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기' 최지성(Bomber, 스타테일 소속)이 WCS 시즌2 챔피언에 등극했다. 지난 2011년 8월 MLG 롤리 우승 이후 729일 만이다.
최지성은 25일 독일 쾰른 게임스컴 전시장에서 열린 2013 WCS 시즌2 파이널 결승전에 출전해 상대 선수인 이제동(Jaedong, 이블지니어스 소속)에게 4:0 완승을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지성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를 통해 “오랜만의 우승이라 우승자 세리머니를 할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기뻤다. 시즌3에서도 좋은 모습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독일(쾰른)=디스이즈게임 안영훈 기자
우승 축하한다. 소감을 밝혀 달라.
거의 2년 만의 우승이라 너무 기쁘다. 글로벌 파이널에 근접하게 되어 더욱 기쁘다.
우승한 뒤 기쁜 표정이 아니었다. 무표정으로 트로피를 들고 있었는데.
오랜만의 우승이라 그런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말이다. 사진을 보니 그냥 웃었어야 했을 것 같다.(웃음)
경기를 기다리면서 어떻게 준비를 했나?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서 따로 준비한 것은 없고 마인드 컨트롤과 이미지 트레이닝만 했다.
앞 경기를 보면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동의 승리를 예상했었나?
그렇다. 이제동 선수가 프로토스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것을 봤기 때문에 3:1 정도로 이길 줄 알았다.
막상 이제동과 경기를 해보니 어떻던가?
이제동 선수의 스타일을 몰랐었다. 그래서 공격적으로 경기를 할 줄 알고 방어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수비적으로 하더라. 아마 내가 저그전을 못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하려고 한 것 같아 보였다. 그 점이 오히려 내게 좋게 작용한 것 같다.
저그전에 대한 승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저그를 만났다.
연습 때는 저그전을 잘하는데 이상하게 대회만 나오면 연습 때의 실력이 나오지 않아서 걱정이 됐었다. 오늘 결과를 계기로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저그전에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보니 바이오닉 위주에 공성전차와 땅거미지뢰를 섞는 체제를 선보였다.
<군단의 심장>으로 넘어와서 메카닉이 안 좋아진 것 같다. 메카닉을 사용하기 힘들어서 바이오닉 위주의 병력을 선택하게 됐다.
대부분의 저그전에서 화염차나 사신 견제로 시작을 하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견제를 거의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내가 손이 느려서 견제를 하면 되려 피해를 보더라. 그래서 견제를 잘 하지 않으려고 했다.
역으로 견제가 들어오게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하려고 했나?
샤샤 호스틴과의 경기에서는 배를 불리면서 경기를 했다. 그래서 이제동 선수가 올인 공격을 할 거라 생각하고 공성전차를 먼저 뽑고 운영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고 본다.
4:0 스코어를 예상했었나?
4:0으로 이길 줄은 몰랐다. 이겨도 4:2나 4:3을 예상했었다. 그리고 3:0 상황에서도 이어지는 맵이 좋지 않아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군단의 심장>에서 테란들이 공성전차를 잘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반해 본인은 사용 빈도가 높다.
공성전차를 조금 섞으면 저그 선수들이 까다로워하는 게 느껴져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완벽하게 익힌 것은 아니다.
스타리그 최고령 4강에 이어 시즌 파이널 우승까지 차지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이런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슬럼프 기간이 길어서 우승이 간절했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모두 4강과 8강에서 탈락해 너무 아쉬웠다. 그런데 시즌 파이널에서 잘하게 되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번 시즌 기억에 남는 경기나 힘들었던 경기가 있었다면?
8강에서 샤샤 호스틴을 잡아낸 것이 가장 다행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힘들었다. 다른 경기들은 내가 이길거란 자신이 있었다.
오늘 우승으로 WCS 순위 3위를 차지했다.
솔직히 연말까지 1위를 하지 못할 것 같았다. 앞으로 남은 대회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시즌 전망을 해본다면?
무조건 8강 안에는 들 것 같다. 4강 안에 들어서 시즌 파이널에 출전하게 된다면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차기 시즌 조편성은 마음에 드는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조라고 생각한다. 무난한 조인 것 같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내가 부진했을 때도 항상 응원해 주시던 팬들께 감사 드리고 집에서 많은 지원해 주시는 부모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