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컴퓨터박물관 ‘내 인생의 컴퓨터’ 시리즈는 국내/외 IT업계 인사들의 컴퓨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대한민국 스타개발자로 <라그나로크>의 아버지로 불리는 IMC 게임즈의 김학규 대표의 이야기를 인터뷰 영상과 함께 공개합니다.
※ <라그나로크>의 아버지 ‘김학규’
대한민국 스타개발자로 불리는 김학규 대표는 1999년 <악튜러스>를 시작으로 최고의 히트작인 <라그나로크>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며 대중의 인기와 탄탄한 게이머층을 확보했습니다. 이후에도 <그라나도 에스파다>, <울프나이츠> 등 다양한 게임을 개발했으며, 2015년에는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첫 번째 테스트를 진행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학규 대표의 '내 인생의 컴퓨터'
내 생애 최초의 컴퓨터
1983년도에 샀던 애플 II가 최초의 컴퓨터였습니다. 그 때가 초등학교 3,4 학년쯤이었는데 휴대용 게임기(닌텐도)를 갖고 싶어서 엄마한테 사달라고 했었습니다. 엄마가 생각을 해보시고는 게임기를 사주면 게임만 하다가 또 다른 거 사달라고 할까 봐 직접 청계천에 가셔서 컴퓨터를 사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청계천 상가에서 컴퓨터를 팔던 아저씨한테 “게임을 하는 것 말고, 게임을 만들 수도 있나요?”라고 물어봤더니 “그럼, 게임도 만들 수 있지! 배우면 돼!”라고 하셔서 그 말만 믿고 신나게 컴퓨터를 가지고 놀았습니다.
Apple II 컴퓨터
컴퓨터가 나에게 미친 영향
컴퓨터로 게임만 하다가 조금씩 게임을 만들어 볼까 생각을 하고, 당시 잡지에 나온 게임 프로그램 리스트에 있는 것들을 타이핑해보고 잘못된 곳이 있으면 찾아보고 하면서 게임을 만드는 것에 대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울티마>란 게임을 만나면서 롤플레잉 게임의 세계가 이런 것이 있구나, 가상 세계라는 공간이 이렇게 만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며 인터렉티브하게 느끼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언젠가는 이런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컴퓨터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한 마디로 ‘꿈’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컴퓨터는 꿈 그 자체이기도 하고, 꿈을 이루게 해준 도구이기도 합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게 한마디
디지털 아카이빙이 참 중요한데,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트리 오브 세이비어(MMORPG)> 를 만들 때 <라그나로크>를 개발하고 나와서 새로운 회사에서 3D 게임을 만들다가 다시 2D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만들던 자료들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우연히 집에서 책상을 정리하다가 공CD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공CD를 확인해보니 1999년도에 개발한 <악튜러스>를 만들 때 자료들이 발견되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3D 엔진을 활용한 게임 제작툴은 흔하지만 2D 게임 제작 방법은 흔하지 않습니다. 그 방법을 책상에서 찾은 그 공CD에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자료 덕분에 데모도 만들고 캐릭터도 만들면서 <트리 오브 세이비어>라는 게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기록한다는 것은 참 중요합니다.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초심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과 같은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시작한 사람들은 결과 밖에 모르지만, 기록을 통해서 어떤 단계를 거쳐서 결과가 나왔는지 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넥슨컴퓨터박물관이라는 공간, 디지털 아카이빙이라는 작업을 통해서 과거 사람들의 초심이나 열정,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의미가 있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제주에서,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넥슨컴퓨터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