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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오브탱크 한국 서버, 오픈만으로도 반갑다”

북미 서버 ROKA, 2NE1, IOP 클랜 합동 인터뷰

전승목(아퀼리페르) 2012-11-15 18:35:16

지난 11일 끝난 지스타 2012에는 일부 국내 유저들에게 아주 익숙한 게임이 참가했습니다. 바로 워게이밍의 탱크슈팅게임 <월드 오브 탱크>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지스타에 나온 <월드 오브 탱크>는 15일부터 첫 한국 테스트에 들어갑니다. 명칭도 ‘슈퍼 테스트’로 18세 이상의 유저 누구나 공식 홈페이지(//worldoftanks.kr/)에서 회원에 가입만 하면 즐길 수 있는 방식입니다.

 

이번 한국 서버 오픈을 그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려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일찌감치 북미 서버에서 <월드 오브 탱크>를 즐기기 시작한 국내 유저들입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지스타 2012 기간 중 벡스코 인근에 마련된 워게이밍 전용 PC방 ‘WOT 벙커’에 운영 스태프로 참가한 2NE1, IOP, ROKA 클랜 대표 유저들과 만났는데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한국 서버, 쾌적한 환경과 클랜전을 기대한다

 

먼저 한국 서버의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한세찬(IOP): 서버 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이 가장 기대됩니다. 해외 서버에서 할 때는 서버 환경이 열악해서 의도대로 플레이하기 어려웠어요.

 

송준협(ROKA): 저도 같아요. 북미 서버에서 플레이할 때는 핑이 워낙 높아서 조작하기가 불편했거든요. 해봤자 200핑, 높으면 500핑까지 올라가니까요. 한국 서버에서는 그럴 일이 없을 테니 마음이 놓입니다.

  

왼쪽부터 2NE1 대표 강정모, ROKA 대표 송준협, IOP 대표 한세찬 유저.

 

 

서버 환경이 게임 플레이에 얼마나 큰 지장을 주나요?

 

송준협: 생존과 직결되죠. 가령 골목에서 두 전차가 만났어요. 그리고 둘 다 한 방만 맞으면 터지는 상황이에요. 이 상황에서 두 전차 모두 서로를 겨냥해서 쏘면 핑이 높은 한국 유저가 무조건 져요. 서버 환경이 안 좋다 보니 똑같이 발포해도 한국 유저가 늦게 쏜 걸로 처리되거든요. 이런 식으로 북미에서는 서버 환경 때문에 실력이 있어도 지는 일이 많이 일어나요. 그래서 유저들이 서버 환경이 좋은 한국 서버 오픈을 환영하는 거죠.

 

 

서버 문제가 해결되는 것 말고 한국 서버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강정모(2NE1): 시차 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이겠죠. 북미 서버에서는 이벤트와 클랜전이 현지 시간을 기준으로 실시되거든요. 그래서 참여하기가 불편했던 경우가 많았어요.


한세찬: 특히 클랜전이 기대됩니다. 클랜전은 유럽 지역을 영토를 두고 클랜들끼리 싸우는 ‘땅따먹기 전쟁’이에요. 클랜들끼리 총력을 다해 자웅을 겨루고,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다른 클랜과 동맹을 맺는 등 외교전도 해야 하는 게임 모드죠.

 

그런데 북미 서버의 클랜전은 우리나라 시간을 기준으로 오전 10시에 열려서 체험하기 어려웠어요. 북미 서버에서 플레이할 때는 그게 항상 아쉬웠습니다.

 

IOP 클랜 한세찬 유저 “한국 서버가 열린 뒤의 클랜전이 기대됩니다.”
 
 

클랜전이 열리는 시간이 한국 클랜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

 

송준협: 한창 사람이 부족할 때 클랜원을 총동원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는 뜻이죠. 더군다나 클랜전은 여러 과정을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잠깐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들만으로는 하기가 어려워요.

 

예를 들어 ‘네덜란드’ 영토를 차지하려면 네덜란드에 상륙부터 해야 해요. 이 때는 우리 클랜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에 상륙하려는 다른 클랜들도 있어서 토너먼트전을 벌이게 되죠. 이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면 네덜란드를 차지하고 있는 클랜과 싸워서 땅을 점령할 수 있어요.

 

이 과정이 끝나면 대략 오후 1시 반은 넘습니다. 그런데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반까지 클랜전을 할 인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러면 수가 부족해서 클랜전을 제대로 치를 수가 없어요.

 

유럽 지역을 무대로 영토 전쟁을 벌이는 <월드 오브 탱크>의 클랜전.

 

강정모: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어요. 인기가 많은 영토에는 상륙전을 신청하는 클랜이 많거든요. 그럼 신청한 클랜의 수만큼 토너먼트가 더 커집니다. 그리고 영토를 얻고 싶으면 상륙전 신청을 여러 곳에 해야 해요. 네덜란드 공략이 실패할 때를 대비해 이탈리아 상륙전도 신청해 놓는 식으로요. 그런데 인원이 부족하면 상륙전을 여러 군데에서 할 수가 없어요.

 

한세찬: 전투만 하고 끝낼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에요. 사람들과 전략 회의도 해야 하고, 연습도 해야 하고 부담이 너무 커요. 이런 클랜전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을 모으는 것이 늘 큰일이었어요. 그래서 한국 서버가 열리면 우리나라 황금 시간대에 맞춰 클랜전이 열리길 바라고 있어요. 신규 유저들도 얼른 높은 티어의 전차를 얻고 클랜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고요.

 

송준협: 저도요. 북미 서버에서는 해외교포 없이는 클랜전을 못하겠다 싶어서 클랜전에서 손을 놓고 있긴 한데, <월드 오브 탱크>의 굵직한 콘텐츠를 포기한 것 같아 손해 보는 느낌이었거든요.

 

 

■ 사람이 많아야 쾌적한 게임 환경이 보장된다

 

클랜전 활성화 다음으로 한국 서버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강정모: 되도록 많은 사람이 왔으면 해요. <월드 오브 탱크>는 전투 신청한 유저들 중에서 티어 차이가 덜 나는 사람들끼리 임의로(랜덤) 모아서 전투를 붙이는 방식이에요. 당연한 얘기지만 동시접속자 수가 많아야 빨리 빨리 전투를 시작할 수 있어요.

 

사람이 많으면 높은 티어 전차와 낮은 티어 전차가 맞붙는 불합리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송준협: 그리고 사람이 많아야 같은 수준의 사람들끼리 싸울 확률이 높아져요. 동시접속자 수가 적으면 매치 메이킹 시스템이 낮은 티어 전차와 높은 티어 전차를 한 전투에 몰아넣거든요. 그러면 4티어짜리 전차가 쏴봤자 뚫지 못하는 8티어짜리 전차와 싸우는 것처럼 곤란한 상황이 일어나요.

 

한세찬: 고티어 유저들이 많이 모이면 미리 팀을 짜서 다른 팀과 싸우는 ‘중대전’, 영토 전쟁을 하는 클랜전이 활성화될 테고요. 처음 보는 사람들과 랜덤으로 만나서 싸우는 ‘랜덤 매치’가 지루해질 때쯤 그런 콘텐츠가 활성화돼 있으면 더욱 게임을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고요.

 

 

그럼 신규 유저가 많이 들어와야 할 텐데, 초보자들이 게임을 어려워하지는 않나요?

 

송준협: 지스타에서 <월드 오브 탱크> 체험존을 운영해 보니, 확실히 처음 하는 사람은 게임을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처음 하는 사람에게 빠른 전차를 좋아하는지 저격을 좋아하는지 물어보고, 적당한 전차를 추천하니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강정모: 신규 유저가 마음에 안 드는 전차를 타게 되면 게임을 그만두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잘 모르겠어요. 해외 서버에서 플레이하는 한국 유저들을 보니 욕하면서도 전차는 계속 타더군요. 전차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그게 진입장벽이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초보 유저들도 위성화면으로 적을 보고 쏘는 자주포는 잘 다뤘다.
 
 

진입장벽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한국 서버의 전망은 밝은 편인가요?

 

한세찬: 글쎄요. 꼭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어요. 일단 전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하는 게임이라고 할까봐 걱정도 돼요. 그리고 북미 서버의 우리나라 유저들이 고스란히 한국 서버로 올 것이라고 무작정 낙관할 수도 없어요. “동접 수 보고 한국 서버로 이전할지 말지 결정하겠다”는 사람도 있거든요.


강정모: 그러고 보니 2NE1 클랜도 마찬가지네요. 상당수는 북미 서버에서 한국 서버로 계정을 이전하겠다고 하는데, 한국 서버 동접 수 보고 이동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진 않거든요.

 

송준협: 그래도 전 한국 서버도 얼마든지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제가 처음 북미 서버에서 활동할 때는 동접 3,000 명이 고작이었어요. 그런데 1년 반이 지나고 나니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나더군요. 동접이 3만7,000 명에 이르는 경우도 봤고요.

 

그래서 워게이밍이 말한대로 ‘코어 유저는 나가지 않고 신규 유저는 꾸준히 들어오는’ 상황이 한국 서버에도 일어나면 전망이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른 해외 서버들이 그랬듯이요.

 

ROKA 클랜 송준협 유저. “다른 나라 서버도 차근차근 수만 명으로 발전했어요.”
 
 

그럼 <월드 오브 탱크> 한국 서버가 활성화되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요?

 

강정모: 한국 유저들이 친숙하게 느낄 만한 게임 모드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죽어도 바로 부활하는 ‘데스매치’를 친숙하게 여기는데 <월드 오브 탱크>에는 그런 모드가 없거든요. 자기 탱크가 터지면 부활할 수 없어요. 다른 전차로 새로운 전투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게임 모드가 불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전차가 터지면 그 방에서 나오고 다른 전투를 하면 그만이니 간편하거든요. 전투에서 나가든, 죽은 채로 관전하든 보상은 똑같고요. 다만 어디까지나 한국 유저가 친숙해하는 콘텐츠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거죠. 예컨대 ‘차고 배틀’처럼요.

 

 2NE1 대표 강정모 유저, “한국 유저를 위한 게임 모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세찬: ‘차고 배틀’은 자신이 참여한 전투에서 전차가 터지면 자신이 보유한 다른 전차를 바로 투입해서 전투를 이어 나갈 수 있는 모드예요. 아직 개발 중이라고 들었는데 어서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저는 한국 사람들의 성격에 맞게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게임 모드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묵직한 전차를 조종하는 게임이다 보니 1인칭슈팅(FPS)게임과 같은 속도감을 느낄 수는 없거든요.

 

전차가 파괴되면 보유하고 있는 다른 전차를 내보내는 차고 모드는 아직 개발 중.

 

송준협: 그리고 해외 서버에서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한국 서버로 이전하도록 해줬으면 해요. 지금 유저들은 만에 하나라도 한국 서버가 닫히면 자기 계정을 못 쓰게 되지 않을까 걱정해서 계정 이전을 걱정하고 있거든요.

 

이런 유저들을 위해 워게이밍이 “한국 서버가 닫히는 일이 생기면 다른 해외 서버로 꼭 옮겨주겠다”고 약속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해외에서 플레이하는 한국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한국 서버로 이전할 것 같아요.

 

 

■ 바라지만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

 

그 외에 워게이밍에게 바라는 점은 없나요?

 

송준협: <스타크래프트 2> 배틀넷처럼 다른 나라와 이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제도적으로 안 된다고 하니 어쩔 수 없다고 봐요. 그런 것들을 제외하면 더 할 말은 없어요. 충분히 만족하고 있거든요. 지금까지 패치 내용도 마음도 들고, 속도도 빠르니까요.

 

슈퍼 테스트를 언급하기 전에는 ,8.0 버전이었는데 지스타 직전에 8.1 버전이 나오고, 이젠 중국 전차가 곧 나온다며 0.8.2 버전을 홍보하고 있잖아요.

 

0.8.2 클라이언트에 추가될 중국 전차.

 

한세찬: 콘텐츠를 빨리 추가해주는 워게이밍에게 고마워하고 있어요. 너무 빠른 것은 아닐까, 새로운 전차를 많이 추가하다 보니 국가별 개성이 무너지지는 않을까 염려하긴 하는데… 그래도 한국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불만을 <월드 오브 탱크>에서는 그리 느끼지 않고 있어요.

 

강정모: 저도 지금처럼 업데이트를 잘 해주길 바라고, 더 이상 특별히 바라는 점은 없어요.

 

 

왠지 한국유저가 워게이밍에 바라는 점은 적고, 워게이밍 빅터 대표가 유저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기존 유저가 초보 유저들을 이끌어줄 거라고 믿고 있더군요.

 

한세찬: 지금 몇몇 유저들은 빅터 대표의 기대대로 활동하고 있으니까요. 이번 지스타만 해도 기존 유저들이 워게이밍 스태프로 자원해서 처음 하는 사람들의 체험을 도와줬잖아요. 저만 해도 무조건 티어가 높은 전차를 추천하지 않고 적당히 티어가 높은 전차를 추천하거나, 쉽게 다룰 수 있는 자주포를 추천하며 부스 방문객을 도왔고요.

 

지스타 2012 워게이밍 부스에서 <월드 오브 탱크>를 체험하는 관람객들.


송준협: 평소에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몸담은 ROKA 클랜은 가입 희망자면 신규 유저든 무슨 전차를 가지고 있든 따지지 않고 받아 줘요. 그리고 함께 플레이하며 “이런 맵에서는 어떻게 움직이면 좋고 저 탱크는 어디가 약점이다”며 가르쳐주죠. 

 

강정모: 2NE1 클랜도 누구든 환영하고 있어요. 랜덤 매치를 주로 하는 사람이든, 중대전이나 클랜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취향이 다른 사람이라도 같이 어울리고 다니죠.

 

한세찬: IOP 클랜은 30대 후반 유저들이 많은 클랜전을 위한 클랜이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나이 제한은 20세까지 낮췄고, 클랜전을 하기 어려운 유저들을 위해 ‘프라하’라는 클랜도 따로 만들었고요.

 

북미 서버에서 활동 중인 한국 클랜들.

 


마지막으로 워게이밍에게 하고 싶은 말은?

 

송준협: 지금까지 워게이밍은 잘해왔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좋은 패치 부탁합니다!

 

강정모: 지금처럼 좋은 업데이트를 꾸준히 해주면 만족스러운 서비스가 될 것 같아요. 한국 서버가 잘되길 응원할게요.

 

한세찬: 한국 서버를 오픈한다고 해서 우려하는 목소리를 많이 냈지만, 그만큼 기대도 많이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멋진 모습 보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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