얘기해줘"하면 바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굳이 스크린 캡처를 해서 다른 외부 툴에 도움 받는 과정을 안 거쳐도 되는 건 분명 좋은 점입니다. 다른 스프라이트 만들기나 애니메이션 만들기에서도 통합된 환경의 이점이 분명 있을 거예요.
그런데 새로운 AI 툴은 매우 빠른 속도로 나오고 있잖아요. 그래서 유니티 안에 있는 뮤즈 생성형 AI 서비스 외에도, 외부에서 다른 팀이나 기업들이 만든 툴도 유니티 안에서 쉽게 접목해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희가 에셋 스토어에서 AI 섹션을 만들어서, 다른 분들이 이 회사 AI를 쓰고 싶다고 하면 그런 걸 쉽게 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하는 게, AI를 게임 개발에서 활용하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지 않나 싶어요.
더 나아가서, 전반적인 AI 사용에 있어서 영상도 사운드도 쉽게 만들 수 있게 됐는데, 어떤 게 좋은 건지 배워본 적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많아요. 그래서 최근에 게임 가르치시는 대학 교수님들 말씀을 들어보면, 전통적인 방식의 게임 기획의 근본적인 이해도를 갖춰야 툴을 제대로 쓸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런 요구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해주셔요. AI로 결국 무엇을 만드는 게 좋겠다는 근본적인 이유도 같이 찾게 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송민석 대표: AI를 사용할 때 이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쓰게 되잖아요. 일을 시키려면 일을 잘 알아야 하고요. 그래서 본질에 좀 더 집중하고 그런 서비스들을 더 잘 활용하게 하는 부분이 좀 더 뜨지 않을까, 그런 요구도 많아질 것 같고요. 제가 회사의 전략을 100% 다 알진 못하고, 아직 공개된 부분은 없지만, 유니티 에디터를 보면 다양한 AI들이 쉽게 통합 돼서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편리하게 쓸 수 있게 하는 오픈 플랫폼으로 가지 않을까 그 방향을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Q. 한편으로는 에셋 제작이나 프로그래밍에 도움을 받는 수준을 넘어서서, 게임 자체에 AI를 접목해서 플레이가 크게 확장되는 것을 기대한 사람들도 많았는데, 생각보다 아직 그런 타이틀이 나온 수가 많진 않아요. 이런 측면은 또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A. 송민석 대표: 저는 약간 장르의 특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실시간 내러티브를 MMO에 넣으면 안 맞을 수 있거든요. 왜냐하면 거기선 게임사가 의도한 시나리오 라인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뒤가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장르라면 적극적으로 그런 AI 기술을 채용할 텐데, 현존하는 상당수 장르들은 이 접목에서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하이브리드 장르나 새로운 장르에서 AI가 실시간으로 개입하는 요소들이 더 재미를 주지 않을까 싶어요. 기존에 짜여진 틀 안에서 변수가 늘어나서 연결점이 자연스럽지 못하면 오히려 흥미를 떨어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범주 본부장: AI가 만들어내는 불확실성이 게임과 게임 회사의 구조, BM과 모두 사이클이 맞아야 하는데, 회사들은 보통 이런 불확실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발전이 조금 느리게 느껴질 수 있는데, 혁신은 또 따른 부분에서 이뤄지고 있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스카이림> 모드인 만텔라 아시죠? AI로 <스카이림> 세계관의 역할들을 모두 학습해서, 자신이 대장간 주인의 역할이고, 어디에 어떤 재료가 있고, 이런 지식을 모두 알고 있어서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도 있는 구조예요.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에서는 AI가 관제를 해주는 서비스도 나오고 있고요. 이런 면에서 힌트를 얻어서, 게임 스튜디오들도 충분히 시도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BM도 새로운 형태가 나올 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AI던전>은 텍스트 기반으로 무한정 인터랙티브 로그를 생성할 수 있는 모델인데, 여기선 세계관 캐릭터 같은 걸 잘 짜는 사람들이 돈을 벌거든요. 이런 식으로 새로운 BM도 AI를 이용한 게임에서는 발견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어요.

Q. 모바일게임 씬에서 마케팅 비용 경쟁이 심해지고, 지원 사업 기조도 바뀌면서 PC 콘솔 타이틀로 전향하는 일명 '모바일 엑소더스'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요. 이런 개발 트렌드 변화는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A. 송민석 대표: 실제 데이터를 보면 여전히 모바일은 가장 큰 플랫폼인데, UA 비용 때문에 감당하지 못하는 거죠. 출시하면 수만 개 중 하나로 묻히는 상황이 되니까요. 그래서 거꾸로 PC와 콘솔을 많이 도전하시는데, 실은 이쪽도 녹록지 않다는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특히 한국이나 중국은 멀티플레이 게임이 강세지만, 전통적으론 유럽 지역 등에서는 내러티브가 강한 타이틀이 중요한데, 이게 또 한국에선 약세잖아요.
그래서 모바일보다 UA 측면에서 조금 더 유리할지 모르겠지만, 이게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더 많이들 느끼시는 것 같아요. 어찌 됐건 한쪽에 치우치는 것보다는 플랫폼 다변화는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은 어쩔 수 없이 뗄레야 뗄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소기업들은 잘못됐을 때 회복하기 어려운 구조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PC 콘솔 도전에도 조금 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UI, UX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아이디어만 가지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주변에 조언도 많이 받고 정보도 얻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김범주 본부장: 저도 플랫폼 다변화의 흐름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러면 왜 플랫폼을 다변화하느냐 하면, 모바일에 너무 많은 게임이 몰리고 있고, 주목 받기 위해선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결국 이용자들의 주목이 목적인 것이죠. 그렇게 보면 시장 규모가 그렇게 크진 않지만 XR 헤드셋 같은 것도 하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봐요. 콘솔에도 핸드헬드도 있고요. 형태에 따라서 접근 방식 소비 장르 자체가 다를 수 있거든요.
다변화를 위한 다변화보다는, 어떻게 내 게임을 주목 받게 할 것인가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주목의 방법으로는, 게임 자체도 중요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스토리나 개발 과정, 업데이트 패치 내용이 하나의 스토리라인으로 작용할 때도 많아요. 유저들도 애정과 관심을 가지면서, 마케팅보다 더 큰 효과를 얻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미 유튜브, 디스코드 하고 계신 분들도 많지만, 내가 어떻게 소통했을 때 가장 주목 받을 수 있는지 고민을 해보시면, 독창적인 방법이 찾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2025년엔 어떤 이슈나 트렌드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까요?
A. 송민석 대표: 한국 시장을 본다면 '장르의 다변화'가 되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물론 여러 장르 잘 개발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모바일 상위권에는 특정 장르(MMO)가 자리 잡고 있고, 또 최상위 1, 2 등은 중국의 또 다른 장르(4X)가 있어요.
한국 개발자들이 물론 되게 크리에이티브하고 빠르고, 물론 중국도 그렇지만요, 한국의 강점을 살려서 새로운 장르를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용해 많이 시도하고, 이게 또 유저들에게 어필이 되어야 할 텐데, 우리가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장르 다변화를 통해 한국만의 것을 찾아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김범주 본부장: 앞서 기존 게임 위주로 플레이하는 성향에 대해 답을 드릴 때도 말씀드렸지만, 새로운 재미를 발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봐요. 결국 장르가 확장될 것이라 보는데, 어떤 부분에 있어선 기존 장르가 좀 파괴되기도 하고 또 재조합되기도 하면서 새로운 시각을 주는 게임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연식이 드러나긴 하지만 예전에 <스트리트 파이터 2>, <아랑전설>, <사무라이 쇼다운> 2D 게임이 오락실 제패하던 시절에, <버추어 파이터>, <철권>이 나오면서 새로운 흐름이 생겼잖아요. 지금이 그렇게 2D 격투 게임이 가득 차 있고, 격투 게임이 발전을 또 하던 그런 시기와 흡사하지 않나 싶어요. 올해의 화두나 예상이라기보다도,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기존 장르의 재미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재미가 나오면 좋겠어요.

Q. 디스이즈게임을 포함해서 게임 미디어들에게 바라시는 바가 있으면 얘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 송민석 대표: 아무래도 중소 인디 같은 경우 게임을 만들고 홍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거든요. 지금도 디스이즈게임이 그 역할을 많이 해주고 계시지만, 더 인디들의 등용문이 되는 그런 미디어가 되어서,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이번에 어떤 타이틀이 나왔지-하고 클릭할 수 있는 그런 기사가 많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만드는 사람들끼리도, 또 플레이어들끼리도 많이 소통할 수 있는 허브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인디들도 상황이 쉽지 않지만, 서로 타이틀 한 번씩 더 들어보고 플레이할 수 있고,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기회로 선순환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김범주 본부장: 게이머와 게임 개발자분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디스이즈게임 같은 매체라고 저도 생각하고요. 플레이어들은 재미를 찾기 위해서, 개발자들은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을 얻기 위해서 같이 찾는 공간이 되면 어떨까 싶어요.
이번에 사실 창간 20주년 특집 기사들 쭉 보면서, 업계에 대한 고민을 진짜 많이 하고 계시고, 놀이라는 것의 본질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어떻게 우리 삶에 접목이 되어야 더 건강하고 재밌어지는지 고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그런 걸 결국 더 많이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전달하는 방식도 더 다양하게 시도해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Q. 20년의 세월을 거쳐서 양대 엔진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의 20년을 유니티는 어떤 목표나 마일스톤을 잡고 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송민석 대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20년 동안 자리를 지킨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개발의 민주화"라는 정신이 밑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의 20년도 동일한 미션을 가지고 유니티는 개발자분들 옆에 계속 있을 거라 예상해요. 그러기 위해선 개발자와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해요. 우리만의 방식으로 가는 거 원하지 않잖아요.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오더라도 유니티는 그걸 또 지원하고 있을 거예요. 디바이스가 새로 나오면 개발자 풀을 가져오는 게 중요한데, 유니티는 가장 많은 개발자 풀을 가지고 있으니 신규 디바이스 및 플랫폼과도 협업하고 있지 않을까요. 20년이 지나도 게임은 있을 거잖아요, 인류가 존재하면 게임은 있을 거거든요. 개발자들과 호흡하면서 원하는 부분들 적극적으로 서포트하며, 유니티는 창작 툴로서 계속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김범주 본부장: 저도 20년 후가 돼도 유니티가 게임을, 더 넓은 범위로 놀이나 즐거움을 만드는 사람들이 항상 가까이 두고 쓰는 도구로 자리를 유지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데 개발자분들은 계속 변하잖아요. 유니티도 이에 발맞춰 변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더 잘 이해하고 경청해야 하고, 본사 신임 CEO 매튜 브롬버그도 개발사와 미팅을 많이 하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 생태계를 함께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는 20년이 되었으면 하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개발자분들을 더 가까이서 많이 만나고 싶어요. 4월 15일에 있을 유나이트 행사가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대표님과 저도 그 행사장에 있을 테니, 여유가 되시면 많은 분들이 와주셨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