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많은 사람이 즐기고, 평생 기억에 남을 게임”
이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슈퍼셀의 게임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 원칙이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시작된 이 작지만 강력한 게임 스튜디오는 <클래시오브클랜>, <브롤스타즈> 같은 세계적인 히트작을 통해 ‘작은 팀이 만든 거대한 영향력’이 무엇인지를 증명해 왔다. 그리고 이 거대한 실험의 아시아 전진기지는 서울에 있다.
최근 슈퍼셀은 역삼동에서 성수동으로 그 둥지를 옮겼다. 그간 슈퍼셀 서울 오피스는 한국,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퍼시픽 전역을 아우르는 전략적 거점으로 활약해왔다. 새 오피스는 ‘그리드’와 ‘비트’, 그리고 ‘셀’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새로운 창의성과 협업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슈퍼셀의 새 사무실을 찾아 반상규 마케팅 총괄과 만났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유저와 만나고, 회사를 꾸려나가는 슈퍼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디스이즈게임: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슈퍼셀에는 언제 합류했는지?
A. 반상규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 2018년도에 슈퍼셀에 합류했다. <브롤스타즈> 론칭 전에 입사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그전에는 라인에서 3년 정도 게임 사업을 담당했다. 더 앞서 킹에서는 <캔디크러시> 시리즈의 한국 마케팅을 담당했다.

반상규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
Q. 슈퍼셀코리아는 어떤 '셀'인가? 서울을 아시아의 중심으로 선정한 이유는?
A. 법인 이름이 '슈퍼셀코리아'고, 우리는 슈퍼셀 서울 오피스라고 부른다. (중국 제외) 아시아 지역의 총괄 운영을 서울에서 맡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에 있는 국가들의 마케팅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주요 국가로는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동남아 국가들이 있다.
2013년에 한국 법인을 설립 후, <클래시 오브 클랜>의 차별적인 마케팅 활동이 아주 성공적이었다. 이어서 준비한 <붐비치>, <클래시 로얄>, <브롤스타즈> 등의 새로운 게임들도 지속적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슈퍼셀의 게임 개발팀에게는 한국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마케팅 활동들이 트랜드를 선도하는 사례들로 아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창의적인 크리에이티브와 도전적인 시도를 많이 하고 있는데, 한국의 재능있는 아티스트들과 퀄리티 높은 파트너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슈퍼셀에서는 서울 오피스가 APAC의 중심에서 계속 일하고 있는 것 같다.
Q. 최근 역삼에서 성수동으로 사무실 위치를 옮겼다. 크래프톤이 이사할 계획이라지만, 성수동은 게임사가 많은 곳이 아니지 않나? 게임사보다는 마케팅 업체가 많은 곳인데.
A. 먼저 좀 더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 그때 가능한 오피스를 찾았는데 후보군에 성수동이 있었다. 내부에서 성수가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고 새로운 영감을 받기에 좋은 곳이다. 그런 점이 우리 회사 방향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과거에 있을 때는 출퇴근 때 보는 분들이 대부분 직장인이었다면, 이곳은 다르다. 어떻게 '슈퍼셀다움'을 보일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있는데, 주변 환경에서 새로운 영감들을 충분이 받을 수 있는 곳이 성수인 것 같다.
Q. 지난 플레이엑스포에서는 어떤 이벤트를 진행한 건가?
A. 한국에서는 2019년 지스타 이후 오랜만의 게임쇼 참가였다.
사실 오프라인 행사 참가는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부스도 만들어야 하고 프로그램도 짜야 하는데 서울 오피스에 멤버도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게임을 즐겨주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었다. <브롤스타즈>든 <클래시 오브 클랜>이든 <클래시 로얄>이든 우리 게임을 플레이 하는 분들이 게임 밖에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유저분들이 매일 플레이 하시는 게임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됐다.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도 대부분 유저분들과 크리에이터분들이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프로그램들이었다.

지난 플레이엑스포에서 초등학생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은 슈퍼셀 부스
Q. 과거와 달리 비교적 조용한 느낌으로 신작을 출시했다. <모코>(MO.CO)에 대한 소개를 청한다.
A. <모코>는 몬스터 헌팅 RPG다. MMORPG를 슈퍼셀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매일매일 즐길 수 있는 RPG로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보면 될 거 같다. 플레이어는 몬스터가 출몰하는 이차원 세계로 포탈을 열고 진입해 몬스터를 제압하는 미션을 가진 스타트업 '모코'의 직원으로 함께하게 된다.
플레이어는 팀을 이뤄서 몬스터를 사냥하고 다양한 장비와 스킬을 수집해서 캐릭터를 성장해 나간다. 세션 기반 플레이로 짧은 시간에도 모바일에서 충분히 몰입해서 즐길 수 있다. 지금 현재 스테이지는 아주 이른 단계의 스타트업 스테이지다. 현재는 초대장이 있는 사람들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출시해 약 2개월 정도 지냈는데, 다음 단계의 큰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점차적으로 많은 플레이어들이 즐길 수 있도록 컨텐츠와 시스템을 추가하고 있다.
<모코>가 어떤 차별적인 게임이라고 했을 때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로는 자기가 어떤 무기를 들고, 어떤 스킬을 쓰느냐에 따라서 파티 플레이에서 담당하는 캐릭터와 역할이 바뀌게 된다. 기존의 '탱딜힐'의 여러 역할이 고정되지 않고 여러 스킬을 조합해서 다양한 공략법을 낼 수 있는 게임이다. 월드, 리프트(던전), 대전 등 다양한 환경에서 원하는 스타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다양한 멀티플레이 경험이다. 짧은 세션이지만 유저들은 함께 리프트를 공략하고, 월드에서 함께 다니면서 거대한 몬스터들을 사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때로는 어려운 리프트를 여러번 공략하면서 성취감과 성장을 느낄수고 다양한 대전 모드에서 PvP를 즐길수도 있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되어 있는 멀티플레이 RPG를 찾으신다면 <모코>를 기대해 주시기 바란다.

슈퍼셀의 새 게임 <모코>
Q. 슈퍼셀은 게임을 내놓을 때마다 대세감을 형성하는 전략을 채택했는데 지난 게임 <스쿼드 버스터즈>도 그렇고 조용히 게임을 내는 것 같다. <모코>의 초대장 정책은 <클럽하우스>처럼 '나도 해보고 싶다'는 선망을 줄 수는 있지만, 반대로 반발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A. 흔히 말하는 소프트 론칭이라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다. 대신 유저들에게 얼리억세스와 같은 운영을 해보고 싶었다. 관심있는 전 세계 유저들이 미리 등록을 하고,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전달을 하겠다고 1년 전부터 게임팀에서 준비를 했다. 전세계에서 굉장히 많은 유저들이 <모코> 사이트에 가입을 했고, 그분들에게는 모두 초대장을 보내드렸다. 그리고 <모코>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는 크리에이터들과도 협업을 하면서 초대장들을 보내드리고 있다.
지금도 <모코> 홈페이지(mo.co)에서 헌터 지원 신청을 하면 쿼터가 열릴 때마다 배포하고 있다. 전 세계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더 재밌게 만들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게임 개발팀이 열심히 콘텐츠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주변에 <모코>를 즐기는 분들이 있으시면 초대코드를 통해 즐기시거나 홈페이지에서 등록하고 초대를 받으시면 바로 즐기실 수 있으니, <모코>를 해보시고 다양한 피드백을 부탁드린다.
슈퍼셀이 준비한 MMORPG <모코>는 유저분들과 함께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Q. <스쿼드 버스터즈> 근황을 말해줄 수 있나?
A. 론칭한 지 대략 1년 정도 됐다. 사전등록자 기준 모바일게임 기준 가장 많은 유저들이 모였고, 론칭 시점의 성과도 아주 높았다. 그 이후에 게임 플레이와 지속성에 대해 유저의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게임팀에서 계속 마케팅을 하면서 유저를 모으면서 다듬는 것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먼저 다듬자고 결정했다.
지지난주에 큰 업데이트를 했다. 굉장히 많은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서 게임플레이 방향을 전환했다. 영웅이 등장하고, 유저들이 직접 메타를 빌드하면서 다양한 게임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기존의 <스쿼드 버스터즈>는 랜덤성이 많은 게임이었다. 그러다 보니 수집하고 성장시킨 스쿼드가 어떤 때에는 제대로 쓰였지만, 많은 경우 원하는대로 쓰이지 않게 되었다.
새로운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이 직접 스쿼드를 빌드업을 할 수 있고 영웅들의 스킬을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스쿼드 버스터즈는 더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오래 즐길 수 있도록 포커싱을 맞추고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앞으로의 업데이트와 추가적인 콘텐츠들을 기대해 주시기 바란다.
Q. 슈퍼셀 게임은 아시아 지역별로 어떻게 서비스되고 있나?
A. 게임별로 흥행하는 시점과 성과가 국가별로 조금씩 다르다. 유저들의 성향과 경쟁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한국은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로얄>, <브롤스타즈>가 글로벌 론칭 순서대로 성공했다.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하다보니, 글로벌 흥행과 한국의 성과는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은 게임의 로컬라이제이션 뿐만 아니라 마케팅과 커뮤니티 운영에서도 게임팀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준비하면서 성과를 만들어나가는 것 같다. 게임팀에서도 한국과 일본 등을 주요 마켓으로 생각하고 APAC팀 및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리텐션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대신에 시장 경쟁도 가장 치열하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흥행의 크기와 속도가 빠르거나 다이나믹하지 않다. <디즈니 쯔무쯔무>나 <몬스터 스트라이크>처럼 오랫동안 잘 되는 게임이 계속 잘 되고 있다. 그럼에도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로얄>과 <브롤스타즈>가 론칭 이후 오랫동안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특히 <브롤스타즈>는 외부 조사기관 데이터에 따르면 탑10 수준의 월간 사용자수를 일본에서 최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게임팀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브롤스타즈>는 <고질라>와 2024년에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글로벌 유저들에게 일본어로 된 고질라 콘텐츠들이 보여졌고, 일본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콘셉트의 캐릭터들도 게임팀에서 추가하고 있다. 작년에는 사무라이 캐릭터 켄지가 출시되었고, 이번 5월에는 켄지의 아내인 카제가 출시되었다. 일본향의 만화 컨셉으로 카제의 에니메이션이 공개되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만도 어느 정도 잘 되고 있는데, 현재 저희팀이 많은 리소스를 투자하고 있지는 못하다. 외부 지표에 따르면 대만에서 <브롤스타즈>가 탑5 수준의 월간 사용자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동남아에서는 여전히 <클래시 오브 클랜>이 가장 잘되고 있다. 거의 모든 동남아 국가별로 수백만의 유저들이 매일매일 <클래시 오브 클랜>을 플레이하고 있다.
Q. 슈퍼셀은 지금의 모바일게임 시장 판을 어떻게 보고 있나?
A. 슈퍼셀은 수익보다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겁게 즐기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
회사의 모든 결정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오랜 기간 즐기고, 평생 기억에 남을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는 우리의 미션에 적합한지를 기준으로 내리고 있다. 예를 들어, <브롤스타즈> 게임팀이 앞장서서 루트박스 아이템을 없앤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게임 업데이트와 서비스도 이 원칙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모바일게임의 사용자 수가 줄어들고, 시장 또한 다소 정체기에 접어들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시장의 흐름과 영향보다는 게임 콘텐츠의 본질과 재미에 더 많은 포커싱을 하고 있다. 게임개발팀은 여전히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대표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로얄>, <브롤스타즈> 등의 오랫동안 사랑받아오는 게임들도 지속적으로 잘 서비스하고 <스쿼드 버스터즈>, <모코> 등 새로운 게임들도 잘 만들어서 유저들에게 선보이면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에 슈퍼셀만의 방식으로 기여를 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슈퍼셀 서울 오피스의 입구

볼트가 틈새를 노려보고 있다. 사슈퍼셀 캐릭터들은 서울 오피스를 목표로 지점으로 삼았다는 콘셉트

세계 지도 위에 비트로 표현된 슈퍼셀의 주요 게임들. 실제 접속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노란색은 <브롤스타즈>, 파란색은 <클래시 로얄>이다

핀란드 본사에서도 그렇고, 샌프란시스코나 서울 오피스도 그렇고 신발을 벗어야 한다. 바깥에서 신던 신발을 벗는 핀란드의 문화를 옮겨온 것이다.

이렇게 신발을 갈아신어야 입장할 수 있다

우측의 벽은 특수 소재로 만들어졌다. '그리드' 기반으로 만들어진 슈퍼셀 게임을 상징하는 디자인이다.

탁 트인 라운지의 모습

앞은 라운지, 뒤는 도서관으로 쓰일 예정이다

직원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키친

발리의 바(Barley's Bar). 우측에는 전 세계에서 온 술들이 모여있다

포코 라운지(Poco Lounge)를 지나가면 회의 공간이 나온다

<브롤스타즈> 콘셉트의 회의실

슈퍼셀 각 게임을

상징하는 톤을 사용했다

수면을 위한 휴게 공간. 시간대가 다른 핀란드 본사와 일할 때가 많아서 만들었다고.

차담을 위한 특별 공간. 뒤에는 故 김정기 화백의 슈퍼셀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키친과 접견실이 이렇게 술장을 공유한다

아직 이사가 완료되지 않은 사무공간

굿즈 샘플들이 놓여있는 모습

이사 초기부터 전시된 굿즈의 모습. 유저를 위한 굿즈에 공을 들이는 슈퍼셀답다