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용 하이엔드 MORPG <블레이즈 본>이 지스타 2012에서 대중에게 첫선을 보였다. 이 게임은 언리얼 엔진 3와 물리엔진을 활용한 고품질 그래픽, 그리고 제스처 액션을 이용한 조작을 특징으로 한다. 모바일 플랫폼의 한계를 초월하겠다는 <블레이즈 본>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개발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위메이드 홍기정 PD.
■ “일필휘지 제스처 액션”
TIG> 먼저 간단한 게임 소개를 부탁한다.
홍기정: <블레이즈 본>은 논타겟팅 기반의 모바일 액션 MORPG다. 터치 제스처를 활용한 기술 사용이 특징인데, 손가락으로 몬스터를 그으면 캐릭터도 그 제스처에 맞춰 몬스터를 공격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언리얼 엔진 3를 기반으로 한 고품질 그래픽, 물리엔진을 활용한 타격감을 특징으로 한다. 현재 2013년 상반기 론칭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TIG> 사실 MORPG치고 액션을 강조하지 않는 게임은 드물다. 다른 게임과 차별되는 <블레이즈 본>만의 특징이 있다면?
터치로 그은 선 하나하나가 캐릭터의 액션으로 반영되는 제스처 액션이 특징이다. 물론 이런 기능을 활용한 게임이 드물긴 하지만 우리만 유일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블레이즈 본>의 제스처 액션은 다른 게임과 달리 하나의 제스처로 여러 액션을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례로 똑같이 선을 긋는 제스처도 길이에 따라 일반공격이냐 강타냐의 판정이 달라진다.
이외에도 물리엔진을 실시간으로 구현해 보다 사실적인 타격·피격 액션을 선보일 수 있도록 신경 썼다. 똑같이 시체를 날리더라도 시체의 비행경로나 낙하 위치에 따라 장애물에 걸리거나 비탈을 구르는 식으로 상황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진다.
<블레이즈 본> 지스타 2012 체험버전 플레이 영상
TIG> 지스타 버전의 스킬 제스처는 단순하고 직관적이지만, 나중에 스킬 수가 많아지면 제스처를 적용하기 힘들거나 제스처의 직관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PC 온라인게임 수준의 콘텐츠 양이 모바일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반적으로 모바일게임은 장소의 제한이 없는 대신 플레이 타임이 짧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너무 많은 양의 콘텐츠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스킬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했다. 팀 내부에선 스킬의 종류를 5개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 액션의 다양성 또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스킬의 심화 개념을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킬 시전 후 추가 조작을 한다면 스킬의 위력이나 범위가 변화되는 식이다.
TIG> 액션을 강조한 만큼 타임어택과 같은 콘텐츠도 많은 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혹시 이런 종류의 콘텐츠를 생각하고 있는가?
그런 경쟁요소가 재미를 준다면 당연히 고려할 것이다. 다만 경쟁이 과할 경우 재미 대신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 “두메산골 동굴 속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게임”
TIG> 발표회 때 보니 스토리텔링을 통한 몰입감을 강조했다.
오프라인 모드를 기획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의 세계관이나 시나리오에 신경을 많이 썼다.
TIG> 모바일 기반 MORPG에선 보기 드문 모드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게임을 할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개발했다. 내부에선 우스갯소리로 전파가 닿지 않는 동굴 속에서도 게임이 구동돼야 한다고 말한다.(웃음)
오프라인 모드는 패키지게임처럼 하나의 완결된 시나리오로 구성된다. 초심자를 위한 튜토리얼의 기능도 겸하고 있고, 엔딩을 보면 멀티플레이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일부 아이템이나 제화의 습득이 제한된다. 오프라인 모드를 통해 게임의 세계관과 기본 개념을 숙지하고, 멀티플레이를 통해 더 강한 아이템을 얻는 식이다.
TIG> 설명을 들으면 오프라인 모드는 튜토리얼 개념이 강해 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란 개념은 다소 약해지는 것이 아닌가?
맞다. 오프라인 모드는 대규모 튜토리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오프라인 모드의 캐릭터나 일부 아이템을 멀티플레이에서 계승할 수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캐릭터 계승은 해킹 이슈도 있기 때문에 제화나 아이템의 계승에는 다소 제한이 있을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싱글플레이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 등급에 제한을 두거나, 온라인으로 재화를 이동할 때 금액을 제한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
TIG> 오프라인 모드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렇다면 과금 모델은 유료화를 생각하고 있는가?
기본적으론 부분유료로 계획하고 있다. 다만 오프라인 모드에도 신경을 많이 썼기에 유료 다운로드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조심스럽게 논의하고 있다.
■ “장르와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겠다”
TIG> 액션 RPG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다. 특히 모바일게임은 플랫폼의 특성상 전투 중 대화가 쉽지 않다.
<블레이즈 본>의 전투는 1회 플레이당 최대 10분 내외의 분량을 제공한다. 이러한 분량의 콘텐츠에서 전투 중간에 굳이 채팅을 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전투 자체가 길지 않기 때문에 싸울 때는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고, 전투를 안 할 때는 같이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굳이 전투 중 커뮤니케이션 문제에 집착하기보다는 마을이나 광장과 같은 전투 외적인 콘텐츠로 해결할 계획이다.
TIG> 그래픽이나 액션성 모두 모바일게임으로는 수준급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고퀄리티 콘텐츠는 그에 합당한 시간과 돈을 요구한다.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업데이트는 어느 개발자에게나 까다로운 과제다.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속도도 부담이지만, 매번 새롭고 참신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된다는 압박은 개발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콘텐츠 계승·발전 문제를 업데이트보다는 후속작으로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이미 발매된 작품을 고치기보다는 기존의 콘텐츠를 계승·발전시킨 후속작을 공개하는 편이 앞선 기술과 콘텐츠를 적용하기 쉽다. 물론 이러한 후속작은 신규 콘텐츠의 업데이트를 대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캐릭터 DB 이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TIG> 이 게임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블레이즈 본>은 모바일의 한계를 뛰어넘는 스마트한 액션게임을 목표로 한다. 게이머들이 우리 게임을 즐기면서 ‘모바일에서도 이런 그래픽과 콘텐츠가 가능하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발화 한계’(Blaze Bourn)라는 제목도 개발진의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었다.
TIG>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블레이즈 본>은 정통 게이머를 타깃으로 하는 게임이다. 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일반인들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 많이 출시됐다. 하지만 기존에 콘솔·PC 게임을 즐기던 게이머를 만족시키는 게임은 많지 않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사실이 매번 아쉬웠다.
우리 게임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싶어 개발을 시작했다. 다방면으로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PC나 콘솔 못지않은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코어 게이머 분들의 많은 관심과 피드백을 부탁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