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일본의 유명 대전격투 게임 <사무라이 쇼다운>이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당시 SNK 플레이모어와 제휴를 맺은 드래곤플라이는 블루드래곤 인터렉티브에서 <사무라이 쇼다운 온라인>(이하 사쇼 온라인)을 개발한다는 것 외엔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지 않았죠. 그리고 어느덧 8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사쇼 온라인>을 개발 중인 블루드래곤인터렉티브의 양병해 사장을 직접 만났습니다. 그는 놀랍게도 한국인이 아닌 대만인이었는데요, <사쇼 온라인>은 과연 어떤 게임일까요? /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블루드래곤 인터렉티브 양병해 사장.
대만 tvbs 방송국의 보도국 기자를 하다가 게임으로 넘어온 이력이 특이하다. 2000년 이전만 해도 게임 시장의 규모나 흐름을 파악하는 쪽은 대만이 더 앞서 있었다.하지만 프로게이머가 활성화되면서 2000년부터 그 흐름이 한국 쪽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한국에서 매체와 게임의 연동되는 부분을 알고 싶어서 시찰을 매년 나왔다. 그때 PC방을 통해 한국의 게임문화를 접했고 한빛스타즈 등을 통해 e스포츠를 접했다.
이후 당시 방송국 회장이 대만에서 게임사업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유명 온라인 게임 업체 경영진들과 함께 디지셀엔터테인먼트를 창업했다. 개인적으로는 창업멤버로 들어가 해외 총괄직을 맡게 됐고 첫 타이틀인 <아스가르드>의 대만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03년에는 한국 게임 시장을 더 크게 보고 적극적 태세로 진입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 개발 인력을 확보해 지사가 아닌 독립법인인 디지셀코리아를 설립했다. 그런데 얼마 후 디지셀엔터테인먼트의 악성 부도 파문이 발생해 당황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결국 사명을 게임닢으로 변경, <타파온라인>을 개발해 중국에도 진출했지만 재정상 어려움이 많았다. 마침 당시 환율도 안 좋았고 인원수도 많아서 회사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여기에 경영진의 지분 구조가 얽히면서 분쟁의 소지가 있어 2007년 회사를 나오게 됐다.
작년 4월 행사를 통해 <사쇼 온라인>의 개발 진행을 발표했는데 정작 회사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다. 회사 설립은 언제 했나? 2008년 1월에 세웠다. 설립 멤버는 2007년 중순 때부터 알고 있던 사람들로 구성됐다. 사실 2007년 초부터 지금의 블루드래곤 관련 주주들과 오가는 얘기가 있었다. 바로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자유도의 온라인 게임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도 있는 사이트 등을 만드는 구상이었다. 이는 게임닢에서 직접 진행하고 싶었으나 쉽지는 않았다.
블루드래곤의 설립 목적은? 모든 개발사가 다 마찬가지겠지만 더욱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블루드래곤은 드래곤플라이의 외부 스튜디오라고 박철우 대표가 표현하던데. 전체적 내용을 봤을 때 그렇게 말한 부분은 틀리지 않다. 드래곤플라이는 블루드래곤의 주주이면서 <사쇼 온라인>의 개발을 맡긴 업체이기 때문에 그리 생각해도 큰 문제는 없다.
<사쇼 온라인>의 개발은 언제부터 진행했나? 2008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쇼 온라인>의 개발이 진행됐다고 보면 된다. 우선 기초 기획에서 출발했고, 4월부터는 그 기획을 실체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개발 인력은 얼마나 되나? 지금은 15명이고 처음에는 8명 정도로 시작했다. 이중 10명 정도가 경력 8년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온라인 게임은 기획이 먼저다. 기획 내용을 확보하기 전까진 회사 인력을 늘릴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기간까진 기획에 충실한 뒤 프로그램 인력을 강화했다.
현재 그래픽 부분이 조금 부족한 편인데 후반에 진행해도 괜찮다고 판단하고 있고 차후 30명 정도로 늘어날 것이다. 30명 이상 넘어가면 관리가 힘들어지고 리스크도 크다.
어떤 장르로 만들어지고 있나? MORPG를 변형시킨 장르로 개발 중이며 더 많은 내용을 입히려고 한다. 게임 내에는 필드도 있고 던전도 있는데, 필드는 게임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수집하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마을과 마을을 잇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된다.
사실 개발을 시작하면서 생각을 많이 했다. 한국에서 온라인 정통 대전격투 게임은 성공한 사례가 없다. (대전격투 장르에서는) 게임을 잘 만들어도 흥행을 못하는 것이 한국 게임계의 현실이더라. <타파온라인>에서도 이기고 지는 것에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지는 횟수가 많아지면 유저가 바로 떠나버렸다.
<사무라이 쇼다운>은 아주 유명한 대전격투 게임이다. 만약 원래 게임 그대로 만들면 즐기는 유저는 어느 정도 있겠지만 그 폭을 넓힐 수는 없을 것이다. 고민 끝에 원작의 시나리오를 극대화시키고 RPG 요소를 추구하는 게임이 되면 많은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지 않을까 해서 개발 방향을 정했다.
<사무라이 쇼다운>을 온라인으로 옮긴다는 소식을 듣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사무라이 쇼다운>을 접했던 유저가 <사쇼 온라인>을 접했을 때 어떻게 하면 어색하지 않고 쉽게 다가설 수 있을까, 라이트 유저들이 <사쇼 온라인>을 접했을 때 어렵지 않고 쉽게 진행할 수 있는지 그 방법 생각해 봤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어색하지 않게 만들려면 횡스크롤을 벗어나면 안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 라이트한 게임을 즐기려는 유저를 끌어오려면 시나리오가 있어야한다는 답이 나왔다. 이 두개를 합친 것이 현재의 <사쇼 온라인>이다. ‘적합한 형식이 뭐냐’라는 것에서 출발해 도달한 것이다. 또한 몇 가지의 참신한 시스템도 들어갈 것이다.
<사무라이 쇼다운>의 매력을 온라인으로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얼마 전 3D 스타일의 아케이드용 <사무라이 쇼다운 섬>이 출시됐는데 흥행을 못했다. 우리는 거기서 나온 문제점은 확보한 상황이고, 3D가 왜 흥행 못했는지도 분석했다.
화려한 부분은 있지만 기존 게임에 비해 방식이 변했다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우리는 풀 3D로 만들고 있지만 게임 플레이 과정에선 원작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 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개발진이 가장 먼저 추구한 것이 ‘기존 시리즈의 게임성을 다 지켜야한다’는 원칙 세운 것이다. 유저들에게 건네줘야 하는 건 기존의 시리즈의 게임 조작감이다. 아케이드의 맛인 것이다.
물론 아케이드와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 있다. 이를 통해 유저가 마구 누르며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타이밍을 보면서 하는 게임이 될 것이다. 아마 게임하며 여러 가지 계산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사무라이 쇼다운>에는 많은 캐릭터가 있다. 이 캐릭터들을 유저가 선택할 수 있나? <사무라이 쇼다운>은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캐릭터가 다양해졌다. 하지만 유저들에게 이 캐릭터들을 다 선택하게 만들어 줄 순 없다. 특정 인기 캐릭터는 물론 대부분이 비슷한 캐릭터가 많아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쇼 온라인>을 처음 접했을 땐 그냥 일반적인 남녀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 이후 이 캐릭터가 하오마루나 나코루루가 될 수 있는 등 성장 방향은 유저가 게임을 하면서 배워나가기 나름이다.
어떤 유저는 하오마루의 외모는 좋아하지만 그가 사용하는 스킬을 싫어할 수도 있다. 그래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물론 성장의 자유도를 유저에게 맡기게 된다. 즉, 하오마루 스타일의 캐릭터가 갈포드의 기술을 쓸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머리 스타일이나 복장은 물론 술병 같은 특정 아이템을 자기 취향대로 꾸밀 수 있다.
하오마루가 이런 스타일은 물론 겐주로 스타일로도 꾸며질 수 있다.
그렇다면 <사무라이 쇼다운>의 캐릭터 전원이 NPC로 등장하나? 각자의 역할이 분담돼있다. 몬스터나 보스로도 나올 거고 NPC로 나와서 시나리오에도 참여할 것이다. 또한 아직은 의논해야 할 문제지만 나중에 이벤트를 통해 유저들이 생각하는 <사무라이 쇼다운>의 악역과 선역, 주인공과 악당을 뽑아서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이벤트가 추진된다면 오는 6월에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유저의 캐릭터는 클래스가 어떻게 나누어지나? 아직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처음에는 4개로 나눠진다. 온라인 게임이라 협동이 중요하고 원작에도 캐릭터마다 클래스가 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전직을 통해 16개 정도가 될 것이다. 조만간 더 상세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
SNK 플레이모어와의 개발 공조는 이뤄지나? 여러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이 질문을 많이 들었다. 사실 한국 업체는 일본 업체와 일을 해 본 경험이 있으니 IP를 보호하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SNK는 지금까지는 아주 열린 형태로 우리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사무라이 쇼다운>에는 이미지가 강한 캐릭터가 많아서 SNK에서 받은 3D 내용물이 아주 많다.
심지어 SNK 회장이 최근 3D로 출시된 <사무라이 쇼다운 섬>에서 하오마루의 얼굴이 너무 마음에 안 든다며 블루드래곤이 멋지게 만들어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같이 일하기엔 너무 고마운 파트너다. <사쇼 온라인>의 계약이 끝나자마자 바로 로고 디자인에 들어가고 이를 제시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신경써준다.
또한 일본 업체는 아바타 시스템을 도입하면 캐릭터성이 떨어진다며 기분 나빠한다. 하지만 SNK는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이에 대한 사업 모델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잘 지원해준다.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우리가 만들어서 보여 주니 좋아하더라.
2010년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 했는데 더 앞당겨질 여지가 있나? 서비스 시기는 운영사에서 정하는 거라 말은 못하지만 개발 일정은 올해 4분기에 CBT 버전을 내놓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사쇼 온라인>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사쇼 온라인>을 개발하게 됐을 때 정말 흥분했다. <사무라이 쇼다운>은 나도 젊었을 때 좋아했고 유저층이 많은 게임이다.
게임이 공개됐을 때 팬들의 기대치에 못 미쳐 너무 실망하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와 부담이 오더라. 개발진 모두 이런 부분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심지어 더 많은 팬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사무라이 쇼다운>을 좋아하는 유저에게는 최대한 실망은 주지말자는 것이 모든 개발팀원이 갖고 있는 사명감이다.
※ 보너스! <사무라이 쇼다운 온라인> 개발 현장 공개
<사무라이 쇼다운 온라인> 개발팀의 전경.
<사쇼 온라인>의 캐릭터 모델링 작업 모습. 얼굴을 가리며 음료먹기 신공 시전!
<사쇼 온라인>의 배경 작업 모습. 헤드폰이 참 예쁘네요!
디자이너의 책상 모습. 왼쪽에 하오마루의 다양한 커스텀 복장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