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만들어진 축구게임. 11:11을 표방하지만 사실적인 리얼축구가 아닌 캐주얼게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수 있다. 애니파크에서 만들고 CJ E&M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차구차구>(//cha9.netmarble.net/)가 프리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경쟁자는 많다. 이미 정식 서비스 중인 <프리스타일 풋볼>부터 지난 연말 나란히 서비스를 시작한 <피파 온라인 3>와 <위닝일레븐 온라인>까지. 축구게임 각축전이 따로 없다.
축구로 따지자면 1부 리그에 막 입성한 신생 팀이 쟁쟁한 우승후보와 치열한 토너먼트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제 막 첫 스타트를 끊었다. 과연 <차구차구>는 어떤 모습으로 유저들을 맞이할까? 애니파크 양완석 개발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애니파크 양완석 개발실장
■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게임이 되고 싶다”
<차구차구>의 오픈 베타테스트(OBT) 시범경기가 시작된다. 어떤 기분인가?
양완석: <차구차구>의 개발을 시작한 지 5년이 지났다. 웬만한 게임 2개는 만드는 기간 동안 <차구차구>를 개발하다 보니 그만큼 애착이 강하다. 완성돼서 유저들 앞에 선보인다는 것 자체로 감개무량하다.
마침 <피파 온라인 3>와 <위닝일레븐 온라인>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축구게임에 맞서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으로 <차구차구>를 선보이는 심정이다. 유저들도 축구게임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면에서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9월 첫 CBT를 진행하면서 곧 OBT를 준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를 넘긴 이유가 있었나?
당시 인터뷰를 하면서 플레이 부분은 OBT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됐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정이 다소 늦어진 것은 개발상의 문제는 아니다. 어떤 콘텐츠를 먼저 보여줘야 할까를 고민했었다. 그중에서도 인공지능 대결 모드와 해설을 추가하는 부분에서 처음에 짰던 계획의 순서를 조정했다.
마침 경쟁게임 2개가 론칭한다고 해서 어떤 모습으로 나오는지 보고 싶었고, 이에 대응해서 선보일 콘텐츠를 판단했다. 그 결과 초기에 준비하고 있었던 싱글 콘텐츠를 무리하게 OBT에서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처음에는 경쟁작들이 PvE, 즉 리그를 강조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PvP 중심으로 서비스되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래서 처음에 준비했던 버전은 연기하고 기본기에 충실하게 승부하고자 OBT를 준비했다.
CBT를 거치면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았을 텐데, 어떤 것들이 있었나?
아무래도 선수카드 중심의 의견이 많았다. 덕분에 엘리트 등급에서는 CBT 버전과 비교해 등급이 바뀐 선수도 있다. 특히 K리그의 경우는 팬들이 많아서 다양한 의견을 받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잡은 포지선이 실제와 다르다는 피드백을 받았고 수정하기도 했다.
밸런스 면에서 의도적으로 우리가 포지션을 정한 경우도 있었지만, 유저들의 피드백은 최대한 반영하고자 했다. 어떻게 본다면 방대한 데이터를 유저들이 검증해준 셈이다. 이외에도 <차구차가>에서 보여주는 세리머니는 실제 경기장에서 나왔던 동작을 구현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 몰랐던 세리머니에 대해 유저들이 많은 의견을 제공해 주었다.
■ 실제 플레이에서의 반응과 검증, 그리고 수정
CBT와 게릴라 테스트 등을 통해서 <차구차구>의 플레이와 시스템에 대해서 많은 요구가 있었다. 스탯의 변별력과 판정의 엄격한 적용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 CBT 버전에서는 게임 자체의 플레이에 집중하게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파울과 부상 등의 판정은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았었다. 아케이드게임을 즐기듯 빠르게 플레이해 보라는 콘셉트였다. OBT 버전은 실제 축구와 비교했을 때 유저들도 합당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판정을 적용할 것이다.
참고로 게릴라 테스트(2013년 1월 5일) 버전은 CBT와 OBT의 중간 정도였다. 유심히 봤다면 CBT보다 게릴라 테스트에서 판정이 더 엄격해진 것을 눈치 챌 수 있었을 것이다. 선수들의 능력치도 지속적으로 테스트하면서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차구차구>는 우리가 직접 모든 것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피드백을 받아서 수정하고 테스트를 거쳐 적용하는 대응시간이 빠르다. OBT를 진행하면서 더 많은 의견을 받을 것이고, 이를 즉각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골인이나 주요 장면의 리플레이가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OBT에서는 추가할 예정인가?
리플레이는 준비하고 있지만 적용 여부는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 이유는 의도적으로 빼놓은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게임에서 리플레이의 중요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 빠르게 플레이를 진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연출이나 다시보기 등을 통해서 플레이를 중간에 끊어버리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실제로 파울이나 경고를 받을 때 심판이 카드를 들고 달려오는 등의 모습은 <차구차구>에서 보기 힘들다. 이 역시 같은 이유다.
그렇다면 OBT 버전에서 가장 크게 바뀐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해설이 빨리 들어갔다. 사실 해설은 유저들의 플레이와 재미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분이라 시간을 더 갖고 준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피드백을 받아 보니 해설이 없어서 경기가 밋밋하고 재미도 다소 약하다는 반응이 많아서 서둘렀다. 일반적인 TV 중계방송 형식의 해설을 탈피해 색다른 콘셉트로 준비했다.
이른바 ‘편파 중계’를 말하는 것인가?
음… 사실 편파 중계가 콘셉트는 아니었다. 실제로 K리그를 경기장에서 보면 장내 아나운서가 경기를 해설해 준다. 홈 팀에서 고용한 사람이기에 당연하게도 자기편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K리그 팬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처음 경험하는 입장에서는 낯설면서도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차구차구>의 해설도 장내 아나운서 방식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물론 실제 경기장에서는 장내 아나운서가 말을 많이 하지 않아서 게임에서는 계속 말하는 식으로 변경했다. 또한 남자보다 여자가 친근하게 응원해 주는 것이 좋아서 여성 아나운서를 섭외해 녹음을 진행했다.
■ 새롭게 생긴 ‘투혼’ 게이지, 정체는?
아마도 게릴라 테스트는 프리 OBT 직전에 최종점검 차원이었다고 생각된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시스템이 추가됐는데, 대표적으로 경기 수당의 개념이 생겼다.
경기 수당을 적용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차구차구>는 카드 덱을 구성할 때 어떤 카드를 몇 장만 사용한다는 식의 제한을 주지 말자는 것이 처음 콘셉트였다. 다시 말해서 레어 카드를 조금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유도를 주었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도 일정한 페널티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적용한 것이 유지비라는 개념으로, 매번 해당 선수카드를 재계약하기보다 카드를 사용하면서 일정 비용을 미리 차감하는 개념으로 카드별 출전 수당을 도입했다.
따라서 노멀 카드 만으로 덱을 구성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 돈 대신 승부가 목적이라면 레어와 엘리트 카드 등으로 덱을 짜면 된다. 승부와 돈 사이의 판단을 유저가 직접 내릴 수 있다.
한편으로 가장 많이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자동수비다. 인공지능에 대한 불만이 많았는데 개선했나?
인공지능이 의도치 않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부분의 불만은 화가 날 만했다. OBT에서는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할 정도로 보완했다. 가장 큰 불만은 백태클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것이었다. 말도 안 되는 반칙을 인공지능이 하는 부분은 수정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실제 사람보다 똑똑하게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가 보완한 것에 대한 결과는 유저들이 직접 판단해 줘야 할 듯하다. 일단 의도치 않은 행동에 대해서 유저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더불어 ‘투혼’ 게이지도 생겼는데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다.
투혼 게이지도 의도적으로 가이드에서 노출하지 않은 부분이다. 기본적으로는 게이지가 모이면 모일수록 능력이 향상된다. 게이지가 100% 모여 있을 때 스킬을 사용하면 스킬이 강화되는 효과가 첫 번째다.
두 번째로 게이지가 모여 있는 양에 따라서 패시브 성향이 강해지는 기능이 있다. 한마디로 투혼 게이지는 격투게임에서 볼 수 있는 분노 게이지로 이해하면 된다. 지고 있는 상황일수록 더 많이, 더 빠르게 모인다. 반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느리게 모이거나 조금씩 줄어들 수도 있다.
골을 넣으면 마음이 풀어져서 방심하기 때문이며, 골을 먹은 입장에서는 이를 따라잡겠다는 오기가 생겨서 투혼 게이지가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스킬과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투혼’ 게이지.
게릴라 테스트에서 처음 선보였던 것 중 하나가 로비를 시즌과 싱글로 구분한 것이었다. 어떤 시스템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OBT 버전에서 시즌 로비는 적용하지 않는다. 시즌 로비는 기존 리그 모드와 비슷한데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의 유저와 같이 리그를 플레이하는 것이다.
싱글 로비는 OBT에서 체험할 수 있다. 기존 축구게임처럼 혼자서 리그를 플레이하는 방식이다. 일단 K리그를 연도별로 2004년부터 2012년까지의 플레이할 수 있다. 다양한 국가의 리그도 준비하고 있다.
선수카드의 스킬도 처음에는 있었지만, OBT 버전에서는 레벨이 오르면 활성화되도록 했다. 어떤 목적으로 변경했나?
그 부분은 원래 의도대로 적용한 것이다. 성장 탭을 클릭해 보면 10개의 칸이 있는데, (선수카드의)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열리는 방식이다. 처음 얻을 수 있는 것은 액티브 스킬이고, 이후에는 능력치나 패시브 스킬을 얻게 된다.
현재로서는 덱을 구성하는 데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선수카드의 모든 능력은 처음부터 90% 이상을 발휘한다. 나머지 10%는 선수가 성장하면서 잠재력이 드러나는 셈이다. 따라서 유저들은 다양한 카드를 사용해 보면서 각 선수카드의 특징을 파악해 나가고, 중수 이상이 되었을 때 자신만의 카드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다.
■ “캐주얼게임 특유의 스트레스 없고 즐거운 플레이”
<차구차구>는 캐주얼게임이다. 그렇다 보니 게임마다 전술이 달라지기보다 정해진 루트로 움직이는 과거 <세이부 축구>와 같은 느낌이 너무 강하다는 말도 나왔다.
맞는 말이다. 이 역시 기본 플레이로 의도한 부분이다. <차구차구>는 초보가 중수까지 빠르게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하고 적용하면 초보 유저들은 게임에 적응하기 힘들다.
기본은 쉽게, 마스터는 어렵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차구차구>는 중수와 고수를 나누는 기준이 카드를 통한 스킬의 활용과 전략적인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실제 고수들은 게임 중에 전략을 변경하면서 플레이하는데, 승부에 많은 영향을 준다.
축구 팬들이 대부분 축구게임을 즐긴다. 결국 어떤 선수의 라이선스를 획득했는가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국내외 선수들이 대부분 <차구차구>에 등장하게 되나?
일단 K리그는 거의 확보했다. 해외 선수의 경우는 국제축구선수협회를 통해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차구차구>에서 볼 수 있다. 다만 국제축구선수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독일 등의 일부 선수들은 가명으로 처리하거나 넣지 못한 경우도 있다. 대부분 독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아쉽게도 손홍민은 직접 나오지 못한다.
<피파 온라인 3>와 <위닝일레븐 온라인>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캐주얼하다지만 11:11을 표방하는 <차구차구>는 어떻게 경쟁할 생각인가?
표현적인 부분에서 특별히 차별되는 요소는 없다. 다만 스킬과 전략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점은 기존의 축구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차구차구>의 특징이다. 아울러 캐주얼게임이라는 장점을 잘 살리고자 한다.
리얼 축구게임은 너무 하드한 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초보자들이 적응하기 힘들다. 축구를 시뮬레이션이 아닌 게임으로 표현하고, 이를 유저가 직접 전략과 전술, 멋진 기술을 써서 플레이하는데, 이것이 쉽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같은 호날두나 메시가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유저가 조작을 못하면 일반 선수들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차구차구>에서는 서투르게 조작하더라도 슈퍼스타와 같은 멋진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그만큼 재미있는 축구게임이 될 것이다.
끝으로 OBT를 즐기게 될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CBT 때와 비슷한데… 개발팀에서 오랫동안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축구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것을 목표로 만들었다. 유저들이 직접 즐겨 보고 좋은 평가를 내려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