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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의 군단’의 역습! 신임 디렉터 김철희가 말하는 ‘영웅의 군단’

“배수 시스템 삭제는 시작일 뿐 끊임없이 도전하겠다”

송예원(꼼신) 2015-02-12 09:10:43

“4년 넘게 만든 게임인데 더 오~래 서비스해야죠

 

김태곤 사단의 모바일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던 엔도어즈의 <영웅의 군단>이 서비스 1주년을 맞았다. 짧게는 3개월 길어야 6개월이라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꾸준한 성적을 이어 가기란 쉽지 않다. <영웅의 군단> 1년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단 한번도 1위에 오르지 못했지만, 중위권에서 꾸준함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사 엔도어즈에게는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온라인게임 <아틀란티카 2>로 시작했던 게임이 모바일로 옮겨 갔고, 이름도 <영웅의 군단> 바뀌었다. 개발 기간만 총 4. 막내였던 김철희 PD는 어느덧 메인 디렉터가 돼 1주년 업데이트를 총괄했다.

 

이미 성공을 거둔 게임을 맡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이끌면 안정적이지만 반등이 어렵다. 변화는 성장의 기폭제가 될 수 있지만 실패의 위험이 크다. 김철희 디렉터는 후자를 택했다. “새로운 도전은 <영웅의 군단>이 늘 걸어왔던 길이기에 당연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막내부터 메인 프로듀서가 되기까지 지난 5년을 <영웅의 군단>과 함께 한 김철희 디렉터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영웅의 군단> 지난 1년의 히스토리와 앞으로의 계획을 김철희 신임 디렉터에게 직접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막내 기획자 메인 디렉터가 되다! <영웅의 군단>의 1년 아닌, 5년


TIG> 메인 디렉터로서 1주년을 맞이한 기분도 남다를 것 같다.

 

김철희: 그러게 말이다. 4년 만에 서비스 한다고 좋아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주년이라니 감회가 남다르다. 2014년은 힘든 일도 많았고 감사한 일도 많았고, 너무 정신 없이 달려왔다. (김철희 디렉터는 첫 마디 뗄 때부터 울컥했다.)

 

 

TIG> <영웅의 군단>은 언제부터 합류했나?

 

김철희: <아틀란티카 2> 처음 기획 단계부터 시나리오 작성으로 함께 시작했다. 그 때 당시만해도 내가 거의 막내나 다름없었다. 기획자인데도 말도 잘 못하고 또 소심하기까지 해서 혼나기도 많이 혼났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직급이 생기고, 부팀장이 되고, 이제는 메인 디렉터가 됐다. 시간 참 빠르다. (웃음)

 

 

TIG> 요즘 모바일게임 개발사는 엄두도 못 낼 만큼 유난스러운(?) 개발 기간을 잘 버텼다.

 

김철희: 지금 모바일게임을 4년 만들라고 하면 말이 안되지. 애당초 온라인게임이었고, 중간에 플랫폼이 바뀌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 것 뿐이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 가더라.  인력이며 기술이며 투자한 게 PC MMORPG 급이었으니 게임도 명품으로 잘 나왔다. 다른 게임과 비교해 수명이 긴 이유도 PC MMORPG의 콘텐츠가 게임에 잘 녹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TIG> 오픈 첫날을 기억하나?

 

김철희: 생생하게 기억한다. 기쁘기도 했지만, 테스트를 5번을 했는데도 서버가 터져서.....

 

 

TIG> 다 지난 일이니 짚고 넘어가자. 엔도어즈나 넥슨 모두 서버만큼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왜 서버가 터졌나?

 

김철희: 정확한 수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 몇 배로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찾아 주셨다. 잘될 거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내부에서도 서버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많은 유저가 몰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또 엔도어즈에서는 단독 모바일 플랫폼 게임은 처음이었다. 노하우가 많이 축적됐다고 하지만 새로운 도전에 있어서는 기존의 노하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구조적인 부분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도 있었고. 그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노하우를 쌓았다. 정말 악몽 같았는데 지나고 나니 이제는 추억이다. (웃음) 이번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나면 많은 유저들이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TIG> 그 외에도 속상한 일이 많았을 것 같다.

 

김철희: 일명 혼뺑사건이라든지 무한 하츠 버그 같은? 지금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웃음) 다행히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개발자들이 빠르게 해당 문제들을 수정했고, 또 운영팀에서도 조속히 대응해 주셔서 잘 수습됐다. 특히 저 두 사건으로 많은 유저들이 이탈했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 유저 수는 큰 변동이 없었다.

 

원래 떠나는 유저들은 아무 말이 없이 떠나지 않나. 공식 카페의 비난이나, 비판 모두 그만큼 게임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올려 주신다고 생각한다. 사람인지라 매일매일 멘탈이 흔들리고 있지만,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읽으려고 노력한다.

 

 

 

“배수 시스템 삭제는 시작일 뿐. 소통 통해 끊임없이 도전하겠다”

  

TIG> 메인 디렉터가 돼서 처음 맡은 일이 1주년 업데이트다. 일단 논란의 배수 시스템삭제가 눈에 띈다.   

김철희: 배수 시스템은 장단이 분명하다. 배수 캐릭터는 능력치가 매우 막강해서 획득했을 때 유저들의 만족감이 크다. 문제는 너무 강력하다 보니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또 배수 기간이 끝났을 때 상실감이 크고. 이번 1주년 업데이트에서는  ‘큰 변화가 필요했다. 아주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는데, 첫 번째 목표가 배수의 군단이라는 오명을 벗자는 것이었다. (웃음)

 

 [배수의 군단(?) 트레일러 새창에서 보기]


 

TIG> 게임의 기존 수집과 성장 방식을 뒤엎는 업데이트 아닌가? 메인 디렉터로서 생각하는 <영웅의 군단>의 방향이 궁금하다.

 

김철희: 맞다. 생사가 걸린 큰 도전이다. 앞서 말했듯 장단이 있는 시스템이었고 1년 동안 서비스하면서 단점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과정보다 중요한 건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 <영웅의 군단>이 처음부터 내세웠던건 다양한 영웅을 수집하고 육성해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재미였다. 배수 시스템은 이런 본질을 흐리지 않나 싶었다. 유저들이 비난하는 이유도 그 때문일 거고. 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TIG> 본질의 재미를 찾기 위한 다른 콘텐츠도 있나?

 

김철희: 전설 영웅의 도입이다. 내가 유저로서 <영웅의 군단>에 불만은 예전에 좋아했던 클라인디아나를  쓸 수 없다는 점이다. ? 능력치가 낮으니 어쩔 수 없다. 수집, 육성, 전략을 강조한 RPG에서 모아 놓은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나?

 

전설 영웅은 새로운 아이템 전설의 정수를 사용해서 캐릭터를 고용하는데, 최대 100레벨까지 성장할 수 있다. 등급도 A, S, SS, EX, 4개 등급으로 나뉜다. 이렇게 되면 1시즌 영웅이었던 클라인디아라도 전설 영웅이 되면 5시즌 6성보다 강해 진다.  

 


지난 8일 열린 ‘핫식스 영웅의 군단 콜로세움 챌린지 ​행장에 등장한 우아한 클라인디아나. 캐릭터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김철희 디렉터의 요청에 선택된 캐릭터다. 

 

 

TIG> 기존 유저들이 좋아하겠다.

 

김철희: 이번 업데이트 공지 글은 내가 직접 작성해서 올렸다. <영웅의 군단개발자로서 처음으로 내 이름을 공개했다앞서 말했듯 늘 유저 피드백은 꼼꼼하게 읽어 왔는데유저들은 모르지 않나보다 가깝게 소통하고 싶었다업데이트에 대해서도 대부분 긍정적으로 봐주셨고덕분에 환영도 받았다.

 

카페에 김철희 보아라라는 글도 종종 올라오기 시작했다.(웃음일일이 댓글을 달지는 못하지만 다 보고 있다이렇게 소통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 

 

 

TIG> 업데이트의 방향이나 행보를 보면 소통을 중시하는 것 같다.

 

김철희: 개인적으로 <영웅의 군단>의 성공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뽑는다. 먼저 PC MMORPG에서 시작한 만큼 업데이트와 패치가 많다. 유저들이 너무 많다고 토로할 정도로 많았다. 이는 다시 말하면 첫 개발뿐만 아니라 꾸준히 신규 콘텐츠를 만들며 관리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게임이 도태될 시간이 없다.

 

두 번째 요인은 멘탈을 꼭 부여잡고서라도 카페에 올라오는 피드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카페 글을 보면 좋은 이야기도 있지만, 상처도 많이 받는다. 이름을 공개한 것도 정말 큰 결심이 필요했다. (웃음) 하지만 그런 피드백도 체크하고 문제로 인식해서 진지하게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게임이 옳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유저와의 소통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새로운 것에 도전해 왔다는 점이다. PC 게임을 모바일로 바꿨다. 캐주얼 게임이 흥행하던 시기 미드코어 RPG를 냈다. <영웅의 군단>은 태생부터가 큰 도전이었고, 서비스 과정에 있어서도 늘 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유저들과의 소통은 필수지만 결과적으로는 문제를 그대로 두지 않고 변해야 한다. 실패한다면 또 도전하면 된다. 이게 앞으로 내가 이끌어 나갈 <영웅의 군단>의 방향이다.

 


 
 

TIG> 모바일 MMORPG 선두 주자로서 부담이 커 보인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철희: 유저들이 불편해 하는 건 우리도 불편하다. 참고로 말하면 나도 아이폰 유저다. 업데이트가 늦어 지고 소외 받는 기분 누구보다 잘 안다. <영웅의 군단> 4년 개발했고 이제 1년이 됐다. 당연히 온라인게임 못지 않게 장수할 수 하고 싶다.

 

언제까지 라고 기한은 두지 않겠다. 그저 오늘은 고지를 위해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과정으로 봐 달라.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부분들 순서대로 고쳐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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