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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 오토와 무차별 PK 단호히 대처”

엑스엘게임즈 김경태 ‘아키에이지’ 기획팀장

권정훈(실리에) 2013-01-15 19:01:11

길었던 개발 기간, 그리고 테스트마다 많은 이슈를 남겼던 <아키에이지>가 2주 동안의 오픈 베타테스트(이하 OBT) 끝에 정식 서비스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키에이지>는 잡음이 없으면 게임이 잘 안 된다’는 농담처럼 이번 OBT에서도 여러 이슈들로 뜨거웠다.

 

오랫동안 테스트하고 다듬어 온 콘텐츠로 정식 서비스 준비를 마쳤지만 많은 유저가 몰리다 보니 발견된 문제점을 지적받기도 했다. 게임 서비스 성패에 영향을 미칠 만큼 민감한 주제인 ‘오토’와 ‘해킹’부터 <아키에이지>의 특징인 부동산 문제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디스이즈게임은 15일 엑스엘게임즈 김경태 기획팀장과 함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아키에이지>가 해결할 여러 가지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디스이즈게임 실리에


 

엑스엘게임즈 김경태 기획팀장

 

 

■ “오토 프로그램과 무분별한 PK, 단호히 대처하겠다”

 

김경태 기획팀장은 인터뷰를 진행하며 “오토(자동사냥) 캐릭터와 중립 지역의 무분별한 PK 해결이 오늘의 메인 테마”라고 강조했다. 공식 홈페이지와 여러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주제인 만큼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처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오토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늘어난 탓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유저가 많다. 어떤 식으로 대처하고 있나?

 

김경태: 정식 서비스가 가까워지면서 오토 캐릭터가 많이 보이다 보니 제보나 건의도 많고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다. 지금도 굉장히 많은 계정을 발견해서 처리하고 있다.

 

오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접속 방법만 보면 일반 유저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접속 자체를 막을 수 없다 보니 한계가 있고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대한민국 주민등록번호가 대한민국 것이 아니다는 이야기를 실감하고 있다.

 

일단 상용화가 시작되고 나면 자연적으로 줄어들기도 하겠지만, 유저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도 탐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고 최대한 빠르게 투입할 것이다. 운영팀이나 개발팀이 열심히 오토를 적발하고 제재하는 것은 당연한데, 일단 유저가 감성적으로 느끼는 부분이 중요하다.

 

아무리 오토를 잡더라도 유저는 당장 눈앞에 움직이고 있는 오토 때문에 불편할 테니 말이다.

 


광맥을 향해 일렬로 몰려가는 오토 캐릭터들.

 

 

오토를 유저가 직접 제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건의도 많다.

 

단순히 시스템으로 만들어 놓기만 하면 그것을 악용하는 사람 때문에 오히려 선량한 피해자가 나올까봐 조심스럽다. 일단 기획팀장 입장에서는 유저들의 손으로 오토를 재판에 회부해서 감옥에 넣는다거나 그런 콘텐츠로 만들어 볼 생각은 있다.

 

이런 콘텐츠로 풀었을 때 유저 참여에 의해 오토 숫자가 줄이는 데는 큰 의미가 없을지 몰라도, 플레이 자체가 오토를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눈앞에 있는 오토를 1:1 문의로 신고하고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을 취할 수 있다면 스트레스도 덜하지 않겠는가.

 

이 콘텐츠는 쉽게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가 마련되면 투입할 것이다. 잘하면 획기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될지도 모르겠다.

 

 

기획팀장 입장에서 오토를 어떻게 보고 있나?

 

기본적으로는 개발자로서 오토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충격적이다. 우리는 7년 동안 청춘을 바치며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피땀을 들여서 게임을 만들고, 열심히 일했으니 이제 월급 좀 받겠다고 한 달에 19,800 원에 게임을 내놓았다.

 

그것을 부수는 오토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자랑하듯이 홍보하고 2만 원에 판매한다. 이것은 개발자로서 용납할 수 없고, 개인적으로나 회사 차원에서나 단호하게 법적으로도 조치할 것이다. 대한민국 법으로도 오토 프로그램 제작과 배포는 불법이고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오토만큼이나 보안이 취약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보안 강화 계획은?

 

OBT에서 OTP(일회용 암호) 등 보안장치를 제공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죄송하다. 하지만 서버 단위로 해킹당한 경우는 없다. 대부분 해킹 관련 문의는 다른 사이트와 계정 및 비밀번호를 똑같이 사용한 경우가 많다. 이미 큰 사이트에서 해킹 사고가 여러 차례 있지 않았는가. 그 사이트와 같은 계정과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경우가 위험하다.

 

그래도 우리가 장치를 만들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아쉽다. 로그인 기록을 보여주는 것도 이미 계정이 노출돼서 접속을 시도하는 중이니 주의하라고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한 것이었다.

 

정식 서비스와 동시에 지정 PC 서비스와 OTP 시스템을 추가할 계획이다. 최근 해외게임에서 사용하는 아이템 잠금(아이템마다 판매, 파괴, 거래 등에 인증 시스템 작동을 지정하는 것) 등 대책도 생각하고 있다.

 

다계정을 이용한 소위 ‘알박기’ 현장(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열린게시판).

 

 

복수 계정 유저가 부동산과 자원을 독점하는 문제도 있었다. 이에 대한 대처는?

 

OBT에서는 계정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고 돈을 낼 필요가 없어서 책임감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일단 계정 단위로 과금이 된다. 정량제를 사용하거나 PC방에서 일시적으로 다계정 접속을 하더라도 결국 노동력을 채우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정액제 유저는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꾸준히 노동력이 충전되지만, 무과금 PC방 유저나 정량제 유저는 접속 중에만 노동력이 차고 오프라인 때는 접속했던 시간의 3배까지만 찬다. 여러 계정으로 잠깐씩 접속해서 모든 계정에 충분한 노동력을 채우는 것은 무리다.

 

 

노동력은 그렇다고 해도 여러 곳에 ‘알박기’를 해서 집터를 독점하는 것은 어떻게 하나?

 

정액제 유저가 세금을 내면서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문제가 심각해진다면 지켜보고 관리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정량제나 PC방 유저가 그렇게 한다고 해도 일주일마다 꼬박꼬박 접속해서 세금을 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원의 경제적 가치도 안정될 테고, 그렇게 부동산을 유지할 가치도 흐려질 것이다. 당장은 불편하겠지만, 점점 의미 없는 행위가 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생긴다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

 

만약 한 유저가 다계정으로 땅만 차지하고 터를 파는 식으로 한다면 이것은 구분할 방법이 없다. 정액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저가 부동산을 소유하면 결국 자리를 파는 것 말고는 이득이 없는데 세금이나 설치비 손해가 더 크지 않을까?

 

 

■ “평화 모드로 무분별한 PK 방지한다”

 

 

캐주얼 유저에게는 중립 지역에서 무분별한 PK가 문제다. 이들을 보호할 만한 장치는?

 

캐주얼 유저들이 다른 유저에 의해 피해를 받는 것은 어떻게든 줄일 예정이다. 정식 서비스에서 가장 큰 변화는 현재 ‘황금 평원’ 지역에서 벌어지는 ‘살육의 시대’를 종식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정식 서비스에서는 중립 지역에서 양쪽 진영을 모두 보호하는 기능이 추가된다. PvP를 즐기는 유저도 있지만, 레벨을 올리거나 퀘스트를 진행하고 싶은 유저도 있다. 이들을 위해 전쟁이 종료되고 나면 2시간 동안 평화가 찾아와서 어떤 공격 행위도 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는 마음 편히 퀘스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중립 지역 마을에는 가드타워를 세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 “서버 이전이나 통합 계획? 없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유저 수에도 변동이 있을 것이다. 서버 이전이나 통합 계획은?

 

일단 당장은 없다. <아키에이지>에는 이미 부동산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서버를 쉽게 옮기기도 어렵다. 이미 지어 놓은 집을 옮겨줄 수는 없으니 말이다. 상황을 지켜보다가 유저들의 요구가 많다고 파악되면 고려해 볼 예정이다.

 

 

생활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들이 PK 없는 서버를 제안하기도 했다.

 

다른 MMORPG와 달리 <아키에이지>는 공성전을 포함해서 여러 콘텐츠가 PvP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운영에 있어서 서버마다 룰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부담은 차치하고서라도 아예 PvP가 없는 서버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콘텐츠 자체가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유저의 요구가 많다면 PK 시스템 조건을 다르게 하는 서버는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지금은 계획된 바 없다.

 

서버는 정식 서비스에서도 이대로 간다.

 

 

 

■ “앞으로 성공적인 해외 진출이 목표”

 

 

최근 정액제 게임이 드문데, 부분유료가 아니라 정액제를 채택했다. 이유는?

 

기획팀장이 답할 질문은 아닌 것 같다. 공식 입장은 사장님께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웃음)

 

개발 초기에는 ‘이 정도 MMO면 당연히 정액제’라고 생각해서 비즈니스 모델 없이 개발했는데, 개발하다 보니 시장이 변했더라. 어차피 해외로 나가려면 부분유료가 기본이고 해외 퍼블리셔도 그것을 원한다.

 

<아키에이지>는 노동력이 경제를 제어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지금도 OBT가 끝났다고 물건 시세가 요동치지 않는 것은 바로 노동력이 있어서다.

 

노동력을 유료 아이템으로 팔 수도 있다. 일단 나도 노동력을 사서 먹고 싶다.(웃음) 하지만 노동력을 부분유료로 판매하면 작업장에 너무 취약해진다. 정액제를 기본으로 하고 일부 유료 아이템 정도는 괜찮다고 본다.

 

요금제에 대한 부분은 해외 쪽 때문에 이중으로 고민하는 부분이다.

 


<아키에이지>는 정액 요금제를 채택했다.

 

 

앞으로 부분유료화를 한다면 어떤 아이템이 나오게 되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외형 변경 정도는 더 재미있는 콘텐츠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외형 변경 시에는 캐릭터를 만들 때처럼 슬라이드로 수치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더 재미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2013년, 개인적으로 바라는 <아키에이지>의 성적은?

 

개인적으로는 지금 OBT 성적도 아주 좋다고 본다. 개발자라서 동시접속자나 매출 같은 것은 잘 모르겠다. 어쨌든 돈 벌려고 만든 게임이니 잘됐으면 좋겠다.

 

기획자로서는 올해 넣고 싶은 콘텐츠가 몇 가지 있다. 이것들을 올해 꼭 넣고 좋은 반응을 얻어서 동접이 잘 유지되거나 오른다거나 그러기를 바란다.

 

성공 여부를 묻는 것이라면, <아키에이지>가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만큼 해외에서 괜찮은 성적을 달성하는 것도 목표다.

 

조금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국내 게임(MMORPG)이 해외에서 제대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 회사만 한국이고 개발은 다른 나라였던 게임도 있고 <리니지>나 <아이온>은 크게 성공한 것도 아니라고 본다.

 

외국 개발자나 게이머들이 인정할 만한 게임을 만드는 게 꿈이고, <아키에이지>가 그런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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