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1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모바일 RPG <몬스터뱅>이 본격적인 국내 공략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에 첫 발을 들인 <몬스터뱅>은 최근 TV 광고를 시작하며 한국 유저를 적극 유치 중이다.
하지만 게임이 넘어야 할 벽은 만만치 않다. 중국게임 특유의(?) 이질적인 화풍은 물론, 이미 충분히 많은 게임이 존재하는 ‘자동전투 RPG’ 속에서 차별화를 성공적으로 하느냐도 문제다. 과연 <몬스터뱅>은 어떤 것을 무기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일까? 개발사 ‘와츠업 게임 랩’의 장 러 대표와 서면으로 나눈 인터뷰를 정리했다.
와츠업 게임 랩 ‘장 러’ 대표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임이다. <몬스터뱅>에 대한 간단한 소개부터 부탁한다.
장 러 대표: <몬스터뱅>은 우리의 첫 작품이다. 처음에는 3명의 멤버 만으로 게임을 만들었는데 유저 분들이 사랑해 주신 덕에 지금은 개발팀이 20명이나 된다. (웃음)
우리는 몬스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이를 위해 몬스터마다 다양한 종족과 공격타입, 특성, 고유스킬 등을 넣어 수집과 전략의 재미를 살렸다. 몬스터를 계속 수집하고 육성시켜 던전을 돌파하는 것이 <몬스터뱅>의 기본인 셈이다.
여기에 예전 모 게임을 즐기며 인상 깊게 느꼈던 건물을 짓고 연구하는 SNG 요소를 더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 지금의 <몬스터뱅>이 탄생하게 되었다.
7개 종족과 9개 공격타입으로 구성된 다양한 캐릭터가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이러한 캐릭터들은 게임 속에서 어떤 시너지를 만드는가?
장 러 대표: <몬스터뱅>의 종족과 공격타입은 저마다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식물 종족은 본인이 죽을 때 동료의 체력을 회복시켜주고 자객 종족은 적 하나를 죽일 때마다 피해량이 10%씩 늘어난다. 창 계열 공격은 일정 확률로 적의 이동을 봉쇄하고 대포 계열 공격은 적과 거리가 떨어져 있을 수록 피해량이 늘어난다.
유저는 이러한 종족과 공격 타입을 조합해 다양한 전략을 짤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저는 공격 타입이 대포와 창 계열인 캐릭터를 조합해 적의 접근을 막고 멀리서 화력전을 벌일 수 있다. 물론 상대는 이에 대항해 3턴마다 디버프를 해제할 수 있는 용족으로 파티를 구성해 이러한 수를 봉쇄하는 것도 가능하다.
<몬스터뱅>의 전투는 AI를 통해 자동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방식의 전투는 한국은 물론 중국이나 일본 등 많은 국가에서 오래 전부터 애용되어 왔다. 기존 게임과 비교해 <몬스터뱅>의 전투가 가진 강점이 있나?
장 러 대표: 일단 이동과 공격범위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몬스터뱅>의 캐릭터는 저마다 다른 공격범위를 가지고 있고 전투 중에는 적을 공격범위 내에 확보하기 위해 이동한다.
특히 <몬스터뱅>은 탱커나 힐러, 딜러 등의 기본적인 역할군 외에도 적을 무력화시키거나 상대의 이동을 막는 등 아군을 보조하고 적을 방해하는 캐릭터도 존재한다. 유저는 이를 이용해 진형을 짜 아군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적의 이동을 막거나 적과의 거리를 벌려 진형 상의 우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전략성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전투 게임치고는 전투 중 유저가 개입할 요소를 하나도 넣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장 러 대표: AI 베이스의 RPG는 유저에게 몬스터를 조종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힘들다. 그리고 이런 느낌을 유저들에게 주는 것도 그다지 좋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킬로 인한 비중이 크면 자동전투의 의미가 없어지고, 반대로 너무 작으면 조작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자동전투 게임은 개입보다는 감상에 초점을 많이 둔다.
그래서 우리는 자동전투 시스템을 선택 했을 때, 전투 준비에 포커스를 맞추자고 결정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진형 시스템이다. 기본적으로는 튼튼한 캐릭터를 앞에 두고 원거리 캐릭터를 뒤에 두는 식으로 진형을 짤 수도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진형 외에도, <몬스터뱅>은 몬스터마다 저마다 다른 특수효과를 가지고 있어 보다 세밀한 전략을 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몬스터는 아군을 회복시키거나 상대의 발을 묶는 것은 기본이고, 똑같이 회복 스킬을 가지고 있더라도 적용 범위나 시전 시점이 달라 전위 캐릭터의 육성 정도를 조절해야 할 때도 있다.
한 번의 전투라도 유저는 전투 시작 전에 몬스터의 종족과 공격타입, 그리고 특수스킬의 시너지를 고려해 진형을 짜야 한다. 여기에 상대의 진형까지 고려하면 경우의 수는 더욱 많아진다. 물론 이러한 것을 전투 중 일일이 고려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유저가 전투 중 직접 하나하나 선택하는 방식보다 자동전투를 선택하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 물론 유저가 전투 전에 생각할 것이 더 많아졌지만. (웃음)
그렇게 전략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 PVP 콘텐츠도 비중이 크겠다.
장 러 대표: 물론이다. PvP시스템은 흥분되는 경험과 그에 따른 많은 이득을 가져온다. 특히나 서로의 실력이나 전략을 겨루는 게임은 더더욱. 그래서 우리는 게임 안에 PvP 랭크 시스템을 만들었다.
유저는 상대의 방어 진형을 돌파해 상대의 자원을 빼았고 자신의 PVP 등급을 높일 수 있다. 참고로 PVP는 랭크가 높을수록 더 강한 상대와 맞붙는 대신 더 많은 자원을 얻을 수 있다. 공략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반대로 패배하는 경우에는 다른 게임과 비교하면 훨씬 잃는 것이 적으니 많이 즐겨달라.
물론 PVP가 부담되면 랭크에 미련을 버리고 목가적인 나날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 침략자가 없으니 안정적으로 자원을 모으고 마을을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고보니 캐릭터 성장에 SNG 요소를 접목시켰다. 흔히 보이지 않는 방식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장 러 대표: 우리는 유저가 어렵지 않게 플레이하기를 원한다. SNG 요소를 넣음으로써 얻는 강점이 있다면 성장에 필요한 재화가 유저가 게임을 하지 않아도 생산된다는 것이다. 유저는 게임에 접속해 생산된 자원을 거두고 이를 어디에 쓸지만 결정하면 된다. 유저는 그저 이 자원을 어떻게 써야 효과적일지만 생각하면 된다.
또 다른 이유로는 유저에게 자신만의 세계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 <몬스터뱅>을 시작하면 유저에게 주어진 것은 건물이 몇 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플레이를 함에 따라 건물의 수도 늘어나고 건물의 크기도 늘어난다. 그리고 종국에 이르러서는 현대적인 도시가 된다. 이것이 유저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문화차이는 게임흥행의 중요한 요소다. 특히 한국 유저들은 중국에서 선호하는 화풍과 다른 화풍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 이를 어떻게 극복할 계획인가?
장 러 대표: 화풍의 중요성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이 어떤 재미를 선사하느냐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지금껏 많은 중국 게임이 한국 흥행에 실패했던 것은 그 게임의 시스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게임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 그리고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유저의 전략보다는 수치 자체가 중요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몬스터뱅>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런 점을 싫어한다. 우리는 그런 점을 최대한 배제하려 노력했고, 이런 점을 구현하기보단 아직 미흡하지만 몬스터들에게 각각의 개성을 부여하는데 더 포커스를 맞췄다. 추후 개선될 버전에서는 몬스터들이 지금보다 더 섬세한 AI를 가져 유저들의 전략을 수행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게임성 자체가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에 구현된 콘텐츠 볼륨은 어느 정도인가?
장 러 대표: 메인 스토리는 총 24장까지 있고 각 장은 18개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함께 20개의 정예 스테이지, 30개의 영웅 스테이지, 52개의 랜덤 레벨, 122개의 연습 레벨, 총 13장의 이벤트 던전이 있다.
참고로 한국에 서비스 중인 콘텐츠는 중국과 콘텐츠 양이 동일하다. 일부 콘텐츠는 한국 만의 고유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앞으로의 업데이트 계획이 궁금하다.
장 러 대표: 이런 류의 수집게임이 가지는 단점 중 하나가 결제 유저와 결제하지 않은 유저 간의 격차다. 우리는 현재 이 두 유저 사이의 밸런스를 조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물론 추가 콘텐츠에 대해서도 한국 퍼블리셔인 모모와 계속 논의 중이다. 조만간 다음 콘텐츠에 대한 소식이 전해질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 분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장 러 대표: 우리는 2002년 한국 개발사와 같이 MMORPG를 만들었다. 그 때 느낀 것은 한국 유저들이 참 영리하다는 것이었다. 항상 개발진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찾아내고 알려줬다. 덕분에 우리는 한국 유저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 이후 우리 꿈은 한국에 우리가 만든 게임을 발매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때 도움을 받았던 한국 시장에 우리 게임을 선보이게 되었다. 이렇게 꿈을 이루게 되었다. 우리는 엄청난 행운아다. 한국 유저들은 더 많은 경험과 더 큰 도전을 즐긴다. <몬스터뱅>을 통해 그러한 재미를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
<몬스터뱅>은 이제 막 한국에서 첫걸음을 땐 게임이다. 우리에겐 중요한 첫 걸음이지만 유저 분들께는 마음에 다 차지 않는 면도 있을 것이다. 조만간 지금보다 훨씬 멋진 모습의 콘텐츠를 선보이겠다. 그 때는 그동안 (한국유저들에게는) 쉽게 느껴졌던 콘텐츠도 진짜 전략이 필요한 콘텐츠가 되어 있을 것이다. 지옥(?)을 기다려 달라.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