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탄트라> <네오스팀> 등 MMORPG를 전문적으로 개발해 온 조이임팩트의 최신작 <에이카>가 오픈 베타에 돌입했다. "1000vs1000 대규모 국가 전쟁." 홍보문구는 단순명료하면서도 강렬하다. 한국 유저들의 호승심을 자극하겠다는 정공법 전략은 어떻게 구현될까? <에이카>를 총괄하고 있는 한빛소프트의 박준호 팀장을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최저 사양으로 즐기는 전쟁 RPG |
TIG> <에이카>의 개발 콘셉트와 특징은 무엇인가?
박준호 팀장(오른쪽 사진): 그 동안 한국 온라인 게임계는 외산 게임의 흥행 이후 그 트렌드를 쫓아갔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 온라인 게임의 장점을 극대화한 <에이카>를 만들었다. 즉, 현존하는 전쟁 시스템인 공성전, 성물전을 기초로 하는 국가전을 비롯해 명예 아이템 시스템 등이 모두 들어있다.
국가전의 경우 특정 국가만이 강해지는 것이 아닌, 유저들이 정화하며 물고 물리는 상황이 진행되며 내분도 일어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는 강한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서로 뭉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솔로잉 플레이를 위한 프란도 특징이다. 프란은 단순한 펫이 아니라 상호 교류로 성장하고 대화에 따라 성향이 바뀐다. 요정에서 유아기,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로 유저와 함께 성장하기 때문에 솔로잉을 하면서도 외롭지 않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풍부한 요소가 들어가 있다.
게임 클라이언트 용량이 340MB밖에 안 되고, 설치하면 640MB 정도로 그래픽 최적화의 기술을 통해 저용량에 담을 수 있는 건 모두 담았다. <에이카>의 개발 팀장이 MX440이 장착된 PC로 항상 테스트 중이기 때문에 사양이 낮아서 <에이카>를 못 한다는 소리는 없을 것이다.
TIG> 최근 대형 MMORPG들이 속속 등장했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다른 대형 MMORPG 중에는 우리보다 잘 만든 게임이 있고, 우리와 비슷한 콘셉트를 가진 게임도 있다. 하지만 그 게임에서 느끼지 못한 것을 <에이카>에서 느낄 수 있고, 전쟁 시스템을 봤을 땐 훨씬 낫다고 자신하고 있다. 뚜렷한 장점이 있어서 해 볼만 하다고 판단했다.
<에이카>는 게릴라전부터 국지전, 대규모 전투에 이르기까지, 저레벨부터 고레벨까지 하고 싶은 전쟁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게임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
오픈 첫날 유저들이 몰리면서 <에이카>는 접속 장애를 겪었다.
TIG> 개발 기간과 투입된 인력은?
2005년 말부터 기획에 착수했으니까 3년 정도 된다. 개발팀원은 현재 35명이며 MMORPG를 3~4개씩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개발자들이다. 최적화 기술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작은 부분에서도 문제 없을 것이다.
사실 그동안은 베타테스트 개념이었기 때문에 완벽한 1000vs1000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참여자 3,000명 중에서 500명 정도까지 전투를 경험했기 때문에 참여자가 3~4만 명 정도 되면 1000vs1000 전투가 가능할 것이다. 어서 1000vs1000 전쟁을 구현했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다.
1000vs1000의 필드 국가전 기대하라 |
TIG> 국가전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나?
쉽게 말해 국가와 국가 사이의 전투고, 일반적인 전투가 아닌 타국의 성물을 빼앗아오는 전투다. 물론 1000vs1000의 대규모 전투로 이뤄지겠지만 이론상으로는 8명이면 성물 쟁탈이 가능해 적진에 가서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유저들이 대부분 잘 때쯤인 새벽 4시 정도면 (소수로 성물 쟁탈이) 가능하겠지만, 주민이 공격 받으면 전체 알람으로 통보되기 때문에 쉽진 않을 것이다.
방어 측은 성물에 따라 확률 10%가 떨어지기 때문에 철통같이 지키려 할 것이고 공격 측에서는 가져온 사람의 이름이 알려지는 명예가 있기 때문에 틈만 나면 가져가려 할 것이다.
또한 각 국가마다 나오는 자원이 있다. 2차 아이템까지를 제외하고는 만들어야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타국에 가서 무역을 하든 사냥을 하든 구해와야 한다. 하지만 그 시민이 자국을 침범하는 걸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TIG> 성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얻게 되나?
처음엔 각 나라마다 성물이 없고 국가에서 첫 리전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성물 하나가 생긴다. 국가마다 만들어지는 성물은 최대 3개이며 빼앗아오는 2개를 포함해 최대 5개까지 국가가 보유할 수 있다.
성물은 1명이 옮기게 되는데 적에게 공격을 받으면 성물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성물을 운반할 때에는 은신 등의 특정 스킬을 못 쓰고 버프도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방어력이 높아진다.
TIG> 성물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나?
경험치를 올리는 성물, 마법이나 물리 공격력을 올리는 성물, 이동속도를 올리는 성물 등 10 가지가 준비되어 있다. 참고로 같은 종류의 성물을 중복 보유해도 추가로 쌓인다. 즉 경험치 10%를 올리는 성물을 2개 가지고 있으면 그 국가 시민은 경험치 20%를 더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곳이 공성전이 벌어질 무대.
TIG> 1000vs1000 전투는 어떻게 구현되나?
국가 안에서 리전(길드)들이 격돌하는 게 공성전이다. 리전 등급이 5등급이면 128명까지 모을 수 있으며 리전 4개를 합쳐야 연합이 되고 공성전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 이렇게 되면 최대 512vs512가 가능한데, 이때 리전에 가입되지 않은 시민도 공성이나 수성을 선택할 수 있어 인원이 늘어날 수 있다.
시민들(리전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 유저들)은 현재의 정치 세력이 세금을 강하게 거두고 유저를 함부로 죽이면 공성 측에 붙을 것이고 정치를 잘 했으면 수성 측에 붙을 것이다. 그리고 레벨이 낮아도 공성전에 참여하면 20 레벨로 증가되어 고정된다. 이렇게 공성전이 이뤄지면 1000vs1000도 국가 내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전쟁 채널에는 최대 2,000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데 같은 국가 시민은 1000명으로 제한되고 나머지 4개 국가가 1000명의 비율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국가에게 유리하게 하려면 각 국가의 마샬이 전쟁 채널에 있는 비전투원에게 양해를 구해서 슬롯을 비우게 한 다음 정예 유저를 선착순으로 입장시켜야 한다.
TIG> 국가전의 경우 성물에 따라 인원이 분산되기 때문에 유저들이 상상하는 1000vs1000은 아닐 것 같다.
그렇다. 공성전의 경우도 문이 많아서 직접적인 1000vs1000의 격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오픈 베타 2개윌 뒤에 공개될 모드인 필드 국가전을 준비하고 있다.
필드 국가전은 지오반니의 탑 앞에서 사이가 안 좋은 국가끼리 세금이나 특산물, 경험치 등을 걸고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국가 소속의 최정예가 참여할 것이다. 어느 정도 세력이 잡히고 이 모드가 공개되면 진정한 1000vs1000을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만간 업데이트될 승급 시스템에서는 스탯을 찍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소수가 다수를 상대하는 멋진 광경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길드에 속하지 않은 유저도 전쟁에 참여할 수 있다.
권력을 얻으면 의무도 많아진다
TIG> 국가전이 특징인 게임에서 전쟁에 대한 참여도가 부족할 수 있다. 고레벨은 레벨업하느라 바쁘고 저레벨은 참가할 엄두가 안 난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공성전은 세금과 지휘권이 걸려있고 국가전은 성물의 쟁탈전인데, 여기서 질 경우 유저 개인에게 피해가 돌아온다. 당장 얻는 경험치 비율과 공격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예 점수도 걸려있는데, 액세서리는 오직 명예 점수로만 얻을 수 있다. 귀한 재료나 액세서리도 국가전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얻으려고 전쟁에 참여할 것이다.
여담으로 클로즈 베타테스트 때 어떤 국가는 다른 국가를 도발하고 약해보이는 체 하면서 도를 닦고 있었더라. 그후에 다른 국가를 쓸어버리는 와신상담의 재미가 있었다.
TIG> 베타테스트 때의 국가전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 게시판에서는 자국시민을 욕했다던데.
제일 심한 것은 타 국가에 대한 비난이었다. 그리가 강한 국가에서는 자화자찬의 글이, 약한 국가에서는 자기네 고레벨에 대한 비난의 글이 많았는데, 그래도 그들을 도와주면 말이 칭찬으로 바뀌더라.
TIG> 현재는 국가전에 홍보가 맞춰져 있어서 자칫 다른 퀘스트나 콘텐츠가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럴 수 있다. 마케팅적인 면에서 많은 걸 보여주려다 보면 되려 다 못 보여주니까 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 한다. 분해, 경매장, 인챈트 등 MMORPG에 있어야 할 것은 모두 갖췄다.
아이템도 처음에는 종류가 적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에이카>의 아이템은 7단계까지 구분되어 있다. 최고 단계의 아이템을 세트로 차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50렙까지의 퀘스트는 이미 완성되었다. 기획자 중 소설가가 있어서 <에이카> 소설을 집필했는데 책으로 3권 분량이다. 퀘스트는 이 소설의 흐름에 따라가고 있는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소설은 재미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TIG> 공성전을 보면 리전의 연합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성을 차지한 리전에게는 어떻게 혜택이 돌아가나?
리전이 연합할 때 마샬을 정하는데, 성을 차지한 마샬은 총 세금의 50%를 알아서 쓸 수 있기 때문에 각 리전에게 배분할 수 있다. 그리고 마샬은 나머지 리전장을 관료인 아르콘으로 임명하는데 아르콘은 그 국가의 사법권, 경제권, 정치권을 각각 부여받게 된다.
하지만 마샬의 모든 행동은 공지를 통해 알려지기 때문에 올바르게 처리해야 한다. 만약 자기가 착복하면 집권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세금이 걷히는 게 장난이 아니다. 베타테스트 기간에도 세금이 2천만 걷혔다. 아무리 성군이라도 청렴하고 안정적인 운영이 되긴 힘들 것이다. 그래서 공성전은 투표와 같다고 보면 된다. 유저들에게 신망을 잃으면 할 수 없는 것이 공성전이다.
권력을 얻으면 그에 대한 의무도 많아진다는 진리는 <에이카>에서도 똑같다. 이런 경험은 <위드>에서 많이 나왔다. 자체 정화가 되기 때문에 한계만 그어주면 (유저들이) 알아서 움직인다.
성인 단계까지 성장하는 동반자 프란 |
TIG> 다른 게임과 비교되기도 하는 프란의 모티브를 어디서 얻었나?
프란은 ‘파이브 스타 스토리’에서 영감을 얻었다. 여기서는 파티마를 매개체로 해서 거대로봇을 타는데 이 파티마는 대화만 하고 그저 로봇을 타는 수단일 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서 진화해 성장 개념을 도입했다.
그리고 유저와 대화를 통해 성향을 만들어나간다. 프란은 주로 버프를 주지만 성인이 되면 궁극 스킬도 생긴다. 성장한 프란은 애니메이션과 대화 내용도 모두 달라진다. 예를 들어 타락하면 '밥은 먹고 다니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또 프란이 아이템을 주워오기도 하는 등 솔로잉을 해도 심심하지 않도록 했다. 음성도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애착이 생기게 될 것이다.
프란은 성장 과정에 따라 다양한 성향으로 구분된다. 살도 찌고 빠진다.
TIG> 프란의 성향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나? 외모와 대화 스타일만 바뀌나?
아니다. 각각 다른 스킬이 추가된다. 불, 물, 대기의 속성에 성향 6개가 조합돼 각각 18개의 독립적인 스킬을 가진다. 또한 성인 프란이 되면 직접 가져오는 특별 퀘스트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인에서 포만감 시스템이 추가되어 프란의 살이 찌거나 빠질 수 있다. 유저가 계속 굶겨서 포만감이 낮아지면 프란은 대기소로 날아가 버린다. 참고로 청소년기의 프란에게도 포만감 시스템을 넣을 계획이다.
TIG> 프란은 키우는 재미는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아마도 베타테스트였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수 있다. 당시에는 프란의 성장이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프란의 궁극적인 컨텐츠는 성인 단계에 몰려 있어서 그런 반응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오픈 베타에서는 그런 것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제대로 전쟁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
TIG> <에이카>는 몬스터가 머니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그래서 돈을 벌기가 힘들다는데, 의도한 것인가?
그렇다. 의도된 것이다. 몬스터를 잡아도 재료만 떨어지고 이는 바로 인벤토리로 들어온다. 그리고 습득한 재료나 아이템을 일일이 팔아야 한다. 상점보다는 유저끼리 하는 경매가 비쌀 수 있다. 처음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엔 풍족해질 것이다.
돈 복사, 먹자 등의 부정을 막으려는 것이다. 보통 떨어뜨렸을 때 줍는 패킷을 변형해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금을 걷어서 국가 운영 자금에 쓰도록 돌리려는 의도도 있다.
TIG> 힐 어그로가 높아 힐러만 당한다는 지적도 있다.
힐러의 솔로잉 플레이가 어렵다고 해서 쉽게 바꿨다. 체력(HP)도 늘어났다. 그렇다고 워리어급은 아니지만 훨씬 쉬워졌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어그로는 유지할 것이다.
왜냐하면 프리스트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에게 어그로 스킬이 있어서 몬스터를 자신에게 오게 할 수 있다. 이를 제대로 못하면 힐을 못 받게 되고, 파티는 전멸한다. 프리스트 보호도 유저의 임무다. 프리스트는 힐에 대한 명예 점수를 얻을 수 있어서 프리스트에게 그 정도의 위험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TIG> 끝으로 오픈 베타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인사말 부탁한다.
간단히 말씀 드리겠다. 오랫동안 MMORPG를 만들어 왔기에 이번엔 더욱 잘 만들고 싶었다. 대부분의 유저가, 제대로 전쟁을 즐길 수 있는 <에이카>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많이 즐기고 직접 판단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