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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PC방 게임 트렌드 바뀔까? 스팀 PC방의 실체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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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다미롱) 2019-03-29 18:14:13

국산 PC 온라인게임 위주의 PC방 게임 트렌드에 변화가 일어날까? 스팀이 구체적인 'PC방 프로그램'을 공개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밸브(스팀의 운영사)는 지난 22일, GDC 2019 행사에서 스팀 PC(이하 스팀 PC방) 카페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당시 벨브는 스팀 PC방 서비스가 한국에 '공식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각 개발사에게 게임을 PC방 사업자에게 얼마에 판매할 수 있는지 결정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해, 기존의 '무료 게임' 중심 라인업 또한 바꿀 것이라고 예고했다.

 

 

# 스팀 PC방 서비스는 어떤 방식일까?

 

스팀 PC방 서비스를 간단히 말하면 현재 한국 온라인게임사들이 하는 PC방 상품을 스팀이 하는 것과 같다. PC방이 정액제 게임의 PC방 서비스를 구매했다면 정액제를 구매하지 않은 유저도 PC방에서 그 게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처럼, 스팀 게임도 비슷한 개념으로 PC방에서 서비스된다.

 

구체적인 방식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PC방 사업주는 스팀 게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스팀과 PC방 서비스 계약을 채결할 수 있다. 이후 사업주는 PC방에서 서비스하고 싶은 게임 라이선스를 구매한다. 라이선스는 중복 사용될 수 없기 때문에, 동시에 복수의 컴퓨터에 게임을 제공하고 싶다면 복수의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한다. (단, 스팀의 모든 게임을 사업용으로 구매할 순 없고, 개발사가 사업용을 허가한 게임만 가능)

 

업주가 스팀 PC방 서비스를 통해 게임을 구입하면, 업주는 자신의 PC방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에 해당 게임의 라이선스를 제공할 수 있다. 좌석 수만큼 구매했으면 모든 컴퓨터에 라이선스가 오픈되며, 라이선스 수가 좌석 수보다 부족하면 일부 좌석을 지정해 라이선스를 오픈할 수도 있다.

 

유저는 라이선스가 제공된 PC에서 자기 스팀 계정에 로그인 했을 때, 자신이 구매한 게임 뿐만 아니라, 업주가 구매하고 라이선스를 오픈한 사업용 게임 또한 함께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쳐3>를 구매하지 않은 유저도 PC방 사업주가 해당 게임의 라이선스를 구매했다면 PC방에서 자기 계정으로 게임을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의미.

 

스팀 PC방 서비스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

 

 

- 유저가 개인 스팀 계정에 접속하면 스팀에서 PC방 라이선스를 확인한 뒤 게임이 해금되는 방식. 따라서 플레이 데이터는 유저 계정에 저장될 것으로 추정됨

 

- 밸브 안티 치트 차단은 기본적으로 개인 계정에 적용되는 방식. 즉, 핵 유저로 인한 업주 피해는 기본적으로 없는 모델. 단, 해당 네트워크에서 차단 사유가 빈번히 발생하면 라이선스 프로그램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음 

 

- 업주가 스팀 PC방 서비스에 가입하려면 신규 계정이나 스팀 구매 기록이 없는 계정이 필요

 

- 게임사가 업주에게 라이선스를 판매할 때 일반 구매, 월 정액, 무료 등 여러 옵션 제공 가능

(밸브는 상업 라이선스 일반 구매가가 비상업용 판매 가격과 같을 것을 권장 중)

 

- 스팀 PC방 서비스는 '온라인' 상태만 지원. 

 

- 중앙 저장 서버 방식, 원격 마운트 방식 모두 지원


 

# AAA급 패키지 게임도 자유롭게! 스팀 PC방이 만들 변화

 

이런 서비스 특성 때문에 스팀 PC방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PC방 게임 트렌드에도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가장 먼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스팀 게임의 대두다. 현재 PC방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은 <배틀그라운드>나 <도타2> 등 일부에 불과하다. 이는 스팀에서 주로 서비스되는 스탠드얼론(흔히 패키지게임이라 불리는 성격의 게임들)을 PC방에서 서비스하기엔 스팀 방식과 PC방 서비스 방식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팀 PC방 서비스는 현재 정액제 온라인 게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방식이기 때문에, 구매 비용이란 진입 장벽 때문에 스탠드얼론 게임을 하지 않은 유저들이 보다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참고로 PC방은 흔히 온라인게임이 강세인 시장으로 여겨지지만, 과거 <GTA 5>나 <위쳐3> 등이 일부 PC방에서 제공됐을 정도로 스탠드얼론 게임에 대한 니즈도 존재한다. 

 

또한 스팀은 스탠드얼론 게임 외에도 <몬스터헌터 월드>나 <워프레임> 등 기존 온라인게임과 방식이 흡사한 게임도 다수 존재한다. 때문에 스팀 PC방 서비스의 존재는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스팀 PC방 서비스가 자리잡을 경우, 해외 게임사가 한국 시장을 신경쓸 가능성도 생긴다. 스팀 PC방 서비스가 시작된다는 것은 게임을 제공한 회사가 한국 PC방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 입장에선 PC방이라는 새로운 판매처가 생긴다는 의미이며, 만약 이로 인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한국 시장에 신경쓸 가능성도 늘어난다. 

 

이는 유저 입장에서도 한국어화나 한국 전용 서비스 등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

 

마지막으로 스팀이 한국 PC방 서비스를 정식 시작하면, 그동안 일부 PC방에서 게임을 '무단'으로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PC방이 제제받을 가능성도 생긴다. 

 

과거 <배틀그라운드>가 카카오를 통해 PC방 서비스를 하기 전, 일부 PC방에선 게임을 구매한 계정을 유저에게 제공하는 식으로 개발사 허락 없이 '상업적'으로 제공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는 스팀 정책은 물론, 스팀 PC방 서비스의 이득에도 반하기 때문에 밸브 차원에서 문제시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 PC방 게임 트렌드가 친구들과 같이 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 게임 위주라는 점, 업주 입장에선 사실상 '게임을 다수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이나 서비스적인 이득이 없는 이상 스팀 PC방 서비스 자체가 국내에서 큰 반향을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 그래서 업주들이 PC방 서비스에 가입할까? 등급 문제는?

 

그렇다면 스팀 PC방은 바로 국내에 서비스될 수 있을까?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선 몇 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라인업과 가격이다. PC방 업주가 스팀 PC방 서비스에게 매력을 느끼려면 양질의 게임이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스팀 PC방 서비스가 제공하는 게임은 <도타2>와 같은 무료 게임, 혹은 PC방에서 사용하기 힘든 VR 게임이 대부분이다.

 

밸브는 각 개발사에게 스팀 PC방 서비스 참여(타이틀 판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한다고 얘기했지만, 이 말은 각 개발사가 빨리 움직이지 않는 한 당분간 스팀 PC방 서비스가 국내 업주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말과도 같다. 또한 어떤 개발사, 어떤 게임이 스팀 PC방 서비스에 참여할 지도 관건. 

 

또한 업주 입장에선 PC방 전용 서비스 없는 멀티 플레이 게임, 혹은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는 패키지 게임을 다수 구매하는 셈이기 때문에 게임의 가격과 추가 서비스 여부도 중요할 전망이다. 

 

 

법적으로는 '등급' 문제 또한 뜨거운 감자다. 게임법에 따르면, 한국에서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은 국내에 서비스될 수 없다. 이 때문에 한국어를 제공하는 스팀 게임에 대한 심의 요구, 스팀에 대한 자체 등급 분류 사업자 요구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동안에는 스팀이 해외 사업자라는 점, 또한 등급에 대한 책임을 플랫폼과 유통사 중 어느 곳에 물을 지가 불명확했기 때문에 이게 본격적으로 문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스팀 PC방 서비스의 경우 밸브가 주도적으로 한국에 스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등급 문제가 제기된다. 설사 밸브에게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등급 미분류 게임의 국내 서비스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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