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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방구석게임] 과감한 변화에서 찾은 무쌍의 해답 '진 삼국무쌍: 오리진'

'진·삼국무쌍: 오리진' 리뷰

김가은(깐kkan) 2025-01-16 09:32:21

<진 삼국무쌍>의 아홉 번째 시리즈가 넘버링을 생략하고 <진 삼국무쌍: 오리진>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조금은 생소한 이 이름은 첫 인상부터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최근 시리즈의 평가가 좋지 않았던 만큼, 이번 작품으로 만회하고자 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넘버링을 빼고 새 출발을 상징하는 이름을 선택한 덕분에 입문자에게도 부담이 적어 보이고요.


<진 삼국무쌍: 오리진>은 삼국지의 시작이자 잘 알려진 파트인 황건적의 난부터 적벽대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삼국지 입문에 제격입니다. 다만,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끝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게임 플레이는 상당히 깊이 있고 풍부한 재미를 제공합니다. /작성=깐(게임 리뷰어), 편집=김승주 기자


​게임명: <진 삼국무쌍: 오리진> (Dynasty Warriors: Origins)

장르: 택티컬 액션

플랫폼: PC, PS5, XSX

개발사 / 배급사: 오메가 포스 / 코에이 테크모

출시일: 2025년 1월 17일 (디럭스 에디션 72시간 선행 가능) 

플레이 타임: 약 30시간



# 새 주인공과 유연하게 각색된 이야기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기억을 잃은 무명의 청년입니다. 기존 시리즈가 인기 장수들을 조작하는 재미로 어필해 왔던 점을 생각하면 이번 설정은 상당히 대담한 시도입니다. 주인공의 시선으로 삼국지의 영웅들과 교류하며, 조조, 유비, 손견의 세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해 그들의 편에 서서 정세를 따라가게 됩니다. 또한, 주인공의 사연이 담긴 오리지널 스토리도 점차 밝혀집니다.

완전히 새로운 요소이기 때문에 다소 이질적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진 삼국무쌍: 오리진>의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각색이 훌륭합니다. 주인공의 이야기는 기존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매끄럽게 전개됩니다. 뿐만 아니라 익히 알고 있던 삼국지의 인물들도 개성을 더욱 부각하며, 정당성과 인간미를 지닌 캐릭터로 재탄생시켰기에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관공, 처음 뵙겠습니다. 제 이름은요...


# 여섯 개의 엔딩과 편리한 회차 플레이

스토리의 세 가지 분기는 중반에 이루어지며, 각 진영마다 원작과 다른 선택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진 엔딩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엔딩을 보는 데만 약 30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분량이 상당합니다.

엔딩이 여러 개인 만큼 회차 플레이를 하려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편의성이 뛰어나 이러한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메인 퀘스트를 세분화된 타임라인에서 이야기를 확인하고, 원하는 시점으로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진행한 내용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덕분에 반복 플레이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고, 저장 시점을 고민하며 준비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다만, 저는 엔딩 이후에 이 기능을 알게 되어 그 전까지는 고민을 안고 플레이해야 했네요.


이러한 타임라인 시스템은 전투 실패 시에도 유용하게 작용합니다. 전투의 흐름을 복기하거나 체크포인트를 선택해 재시도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 덕분에 스트레스 없이 전략을 재구성하며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원하는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고, IF 스토리 전개도 가능하다.


# 반복적이지만 매끄러운 진행

게임은 중국 대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맵을 직접 이동하며 진행됩니다. 맵이 크지 않지만, 도표 간 빠른 이동 기능 덕분에 탐색이 편리합니다. 지역 곳곳에서는 약식 전투가 벌어지거나 캐릭터와 인연을 쌓는 이벤트가 발생하며, 성장에 활용할 수 있는 소규모 전투도 무한히 반복할 수 있습니다.

메인 퀘스트의 진행은 단조롭고 반복적인 구성이긴 하지만, 같은 목표를 연달아 제시하는 것을 피하고 이야기 흐름에 맞게 세부 목표를 변경하는 등 지속적인 변주를 통해 지루함을 최소화했습니다. 사이드 퀘스트는 주로 메인 퀘스트의 맵과 적들을 재활용하는 데 그치지만, 동선과 출현 시점이 자연스러워 꼼꼼히 플레이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벤트 알림이 뜨긴 하지만, 이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는 점은 작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삼국지의 무대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맵


# 긴장감을 더하는 무장과의 전투

반복적인 퀘스트를 장시간 동안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던 여러 이유를 들었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전투였습니다.

무쌍 액션이라는 장르의 한계는 쉽게 질릴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무수한 적을 호쾌하게 휩쓰는 강렬한 자극은 반복될수록 무뎌지고, 긴장감도 점점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플레이어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 작품의 개발진은 무장과의 일대일 전투의 집중도를 높임으로써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전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진·삼국무쌍 5>를 마지막으로 사라졌던 '전의'가 재도입 됐습니다. 무장을 처치하는 것은 승리와 직결될 뿐 아니라 전의에도 큰 변화를 줍니다. 따라서 병사들을 빠르게 격파한 뒤 무장을 목표로 전투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전투의 긴장감은 마치 소울 게임을 연상시킬 정도였습니다.

대군단을 대할 때도 주요 공격 타겟은 무장에 잡게 된다.

그리고 이 게임에서는 일종의 방어도에 해당하는 '외공'을 깎아내기 위해 적의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치거나 간파하며, 공격 기회를 노려야 합니다. 무기를 활용한 강력한 공격 스킬인 '무예'는 적 무장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때는 '발경'을 사용해 상대의 무예를 끊어내야 유리한 전투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외공을 모두 깎아내면 지친 적에게 '수격'을 발동해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이 일련의 과정은 짜릿한 손맛을 선사하며 플레이어에게 강렬한 만족감을 줍니다. 특히, 타이밍에 맞춰 빠르게 대응해야 하므로 집중을 놓을 수 없고, 지루함을 느낄 틈조차 없었습니다.


# 무쌍의 본질을 보강한 대규모 전투

그렇다면 '무쌍'이 아니라 '소울'이 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작품은 무쌍 특유의 전략성과 대규모 스케일이 더욱 강력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번 게임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기존 무장이 아니라, 전장에 직접 관여하는 새로운 무장이 되어 전의를 주시하며 군단을 이끌고 전장을 누비게 됩니다. 동료를 믿고 진로를 개척하거나, 열세 지역으로 달려가 동료의 사기를 북돋고, 준비를 마친 무장들에게 가세해 기습 공격을 펼치는 등 다양한 전략적 선택이 가능합니다. 플레이어가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눈앞의 전투 뿐이므로, 선택의 결과가 승패를 좌우하게 되어 전략적 사고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면서도 압도적인 전장의 분위기와 "일기당천"의 쾌감을 그대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대군단의 규모는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며, 이들을 궁극 기술인 '무쌍난무'로 시원하게 휩쓰는 쾌감은 무장들과의 전투에서 누적된 긴장감을 단번에 해소시킵니다. 대규모 전투와 일대일 전투 간의 밸런스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돌발 임무로 주어지는 '대전략'과 '단기접전'(일기토)은 전장의 리듬감을 한층 더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치게 만들어주는 재미 요소로 작용합니다.

실망시키지 않는 일기당천의 쾌감


# 동료가 된 무장들과 특색 있는 무기들

무장들을 직접 플레이할 수 없다는 점은 이번 작품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완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며, 수행무장으로 동반한 무장을 일시적으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무장이 근처에 있을 때는 무예와 무쌍난무를 연계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전작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고, 수행무장으로 함께할 수 있는 동료도 진영별로 세 명씩에 그치며, 선택의 자유 역시 제한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해 보면 변화가 의외로 크게 아쉽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무장들과의 연대를 통해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무장들의 무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택 가능한 무기 종류가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각 무기가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 수만 많았던 이전보다 실질적으로 개선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재 해금하지 않은 숨겨진 무기를 제외하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총 아홉 가지로, 모두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검'과 긴 사거리를 자랑하는 '창', 공중 공격에 유리한 '쌍극', 연속 공격에 특화된 '곤', 되던져 강화하는 '비권', 받은 공격을 되돌려주는 '모' 등은 용도에 따라 전투 중에 유연하게 교체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콤보와 무예도 무기마다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어, 새로운 무기를 해금할 때마다 신선함을 느끼며 매번 새로운 재미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성장 시스템 역시 유기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무기의 숙련도는 사용할수록 올라가며, 이를 통해 새로운 콤보나 무예를 익힐 수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의 레벨인 '경지'를 높이는 데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숙련도가 잘 오르는 새로운 무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골고루 쓰게 되는 무기들


# 시청각적 완성도와 최적화의 조화

시청각적인 발전 또한 이번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특유의 아이돌 같은 미형 캐릭터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캐릭터의 특징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새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감상하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미려한 미장센으로 세심하게 연출된 컷씬들은 사소한 대화까지 정성을 들여 그려내 플레이 내내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또한, 메뉴 화면과 전장의 정보 표시도 세련되고 시인성이 뛰어나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전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화면 연출도 주목할 만합니다. 적절한 카메라 워크 덕분에 아무리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집중도가 높았으며, 중요한 순간을 돋보이게 만드는 음악은 감정을 고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전투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한층 더 끌어올리며 잊지 못할 순간들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뛰어난 최적화입니다. 최신 업스케일링 기술을 모두 지원하며, DLAA와 프레임 생성 기능을 조합해 RTX 4070Ti 환경에서 FHD 해상도 기준으로 대규모 전투 120프레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습니다. 비록 높은 해상도로 구동하지는 않았지만, 방대한 병력과 화려한 이펙트를 고려했을 때 상당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초선의 모델링은 호불호가 없지 않을까

<진 삼국무쌍: 오리진>은 기존 시리즈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어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팬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신규 유저에게는 친근한 접근성을 제공하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거듭났습니다. 새롭게 추가된 오리지널 스토리는 익히 알려진 삼국지 이야기 속에 플레이어가 개입하는 묘미를 완성도 높게 전달합니다.




김가은(깐) - 게임 리뷰어


폭 넓은 장르의 게임에서 다양한 경험을 찾고자 합니다. 새로운 게임을 찾는 분들에게 제 경험담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과 영상을 남겨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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