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2> 개발팀 밸런스 디자이너 데이비드 킴이 지스타 2012을 맞이해 한국을 찾았다.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국내 게임 및 e스포츠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데이비드 킴은 최근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이하 군단의 심장) 개발 관련 업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군단의 심장>은 현재 베타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지난 2.0.1 패치를 통해 유저 인터페이스, 개인 정보 관리, 클랜 시스템 등이 보완됐다.
데이비드 킴은 “새로 진입하는 유저와 프로 선수들을 모두 고려해 <군단의 심장>을 개발하고 있다.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캐주얼한 유저들을 위한 새로운 래더 시스템 등을 마련했고, 새로운 유닛들에 대한 피드백 반영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시 시기에 대해서는 “밸런스가 완벽해졌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출시할 계획이다”고 대답했다.
또한 데이비드 킴은 리플레이를 통한 게임 재개 시스템, 그룹 시스템 등 추가적인 요소를 예고한 뒤 “지스타 2012에서 열리는 프로게이머들의 <군단의 심장> 쇼매치에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디스이즈게임 김경현 기자
<군단의 심장> 베타테스트는 잘 진행되고 있나?
데이비드 킴: 해외 쪽에서는 굉장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반영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프로 선수들이 많이 하지 않고 있어서 조금 부진하다. 이번 지스타 2012에서 쇼매치를 하는데 이것을 계기로 한국에서 프로 선수들이 많이 참여해 줬으면 좋겠다. 참고로 지스타 2012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베타테스트와 같은 버전으로 쇼매치가 진행된다.
얼마 전에 새로운 기능들이 발표됐다. 어떤 콘셉트로 준비한 패치였나?
첫 번째로 배틀넷에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클랜 시스템을 추가했다. 앞으로 나올 그룹 시스템 역시 준비하고 있다. 프로토스 플레이어라면 프로토스 그룹에 들어가거나, 정윤종 선수 팬이라면 정윤종 선수의 그룹을 만들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다. 또한 이번 패치에서는 인공지능 대전 모드를 강화했다. <자유의 날개>와 달리 <군단의 심장>에서는 10개 정도의 난이도를 마련해 인공지능 대결을 강화했다.
그리고 그동안에는 래더 시스템이 너무 하드코어했다. 게임을 가볍게 즐기는 캐주얼 유저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순위에 반영되지 않는 대전 검색 시스템을 추가했다. 래더와 똑같은 매치 메이킹 시스템을 활용하지만 점수와 순위가 반영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잘하는 유저들에게만 보상을 많이 주고 있는데, 레벨링 시스템을 추가했다. 캐주얼한 플레이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용을 많이 추가했다.
인터페이스가 많이 바뀌었다. 특히 전체 공격 유닛 선택 기능과 광물 자동 캐기 기능이 돋보였다.
초보자들을 위해 추가된 시스템이다. 초반에 자원을 자동으로 채취하는 것들 말이다. 이 시스템을 넣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들은 프로 레벨에서 너무 쉬워지지 않는 동시에 신규 유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사실 전체 공격 유닛 선택 기능은 프로 선수들이 자주 사용할 것 같지는 않다.
최근 <자유의 날개>에서는 저그의 강세가 뚜렷하다. 특히, 프로토스 유저들의 불만이 자자한데 알고 있나?
그런 피드백을 많이 듣고는 있다. 하지만 가장 상위권 대회를 봤을 때는 저그들이 다 우승하고 있지는 않다. 종족 분포를 살펴봤을 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게임 디자인적인 문제는 있다고 생각한다. 모선의 소용돌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저그의 후반을 상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군단의 심장>에서 폭풍 등 신규 유닛 등을 활용해 해법을 주려고 한다. 저그의 강세는 계속 지켜보고는 있지만 확실한 증거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프로토스 유저들은 저그의 감염충-무리군주 조합을 이길 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어떤 선수는 <자유의 날개>에서 저그와의 장기전을 이길 방법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가 봤을 때도 그런 요소가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스타리그에서는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로 엄청나게 잘했고, 다른 해외 대회에서도 프로토스가 완전히 못 이기는 정도는 아니다.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 고쳐 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일단 그 문제가 심각한 것인지 아닌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아마 <군단의 심장>에서 수정이 이뤄질 것 같다.
<군단의 심장>에서 여러 새로운 유닛들이 등장했다. 블리자드가 파악하기에 가장 반응이 좋고 유용한 유닛들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요즘에 가장 많은 피드백을 받는 부분은 거머리 지뢰가 너무 강하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팀 내에서는 강하기는 하지만 너프가 바로 필요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프로토스 쪽에서는 예언자, 테란은 거머리지뢰, 저그는 군단숙주를 강하게 만들려고 한다.
<군단의 심장>의 새로운 전략들은 새로운 유닛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도록 하고 싶다. 현재 상태에서는 밸런스가 썩 좋지는 않지만 새로운 유닛들을 강력하게 만들어서 게임 양상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군단의 심장> 베타 버전에서는 테란의 투견이 삭제된 상태다. 투견을 완전히 새로운 유닛으로 바꿀 계획이 있다고 들었는데,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투견을 빼고 완전히 새로운 유닛을 넣을 계획이 있었는데, 현재는 사신, 화염기갑병(기존 전투화염차), 거머리 지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투견을 다시 넣든가, 새로운 유닛을 넣든가 하는 부분은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
<자유의 날개>에서는 테란의 사신이 현재 거의 사장된 상태다. <군단의 심장>에서는 나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나?
베타테스트에서는 엄청나게 강력하다고 보고 있다. 테테전이나 테저전에서 초반에 많이 사용될 것 같다.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더 강력하게 만들 생각이다. 게임을 끝내는 유닛이 아니라 초반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유닛으로 만들고 싶다.
최근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테란의 밤까마귀 수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군단의 심장>에서 밤까마귀를 변화시킬 계획이 있다면?
신규 유닛들은 디자인이 거의 끝난 상태다. 이제는 다른 부분들을 고려하고 있다. 그중에 밤까마귀, 공허포격기 등을 완전히 새로운 유닛으로 만들지 리모델링할지 의논하고 있다.
데이비드 킴이 꼽은 최고의 새 유닛은 저그의 군단숙주.
확실히 저그의 군단숙주는 경기의 양상을 다양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 같다. 이 유닛에 대한 개발진의 만족도가 궁금하다.
가장 만족하고 있는 유닛 중 하나다. 유닛의 사용도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식충을 보내고 곧바로 다른 곳에 가서 공격하는 멀티태스킹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유닛들과 함께 공격한 뒤 식충이 죽고 나서 병력이 빠지는 등의 플레이도 가능하다. 드롭 플레이도 마찬가지다. 다른 드롭은 유닛이 죽을 수도 있지만 군단숙주는 식충만 내보내는 형태의 공격도 가능하다. 그리고 군단숙주는 굉장히 저그스럽다. 저그의 콘셉트로 보나 게임 플레이로 보나 완성도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최근 <자유의 날개>에서 저그 사기론이 대두되는 결정적인 이유가 감염충이다. <군단의 심장>에서 감염충에는 큰 변화가 없나?
될 수 있는 한 직접적인 너프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그 후반의 중심적인 유닛이기 때문이다. 감염충의 너프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대신 카운터를 할 수 있는 다른 종족의 유닛을 만들어주려고 한다. 프로토스의 경우는 폭풍을 추가해 감염충과 무리군주를 더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다. 이렇게 간접적인 너프는 가능하지만 유닛을 직접적으로 너프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프로토스는 지난 9월 15일 <군단의 심장> 베타 패치를 통해 우주모함을 돌려 받았다. 우주모함은 최근 <자유의 날개>에서 가끔 저그전 해법으로 제시되지만 썩 효율적이지 않다고 한다. <군단의 심장>에서도 그러한가?
우주모함도 강화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우주모함은 프로 레벨에서 특별히 컨트롤하지 않아도 게임을 지배할 수 있는 유닛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심하게 상향시킬 생각은 없고 약간의 상향은 고려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변화 중 하나는 요격기가 진균번식에 공격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략 하나만 보기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맞추기 위한 고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다. 예전에 북미 선수 한 명이 <스타크래프트>의 캐리어와 <스타크래프트 2>의 우주모함을 비교하는 영상과 설명을 올린 적이 있다. 그것을 보고 우리도 한두 가지 정도는 <스타크래프트 2>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
프로토스는 <군단의 심장>에서 추가된 유닛 대부분이 공중에 떠 있다. 특별히 의도한 점이 있나?
프로토스의 후반 게임을 봤을 때 로봇공학시설이나 기사단기록보관소 테크의 유닛들은 자주 사용이 된다. 하지만 우주관문 쪽 유닛들의 활용 빈도가 매우 낮다. 그래서 신규 유닛들을 대부분 공중 유닛 위주로 만든 것이다.
프로토스의 예언자가 지난 10월 26일 패치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얻었다. 펄서광선, 시간왜곡 기술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예언자의 기존 스킬들은 내가 쓰든, 골드 레벨 플레이어가 쓰든 동일한 효과를 내는 기술들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기술들을 넣었다. 예언자의 새로운 기술들은 사용 방법과 숙련도에 따라서 효과가 달라지는 형태다. 아직 1주일 정도밖에 안 돼서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예전 기술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종 버전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프로토스 진영에 새롭게 추가되어 최근 보유 기술이 바뀐 예언자.
아직 <군단의 심장> 출시일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군단의 심장> 출시 전에 <자유의 날개>에는 추가적인 밸런스 패치가 없는 건가?
필요하다면 패치는 당연히 할 것이다. 지금은 필요할 것 같은 조짐이 보이기는 하지만 당장은 계획이 없다. 만약 필요하게 된다면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할 생각이다.
<군단의 심장>에서는 개인 사생활 보호와 관련된 기능이 추가됐다. 하지만 커스텀 게임에 한정돼 있다. 이 부분에 대한 프로게이머들의 피드백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현재 바코드 아이디가 한국 래더에 정말 많다. 만약 개인 정보를 가릴 수 있는 기능이 강화된다면 선수들이 바코드를 쓰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바코드 아이디가 많은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부분을 개인 사생활 보호로 할지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지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
사용자 지정 게임이 큰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브루드 워>나 <워크래프트 3> 때처럼 사용자가 직접 이름을 정해 방을 만드는 방식은 아니다.
제목을 정할 수는 없지만 사용자 지정 게임의 변화가 현재 베타테스트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우리는 방 이름보다는 사용 빈도가 낮은 맵들을 자주 사용하게 만들기 위해 이번 베타테스트에서 사용자 지정 게임 방식을 변화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방 제목을 입력하는 형태의 사용자 지정 게임은 고려하지 않았다.
다시 보기(리플레이)를 통해 게임을 재개하는 기능도 예고된 바 있다.
현재 개발 중이다. 이 기능을 통해 e스포츠 리그를 더욱 많이 지원할 수 있을 것 같다. 리플레이만 있다면 이 기능을 사용할 수가 있다. 리플레이를 보다가 게임을 같이 시작할 수 있는 형태의 기능이다. 딱히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지는 않다.
<군단의 심장> 출시일이나 베타테스트 종료 일정에 관해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게임 디자인은 괜찮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베타테스트는 2~3주 동안은 일단 지켜보는 형태로 이어질 것이다. 그 후에 밸런스 조정 단계에 들어갈 생각이다. 완벽한 밸런스가 구축됐을 때 출시할 것이다.
싱글플레이에 대한 부분은 잘 알고 있는가?
시네마틱은 최고다(웃음). 그리고 케리건의 복수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다. 자세한 내용은 조만간 발표될 것 같다.
한국 선수들 중 가장 활발히 피드백을 주는 선수는 누구인지 궁금하다.
선수들보다는 곰TV의 안준영 해설위원이 가장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무작위로 플레이하면서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방송 중계도 하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우리도 많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선수들은 아무래도 한 종족만 하고 승리에 대한 욕심이 강하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피드백을 하지는 않는다.
최근에 한국 <스타크래프트 2> 선수들 중에 가장 눈여겨보는 선수가 있다면?
정윤종(SK텔레콤) 선수를 요즘 좋아한다. 테란에서는 정종현(LG-IM) 선수가 가장 좋다. 저그 쪽은 한국보다는 해외의 ‘스테파노’ 일리예스 사토우리(EG) 선수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BWC에서도 스테파노 선수가 우승하면 좋을 것 같다. 스테파노, ‘스칼렛’ 사샤 호스틴(Acer), 정윤종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지난 GSL 코드S 우승자 이승현 선수가 최근 저그의 패러다임을 많이 바꾸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 입장에서는 굉장히 신선한 선수다.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고,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는 선수들이 너무 좋다. 저그에서는 이승현(스타테일) 선수가 그러하다. 굉장히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전략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워하고 있다.
지스타 2012에서 <군단의 심장>을 만나게 될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 개발 중인 단계이기 때문에 이번 쇼매치는 역사상 최고의 게임 같은 느낌은 주지 못할 것 같다. 다만 <군단의 심장>의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지스타에서 한국 유저들이 많이 플레이하고 포럼에 많은 의견을 남겨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번 쇼매치에서는 정종현, 박수호(MVP), 정윤종 선수가 잘했으면 좋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