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유비소프트의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를 패러디한 게임 <야스케 시뮬레이터>가 스팀에 등장했다. 개발진은 게임 소개 페이지에서 "사무라이 계급에 오른 일본 유일의 아프리카 전사, 야스케가 되어 오다 노부나가가 일본을 통일하는 데 힘을 보태라"고 설명했다.
게임 트레일러를 살피면 게임은 당대의 고증과는 별 상관 없다. 트레일러의 시작부터 오다 노부나가가 "나는 다이묘, 오다 노부나가다. 너는 나의 사무라이가 되어야 한다"는 어색한 대사와 함께 야스케가 어정쩡한 자세로 적을 공격하고, 심지어는 총을 쏘거나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더빙된 일본어도 AI로 만들어진 듯 어색하기 그지없다.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는 흑인 사무라이 주인공 '야스케'를 전면에 내세우고 "일본인이 아닌 우리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었다", "야스케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고, 야스케를 통해 일본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는 등 일본인들에게 '서구권 개발자'의 시선에서 일방적으로 바라본 일본을 게임 내에 묘사했다고 해석될 여지가 큰 발언을 인터뷰에서 남겼다.
더불어 유비소프트는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늘 '역사적 고증'에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하며, 당시의 시대상을 고증하기 위해 많은 자문을 거쳤다는 점을 게임의 특징으로 늘 홍보해 왔다. 이번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 역시 같았다.
그러나 실제로 '사무라이' 계급까지 올랐는지 불명확한 야스케가 게임 내에서는 사무라이로 활동하고 이것이 역사적 사실인 것처럼 트레일러에서 이야기하거나, 공개된 여러 콘셉트 아트가 수많은 고증 오류를 보여주고 있다거나, 트레일러에 묘사된 일본의 자연 풍경이 어색한 등 시대상을 철저히 고증했다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는 일본 게이머들에게 큰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게임이 '가상의 이야기'임을 명시했다면 상관이 없지만, 역사적 고증에 철저한 것처럼 이야기하면서도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을 보여줬다는 이유다. <야스케 시뮬레이터>는 이런 점을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야스케 시뮬레이터>의 트레일러를 감상한 일본 게이머들은 "픽션에 익숙한 일본인은 차라리 이런 엉뚱한 것을 좋아한다. '역사에 충실하다'라고 써 놓고 누가 봐도 충실하지 않은 것을 내놓는 것을 보면 확실히 유비소프트를 풍자한 듯", "유비소프트의 '역사에 충실하다'는 말은 이제 일종의 개그가 됐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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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케 시뮬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