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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사의 공개 확률, 자율규제 모니터링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에 맞춰진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모니터링

송예원(꼼신) 2015-08-14 17:28:37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7월 1일 첫 발을 뗀 이후 약 1달 여 시간이 지났다. 디스이즈게임은 올바른 게임 개발과 소비 문화의 정착을 위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시행 이후 적용 현황 및 계획을 짚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자율규제안의 사후조치로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K-IDEA)가 내놓은 방안은 모니터링이다. 자율규제 안착을 위해 자체적으로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겠다는 것. 그러나 확률 정보의 사실여부를 확인 등 유저들이 바라는 방향과는 달라보인다. 자율규제 모니터링에 대해 살펴봤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소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A군은 업데이트 기념 이벤트 랜덤박스를 구입했지만 원하는 아이템을 좀처럼 얻을 수 없다. 공개된 확률이 0.1%로 높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해당 아이템을 뽑았다는 다른 유저도 찾아보기 힘들다. 공개된 확률이 맞는지 의구심은 들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게임사 공개 확률, 믿을 수 있나요? K-IDEA ​현실적으로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지난 7월 1일 시작으로 시행된 지 한 달이 넘어섰다. 디스이즈게임 취재결과, 상위 50위권의 적용 대상 중 온라인게임이 84%, 모바일게임이 74%가 확률을 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게임트릭스/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관련기사]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한 달, 업체들의 적용 현황은?) 

 

문제는 신뢰도다. 게임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확률 정보에 대해 검수할 별도의 장치가 없다. K-IDEA에서는 자율규제 사후관리 방안으로 8월 1일부터 모니터링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공개 확률의 사실 여부는 모니터링 대상이 아니다. 

 

K-IDEA는 사실여부 확인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확률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내부 데이터가 공개돼야 하는데, 이는 영업 비밀에 속할 뿐만 아니라 기타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민간단체인 K-IDEA가 각 회원사의 기밀 정보 열람을 강요할 권리는 없다는 이유로 배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체적인 확률 검수 시스템 도입도 요구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외부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하므로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상황. 강신철 K-IDEA 협회장은 디스이즈게임과의 인터뷰에서 “협회에서도 유저들의 불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에도 뚜렷한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자율규제안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며 강력한 법적 제재를 촉구했다.


 

■ 모니터링,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확인 중


그렇다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자율규제의 모니터링은 구체적인 대상은 무엇일까? 일단 협회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했는 지를 파악한다. 대다수 게임이 가이드라인을 지키고 있지만, 일부 항목을 누락하는 등 여전히 미흡한 부분도 많다. 아예 확률 공개를 미루고 있는 회사도 있다. 

 

K-IDEA 서형교 홍보실장은 “7월 본격적인 자율규제 시행 이후 많은 업체가 참여했지만 그렇지 않은 개발사도 많다. 민간단체인 협회가 참여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 별도의 모니터링 팀을 운영해 가이드 라인을 준수할 수 있도록 권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K-IDEA는 지난 7월 PC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 별로 각 2명씩 모니터링 전문 요원을 채용했다. 8월 1일부터 정식 업무가 시작된 요원들은 재택에서 근무하며, 자율규제 적용 대상 게임의 상시 모니터링을 맡는다. 

 

K-IDEA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자율규제 정착을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모니터링 대상은 전체 이용가 게임 중 PC 온라인은 게임트릭스 상위 순위 200개, 모바일은 애플과 구글 각 오픈마켓 별 매출 순위 500위 내 게임이다. 회원사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추후 순차적으로 비회원사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자율규제를 우수하게 지키고 있는 게임사에는 인증마크를 부여하며, 미준수 회사에는 공식적으로 개선을 권고한다. 모니터링 평가표는 오는 8월말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첫 달인 8월에는 7월과 8월의 결과가 한꺼번에 발표된 후 9월부터는 매월 보고서가 발간된다. 

 

이와 더불어 일반 유저들의 문의를 수렴하기 위한 창구도 개설된다. K-IDEA 서형교 홍보실장은 “현재 확률형 아이템 자유 규제 관련 정보 제공을 위해 협회 홈페이지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개편된 홈페이지에서는 보고서 열람은 물론, 미준수 회사에 대한 제보를 받는 공간도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K-IDEA가 시행하고 있는 자율규제 대상 항목은 전체 이용가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과 유료 인챈트 부문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먼저 확률형(캡슐형) 유료 아이템은 결과물의 목록과 획득 확률을 공개해야 한다. 획득 가능한 아이템의 목록은 전부 공개하되, 확률표기는 이용자가 예측할 수 있는 수준에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간별 아이템 확률 합산 방식이라든지, 구간별 획득 확률 최소-최대값 공개 방식이 있다. 

 

유료 인챈트 콘텐츠는 이용자의 예측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 및 경고 문구를 삽입해야 한다. 경고 문구에는 ▲재료 아이템 또는 주재료의 소멸, ▲이용자 의사의 재확인, ▲인챈트 가능성 공지, ▲인챈트 예상 결과 공지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게임사 각 게임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표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