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PS5 Pro는 '부담스러운' 고가 제품이다.
사용해보면 분명 좋은 제품이지만, 리뷰를 위해 대여해서 플레이한 후에는 이전 버전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는 마치 HD 시대에서 UHD 시대로 넘어갔을 때와 비슷한 경험이다. 처음 업그레이드했을 때는 개선된 점이나 차이점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단순히 '좋다고 하니까 좋은가 보다' 정도로 생각했었다.
사용해보면 분명 좋은 제품이지만, 리뷰를 위해 대여해서 플레이한 후에는 이전 버전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는 마치 HD 시대에서 UHD 시대로 넘어갔을 때와 비슷한 경험이다. 처음 업그레이드했을 때는 개선된 점이나 차이점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단순히 '좋다고 하니까 좋은가 보다' 정도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시 낮은 사양으로 돌아가보니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기가 힘들어진다. 스펙상으로 PS5 Pro는 기존 PS5보다 분명히 성능이 뛰어나다. 복잡한 수치는 제외하고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CPU 클럭이 향상되었고, 그래픽 성능은 레이트레이싱이 2~3배, 렌더링은 45% 향상되었다. 특히 가변속도 음영(VRS)을 정식 지원하고, GPU 캐시메모리가 2배로 증가했다. 여기에 AI 연산을 위한 NPU를 탑재하여 DLSS에 대응하는 PSSR이라는 업스케일링 기술도 적용되었다.
쉽게 말해, PS5보다 더 높은 해상도에서 더 높은 프레임레이트를 제공하고, 더 뛰어난 그래픽을 경험할 수 있다. 2TB SSD와 WiFi 7도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다.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문제는 기존 PS5 사용자가 PS5 Pro로 전환했을 때 그 차이를 극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PS5 Pro는 구입할만한 콘솔 게임기인가? 구입하고 나서 PS5와 별차이가 없어서 후회하지는 않을까? 일단 기기 성능만으로 보면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 다만 '개인적'이라는 말 자체가 주관적이라는 것이 문제일 뿐.
PS5 Pro의 가장 큰 걸림돌은 PS5 자체가 이미 상당히 뛰어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FHD 해상도를 지원하던 PS4에서 4K를 지원하는 PS4 Pro로의 전환은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었다. 반면 PS5는 이미 HDMI 2.1을 통해 최대 4K 120FPS를 지원하고 있다.
PS5 Pro가 향상된 그래픽 성능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프레임 수 증가나 향상된 그래픽 모드에서의 프레임 안정화 정도가 주된 개선점이다. 게임에서 이러한 요소들이 중요하긴 하지만, 극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는 큰 장점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기존 게임들이 PS5 Pro 지원 업데이트를 진행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PSSR을 활용한 업스케일링으로 프레임을 안정화하면서도 고해상도 그래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예를 들어 <노 맨스 스카이>는 4K에서 60FPS를, 8K에서는 30FPS를 지원한다.
<노 맨스 스카이>에서 8K로 광활한 우주를 경험할 수는 있다.
이러한 성능 향상은 특히 액션 게임에서 체감된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Pro와 Pro MAX 옵션이 추가된 <스텔라 블레이드>를 PS5 Pro의 성능을 실감할 수 있는 기준 게임으로 집중적으로 플레이 해봤다(그 외 퍼스트파티 타이틀도 비교군으로 플레이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의 그래픽 옵션.
현재 PS5 Pro에 최적화된 게임들로는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마블 스파이더맨 2>,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 등의 퍼스트파티 타이틀이 있으며, 서드파티 게임으로는 <앨런 웨이크>, <F1 24>, <노맨스카이>, <퍼스트 디센던트>, <파이널판타지 7 리버스>, <스텔라 블레이드> 등이 있다.
각 게임별 상세한 체감 비교를 설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게임마다 성능 옵션의 명칭이 서로 달라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게임 테스트를 위해 <스텔라 블레이드>,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 <마블 스파이더맨>을 직접 플레이했다. 또한 PS5 Pro 미지원 타이틀과의 비교를 위해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도 함께 테스트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PRO 그래픽 옵션.
게임별로 PS5 Pro의 성능 옵션은 서로 다르게 명명되어 있다.
<마블 스파이더맨 2>는 '성능PRO'와 '화질PRO' 옵션을 제공하는 반면, <스텔라 블레이드>는 'Pro'와 'Pro MAX' 옵션을 사용한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은 '성능', '화질', 'PRO' 옵션을 제공한다. 이처럼 옵션의 명칭과 구성은 개발사의 재량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PRO 모드는 1440P 렌더링을 PSSR 기술로 4K 출력하며, 60FPS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개발사는 PRO 모드 내에서도 화질과 성능의 추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블 스파이더맨 2>의 경우, '성능PRO'는 PSSR을 활용해 60FPS를 목표로 하고, '화질PRO'는 30FPS에서 더 정교한 그래픽 표현에 중점을 둔다.
화질 PRO에서는 세부 옵션을 추가설정이 가능
성능 PRO에서는 화질 우선 모드에서 60FPS를 목표로 자동 설정
실제 플레이에서는 프레임 차이를 뚜렷하게 체감할 수 있다. <마블 스파이더맨 2>는 '성능PRO' 옵션에서 안정적으로 60FPS를 유지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PS5 Pro에서 <마블 스파이더맨 2>를 실행할 때 일반 옵션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PS5의 최고 화질 설정이 PS5 Pro에서는 기본 사양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PRO 옵션의 게임별 성능 차이도 존재한다. <호라이즌 던 제로 리마스터>의 경우 4K에서 30FPS를 제공하며, VRR 적용 시 40FPS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PRO 균형 모드에서는 렌더링 해상도를 약간 낮추는 대신 60FPS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일반 옵션과 PRO 옵션을 모두 제공하여, 옵션별 성능 차이를 명확하게 비교할 수 있는 대표적인 타이틀이다.
기존 PS5에서는 60FPS를 유지하는 성능 위주 옵션, 프레임을 다소 희생하며 해상도를 높이는 그래픽 중심 옵션, 그리고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춘 옵션이 제공되었다. PS5 Pro에서는 Pro 옵션을 통해 높은 그래픽 해상도와 PSSR을 이용한 프레임 개선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으며, Pro MAX 옵션에서는 프레임이 약간 낮아지지만 최고품질의 그래픽과 안정적인 프레임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
현재(향후 업데이트로 변경될 수 있음) 제공되는 그래픽 옵션은 성능, 화질, 균형, PRO, Pro MAX 총 5가지다. PS5에서는 PRO 옵션이 표시되지만 선택할 수 없다. Pro 모드는 4K 해상도에서 PSSR을 활용해 50FPS(HFR 적용 시 80FPS)를 구현하며, Pro MAX는 PS5 Pro의 최고 화질 설정에서도 PS5의 균형 옵션 이상의 프레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액션 게임의 특성상 프레임과 화질의 차이가 비교적 뚜렷하게 느껴지는데, 이를 제대로 체감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디스플레이가 필수적이다. FHD 해상도만 지원하는 디스플레이에서는 PS5 Pro의 PRO와 PRO MAX 옵션을 선택해도 프레임 외의 화질 향상을 체감하기 어렵다.
PS5 Pro의 성능을 온전히 경험하기 위해서는 4K 해상도와 120Hz 이상의 주사율, 가능하다면 VRR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특히 PS5 Pro에서 Pro MAX 옵션으로 플레이한 후 PS5로 전환할 경우, 성능 차이를 크게 체감하게 된다(이러한 체감의 정도는 사용하는 디스플레이의 사양에 따라 다르다).
모든 게임 플레이 환경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Pro MAX에서 보여지는 캐릭터의 디테일, 오브젝트의 움직임, 상당히 부드러운 프레임 등을 확실히 체험할 수 있었다. 영상은 제대로된 플레이보다 프레임과 디테일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액션 중심으로 촬영했다.
현재 소니의 퍼스트파티를 포함한 많은 개발사들이 기존 출시 타이틀에 PS5 Pro 옵션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업데이트의 주요 목표는 PS5 Pro에서 기존 PS5의 최대 해상도를 유지하면서 최고의 프레임률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 섬세한 그래픽 표현, 향상된 레이트레이싱, PSSR을 통한 프레임 개선이 기대된다. 일부 게임은 8K 해상도까지 지원하지만, 현실적으로 8K 지원만을 위해 PS5 Pro를 구매할 사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초대형 8K 디스플레이에서 광활한 우주를 체험하고 싶은 경우는 예외일 수 있다).
가격을 제외하고 PS5 Pro 구매를 고려한다면, 4K 120Hz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존 게임에서 더 뛰어난 화질과 프레임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반면 일반적인 디스플레이 사용자라면 굳이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은 낮다.
지금까지 나온 게임만을 놓고 생각한다면 더 고민스럽다. 모든 게임이 PS5 Pro를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고, 미지원 게임을 주력으로 플레이하는 사람에겐 PS5 Pro는 미래를 위한 투자일 뿐이다. 실제 미지원 게임에서 눈에띄는 성능 변화를 느끼긴 힘들다.
현재 PS5 사용자 중 균형 모드나 60FPS를 위한 화질 조정에 만족하는 경우, 또는 고화질 30FPS에 만족하는 사용자에게 PS5 Pro는 과도한 스펙이 될 수 있다. 즉, PS5의 현재 성능과 게임 경험에 만족한다면 업그레이드는 불필요해 보인다.
PS5 Pro를 아직 지원하지 않는 <파이널판타지 7 리메이크>를 성능과 그래픽 모드로 각각 실행했을 때 PS5와의 차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게임이 Pro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 증가된 저장 용량과 향상된 로딩 속도 외에는 특별한 이점이 없다.
그래픽 위주 옵션으로 PS5 Pro에서 플레이를 해도 프레임 향상을 체감하긴 힘들다.
다만 PS5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매를 고려 중이라면 PS5 Pro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PC 기준으로 비교하면, 현 시점에서 RTX 2070이나 RTX 3060급 그래픽카드 대신 RTX 4060 Ti를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구입하면 안 되는 사람은 간단하다. PC 게임의 120FPS 이상에 익숙한 사람, 반대로 30FPS면 만족하는 사람. FHD에 만족하는 사람. 옆그레이드를 위해서 가성비를 추구하는 사람은 PS5 Pro가 적합한 물건은 아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PC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하거나 가격에 맞는 PC를 구입하는 게 더 좋은 선택지다.
PS5 Pro 테스트 기간 중 주목할 만한 변수가 있었다. 바로 <몬스터 헌터: 와일즈>의 OBT다. 이 게임은 PC, PS, Xbox 등 모든 플랫폼에서 테스트가 진행됐는데, 이는 아직 어떤 플랫폼에서도 최적화가 완료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PS5 Pro에 대한 최적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PS 플랫폼에서 <몬스터 헌터: 와일즈>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PS5 Pro가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실제로 PS5 Pro에서 플레이했을 때 그래픽과 프레임 모두 높은 만족감을 제공했다.
현재는 기존 출시 게임들의 Pro 지원 업데이트가 진행 중이지만, 앞으로 PS5 Pro에 최적화된 신작들이 계속 출시될 것이다. 이때부터는 성능 차이를 더욱 뚜렷하게 체감하게 될 것이다. 특히 <GTA 6>를 (콘솔로)기다린다면 더욱 기대해볼만 하다.
결론적으로, Pro를 지원하는 기존 게임은 물론 향후 출시될 게임에서도 보다 상향된 프레임과 보다 높은 화질의 균형을 중시한다면 PS5 Pro 구매를 추천한다.
특히 화질보다 프레임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더욱 가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즉, 성능과 프레임, 그래픽 모두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최소 4K 120Hz, VRR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를 보유한 경우 PS5 Pro는 만족스러운 게임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한다면 PS5 Pro 구매를 적극 권장한다.
특히 화질보다 프레임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더욱 가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즉, 성능과 프레임, 그래픽 모두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최소 4K 120Hz, VRR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를 보유한 경우 PS5 Pro는 만족스러운 게임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한다면 PS5 Pro 구매를 적극 권장한다.
참고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 기혼자라면 배우자의 허락이나 용서 중 하나는 필요하고, 미혼이라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가격을 고려하지 말자고 했지만, 실제 구매를 고려할 때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점은 PS5 Pro를 직접 사용해본 후에는 PS5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마치 4K 영상을 보다가 FHD로 전환했을 때 느껴지는 차이만큼 성능 격차가 확실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