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의 카드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이하 레오룬)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유저들에겐 분명 '익숙한' 게임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레오룬>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모두 <롤>의 그것과 동일한 컨셉인 데다 세계관도 공유하거든요. 예를 들어 <롤>에서 상대를 잡아 스택을 쌓는 나서스는 <레오룬>에서도 상대 유닛을 통해 자신의 스탯을 올리죠. <롤> 유저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구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레오룬>이 <롤> 유저들에게 마냥 쉬운 게임은 아닙니다. 오히려 익숙한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낯설고 어려운 쪽에 가깝죠. 게다가 카드 게임에 쓰이는 용어들이 낯설뿐더러, 어찌어찌 이기더라도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신비로운' 경우도 허다합니다.
하지만 겁먹지 마세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카드 게임을 해본 적 없는 기자가 <레오룬> 클랜 UCG 크루장 '김느낌'의 코칭을 통해 여러분에게 <레오룬>의 참맛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카드 게임 알못'인 기자와 김느낌과 함께 1:1 모드는 물론 최근 <레오룬>에 추가된 2:2 모드, '공동 전선 PVP'에 대해서도 살펴보시죠!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레오룬>을 플레이한 지 1주일째, 기자는 가장 좋아하는 '프렐요드' 테마의 덱을 구성했다. 방어는 브라움으로, 공격은 애니비아로 풀어가며 그사이를 포로가 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초심자의 기대감으로 탄생한 덱이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김느낌에게 해당 게임의 피드백을 부탁했다.
디스이즈게임: 전반적으로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많이 답답하셨을 것 같은데요. (웃음)
김느낌: 전체적인 덱의 시너지가 안 맞는 듯한데요. <레오룬>은 덱에 여러 플랜이 들어갈 경우,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덱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옛말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고 했잖아요. 그 말처럼 하나의 플랜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 승률이 높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시너지 같은 걸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말 그대로 '프렐요드'만 때려 넣은 덱이었습니다. 제가 활용한 덱의 경우,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플레이해야 할까요?
김느낌: <레오룬>에서 마나 코스트에 맞춰 유닛을 매 턴마다 소환해 필드의 주도권을 잡는 행위를 '템포'라고 하는데요. 지금 사용하신 덱은 이러한 템포를 잡아 필드를 기반으로 게임을 끌고 가는 것이 가장 좋아 보입니다.
상대는 다수의 포로 카드와 모든 포로에게 스탯 상승효과를 부여하는 카드를 잔뜩 준비했더라고요. 얼추 비슷하게 게임을 풀어갔지만, 후반부 포로의 스탯 상승을 도저히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덱을 만나면 어떤 식으로 상대해야 하나요?
김느낌: 포로덱은 광역기를 통한 견제가 핵심입니다. 그래서 프렐요드 덱을 활용하실 경우, '눈사태'나 '황폐한 골짜기' 등을 통해 초반에 제압하는 게 좋죠. 만약 '군도'가 첨가되어있다면 모든 유닛을 제압하는 '대몰락' 카드로 대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김느낌님께서 보시기에 플레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미스는 어느 부분이었나요? 이것만 제대로 했으면 몰랐다와 같은 부분이 있었습니까?
김느낌: 게임을 처음부터 쭉 지켜봤는데요. 글쎄... 숙련자인 제가 봐도 큰 실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웃음) 문제가 있다면 덱이 아닐까 싶네요. 만약 조금만 괜찮은 덱이었다면 쉽게 포로 덱을 이길 수 있었을 겁니다.
만약 프렐요드, 특히 애니비아를 활용하고 싶을 경우 어떤 식으로 덱을 구성하는 게 좋을까요?
김느낌: 애니비아를 활용해 덱을 짜고 싶다면, 군도 지역을 추가한 '프렐군도'로 설정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애니비아는 후반에 힘이 아주 강한 카드에요. 따라서 약한 초중반을 후반으로 이어줄 수 있는 군도와 프렐요드의 제압기를 섞어주면 아주 좋은 시너지를 냅니다.
또한 애니비아는 '최후의 숨결'이라는 키워드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파괴되더라도 계속해서 살아나는 좀비 같은 카드잖아요. 이를 사망한 아군 중 최강인 유닛 여섯을 하루살이 형태로 부활시키는 '해로윙'과 결합하면 굉장히 좋은 덱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부끄럽지만, 2:2 모드는 초심자에게 상당히 어려웠어요. 1:1 모드보다 훨씬 복잡한 느낌이었습니다. 세부 사항을 지적해주시기에 앞서, 먼저 간단한 총평부터 부탁드릴게요. 말할 것이 있을까 걱정되긴 하지만...(웃음)
김느낌: 나중에도 말씀드리겠지만, <레오룬> 2:2 모드의 포인트는 자신이 공격인지 수비인지 확실히 알고 플레이하는 건데요. 그 포인트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게임에 임한 게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나마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법은 익힌 1:1 모드와 달리, 2:2 모드는 모든 게 낯설더라고요. 아군에게 핑을 보내는 것도 유용해 보이지만, 기초적인 걸 모르니 어렵게 느껴졌죠. 2:2 모드는 어떤 식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건가요?
김느낌: 먼저 2:2 모드는 다른 유저와 합을 맞춰야 하는 만큼, 아군의 핸드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화면 좌측 상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동료의 핸드를 볼 수 있거든요. 이를 통해 나와 동료의 핸드를 파악하고 어떤 식으로 플레이를 전개할지 생각하며 게임에 임해야합니다. 합이 중요한 거죠.
이 외에 2:2 모드는 매 라운드마다 0코스트로 쓸 수 있는 '선물'이 주어지는데요. 이 카드는 내 카드 중 하나의 비용을 감소시킴은 물론, 이를 아군에게 넘겨줄 수 있는 카드입니다.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겁니다.
그렇다면 2:2 모드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건 무엇일까요. 역시 소통일까요?
김느낌: 앞서 말씀드렸듯, 2:2 모드의 핵심은 본인의 턴을 확실히 인지하는 겁니다. 내가 지금 공격턴인지 수비턴인지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이는 '무작위 선물'과도 연결됩니다. 무작위 선물을 통해 카드를 넘겨줄 때 내가 어떤 역할을 맡는가에 따라 넘겨주는 카드도 달라져야 하죠. 여러모로 전략적인 요소가 가득한 셈이에요.
이제 막 <레오룬>을 시작한 입장에서 2:2 모드는 1:1과 아주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특히 각자의 덱을 적재적소에 활용해야 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2:2 모드는 게임 시작 시 택한 챔피언에 따라 덱이 주어지는 만큼, 더 까다로운 듯했어요. 2:2 모드에서 초보 유저 두 명이 쓸 만한 덱이 있을까요?
김느낌: <레오룬>에서 가장 만능으로 평가되는 지역은 역시 '타곤'인데요. 보통 타곤을 선택하면 기원이나 침묵기를 통해 상대를 쉽게 제압할 수 있습니다. 타곤은 웬만하면 가져가는 걸 추천드려요. 원래는 기존의 티어덱 리스트에서 보유한 두 지역을 챙기는 게 제일 좋겠지만, 초보자 입장에서 그러한 큰 그림을 그리기엔 쉽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타곤을 쥘 수 있다면 승리 가능성도 올리실 수 있을 거예요!
김느낌님께서 보시기에 '2:2 모드'의 장점은 어떤 부분인가요?
김느낌: 아무래도 지인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듯해요. 설령 게임에서 패배하더라도 지인 탓을 할 수 있잖아요. (웃음)
확실히 2:2 모드는 1:1에 비해 패배 시 느껴지는 아쉬움이나 박탈감이 좀 덜한 느낌이긴 했어요. (웃음)
김느낌: 사실 카드 게임은 1:1 PVP로 펼쳐지기 때문에 패배하면 온전히 '내 잘못'이에요. 남 탓을 할 수가 없죠. 따라서 패배하면 자신을 탓해야 하는 스트레스에 직면하곤 합니다. 반면 2:2 모드는 '쟤 때문에 졌어!' 식의 무한 남 탓이 가능합니다. 2:2 모드의 매력 포인트죠!
마지막으로 이제 막 <레오룬>을 접했거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지만, 카드 게임이 두려워 쉽게 손대지 못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팁도 좋고요.
김느낌: 팁을 말씀드리기엔 너무 많은 부분이 존재해서... 그것보다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드리고 싶어요. 사실 <레오룬>을 하다 보면 내가 알지 못한 카드에 당하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마주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더러 있을거예요. 다만, 이를 교훈 삼아 상대의 수를 읽고 잘 대처해 승리할 수 있다면 그 쾌감이야말로 <레오룬>의 참맛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부디 <레오룬>의 참맛을 느끼는 순간까지 포기하지 말고 게임을 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