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쓸고 난 뒤, 모두가 인공지능 이야기를 하는 시절입니다. 게임 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선 현장에서 부는 인공지능의 바람은 VR과 블록체인의 그것보다 훨씬 더 거세게 느껴집니다. '인공지능이 게임 개발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라는 주장은 읽기에 따라 희망차고, 또 섬뜩합니다.
'2023년 연말은 연초와 크게 다를 것'이라는 말이 들려옵니다. 인공지능과 함께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을 설명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그 변화의 가운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간 점검을 하기에 좋은 시점입니다.
게임 생태계는 과연 어떤 내일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디스이즈게임은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이 어떤 상황이며, 어떤 전략을 쓰고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세 번째는 넷마블입니다.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기자, 김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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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은 모바일 게임의 선봉에 서며 성공을 거뒀고, 덕분에 넥슨, 엔씨소프트와 함께 일명 '3N'으로 분류되어왔습니다. 넷마블 게임이 매출 상위 순위를 지배하다시피 하던 시절을 기억하시나요? <모두의마블>과 <세븐나이츠>는 2010년대 중반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구글플레이 매출은 스토어 전체 게임 매출 중 3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 적도 있습니다.
그랬던 넷마블이 지금은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2023년 1분기, 넷마블에서는 6,026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지만, 영업손실은 282억 원, 분기순손실 458억 원이 나왔습니다.
▲ 넷마블은 지금 소화불량을 겪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달러 차입금에 대한 부담이 늘었음에도, 스핀엑스의 가치가 하락하며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했습니다. 넷마블은 2022년 영업외이자비용으로 1,128억 원을 지출하고 손상차손으로 7,08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 2022년 스핀엑스는 7,46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넷마블의 캐주얼 게임 매출 비중을 2021년의 29%에서 48%까지 끌어올렸지만, 이는 당초 예상치를 24% 밑도는 매출이었습니다.
▲ 2022년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작년 수익성 악화와 차입 규모 증가를 이유로 넷마블의 장기 신용등급을 'A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 차입금 부담과 실적 악화가 겹친 넷마블은 2023년 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기업어음(CP)을 발행해 1,1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6월에는 CP 발행을 통해 1,500억 원을 추가로 조달했습니다.
▲ 2023년 1분기 기준 넷마블은 2조 3,761억 원 규모의 차입금이 있으며, 이 중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의 비중은 78.5%에 달합니다.
▲ 넷마블에게는 나름의 신작 파이프라인이 있습니다. 넷마블의 신작들은 막힌 속을 뻥 뚫는 소화제가 될 수 있을까요?
▲ 그런데 업계에서는 "넷마블은 자체 IP가 약하다"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넷마블은 '세븐 나이츠', '모두의 마블', '스톤 에이지' 등 IP를 보유하고 있지만,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같은 확실한 '한 방'은 없습니다.
▲ 출시를 앞둔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아스달 연대기> 등은 모두 자체 IP가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이들 게임에는 복잡한 로열티 셈법이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 그래서 넷마블의 영업이익률은 다른 대형 기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핀엑스 인수 이전부터 말입니다. 2020년 넷마블의 영업이익률은 10.95%로, 넥슨의 38.03%, 엔씨소프트의 34.13%에 비해 저조한 수치입니다. 참고로 2020년 넷마블은 2조 4,848억 원의 매출 중에서 1조 1,156억 원을 지급수수료로 썼습니다.
▲ 현재 넷마블의 주력 타이틀 중 <마블 올스타 배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등 역시 모두 자체 IP 기반이 아닌 게임입니다.
▲ 이 쯤에서 '세븐나이츠'도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2>는 매출 154위, 자체 IP인 '세븐나이츠'와 넷마블의 핵심 브랜드인 '레볼루션'이 만난 MMORPG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매출 순위 200위권 외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7월 10일 모바일인덱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기준)
▲ 방준혁 의장은 2019년 12월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함에 따라 코웨이 의장을 겸하고 있습니다. 코웨이는 해외사업 성장에 힘입어 5년째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본래 코웨이의 모회사였던 웅진그룹은 2013년 사모펀드 MBK에 코웨이를 매각했습니다. 2019년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다시 인수했으나, 1조 6,0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이 발목을 잡아 인수 3개월 만에 다시 매각을 시도했고 같은 해 넷마블이 인수했습니다. 코웨이 인수 자금 2조 원의 80%를 차입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 넷마블은 2021년 바이낸스 기반의 코인 프로젝트 '큐브' 인수, 자회사 '마브렉스'를 통한 동명의 가상자산 발행 등 블록체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A3: 스틸 얼라이브>를 마브렉스에 접목시켰고, 'RF 온라인'의 IP를 블록체인으로 재탄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방준혁 의장은 지난 2022년 1월,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넷마블의 주요 아젠다로 발표한 적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