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인>에는 TV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었다.”
할리우드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가 <아케인> 시리즈 제작에 얽힌 비화를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라이엇은 <아케인>을 필두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변모를 꿈꿨으나, 미온적 내부 반응과 리더십 교체의 여파로 현재는 다시 게임 중점 전략을 펴는 중이다.
<아케인>은 지난 2021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라이엇의 <리그 오브 레전드> IP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85개국에서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하고, 에미상 네 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평론적, 대중적 성공을 모두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시즌 2를 마지막으로 <아케인>의 시리즈의 제작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본래 <아케인>은 5개 시즌으로 계획되었던 바 있다. 버라이어티는 해당 결정을 포함, 라이엇의 IP 확장 사업에 드러난 대대적 축소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보도했다.
버라이어티는 우선 <아케인> 프로젝트에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서 전례 없는 수준의 예산이 투입되었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시즌 1의 제작비는 8,000만 달러(약1,117억 원), 시즌 2의 경우 1억 달러(약 1,397억 원) 규모다.
더욱 주목할 것은 라이엇이 <아케인> 시즌 1 마케팅에 들인 6,000만 달러(약 838억 원)규모 예산이다. 라이엇이 이미 상당수의 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을 생각할 때, 과도하게 높은 금액이었으며 이는 라이엇의 업계 경험 부족을 드러낸 것이라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이처럼 새로운 산업에 대해서 배워나가는 단계였던 라이엇은 그러나 사업을 본격화해 보기도 전에 다시 게임 중점 기업으로 복귀하는 모양새다.
지난 2019년 라이엇은 디즈니, 넷플릭스, HBO 등 업계 메이저 제작사 출신의 임원들을 대거 채용하면서 IP확장 사업을 준비했다. 당시 라이엇 CEO였던 니콜로 러렌트는 라이엇을 “21세기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어려움이 닥쳤다. <어벤저스> 시리즈 감독 루소 형제를 기용했으나 협상이 파기되면서 500만 달러(약 70억 원)가 증발한 것이 대표적 예시다. 전사적으로 엔터테인먼트 확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팽배함에 따라 해당 사업부는 회사에 잘 융합되지 못했다. 여기에 창업자 브랜던 벡과 마크 메릴 또한 게임 밖 비즈니스에 소극적이면서도 까다로운 태도를 보임에 따라 관련 사업 개발은 저해됐다.
이윽고 2023년 러렌트가 회사를 떠남에 따라 라이엇은 다시 게임 사업 집중을 천명했다. 기존의 엔터테인먼트 부서는 해체돼 다른 부서로 흡수됐다.
버라이어티는 그러나 라이엇이 게임 외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중단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다만 이전보다 신중한 자세로 TV 쇼 및 영화 콘텐츠 제작을 고민하고 있으며, 관련 프로젝트는 현재로서 실험 단계라고 매체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