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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하는 ‘잠입’ 이선우, ‘스파5는 격투게임 e스포츠 대중화의 신호탄’

스트리트파이터 프로 선수 '인생은 잠입' 이선우 선수 인터뷰

정혁진(홀리스79) 2015-10-25 01:34:39


 

2009년 <스트리트파이터4>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 어느덧 6년차에 접어들었다. 대략 기억하는 우승 횟수는 40여 회. 세계 <스트리트파이터> 선수들에서 당당히 Top 10에 이름을 올리는 한국 게이머. 바로 ‘인생은 잠입(해외명 INFILTRATION)’ 닉네임을 사용하는 ‘잠입’ 이선우 선수다.

 

그는 지난 한 달간 홍콩을 비롯해 푸에르토리코, 한국에 잠시 귀국했다가 두바이, 일본을 가는 등 여러 국가를 쉴 새 없이 다니며 <스트리트파이터4> 대회를 참가했다. 디스이즈게임과는 1년여 만에 <스트리트파이터5> 2차 CBT를 통해 만났다.

 

이선우 선수는 <스트리트파이터>가 좋아서 시작했고 빼놓을 수 없는 삶의 일부이기 때문에 바쁘지만 좋은 경험을 쌓고 있다고 답했다. 수 많은 세계대회 입상, 격투게임에 있어서는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인기인이다. 하지만 아직 그는 자신 혹은 <스트리트파이터>의 해외 대회 상황에 대해 잘 아는 이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의 소개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스트리트파이터5> 2차 CBT를 체험한 소감에 대해, 단순하면서 재미는 배가돼 대중성이 확보됐다고 답했다. 또한 PS4-PC로 출시되는 만큼 격투게임이 e스포츠로 굳건히 자리잡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러한 인기 상승과 인지도 확산을 위해 인성부터 자기관리까지 역량에 소홀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스트리트파이터5> 2차 CBT의 소감,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스트리트파이터>의 e스포츠 시장 중요성이 궁금했다. 이선우 선수의 얘기를 들어봤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디스이즈게임 독자들과는 <스트리트파이터4 아레나>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선우 선수: 그렇다. 그 때 이후 캡콤컵 2014를 비롯한 다양한 세계 토너먼트를 다니면서 활동했다. EVO(Evolution Championship Series. 매년 7월 토너먼트 방식으로 미국에서 열리는 대전격투게임 대회)도 끝났고. 이제는 캡콤컵 2015를 기다리고 있다. 격투게임 대회 최초로 상금 1억 원이 넘는 대형 대회다.

 

 

근황에 대해 조금 더 말해달라.

 

이선우 선수: 8~9월에만 5개국을 다녀왔다. 8월 말 홍콩 e스포츠 토너먼트를 다녀왔다. 캡콤컵 2015 출전을 확정 지은 상태에서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인이 함께 참가하자고 해서 가서 우승했다. 오는 길에 바로 푸에르토리코에서 초청 대회가 있었다.

 

27간 걸려서 가야하는데, 가려는 도중에 두바이에서 추가 초청 대회가 와서 푸에르토리코를 갔다가 한국에 저녁 6시에 와서 다시 11시 비행기를 타고 두바이를 갔다. 마지막에는 도쿄게임쇼 2015까지 갔으니… 적어도 최근까지는 정신 없이 보냈다. 각 대회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모두 좋은 경험이고 인맥도 쌓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힘들지만 바쁘게 지내왔다.

 

 

<스트리트파이터> 게임을 한 지 6년 차가 됐다고 들었다. 아직도 본인 소개를 하던데… 이제 많이들 알 법도 하지 않나?

 

이선우 선수: 격투게임 유저들은 잘 아시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지 않겠는가. 다른 분야 게임 선수들을 내가 잘 모르는 것처럼. 나를 알리는데 경력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게임과 격투게임 시장을 더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쪽에 의미를 두고 있다.

 


 

 

지금 <울트라 스트리트파이터4> 몇 위쯤 하나? 대략 추정되는 통산 성적은?

 

이선우 선수: 기본적으로 EVO를 여는 ‘쇼류켄닷컴’ 기준으로 보면 5~6위쯤 하는 것 같다(2015년 10월 23일자로 5위, 쇼류켄닷컴 기준). 최근 일본 선수들이 대거 상위 랭킹을 차지했다. 순위보다는 더 많은 대회에 나가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통산 성적으로 따지면 너무 많아서… 2012~3년쯤 많이 나가서 더 계산하기 어려운 것 같다. 우승은 대략 3~40번 정도 되는 것 같다.

 

 

<울트라 스트리트 파이터4> 세계 랭킹 (2015년 10월 23일자로 5위, 쇼류켄닷컴 기준​)

 

 

 

<스트리트파이터5> 2차 CBT 소감에 앞서, 과거 얘기들도 나왔으니 본인의 선수생활 중 베스트 3 경기를 꼽아보자.

 

#1. EVO 2013 <슈퍼 스트리트파이터4> 8강전 경기: 이선우 선수 ​대 PR Balrog

 


 

이선우 선수: 첫 번째는 EVO 2013에서 PR Barlog 선수와 벌였던 8강전 경기다. PR Barlog 선수는일명 ‘칙칙이’로 불리우는 ‘발로그’ 베스트 플레이어다. 예전에도 많이 만났지만 고우키로 많이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했다. 이 경기에도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선수가 이 때 정말 잘했다. 3판 2선승제였는데 당시 지고 있다가 캐릭터를 하칸으로 바꿔서 역전했다.

 

당시 EVO 2013 성적이 3위였다. 우승 대회가 아닌 이 경기를 꼽은 이유는 그 때 하칸을 선택하면서 벌였던 대결이 꽤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하칸을 선택한 이유는 별거 없었다. 사실 하칸은 게임 내 약한 캐릭터로 분류됐지만 발로그와 상성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또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대회다 보니 응원이 일방적으로 PR Barlog 선수 쪽이었다.

 

0 대 1로 지고 있는 상황에 응원도 없다 보니 분위기를 바꿀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패와 상관없이 말이다. 그래서 하칸을 선택했고, 하칸에 커서를 대는 순간 응원이 나에게 오기 시작했다. 다행히 승리도 따내 모든 것이 잘 끝났다.

 

 

#2. <스트리트파이터> 25주년 기념 경기 결승전: 이선우 선수 대 우메하라 다이고

 


 

두 번째 경기는 <스트리트파이터> 25주년 기념 대회 결승전으로, 우메하라 다이고 선수와 대결했다. 아마 처음 만났던 것이 2011년으로 기억한다. 우메하라 선수와 이상하게 많이 만났다. 이긴 횟수도 많았지만 진 횟수도 많다. 거의 5 대 5 비율이 아닐까. 질 때나 이길 때나 모두 압도적이었다.

 

당시 상황을 말하자면, 우메하라 선수는 승자조 상태라 3번만 먼저 이기면 우승이고 나는 3승을 두 번 해야 했다. 힘든 상황이었는데 신기하게도 3승을 내리 두 번 하며 6 대 0으로 이겼다. 당시 우메하라 선수를 완벽하게 파악했던 것이 도움됐다. 질 것 같지는 않았다. 처음 승자조에서 만나서 졌을 때도 지기는 했지만 이전 EVO 대회 때 모습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서 다시 만나면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여담으로 우메하라 선수와는 거의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사석에서는 재미있는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직접 만날 기회는 없더라. 지금은 저렇게 싸울 수 없을 것 같다. 우메하라 선수가 워낙에 잘 하는 선수이기도 하고. <스트리트파이터5>로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3. WECG 2014 글로벌 챌린지: 서울 <울트라 스트리트파이터4> 결승: 이선우 선수 대 Dakou

 


 

EVO 대회도 많이 나간만큼 마지막 영상도 EVO 대회를 꼽고 싶었는데 e스포츠로 우리나라에서 벌인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서 선택했다. 국내에서 격투 게임을 e스포츠로 다룬 적은 거의 없으니까.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기 바라는 마음에 일부러 꼽았다. 당시 상대는 중국에서 <킹 오브 파이터즈>로 유명한 Dakou 선수다.

 

저 당시 춘리를 연습 중이었다. 견제 캐릭터를 좋아하기 때문에. Dakou 선수에게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Dakou 선수가 춘리 성향을 잘 몰랐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결승전이 홈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더 우승 가능성이 높았다. 기억해 보면 웬만해서 홈에서 져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해외 대회를 많이 다녀봤지만 어웨이에서 이기기란 정말 힘들다. 야생에서 벌이는 느낌이랄까.

 

 

경기 잘 봤다. 얘기를 들어 보니, 해외에서 많은 대회가 열리는데 국내에서는 소식이 참 안들린다.

 

이선우 선수: 안타까운 부분이다.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풀을 넓히기도 쉽고 e스포츠화시키기 쉬운 게임이 많지 않은데. 하는 이들이 별로 없어서일 수도 있지만 아직 아케이드 게임장에서만 즐기는 게임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는 콘솔로서도 충분한 풀이 형성되어 있다. <스트리트파이터5>가 그 기회가 될 것 같다.

 


 

 

‘기회’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나눠보자. 현재 개인 활동 중이던데, 스폰서는 아직 결정안됐나?

 

이선우 선수: 개인적으로 여러 스폰서들과 연락 중이다. e스포츠를 알고 선수를 잘 배려하며 키워줄 수 있는 곳을 찾고 싶다.

 

 

이제, <스트리트파이터5> 얘기로 들어가자. 서론이 조금 길었다. CBT를 본지와 함께 했는데 느낌은?

 

이선우 선수: 게임이 참 재미있다. 동시에 단순화된 점도 많은데, 긍정적으로 간편해졌다. 많은 유저들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소리부터 스테이지, 캐릭터 디자인, 기술 등도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아직 출시 전이니 단점을 꼽기 보다는 더 나은 게임으로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좋겠지.

 


 

 

언리얼 엔진4로 개발됐다. 외형의 느낌은 어땠나?

 

이선우 선수: 그래픽이 정말 좋다. <스트리트파이터4>가 공개됐을 때에는 이질감이 조금 있었는데 5가 되면서 얼굴, 배경, 연출 효과 등 전반적으로 좋아진 느낌이다. 트레일러를 볼 때마다 기대된다.

 

 

21일 비공식적으로 열렸을 때 트위치를 통해서 하는 모습을 봤다. 21일 기준으로 1위도 했던데.

 

이선우 선수: 첫 날 좀 깊게 파보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 인터뷰를 끝내고 돌아가면 또 랭크가 낮아지겠지. 라시드도 좋은 캐릭터같다.

 


 

 

가장 흥미 있거나 재미있던 캐릭터가 있다면?

 

이선우 선수: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미카가 참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 한다. 2지선다의 경우가 많다. 당하는 이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둘 중 하나를 찍어야 하니까 부담이 될 듯. 다루는 것은 라시드가 참 좋다고 본다. 무언가 여러가지 캐릭터를 섞어놓은 느낌이다. <킹 오브 파이터즈>나, <철권> 등. 다루는 선수에 따라 성향이 다양해질 것 같다.

 


 

 

CBT이니 개선될 부분도 많겠다. 어떤 것을 느꼈나?

 

이선우 선수: 온라인 연결이 필요하다 보니 트레이닝 모드를 하는데도 렉이 걸리더라. 기술적으로 잘은 모르지만 점수나 돈이 올라가지 않으니 여러모로 불편했다. 게임은 잘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OST나 갤러리 모드 등 부가적인 모드도 구현됐으면 좋겠다. 격투게임 완성도 이외에 부가요소도 중요하다고 본다.

 

 

추가로 <스트리트파이터5>에 기대되는 점은?

 

이선우 선수: 게임성은 크게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에 끝까지 현재 모습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잘 다듬어서 <스트리트파이터5>에서 많은 선수들이 배출되기를 바란다. 커뮤니티 피드백도 지금처럼 잘 받았으면 싶다. 오랜만에 의견을 잘 받는 것 같다.

 

 

‘고우키’를 즐겨 했다. 이번에도 자주 할 예정인가

 

이선우 선수: 딱히 메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상황에 맞게 여러 캐릭터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메인으로 꼭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제 위에서 했던 격투게임 시장에 있어 좋은 ‘기회’라는 것에 대해 얘기해 보자. 어떤 기회라고 보나?

 

이선우 선수: 격투게임을 보다 활발하게 e스포츠화시키고 업데이트를 하면서 길게 유지하려는 게임이 <스트리트파이터> 외에는 없다. 오노 프로듀서도 인터뷰에서도 게임의 지속적인 유지를 약속했으니까. 다른 게임들은 의외로 적극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단순히 팬이라서 이런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아케이드 게임장이 많이 없어진 상황에서 격투게임은 콘솔로 시장을 많이 옮겼다. <스트리트파이터5>는 PS4를 터전으로 깊게 뿌리내리기를 시도했다. PC도 마찬가지다. 캡콤이 자리를 잘 잡아 놓으면 다른 격투 게임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PS4도, PC도 보급율이 높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 이상으로 좋은 인기를 얻지 싶다. 많은 응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대중들에게 많이 인정받아야 하니까. 소니도, 캡콤도 게임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인만큼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스트리트파이터5>, 또는 격투게임의 e스포츠화를 위해 어떤 점이 필요하다고 보나?

 

이선우 선수: 해외 대회도 그렇지만 정교하면서 세세한 공통 룰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승부조작이나 약물투여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해외에서도 격투게임 대회에서 종종 관련 이슈가 생기고는 했다. 격투게임의 자유로움은 놔두되, 그 안에서 자율,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좋은 기반 조건들도 하루 빨리 생겨야 한다.

 


 

 

앞으로 예정된 계획은?

 

이선우 선수: 우선 지난 3월, 4월쯤 일본 후쿠오카 대회에서 우승해 오는 12월 캡콤컵 파이널에 나간다. 그 전에도 11월에도 가야하는데 지스타 2015 소니 부스에 초청받아 가야 해서 11월 캡콤컵은 당시 후쿠오카 대회에서 2등했던 풍림꼬마 님이 가게 됐다.

 

물론 지스타 2015를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다. 조금 더 많은 이들에게 격투게임의 재미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해 선택한 것이다. 12월 캡콤컵 파이널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PS 익스피리언스 2015에서 열린다.

 

 

앞으로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

 

이선우 선수: 꾸준함을 보여주고 싶다. 격투 게이머로서도 좋은 실력 외에도 인성, 자기관리 등 모든 면에서 관리를 잘 하고 싶다. 언어 공부도 해야하고.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좀 더 많은 역량을 키우고 싶다. 발전하는 게이머가 되겠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이선우 선수: 디스이즈게임에서 좋은 소식으로 다시 찾게 되어 기쁘다.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가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만큼 <스트리트파이터5>가 잘 만들어지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달라. 앞으로도 좋은 소식 전달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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