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을 라이브 서비스하면서 기획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기술적인 부분부터 내부 소통까지 다양하다. NDC 19 첫날, 넥슨레드의 정우식 파트장은 <AxE>를 라이브 서비스하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자에게 필요한 다양한 지식을 공유했다.
정우식 파트장은 자신의 강연을 뻔할 수 있지만 모르는 이도 많은, 하지만 필요한 기본 소양인만큼 기획자라면 반드시 알아 둘 필요가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게임 환경은 유저 피드백에 따른 콘텐츠 업데이트, 각종 이벤트가 들어가면서 의도하지 않게 버그가 발생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빠른 템포를 가지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업무가 확정되더라도 수정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런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획자의 기본 소양이 매우 요구된다”고 밝혔다. 정우식 파트장은 총 3가지 파트로 나눠 강의를 진행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넥슨레드 정우식 파트장.
첫 번째 파트는 '디자인 기술'. 정우식 파트장은 목적과 목표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게임을 하는 유저를 더 늘어나게 하겠다는 목적이 있으면, 론칭 이후 유저 이탈률을 줄이거나, 신규 유저를 늘리거나, 떠난 유저를 복귀시키는 등 여러 개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목표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작업 방향은 달라질 수 있으며 목표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의견 차이가 발생하고, 이를 복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비용과 수많은 노력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우식 파트장은 "본인이 하는 기획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이 맞는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세운 목표를 모두가 동의하는지 서로 명확히 이해한 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확하지 않은 목표는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과 리소스 낭비로 이어진다.
명확한 주장과 레퍼런스 자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열 갈래로 갈라진 파이어 볼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성능과 조건, 위력 등 장황하게 설명을 넣어도 막상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기가 힘든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정우식 파트장은 가능하면 해석의 범위를 줄이고 명확히 하기 위해 무언가를 설명하기 전에 기획서를 두괄식으로 작성해 관련 기획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목적을 먼저 얘기해주면 좋다고 말했다. 10줄 문장보다 한 장의 이미지가 낫듯, 타 게임에서 표현된 사례를 보여주면 도움이 될 때도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커뮤니케이션'을 설명했다. 정우식 파트장은 다른 사람을 설득해 일이 되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상대 직군의 이해와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등 여러 요소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필요에 따라서는 협업과 대화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제안을 해도 한 번에 통과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대안'을 반드시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정우식 파트장은 말했다. 대부분 바로 실행될 가능성이 적고 대안 없는 설득은 강요처럼 느껴질 수 있기에, 상대에게 의도하는 바를 정확하게 이해시키기 위해 대안이라는 선택권을 주는 것이 좋다는 것.
물론, 유효한 대안을 만들기 위해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불필요한 대안'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기술과 마찬가지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도 빠르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메일, 회의, 각종 기록이 남는 공식 경로를 거치는 것이 좋지만 본인 수준에서 상대를 설득하기 힘든 경우가 발생한다. 정우식 파트장은 이럴 때 '백도어' 루트를 활용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함께 커피를 마시거나 다이렉트 메신저나 직접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 기타 방법을 말하는 것.
이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자세히 말할 수 있으며 빠르게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기록이 남지 않는 만큼 논의된 내용은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위 과정에서 실무자 간의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든 영역이 발생할 경우에는 자신의 직책 상위권자의 도움을 받아 상대 직책 상위권자를 통해 설득하는 방법도 있다. 상급자에게 의도하는 바를 명확히 공유하면, 실무자 간 업무 소통이 원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세 번째로 '에티튜드'. 정우식 파트장은 빠른 라이브 환경에서 기획자로 가져야 할 자세, 마음가짐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하려는 자세'를 갖고 이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게임은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드는 것이기에 진행이 막힌 일에 대해 묵인하거나 넘기는 소위 '먹는' 일을 발생시켜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는 최악의 경우이며, 업데이트는 유저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기 때문.
'자신감'과 '책임감'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정우식 파트장은 실무자로서 자신이 하는 일에 가장 긴 시간을 투자하고 많은 문제를 고민한 만큼, 일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책임자라는 인식을 가지기를 당부했다.
물론 능동과 월권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각종 기획의 주인으로 세부 내용 결정과 문제 도출과 공유,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목적과 목표를 변경하거나 결정된 기획에 대해 별도 공유 없이 변경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제안하고 설득을 해야 하며, 이를 할 수 없다면 정해진 목표 내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주인의식을 갖는 만큼 '내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보다 공유하고 이해해야 하며, 자신이 잘 해낸 업무가 있다면 당당히 말해서 인정을 받고, 강한 영향력을 만들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