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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필드2에 10년 노하우를 담았다”

SD엔터넷 김학용 대표 게임스컴 2012 인터뷰

안정빈(한낮) 2012-08-18 01:30:35

 

재미는 있지만 복잡하다. 재미는 있지만 단조롭다. 10년 가까이 서비스를 한 SD엔터넷의 첫 게임 <네이비필드>에 대한 유저들의 소감이다.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인정받은 것은 좋았지만 손에 익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직관적인 게임 방식도 계속 하다 보면 단조롭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SD엔터넷 김학용 대표는 아쉬웠다. 조금만 고치면 훨씬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후속작 <네이비필드 2>에서 단조로움과 복잡함, 두 가지 문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쉽고 편한 조작과 다양한 모드로 다시 한 번 전쟁게임의 불을 지피겠다는 김 대표를 게임스컴 2012 현장에서 만났다. /쾰른(독일)=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SD엔터넷 김학용 대표.

 


 

<네이비필드 2> 게임스컴 2012 체험판 플레이 영상

 

 

 


 

 

얻은 것이 많았던 지난 10년의 서비스

 

김 대표에게 지난 10년은 배움의 기간이었다. <네이비필드>는 밑도 끝도 없이 새로운 시장을 겨냥했던 게임이었다. 당시 제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온라인게임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하물며 시뮬레이션 방식에 해상전까지 다룬 게임은 <네이비필드>가 유일했다.

 

블루오션에서 시작한 건 결과적으로 득이 됐다. 최근의 워게이밍을 제외하면 10년 가까이 경쟁이 없었고, 그만큼 열성 유저도 많이 생겼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몇 년째 매출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어요.김 대표의 농담 섞인 한마디다.

 

문제는 접근성이었다. <네이비필드>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개발팀 내에는 자신들의 게임에 대한 고집이 있었다. ‘어려우면 안 하면 되잖아’, ‘우리 게임이 얼마나 잘 만들었는데같은 생각이 개발자들 사이에서 팽배했다. 당시만해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개발사가 많았다.

 

하지만 10년이 흐르는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다. 시장은 편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게임을 원하게 됐고 <네이비필드>의 성적도 그것을 증명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어렵다’, ‘단조롭다는 꼬리표는 떨어질 줄 몰랐다.

 

결국 SD엔터넷 내부에서도 고집을 깨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김 대표는 몇 년 동안을 개발자의 고집을 깨는 데 투자했다. 개발보다 어려웠다고 회고하는 시간이다. 다행히 마지막에는 직원들 모두가 잘 따라줬다. SD엔터넷의 현재 직원은 100여 명, 그중 퇴사자는 10년 동안 4명뿐이다.

 

 

 

<네이비필드 2>의 목표는 ‘쉽고 다양하게’

 

2편의 목적은 확실해졌다. “전작보다 쉽고 편하게, 더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후속작인만큼 그래픽도 대대적으로 개편하자.

 

우선 전투 시스템부터 바꿨다. <네이비필드>에서 포를 한 번 쏘기 위해서는 포와 탄약을 선택하고, 각도와 방향을 조절하고, 거리를 맞추는 등 총 9번의 조작이 필요했다. 익숙해지면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포탄을 날리는 재미가 있었지만, 그 익숙해질 때까지가 문제였다.

 

그래서 <네이비필드 2>에서는 숫자키로 포를 선택하고 마우스 클릭으로 포를 발사하도록 바꿨다. 복잡한 거리와 각도 조절은 생략했다. 대신 원하는 유저는 여전히 전작의 방식으로도 포를 쏠 수 있다. 역차별을 막기 위해 전작의 방식을 이용하는 유저는 탄착군이 조금 더 잘 모이는 효과도 받는다.

 

※ 스크린샷과 일러스트를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두 번째는 단순함이다. <네이비필드>의 전투 시스템은 해상전, 단 하나였다. 유저가 이끄는 배도 단 한 척이다. 재미는 있지만 당연히 지겨울 때도 있다. 그래서 <네이비필드 2>에서는 전투의 폭을 넓혔다.

 

핵심은 거점의 추가. <네이비필드 2>의 각 맵에서는 유저가 점령할 수 있는 거점이 등장한다. 거점은 각종 점수를 올리는 데 활용되며 항공기 폭격, 지원 사격 등 거점을 이용하는 전략도 존재한다.

 

게임 모드도 거점을 많이 획득하는 점령전, 거점을 차지하고 포인트를 겨루는 포인트전, 상대의 거점을 부수는 거점파괴전 등 총 6가지로 확장했다. 모두 거점을 도입하면서 얻은 결과물이다.

 

 

 

여기에 유저가 최대 3척의 함선을 교체하며 전투를 벌이는 ‘주력함대 시스템’도 추가됐다. 함선은 자신이 몰고 있는 함선이 파괴되거나 거점을 이용해 교체할 수 있다. 해상전에서는 각 함선의 상성이 확실하기 때문에 함선 교체만으로도 전략의 폭이 다양하게 바뀐다.

 

많은 부분이 바뀌는 만큼 그래픽도 풀 3D로 바꿨다. 시야를 돌리며 더욱 상세한 전황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네이비필드 2>의 장점이다.

 

 

 

 

워게이밍에게 고맙다

 

<네이비필드>는 작년에 워게이밍 덕에 한 차례 이슈가 됐다. 워게이밍 빅터 키슬리 대표가 <네이비필드>를 즐기다가 영감을 받아 <월드 오브 탱크>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같은 2차 세계대전 소재의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김 대표는 워게이밍넷이 고맙다. 2차 세계대전은 온라인에서는 비주류였다. 그만큼 인기도 낮았고 진입장벽도 높았다. 하지만 <월드 오브 탱크>의 엄청난 흥행 덕분에 시장 자체가 넓어졌다. 빠져나가는 유저도 많겠지만 그만큼 들어오는 유저도 많아졌다.

 

참고로 삼을 게임이 생겼다는 것, 경쟁심리를 불태울 수 있다는 것 모두 김 대표가 바라던 상황이다. 참고로 워게이밍 개발자들은 대부분 <네이비필드>의 열성 유저였다.

 

그래서인지 <월드 오브 탱크>를 보면 <네이비필드>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많이 녹아 있더라고요. <월드 오브 탱크>가 쭉 앞서나간 만큼 이번에는 우리가 그들의 흥행비결을 참고해볼 생각입니다김 대표의 넉살 좋은 발언이다.

 

 

 

 

<네이비필드> 배 이상의 성적, 자신 있다

 

김 대표의 목표는 크다. 혼자서 맨땅에 헤딩하듯 일궈낸 <네이비필드>가 어느 정도 흥행을 거둔 만큼 넥슨이라는 든든한 퍼블리셔까지 만난 <네이비필드 2>에서는 배 이상의 흥행을 기록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SD엔터넷으로는 아쉬웠던 마케팅과 해외진출에 대한 노하우에서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SD엔터넷은 넥슨과 <네이비필드 2>의 일본, 북미, 유럽 지역 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다.

 

 

 

 

 

<네이비필드 2>의 목표는 유럽에서만 최소 3만 명 이상의 동시접속자수를 달성하는 것이다. 전작이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했음에도 5,000 명을 기록했던 만큼 충분한 자신도 있단다. <네이비필드 2>의 흥행을 바탕으로 전작의 유저들도 조금씩 후속작으로 흡수해 더욱 커다란 게임월드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게 김 대표의 꿈이다.

 

비주류 장르라는 인식 속에서 버텨온 10. 그만큼 김 대표는 <네이비필드 2>의 노하우 하나는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겪은 10년이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지켜보자. <네이비필드 2>는 현재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는 내년 3월에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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