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연말은 연초와 크게 다를 것'이라는 말이 들려옵니다. 인공지능과 함께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을 설명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그 변화의 가운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간 점검을 하기에 좋은 시점입니다.
게임 생태계는 과연 어떤 내일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디스이즈게임은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이 어떤 상황이며, 어떤 전략을 쓰고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여덟 번째는 최근 <로스트아크>를 중국에 출시한 스마일게이트입니다.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기자, 김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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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는 2008년 중국에 출시한 <크로스파이어>의 성공을 기점으로 대형 게임회사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후 2019년 출시한 <로스트아크>도 흥행에 성공하며 스마일게이트는 든든한 대들보를 두 개나 갖게 되었습니다.
▲ 스마일게이트는 2020년 처음으로 매출액 1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1조 4,405억 원, 2022년 1조 5,77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는 관련 법률상 외부 감사 대상이지만 증권 시장에 상장되어 있지 않아 분기 공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 스마일게이트는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0년 36.2%, 2021년 41.7%, 2022년 40.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후술하겠지만, 스마일게이트는 높은 이익률의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 덕에 퍼블리싱 및 플랫폼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 참고로 2022년 당기순이익의 급격한 감소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인해 '스마일게이트알피지'가 인식한 5,360억 원의 파생상품평가손실이 주요했습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 상 자본으로 분류하던 전환사채의 전환권을 부채로 인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상 손실로, 실제 현금의 유출이 수반되는 거래는 아닙니다.
▲ 주요 자회사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크로스파이어>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와 <로스트아크>를 만든 스마일게이트알피지가 대부분의 수익을 창출함을 알 수 있습니다.
▲ 게임 퍼블리싱을 맡고 있는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와 게임 플랫폼 사업을 맡고 있는 스마일게이트스토브 양사는 2022년 모회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에 흡수합병 되었습니다. 이하 상기 자회사들을 편의상 '<크로스파이어> 자회사', '<로스트아크> 자회사', '퍼블리싱 자회사', '스토브 자회사'로 지칭하겠습니다.
▲ <로스트아크>는 2019년 12월 출시됐습니다. 2020년 6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로스트아크> 자회사는 2021년 2,886억, 2022년 3,64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 <크로스파이어> 자회사 추월에 가까워져 가는 모습입니다. 2023년 7월 <로스트아크> 중국 서비스가 시작된 만큼, 올해 흥행 성과에 따라 처음으로 <로스트아크>가 <크로스파이어>의 영업이익을 앞지르게 될 수 있습니다.
▲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 양 개발사가 기록한 영업이익은 7,827억 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인 6,430억 원을 1,397억 원 웃돌았습니다. 즉, 스마일게이트는 두 '캐시카우' 덕에 새로운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셈입니다.
▲ 퍼블리싱 자회사와 스토브 자회사는 모두 투자 단계였습니다. 스마일게이트는 2022년 12월 퍼블리싱, 스토브 자회사와 해외 투자를 전담하던 스마일게이트메가랩 3개 자회사를 흡수합병 했습니다. 퍼블리싱 자회사는 적자와 흑자를 오가고 있었고, 스토브 자회사는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주요 자회사들의 매출 실적은 어땠을까요?
▲ 2022년 기준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는 총 1조 3,828억 원의 매출을 내며 전체 매출의 87.7%를 견인했습니다.
▲ 합병 이전인 2021년의 성과를 보면 매출 면에서 퍼블리싱 자회사와 스토브 자회사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 스마일게이트는 2023년 브이에이게임즈의 <아우터플레인>을 런칭했습니다. 또한 연내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액션 RPG <블루 프로토콜>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6월 엔엑스쓰리게임즈와 MMORPG <더 로드>(가제)의 중국 제외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 '식지 않는 재미'를 내건 유저 참여형 게임 플랫폼 스토브도 주목할 만합니다. 스마일게이트는 스토브를 통해 <로스트아크>, <테일즈런너>, <겟앰프드> 등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아우터플레인>, <에픽세븐>, <마술양품점> 등 자사 모바일게임의 커뮤니티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 또한, 스마일게이트는 스토브 인디를 통해 다양한 인디 게임도 유통하고 있습니다. 스토브 인디는 국내 게임사에서 운영하는 유일한 인디 게임 플랫폼입니니다. 스토브 인디는 독점 한글화를 지원하는 등 플랫폼 사업에 꽤 '진심'인 모습입니다. 올해로 서비스 5년 차에 들어선 스토브 인디, 과연 K-스팀이 될 수 있을까요?
▲ 스마일게이트는 공고한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창립자 권혁빈 CVO(최고비전제시책임자)는 지주회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지분 100%를 직접 보유하고 있습니다. 권 CVO가 보유한 지분은 약 10조 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 권 CVO는 2010년부터 수년에 걸쳐 인수합병과 지분교환을 통해 현재와 같은 지배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 개발팀의 분사도 이 시기에 이뤄졌습니다.
▲ 자회사 지분을 대부분 100%로 유지하는 배경엔 권혁빈 CVO의 철학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권 CVO는 이전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은 적 있지만, 투자금 회수에 대한 압박을 받았던 경험으로 인해 외부 투자 유치를 꺼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스마일게이트는 창사 이래 2007년 단 한 차례 25억 원의 외부 투자를 받았는데, 그마저도 권혁빈 당시 대표가 투자금을 단기간 내 상환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권 CVO의 이혼소송으로 인한 경영권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권 CVO의 아내 이 씨는 작년 11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의 절반을 분할해 달라고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씨는 창업 초기 스마일게이트의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 2014년 그룹 체계를 다진 스마일게이트는 '스마일게이트 2.0 시대'를 선언하며 본업인 게임을 근간으로 비게임 분야에 대한 투자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엔터 기업' 이미지는 희박한 편이지만,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드라마 '천월화선', 인공지능 기반 메타 휴먼 아티스트 '한유아'를 선보이는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약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 한편 스마일게이트는 2022년부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도입했습니다. 상장사는 반드시 K-IFRS를 채택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공개(IPO)를 고려한 행보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당장 상장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고, 상장사에 준하는 기준을 맞춰가려는 노력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 현재 스마일게이트는 자회사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및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만약 스마일게이트가 IPO를 진행한다면 확실하게 잡고 있는 게임 산업보다 대량의 투자금이 요구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또는 금융 산업의 계열사가 자본시장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지분 38.1%를 보유한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에픽세븐>의 개발사입니다. 스마일게이트는 6월 <에픽세븐>의 중국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 <에픽세븐>에 이어 중국에 출시한 <로스트아크>. 성공을 거둔다면 좋겠지만, 흥행에 성공했을 때 스마일게이트 주력 게임들의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규제에 있어) 변화무쌍한 중국 시장인 만큼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