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이런 기사가 나올 줄은 몰랐다”
총기난사 탈영병 사건의 원인을 아무런 이유 없이 게임으로 몰아가는 보도가 나오면서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신인균 대표의 게임중독 의심 발언에 이어서 나온 당연히 게임 탓을 하는 보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말 예상대로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강원도 22사단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벌이고 탈영했던 임모 병장이 생포되고 범행
동기와 관련해서 사실상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언론에서는 또다시 이번 사건을 게임 탓으로 몰아가고 있다. 기사는 '동료 조준사격 임 병장, 전투게임 하루 12시간 몰입'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해당 기사 요지는 간단하다. 임 병장이 입대 전 FPS에 심취해 하루 12시간씩 플레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게임은 소총과 수류탄 등을 사용해 적과 교전을 벌이는 내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이번 총기난사 사건이 게임이 묘사하는 장면과 매우 흡사하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김관진 국방장관도 “요즘에는 과거에 비해 컴퓨터를 친구 삼아, 또 일부 고립된 상태에서 성장한 사람이 많아 관리대상인 병사가 많다”며
문제의 원인을 군 기강 해이 및 관심사병 관리 태만이 아닌 우회적으로 게임으로 돌리고 있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가자 누리꾼 들은 예견됐던 기사가 나왔다면서 또 문제의 원인을 모두 게임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임병장의 유서 및 생포 후 조사에서도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의 원인은 관심사병 관리와
기수열외, 군대 내 왕따 등으로 압축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대 전 게임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번 사건의 원인을 게임으로 지목한 해당 언론은 책임감 없는 기사 양산을 하고 있다는
것이 누리꾼들의 목소리다. 더불어 게임업계 관계자들도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군대에서 배우는 것이 사람에게 총을 쏘는 것이고, 군대는 사람에게 전투기술을 학습시키고 훈련 시키는 곳이다. 게임으로
이번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고 조준사격을 했다면 군대에서 훈련을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는 입장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기사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남겼다. 그는
“모든 죄를 게임에 뒤집어씌우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사회 전반에 미치게 된다. 국민과 여론의 시선을 엉뚱하게 분산시킬 목적이 아니라면 이런 희생양 여론몰이는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