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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게임 개발사가 말하는 '페북 게임의 현황과 진출 노하우'

핀콘 전유범 팀장 "멀티플렛폼, 기획 초기부터 준비하는 게 핵심"

송예원(꼼신) 2016-06-27 16:56:14

“그래서 뭘 하면 되는 건데?”

 

최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며 업계가 떠들썩합니다. 특히 2년 만에 빗장이 풀린 페이스북 게임에 이목이 쏠리고 있죠. 2015년 한해 동안 페이스북 게임이 벌어들인 수익은 약 9,700억 원. 눈독을 안 들일 수 없는 세계 최대 규모의 멀티플랫폼이니까요.

 

하지만 쏟아지는 관심과 달리 아직 페이스북은 잠잠합니다. 적지 않은 개발사들이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실정이죠.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 게임에 대해 ‘썰’을 풀어줄 수 있는 개발사도 있습니다. <헬로히어로>, <엔젤스톤>의 핀콘이 그 주인공입니다. 핀콘은 국내 서비스가 차단된 이후에도 글로벌 유저를 타깃으로 페이스북 게임 서비스를 이어오며 1,800만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는데요, 지난해에는 ‘2015 페이스북이 주목할만한 스튜디오’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2년, 국내 빗장이 꽁꽁 잠겨있는 동안 페이스북 게임은 어떻게 변해왔을까요? 과연 대박을 꿈꾸는 국내 개발사들에게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을까요? 핀콘의 전유범 해외사업팀장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핀콘 전유범 해외사업팀장

  


 

페이스북 게임 요즘은 어때요? 

 

2014년 서비스가 중단되기 전 페이스북 게임을 돌아보면 <팜빌>의 징가, <캔디크러시> 시리즈의 킹닷컴 등이 강세를 보이면서 여성유저들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트렌드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팜류 게임이 건재하고, 쓰리매칭 퍼즐 게임이 다운로드 순위에 높이 랭크돼 있죠. 그만큼 여성 유저의 비율도 42%로 높은 편입니다. 재미있는 건 35세 이상이 35%를 차지하고 있는데, 캐주얼게임뿐만 아니라 소셜카지노의 역할도 크죠. 실제로 소셜카지노 광고할 때는 노년층 위주로 찾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소셜카지노의 급성장보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웹기반으로 서비스됐던 중국산 RPG의 대거 진입이죠. 중국에서는 페이스북이 차단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중국을 제외한 많은 지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매출순위만 봐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훌쩍 성장했어요. 워낙 매출 후킹에는 전문가다 보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게 눈에 보일 정도에요.

 


 

 

페이스북, 실제로 해보니까 뭐가 좋던가요?

 

1) 유저 층 확대 및 매출 상승

 

모바일과 PC, 멀티플랫폼을 활용하는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유저층을 넓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해 보니, 게임을 하고 싶어도 기기 스펙이 떨어진다든지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아서 게임을 즐기지 못하는 지역의 유저들이 있더라고요. 개발사로서 이들을 품을 방안이 필요했고, 그 해결책이 페이스북이었던 거죠. 

 

PC로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은 본인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유저 모바일 유저가 돼요. 파이 자체가 커진다고 보면 됩니다. 어차피 페이스북의 수수료 역시 30%로 구글, 애플과 동일해요. 매출 측면에서 보면 3개 플랫폼을 확보함으로써 수익이 증가하는 거고요. 

 

2) 낮은 광고 객단가

 

광고 측면에서는 페이스북이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 객단가(유저 1명을 모으기 위한 평균 광고비용)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요. 예를 들어 구글 플레이 유저 1명을 타깃으로 1달러가 든다면, 페이스북은 최대 60센트까지 낮아지기도 하죠. 물론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대 20~30% 저렴하다고 보면 됩니다.

 


 

 

3) 유저 커뮤니티 편의성

 

페이스북 페이지를 커뮤니티로 연계해 운영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에요. 페이스북 게임에서 페이지로, 페이지에서 페이스북 게임으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플랫폼 자체가 큰 이점이 되는 거죠. 노출에도 유리하고 리텐션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서버나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긴다든지, 하다못해 객단가가 비쌌더라면 새로운 도전은 어려웠을 거예요. 하지만 유리한 부분이 많아서 주저함이 없어졌던 것 같아요.

 

게임의 특성에 따라 매출은 큰 차이가 있겠지만, <헬로히어로>의 경우 모바일을 우선으로 출시하고, 운영도 모바일에 더 신경썼음에도 불구하고 잘될 때는 총 매출의 20%까지 페이스북에서 나오기도 했어요.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요. 개인적으로는 그 때 페이스북에 더 집중했더라면 꾸준히 상승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중요한 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어요.

 

<헬로히어로> 페이지 좋아요 수는 400만이 넘는다. 

 

# 페이스북에서도 지켜야 할 정책이 따로 있겠죠?

 

물론 페이스북도 구글, 애플과 마찬가지로 정책과 가이드 라인이 있어요. 예를 들어 모든 게임 내 구매에서는 페이스북 결제를 유일한 수단으로 두어야 한다든지, 온라인 도박이나 실제로 돈 거래가 필요한 온라인게임 등은 서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든지 말이죠. 내용은 해당 페이지(바로가기)에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저희가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깨달은 주의점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해요.

 

1) 모바일과 PC의 UI/UX 디자인은 달라야 한다.

 

멀티플랫폼의 가장 큰 고민은 UI/UX 디자인이에요. 자동전투가 기본인 <헬로히어로>는 말 그대로 포팅만 했어도 유저들에게 장벽이 없었는데, 론칭 초기 조작이 필수였던 <엔젤스톤>에서는 고민이 많았어요. 

 

우선 UI만해도 모바일조작은 필연적으로 화면을 가릴 수 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이를 반영해서 UI를 기획하는데, 또 PC에서는 굳이 그만큼 크고 자세히 보여줄 필요는 없잖아요. 결국 각 플랫폼에 맞게 인터페이스를 조정할 수 밖에 없었죠.

 

조작 밸런스도 문제에요. 키보드 마우스 기반의 PC와 비교하면 모바일은 섬세한 조작이 불가능해요. 그런데 두 플랫폼의 유저가 한 서버에서 동시에 PVP를 한다고 가정해보세요. 당연히 PC 유저가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거죠. 

 

꼭 액션 게임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캐주얼게임도 마찬가지죠. 예를 들어 터치 기반의 러닝게임의 경우 화면을 보며 장애물이 등장할 때 터치하는 것 자체가 긴박함을 느끼게 만드는 재미 요소인데, PC에서는 마우스 버튼으로 ‘딸각’ 누르고 마는 거죠. 실제로 한 개발사가 여기서 괴리감을 느끼고 고민했던 사례입니다. 

 

플랫폼 별 UI/UX 차이로 인해 개발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경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나중에 고치려고 하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고치기도 쉽지 않을 거예요. 첫 기획부터 출시 플랫폼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엔젤스톤>의 두 플랫폼 별 인터페이스

 

 

2) 페이스북 환불 정책 그리고 개발사의 신념

 

페이스북의 환불 정책은 굉장히 유저 중심적이에요. 환불할 때 그 사유를 선택하게 돼 있는데, 아이템이 들어오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자동환불이에요. 개발사는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죠. 이 때 개발사의 분명한 신념과 방침이 필요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악용하는 유저들이 있거든요. 개발사가 할 수 있는 건 운영적인 해결밖에는 없습니다. 확고한 내부 방침을 가지고 끊임없이 유저들에게 상기시켜주고, 또 가차없는 제재도 필요하죠.

 

핀콘의 경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금액과 상관없이 굉장히 타이트하게 운영하는 편입니다. 타당한 이유 없이 사용한 캐시를 카드사나 페이스북 플랫폼을 통해 환불할 경우 계정 정지를 내리는 방침을 가지고 있어요. 문제가 발생할 경우 회사에 문의를 하면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고 있고요. 

 

물론 이러한 시스템이 원활히 운영될 수 있는 건 해외 CS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처음엔 해외사업팀 2명이 대응을 했었지만 서비스 지역이 늘어날 수록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전문 CS팀을 구축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용 유저를 100% 막는 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미리 알아두고 자신만의 대책을 세우셔야 합니다. 

 

 

 

 

3) 보상을 기반으로 한 행동 유도 금지

 

다른 플랫폼과 비교하면 대체적으로 관대한 정책을 가진 페이스북이지만, 매우 엄격하게 규제를 하는 정책이 있습니다. 바로 보상을 기반으로 유저행동을 유도하는 행위죠. 

 

예를 들어 페이지에서 “좋아요 3,000개가 넘으면 보석 500개를 들어요”와 같이 보상액을 제시하며 행동을 유도해서는 안 됩니다. “좋아요가 많으면 보상이 늘어날 거예요”수준이라면 허용이 되지만요. 초대기능도 마찬가지에요. 초대를 받은 상대가 수락하지 않았다면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이런 강경한 태도는 푸쉬가 스팸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에요. 페이스북 게임이 태동하고 급성장하던 2013년만 해도 이런 제재는 거의 없었어요. 당시엔 카카오 게임도 막 성장하던 시기여서 저희도 초대 보상이라든지, 행동유도를 엄청 했었어요. 

 

그런데 게임 유저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게임 메시지는 결국 스팸처럼 취급됐고, 이에 대한 반감의 목소리도 높아졌죠. 그 이후 강경한 정책들이 생겨났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인 만큼 소셜 기능을 훼손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욱 민감하지 않나 싶어요. 

 

 

 

 

 

페이스북 게임이 다시 열리게 된다면 큰 변화가 있을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업계의 기대만큼 격변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단 페이스북 게임을 PC게임으로 보기에는 국내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지 않아요. 개별적으로 보유한 PC 사양도 좋고, 네트워크 환경도 훌륭한 상황에서 고사양 클라이언트 게임을 두고 굳이 페이스북 게임을 즐길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RPG나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도 사실상 현존하는 웹게임에 가까운데, 국내 웹게임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큰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봐요. 

 

오히려 저는 해외 게임의 공습이 염려됩니다. 당장 페이스북 게임 서비스가 재개되면 <캔디크러시>시리즈, <클래시 오브 킹즈> 등 모바일에서도 인지도 높은 게임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게임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거예요. 이들은 이미 오랫동안 노하우를 축척해 왔고, 콘텐츠 퀄리티나 분량도 만만치 않죠. 따라가기 쉽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특히 페이스북에 진출한 중국의 MMORPG를 보면 깜짝 놀랄 거예요. 어마어마한 숫자가 들어와있고 또 의미 있는 매출까지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초기에는 소형 게임사가 많았는데, 지금은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빅 클라이언트들이 대거 진입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해요. 이들과의 경쟁도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페이스북 게임 진입이 의미 없는 도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최근 유니티 등 PC와 모바일 동시 대응이 가능한 엔진도 있는 만큼 장벽이 높은 편은 아니죠. 비용도 많이 들지 않고요.

 

물론 ‘모바일에서 안 됐는데 PC로 한 번 도전해볼까?’식의 접근은 위험합니다. 앞서 말했듯 각 플랫폼 특성에 차이가 있는데, 나중에 이를 고치려고 들면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들잖아요. 처음부터 모바일 버전과 PC 버전을 동시에 염두에 두고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충분합니다. 물론 정답, 해답은 없어요. 그래서 어려운 것도 맞고요. 하지만 누구에게나 쉽다면 이미 레드오션이지 않을까요? 각 개발사가 처해있는 상황과 가지고 있는 게임에 맞는 옷을 찾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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