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게임인

‘종범신’ 이종범, 프로야구 매니저가 되다

이종범 “야구는 나의 인생, 타이거즈는 나의 심장”

김승현(다미롱) 2012-05-19 19:51:24

19일 서울 학동역의 한 스튜디오,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좁은 스튜디오 안은 카메라 셔터 소리로 가득했다. 온라인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프로야구 매니저>의 새로운 홍보모델 이종범 선수의 화보촬영이 진행 중이었다.

 

오는 26일 은퇴식을 갖는 이종범 선수는 1993년 프로로 데뷔해 한국 프로무대에서 뛴 16시즌 동안 한국 시리즈 최우수 선수(MVP) 2, 골든 글러브 6, 시즌 최다 안타와 최다 도루 등의 기록을 세운 불세출의 야구 스타다. 그는 이번에 <프로야구 매니저> 홍보모델 계약을 맺었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게임 대회도 열릴 예정이다.

 

디스이즈게임은 19일 오후 바람의 아들을 만나기 위해 촬영 현장을 방문했다. 앞으로 실제 ‘프로야구 매니저’를 준비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선호 구단을 고른다면 해태 타이거즈

 

 

<프로야구 매니저>의 홍보 모델이 된 소감이 어떤가?

 

이종범: 먼저 홍보모델로 선정해 준 엔트리브소프트에 감사를 드린다. 게임에 대해선 작년에 준혁이 형(양준혁 선수)이 나온 홍보물을 봐서 알고 있었다. 다른 야구 게임들은 직접 야구선수가 되어 게임을 하는데 반해, <프로야구 매니저>는 매니저가 돼 구단을 운영한다는 것이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홍보모델이 되니 감회가 새롭다. 야구선수가 야구게임의 모델을 한다는 것은 정말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평소 게임도 잘 안 하는가?

 

PC를 다루긴 하는데 독수리 타법이라 게임은 힘들다. 아이들이 빠르게 타자를 치는 것을 보고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놀라기도 한다.

 

타자도 문제지만, 야구선수란 직업이 시력이 중요하니 게임을 거의 안 한다. 아무래도 컴퓨터를 오래 화면 시력에 악영향이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컴퓨터 게임을 적당히 하라고 충고한다. 심한 경우엔 어린 후배들의 노트북을 잠시 맡아두기도 한다. 다음 날 중요한 경기가 있는데 새벽까지 게임을 하는 것은 프로의 자세는 아니니까.

 

 

<프로야구 매니저>는 해본 적이 있나?

 

나보다는 아들이 더 열성적이다. 다른 야구게임과 달리 구단주가 되어 선수를 영입하고 관리하는 점이 새로웠다. 좋아하는 선수, 실력 있는 선수를 모아서 좋은 경기를 한다는 것이 참 재밌다.

 

 

<프로야구 매니저>에는 선수카드가 연도별로 구분돼 있다. 오랫동안 야구를 한 만큼 이종범 선수 카드도 종류가 많은데, 그중 어떤 카드가 가장 좋을 거라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최고는 94년 카드라고 생각한다. 다만, 장타력은 97년이 더 좋지 않을까?

 

 

 

94년이라면 4할 타율에 도전했던 해로 알고 있다. 그 해 배탈 때문에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루머가 있던데 사실인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고기를 많이 좋아하는데, 그만 그게 해가 돼서 그 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아들은 이종범 선수 카드를 애용하는 편인가?

 

많이 쓰고 싶어하는데 비싸서 구하지 못한더라. 주변 후배들도 운동이 끝나면 노트북 등을 이용해 야구게임을 즐기는데선배님 카드를 비싸서 못 사겠다’며 하소연하기도 한다.

 

 

<프로야구 매니저>에선 선호구단을 1개 선택할 수 있다. 기아의 전신인 해태 같은 팀도 선택할 수 있는데, 만약 하나의 구단을 선택하라면 어디를 고르겠는가?

 

해태를 선택하겠다. 특히 93, 94년 시즌의 해태는 나 자신의 전성기이기도 하다.

 

 

만약 구단주가 되어 선·후배 선수 중 한 명만 골라야 한다면 어떤 선수를 선택하겠는가?

 

빠른 선수를 원한다. 1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홈런으로 점수를 내기는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출루율이 좋고 도루율이 높은, 8개 구단 중 재치 있고 빠른 선수를 뽑겠다.

 

 

<프로야구 매니저>에선 전준호(NC 다이노스) 코치가 이종범 선수만큼 빠른데 어떤가?

 

준호 형은 공격력이 좋지 않아서 별로…(웃음). 구단주라면 그런 것도 꼼꼼히 따져야 하지 않겠나? 굳이 고른다면 용규(기아 타이거즈)나 이종욱(두산 베어스)을 뽑아서 1점 싸움에 활용하고 싶다.

 

 

<프로야구 매니저>에서는 이종범 선수의 카드를 구하기 굉장히 힘들다. 본인의 선수 카드를 보유한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정말 감사한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다. 팬들의 사랑 덕분에 나는 등번호 7번을 계속 달고 뛸 수 있었다. 비록 올해까지만 야구를 하지만, 야구장 밖에서도 활발히 활동해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

 

 

█ “야구는 나의 인생, 타이거즈는 나의 심장

 

 

게임사 중 엔씨소프트가 최초로 야구단을 창단했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깜짝 놀랐다. 엔씨소프트에 대해서는 <리니지>라는 게임만 알고 있었다. 이렇게 게임사의 창단이 확산되면 게임계와 야구계 모두에게 큰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메이저 게임사들이 야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구단을 운영해 준다면 양쪽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많은 구단이 창단되려면 무엇보다 선수들이 잘해서 게임이 보다 재밌어져야 한다. 요즘 야수가 투수싸움이 되다 보니 팬들이 집중하기 어려워졌는데, 개인적으로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은퇴 이후 지도자가 될 생각은 없는가?

 

당연히 할 생각이다. 나의 근본은 야구선수다. 지난 34년 동안의 야구경험이 나의 가장 큰 자산이다. 이것을 후배, 제자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지금은 5월이라 바로 진로가 결정되진 않겠지만, 야구계 인사들과 상의해 6월 중순에는 진로를 결정할 계획이다. 내년에 어떤 팀에 갈지는 모르겠지만 지도자 코스를 밟고 싶다.

 

 

만약 10구단이 창단되고 감독 자리를 제의받는다면 어떻겠는가?

 

당장 응하겠다. 사실 신생구단은 조랑말처럼 어디로 튈지 모른다. 기존 팀은 고참선수가 있어 어느 정도 신입 선수들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신생 팀은 이게 힘들다. 아마 초창기 감독이 가장 힘들지 않을까?

 

하지만 선수를 키우기 위해 가는 것이니 응하고 싶다. 나는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후배들과 나누고 싶다. 기회만 된다면 나의 경험을 바쳐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구단주나 감독이 되어 팀을 만든다면 어떤 팀을 만들고 싶은가?

 

야구는 분위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실점했다고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이길 게임도 진다. 그래서 관중과 프론트, 선수 모두 즐길 수 있는 인간미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이는 그동안 7명의 감독을 거치면서 느낀 점이기도 하다.

 

때문에 만약 감독이 된다면 선수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는 친근감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 그래서 화합과 소통이 잘되는 팀을 만들겠다.

 

 

 

34년의 야구인생, 그리고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이종범에게 야구와 타이거즈의 의미는 무엇인가?

 

야구는 나의 인생과 같다. 처음 야구를 접했을 때, 통금 사이렌이 울리면 모든 불이 꺼지는 시절부터 나는 저녁운동으로 자신을 갈고닦았다. 장훈 선수를 동경해서 일본에 가고 싶었는데 이를 실제로 이뤘고, 이후 극심한 부진도 겪었다. 이후 다시 재기해 국가대표가 되어 국민 여러분께 환호도 받는 등 야구는 내 인생의 우여곡절을 함께한 동반자다.

 

타이거즈는 나의 심장이다. 해태 시절 나는 타이거즈를 통해 프로야구에 데뷔했고, 덕분에 꿈에 그리던 일본에도 갈 수 있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기아에서 빨간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아마 나는 타이거즈를 죽을 때까지 떠나지 못할 것 같다. 은퇴 이후에도 연예활동이나 사업을 하지 않고 반드시 타이거즈로 돌아갈 것이다.

 

 

야구팬들은 한국 야구계에 세 명의 신이 있다고 말한다. ‘야신’(김성근), ‘양신’(양준혁), 그리고 ‘종범신’인데, 야구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한다.

 

신은 내겐 너무 과분한 별명이다. 은퇴 후 생각하고 있는 지도자의 길에서 내가 어떻게 하면 야구지도자로서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아직은 배우고 있는 단계지만, 앞으로 팬들이 붙여준 별명에 걸맞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신목록 91 | 92 | 93 | 94 | 95 | 96 | 97 | 98 | 99 |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