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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2013

“라이브 개발자는 액션과 퍼즐에 집중해야 한다”

NDC 2013 강연: 게임의 재미를 구성하는 3가지 축

김진수(달식) 2013-04-25 22:25:16

게임이란 무엇이고, 게임의 재미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많은 개발자와 학자들이 갖는 의문이지만, 정답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게임을 지속적으로 서비스해야 하는 라이브팀 개발자들은 어떤 관점에서 게임의 재미를 바라볼까? <마비노기 영웅전> 팀 하지훈 선임연구원은 25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게임의 재미를 구성하는 세 가지 축이라는 강연을 통해 게임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넥슨 <마비노기 영웅전> 팀 하지훈 선임연구원

 

 

■ 게임의 구성요소는 퍼즐, 액션, 콘텐츠

 

먼저 하지훈 선임연구원은 게임을 상호작용이라고 말하며, 게임이 주는 자극에 플레이어가 반응하는 상호작용에 집중했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게임을 한다는 것은 어떠한 상황이 주어졌을 때 적절하게 판단하고, 그 판단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는 다시 판단과 행동에 집중해 게임을 판단, 행동, 그 외의 요소로 분류했다. <테트리스>를 예로 들면 블록을 어디에 놓을지 판단을 하고, 그 위치에 정확히 블록을 놓는 행동을 한다. 그래픽이나 사운드, 랭킹 등은 모두 그 외의 요소로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판단은 퍼즐로, 행동은 액션으로, 그 외의 요소는 콘텐츠로 분류할 수 있다. 그가 말하는 세가지 구성 요소 중 퍼즐은 문제 해결과 머리를 쓰는 요소, 액션은 임무 수행과 신체적인 능력을 사용하는 모든 요소, 콘텐츠는 그 외의 모든 것으로 정의된다.

 

 

 

■ 세 가지 요소 중 액셩과 퍼즐은 수명이 길다

 

하지훈 선임연구원은 게임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중 액션과 퍼즐에 집중했다. 두 요소는 콘텐츠에 비해 수명이 길다는 이유에서다. 콘텐츠에 해당하는 스토리는 한 번 읽고 나면 끝이고, 그래픽이나 사운드의 감흥은 반복될수록 사라진다.

 

하지만 액션과 퍼즐은 그렇지 않다. 액션은 태생적으로 반복 훈련을 통해 플레이어를 단련시키고 성장하게 만든다. 마치 <슈퍼마리오>에서 점프로 장애물을 넘어가는 것처럼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면서 점차 능숙해지게 된다. 그리고 능숙해질수록 재미를 얻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반복하게 된다. 당연히 수명이 길 수밖에 없다.

 

퍼즐의 수명이 길어질 수 있는 이유는 반복성을 내포하지는 않지만, 수학적 구조를 통해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는 기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스도쿠>의 핵심적인 규칙처럼 새로운 과제를 자동으로 생성하며 계속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 좋은 퍼즐을 위한 세 가지 조건

 

하지훈 선임연구원은 좋은 퍼즐이 갖춰야 할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문제가 다양해야 하며, 논리적으로 추론하게 해야 하고, 선택에 의미가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문제가 다양해야 하는 이유는 쉽게 공략당하지 않기 위해서다. 오래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려면 쉽게 공략당하고 끝나서는 안 된다. 그래서 팬사이트 등의 공략으로 한 번에 귀결되는 선택이라면 좋지 않다. 그는 유저들은 머리 쓰는 걸 귀찮아한다. 하지만 퍼즐의 재미는 고민에서 나온다며 공략을 쓸 수 없도록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퍼즐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리적인 추론은 찍어서 정답을 맞히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정답을 찍어서 맞힐 수 있게 되면 퍼즐의 수명도 줄어들 뿐 아니라 머리를 써서 얻을 수 있는 재미를 잃게 된다.

 

마지막으로 선택에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시드마이어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시드마이어는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다<문명> 등의 시리즈를 통해 그러한 게임성을 보여준 바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유저의 선택이 가능한 다음 게임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의 선택이 다음 선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의미가 사라진다.

 

 

 

■ 좋은 액션을 위한 세 가지 조건

 

이어서 하지훈 선임연구원은 좋은 액션을 위한 세 가지 조건을 긴장감을 유지할 것, 반복시킬 것, 성장에 대해 보상해 줄 것으로 정리했다.

 

액션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조작에 따라 100% 성공하지도, 100% 실패하지도 않는 식으로 말이다. <드래곤 플라이트>는 처음에는 쉽다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결국 게임오버가 되는데, 여기서 조금이라도 더 오래 플레이하기 위해 집중해서 조작하며 긴장감이 유발된다.

 

반복은 액션 자체가 점점 능숙해지는 데서 재미가 오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래서 좋은 반복을 유도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액션을 반복하며 능숙해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철권>의 공중 콤보가 중요한데, 이 때 공중 콤보의 대미지가 적다면 무의미해진다. 대미지가 높거나 계속해서 공중 콤보를 쓸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해야 좋은 디자인이다.

 

마지막으로 성장에 대한 보상은 유저가 스스로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보상은 직접적이어도 되고, 심리적인 만족감이어도 된다.

 

<철권>처럼 숙련도가 승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숙련에 대한 별도의 보상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에서는 지더라도 평균 미소비 자원이나 보급품에 막힌 시간 등을 평소보다 잘했다고 표시해준다. 이런 경우에는 게임에서 지더라도 나도 평소보다는 잘했어라며 위안을 얻게 된다.

 

 

 

라이브 개발자는 액션과 퍼즐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훈 선임연구원은 라이브 개발자는 업데이트 이후 다음 개발을 하기 위한 시간을 벌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며 플레이타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못하면 다음 업데이트까지 유저들이 기다리지 못하고 게임을 떠나기 때문이다.

 

이어서 그는 아무리 좋은 퍼즐과 액션이라고 해도 결국 게임을 플레이하게 만드는 것은 콘텐츠다”며 유저들이 그래픽이나 시나리오에 호평을 보내고 기대한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실제로 <마비노기 영웅전>에 서큐버스를 업데이트했을 당시, 화려한 비주얼에 이끌려 많은 유저들이 게임으로 돌아왔지만 몇 번 즐기고 나면 감흥이 떨어져 다른 콘텐츠를 찾게 되던 사례도 있다.

 

그는 따라서 라이브 개발자는 좋은 퍼즐과 액션요소를 통해 개발시간을 확보하고, 유저를 끌어당길 수 있는 콘텐츠로 액션과 퍼즐 요소를 포장해 그 콘텐츠가 소진되기 전에 퍼즐과 액션의 반복으로 유저들을 유도해야 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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