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으로부터 7년. 게다가 이타가키 토모노부라는 개발 수장은 이미 떠난 상태. 하지만 격투게임의 한 획을 그은 시리즈를 이어 가야만 했다. 바로 <데드 오어 얼라이브 5>(이하 DOA 5)의 이야기다.
이미 <DOA 5>는 캐릭터의 외형변화, 보다 리얼한 격투 등을 선보이면서 E3, 게임스컴 등의 게임쇼를 통해 대중에 선보였다. 하지만 실제 개발자가 한국의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과 어떤 게임으로 개발하고자 했는지 밝힌 적은 없었다.
마침 5일 열린 Xbox360 인비테이셔널 2012를 통해 팀 닌자의 하야시 요스케 프로듀서가 방한했고, 현장에서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팀 닌자 하야시 요스케 프로듀서.
전작 <DOA 4> 이후 오랜 시간이 걸려서 새로운 넘버링 타이틀이 나왔다. 일단 전작과 비교해서 무엇을 바꾸고 싶었고,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하야시 요스케: 솔직히 말해서 <DOA 4>는 격투게임이면서 온라인 대응이 가능했고, 스토리도 마무리를 짓는 등 시스템이나 콘텐츠 면에서는 완성형에 가까웠다. 그렇다 보니 캐릭터와 스테이지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새로운 넘버링 타이틀을 선보이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전작의 장점을 플러스하는 것이 아닌, 곱한다는 개념을 찾아야 했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다. 특히 우리가, 또 유저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기존 개발팀을 해체하고 다시 구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 개발팀 내부에서는 <DOA 5>를 ‘격투 엔터테인먼트’라는 장르로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격투게임에 엔터테인먼트의 요소를 추가하고 해당 영역으로 확대하고자 <DOA 5>를 개발했다. 여기에 콘텐츠를 횡적으로 넓혀 가고 플레이의 깊이를 더하는 것을 추구했다.
실제로 게임의 발매는 9월이지만 그동안 미국 등에서 (격투게임) 프로게이머들을 초청해 대회를 열어서 그들의 피드백을 받았다. 코어한 체험을 통해 얻은 피드백을 반영해 개발을 완료했다.
코믹한 요소 등을 통해서 엔터테인먼트로의 확장을 꿈꿨다.
캐릭터의 외형 변화도 <DOA 5>에서 강조하고 있다. 현 개발팀에서 추구하는 캐릭터의 요소는 무엇인가?
음… <DOA>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아름다운 여성이 등장하는 격투게임이다. 그래서 이들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부각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과거의 캐릭터를 다듬어 현시대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리얼한 격투가이자, 여성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참고로 <버추어 파이터>의 아키라와 사라가 등장한다. 두 캐릭터는 세가 개발자들의 조언과 참여를 통해 <버추어 파이터>의 유저들도 거부감 없이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졌다.
<DOA 5>에 등장한 <버추어 파이터>의 사라. 실제 플레이 느낌은 원작과 비슷했다.
캐릭터와 관련해서 땀을 흘리거나, 옷이 젖거나, 흙이 묻는 등의 표현이 추가됐다. 굳이 이럴 필요까지 있었나?
조금 전에 말한 격투와 액션영화의 앵글을 더해 두 가지가 양립하는 게임 플레이를 만들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서커스 배경의 스테이지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넣기 위해 다소 코믹한 연출을 준비했다. 물론 격투게임 본연의 재미를 위한 심플한 스테이지도 준비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옷이 찢어지거나 혈흔이 묻어나는 표현은 없다.
사실 <DOA 5>를 개발하면서 초기에는 옷이 찢어지는 요소를 고민했었다. 하지만 보다 아름다운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검토 사항이기는 했지만 적용하지 않았다. 혈흔 표현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적용하지 않았다. 만약 많은 팬들의 요청이 있다면 재검토할 수도 있다.
구르고, 넘어지고, 먼지가 묻으면 옷이 더러워지며, 물에 빠지면 젖기도 한다.
<DOA 5>에 온라인 요소는 얼마나 적용했는지 궁금하다.
온라인의 요소를 말하자면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랭크매치, 16명이 로비에 모여 관람하고 겨루는 로비매치 등 격투게임을 위한 요소는 기본으로 넣었다. 여기에 두 가지 새로운 요소를 추가했다.
첫째가 바로 온라인 도장이다. 온라인 도장에서는 혼자서 연습하는 것이 아닌,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다른 유저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연습하거나 연계기를 연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사람이 사람을 상대로 연습할 수 있고, 사부에게 기술을 전수받을 수도 있다.
둘째는 페이스북 연동이다. 예를 들어 오늘 승부에 대한 내용을 버튼 하나로 타임라인에 등록할 수 있다. 격투게임이 사람이 필요한 커뮤니티의 성격을 갖고 있어서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
캐릭터의 격투 방식에서도 전작과 차이가 있나?
<DOA> 시리즈에는 공격, 방어, 홀드라는 세 가지 테크닉이 존재하며 서로 상관관계를 가진다. 덕분에 다른 격투게임은 공격, 공격, 공격 등으로 콤보가 이어지지만, <DOA 5>에서는 홀드라는 개념을 통해 공격과 방어, 반격이라는 연계가 생긴다.
이를 확장해서 ‘크리티컬 버스트’라는 것을 준비했다. 특정한 기술을 사용한 후에는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콤보를 넣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 캐릭터마다 ‘파워 블로우’라는 필살기를 도입함과 동시에 스테이지와 상호작용을 통한 영화 같은 연출을 시도했다.
직접 플레이해 보니까 <DOA 3>의 느낌도 들었다. 의도한 것인가? 또, 코스튬과 아이템 등의 수집요소도 그대로인가?
격투 스타일이 <DOA 3>에 가깝다고 느낀다면 우리로서는 좀 의외의 반응이다. <DOA 5>의 홀드 시스템은 <DOA 4>에 가깝다. <DOA 3>의 경우 호탕한 플레이라는 느낌이 강한 반면에 <DOA 4>는 테크니컬한 플레이가 강조된 면이 있다. 사실 <DOA 5>를 개발하면서 시원스러운 플레이를 추구했는데 그렇게 느꼈다면 칭찬으로 여겨진다.
코스튬의 경우 이미 개발이 완료됐기 때문에 더 이상의 추가는 곤란하다. 다만 DLC(다운로드 콘텐츠)의 형태로 추가될 가능성은 높다. 현재 코스튬의 분량은 전작만큼은 된다고 자신한다. 일단 현재 제작된 코스튬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거의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전작 4편에서 <DOA>의 스토리가 일단락됐다. <DOA 5>는 어떤 이야기로 진행되나?
자세한 스토리는 직접 플레이하면서 즐겨 주었으면 한다. 질문한 것처럼 스토리 자체는 <DOA 4>에서 끝난 것이 맞다. <DOA 5>는 전작에서 각각의 인물들이 겪은 에피소드가 각자에 맞춰 이어지는 개념이다.
각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는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DOA 4>를 충분히 즐겼다면 그 뒷이야기를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9월 21일에 발매되는 것으로 안다. 많은 팬들이 즐겨 주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